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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필리핀 외교수장, 2년 만에 만났으나 남중국해 영유권 평행선 왕이, '외부 세력 개입·중재 판결' 비판 2026-07-23
김정희 whytimes.newsroom@gmail.com

악수하는 필리핀-중국 외교장관[중국 외교부 제공]

남중국해 영유권 갈등으로 수년째 심각한 대립을 이어온 중국과 필리핀이 2년 만에 개최한 외교장관 대면 회담에서 협력 방안을 찾지 못한 채 극심한 시각차만 확인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테레사 라사로 필리핀 외교장관은 필리핀 마닐라에서 개최된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외교장관회의 계기에 만나 양자 회담을 진행했다. 양국 외교 수장이 직접 얼굴을 맞댄 것은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만난 이후 2년 만이며, 이번 대화는 필리핀 측의 요청에 따라 성사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수년간 누적된 남중국해에서의 해상 충돌과 국제법 해석을 둘러싼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나며 회담장은 시작부터 차가운 냉기류가 흘렀다.


중국 측은 관계 악화의 책임을 필리핀의 친미 행보와 자국 내부 세력의 도발 탓으로 돌리며 공세를 펼쳤다. 왕이 부장은 최근 수년간 양국 관계가 직면한 난관이 필리핀 자체의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고 지적한 뒤, 외부 세력의 개입을 방임하며 해상 분쟁을 고의로 확대하는 행위는 타국의 도구로 전락하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양국 간 대화가 추진될 때마다 필리핀 군경 내부의 일부 세력이 의도적으로 사건을 일으켜 협상 동력을 훼손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필리핀이 국제상설중재재판소를 통해 얻어낸 중재 판결 역시 법적 효력이 없는 불법적 결과물에 불과하다고 단축했다.


반면 필리핀은 자국 어민과 영토를 위협하는 중국의 위력 행사와 해양 권리 침해 행위에 대해 강한 어조로 맞섰다. 라사로 장관은 남중국해 분쟁 지역인 스카버러 암초에 중국이 무단으로 설치한 구조물의 즉각적인 철거를 요구했으며, 1982년 유엔해양법협약과 2016년 국제상설중재재판소의 판결을 바탕으로 한 평화적 해결 원칙을 재확인했다. 특히 중국 관영 영문 매체인 차이나데일리가 필리핀인을 원숭이로 비하하는 영상을 유포한 점을 짚으며, 어떠한 정치적·법적 이견도 이 같은 모욕적이고 용납할 수 없는 행위를 정당화할 수는 없다고 격분했다.


양측은 최근 세컨드 토머스 암초 근처에서 발생한 물리적 충돌 사건을 놓고도 서로 상대방에게 과실이 있다며 날을 세웠다. 필리핀은 중국 해경이 둔기 등을 휘둘러 자국 해군 병사들에게 부상을 입힌 폭력적 행위에 대해 단호한 항의를 전달했다. 이에 대해 중국 역시 필리핀 측 선박이 자국 순찰정에 위험하게 접근하여 물리적 충돌을 유발했다고 반박하며 정당한 법 집행이었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중국이 남중국해 해역의 90% 이상에 대해 영유권을 주장하며 군사 거점화를 가속화하는 가운데, 이번 회담에서도 양국의 간극이 전혀 줄어들지 않아 남중국해의 긴장 국면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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