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재국 whytimes.pen@gmail.com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필리핀 마닐라에서 양자 회담을 열고 오는 9월 예정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미 일정과 호르무즈 해협 안보 등 주요 현안을 논의했다.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외교장관회의에 참석 중인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2026년 7월 22일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과 만나 시진핑 주석의 워싱턴 D.C. 방문 계획을 구체적으로 다루었다. 루비오 장관은 회담 직후 취재진을 만나 시 주석이 이번 방미를 긍정적으로 평가할 것으로 본다며 양국 간 이견이 통제 불능 상황으로 악화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자신들의 임무임을 분명히 했다. 이 날 회담은 양국이 이익을 수호하는 가운데서도 협력 분야를 발굴해 정상회담의 토대를 마련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 주석의 9월 24일 방미 가능성을 밝혔으나 중국 측은 구체적 일정을 공식 확정하지 않았다.
최근 제기된 중국의 2020년 미국 대선 개입 의혹과 관련해 루비오 장관은 이번 회담에서 해당 문제가 논의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앞서 중국 당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개입 주장을 일방적 비방이라며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대신 양측은 지난 5월 양국 정상이 합의했던 미·중 무역위원회 및 투자위원회 신설 등 무역 현안을 위주로 대화를 이어나가며 지속적인 소통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 사태 속에서 중국의 역할에 대한 질문에 루비오 장관은 중국의 행동이 분쟁 결과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답했다. 오히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벌이는 항행 방해 행위에 대해 중국 역시 호의적이지 않으며, 해협 통행료 징수나 통행 제한 시도에 반대 입장을 취하는 등 일부 사안에서 협조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루비오 장관은 아세안 외교장관들과의 회의에서도 중동 수로 통제 시도가 전 세계에 미칠 위험성을 경고했다. 루비오 장관은 "만약 중동에서 한 국가가 국제 수로를 통제하고, 통행료를 부과하고, 통행료를 내지 않으면 선박을 폭파하는 선례를 만든다면 이는 이 지역을 포함한 세계 다른 지역에서도 되풀이될 매우 위험한 선례가 되는 것"이라며 법적 권한 없이 해협 통제권을 요구하는 이란의 행위를 용납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외교적 해결 가능성에 대해 루비오 장관은 이란 측의 진정성을 전제 조건으로 제시했다. 루비오 장관은 "우리가 지금 겪는 문제는 그들이 대화에 진지하지 않다는 것"이라며 "그들이 진지하다면 우리도 진지할 것이다. 그들이 진지하지 않다면 우리는 우리와 동맹국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약속 이행을 전제로 한 건설적인 협상에는 응할 용이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루비오 장관은 한국의 조현 외교부 장관 및 일본의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과 한·미·일 외교장관회담을 열어 한반도 비핵화 원칙과 대북 공조를 재확인했다. 아울러 쿼드(Quad) 외교장관회담을 거쳐 인도·태평양 지역의 해양 안보 협력을 강화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으며, 이튿날 오전에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회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