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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우크라이나, 세계 최초 '무인 상륙작전' 감행…로봇이 로봇을 실어 나른 킨부른곶의 전투 드론이 급소 치고 로봇이 진격, 러시아군 눈 뜨고 당했다 2026-07-17
추부길 whytimespen1@gmail.com


[드론이 급소 치고 로봇이 진격, 러시아군 눈 뜨고 당했다]


전쟁의 역사는 언제나 새로운 무기가 아니라 새로운 방식이 바꾸어 왔다. 화약이 기사 시대를 끝냈고, 전차가 참호전을 무너뜨렸으며, 항공모함이 해전의 주인공을 바꾸었다. 그리고 지금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는 또 하나의 거대한 전환점이 만들어지고 있다. 이번에는 사람이 아니라 드론과 로봇이 상륙작전을 수행하는 시대가 현실이 됐다. 우크라이나군이 병사 한 명도 투입하지 않은 채 무인수상정(USV)과 무인지상차량(UGV)을 연계해 러시아 점령 해안에 상륙시키고 실제 전투 임무까지 수행하는 데 성공했다. 상륙부터 교전까지 모든 과정이 무인체계만으로 이뤄진 것은 지금까지 공개된 사례 가운데 처음이다. 단순히 신기한 기술 시연이 아니라 상륙작전의 개념 자체를 바꾸는 역사적인 실험이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우크라이나 현지 매체인 키이우인디펜던트는 15일, “우크라이나군 제123독립영토방위여단은 지난 14일 자국 남부 미콜라이우주(州) 킨부른곶에서 무인수상정(USV)이 무장 무인지상차량(UGV)을 러시아 점령 해안까지 실어 나른 뒤 상륙시켜 전투 임무를 수행했다고 밝혔다”면서 “여단은 텔레그램 성명에서 ‘우리가 아는 한 세계에서 처음 시도된 형태의 전투 임무’라며 ‘지상 로봇 체계가 무인 해상 플랫폼을 통해 적 점령 해안으로 운송돼 상륙한 뒤 전투 임무를 완수했다’고 설명했다”고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여단은 텔레그램을 통해 “우리가 아는 한 세계 최초의 형태로 수행된 전투 임무”라며 “지상 로봇 체계가 무인 해상 플랫폼을 이용해 적이 점령한 해안으로 이동한 뒤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가장 위험한 임무를 기계가 수행하도록 하는 것이 현대전의 새로운 접근법”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발표는 세계 군사 전문가들의 관심을 단숨에 끌어모았다. Why Times가 그동안 여러 차례 분석했듯이 우크라이나는 흑해에서 해상드론으로 러시아 흑해함대의 작전 방식을 바꾸었고, 장거리 드론으로 러시아 본토 후방을 전장으로 만들었다. 최근에는 해상드론과 공중드론을 결합한 복합공격 전술을 선보였고, 이제는 무인 상륙작전이라는 또 하나의 새로운 전쟁 방식을 실전에 적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러시아가 가장 믿었던 해안 방어망을 우회하다]


이번 작전이 이루어진 킨부른곶은 흑해와 드니프로강 하구를 동시에 통제할 수 있는 전략적 요충지다. 이곳을 장악하면 미콜라이우와 헤르손으로 이어지는 해상 접근로를 감시할 수 있기 때문에 러시아는 2022년 침공 초기부터 이 지역을 집중 방어해 왔다.


러시아군은 드론 감시망과 감시장비, 포병 화력, 기뢰 등을 촘촘히 배치해 일반적인 상륙작전이 사실상 불가능한 지역으로 만들어 놓았다. 병력을 태운 상륙정이 접근하는 순간부터 드론과 포병의 집중 공격을 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병사가 없었다. 미국 군사전문매체 더워존(The War Zone)이 공개 영상을 분석한 결과, 외부 모터로 움직이는 무인수상정은 목표 해안까지 접근한 뒤 선수 램프를 내렸고, 내부에 탑재되어 있던 바퀴형 무인지상차량이 스스로 육상으로 이동해 전투를 수행했다.


더워존은 특히 이번 영상이 공중 정찰드론과 무인수상정, 무인지상차량 등 세 개의 서로 다른 플랫폼에서 동시에 촬영된 장면을 공개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는 단순히 새로운 장비를 시험한 것이 아니라 공중·해상·지상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통합 무인작전 체계가 실제 전장에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것이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상륙에 필요한 위험을 사람이 아니라 기계가 대신 감수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상륙작전은 병력이 가장 큰 희생을 감수해야 하는 군사작전 가운데 하나였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는 가장 위험한 첫 번째 임무를 로봇에게 맡기기 시작했다. 이것이야말로 이번 작전이 세계 군사 전문가들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이유다.


['캥거루 전술'…드론이 로봇을 품고 상륙하는 시대]


군사 전문가들은 이번 작전을 이른바 '유대류(Marsupial) 드론 전술', 즉 '캥거루 전술'이라고 부른다. 캥거루가 새끼를 주머니에 넣고 이동하듯, 무인수상정이 일종의 '모함(Mothership)' 역할을 하며 무인지상차량을 목표 지점까지 안전하게 운반하는 방식이다. 목적지에 도착하면 램프를 내려 로봇이 스스로 상륙하고, 이후에는 원격으로 정찰과 교전, 목표 확인 등의 임무를 수행한다.


기존에도 무인수상정과 무인지상차량은 각각 운용된 적이 있었다. 그러나 두 체계를 하나의 전투체계로 연결해 실제 상륙과 전투를 수행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단순한 무기 하나의 발전이 아니라 공중·해상·육상을 하나의 무인 네트워크로 통합하는 새로운 작전 개념이 현실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번에 사용된 무인지상차량 역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초기에는 우크라이나 로보니어스(Roboneers)의 '리스(Rys)' 계열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이후 제조사인 데브드로이드(DevDroid)는 실전 투입된 장비는 공개된 적 없는 신형 플랫폼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Wolly 7.62' 원격사격통제체계(RWS)가 장착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우크라이나의 무인전투체계가 예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크린키의 실패가 만든 '무인 상륙'이라는 해답]


이번 작전은 갑자기 등장한 아이디어가 아니다. 그 배경에는 우크라이나군이 혹독한 대가를 치르며 얻은 경험이 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Forbes)는 “킨부른곶 탈환 계획은 2022년 헤르손 탈환 직후부터 검토됐지만, 당시에는 실행되지 못했다”면서 “대신 우크라이나군은 드니프로강 좌안 크린키(Krynky) 지역에서 병력을 직접 투입하는 상륙작전을 감행했지만 결과는 참담했다”고 전했다.


포브스는 “러시아군의 드론과 포병, 항공전력에 노출된 우크라이나군은 막대한 병력 손실을 입었고, 전략적 성과도 제한적이었다”면서 “크린키는 우크라이나군에게 ‘상륙작전에서 가장 먼저 희생되는 것은 병력’이라는 뼈아픈 교훈을 남겼다”고 짚었다.


바로 그 교훈이 이번 킨부른곶 작전으로 이어졌다. 사람이 먼저 상륙하는 것이 아니라 로봇이 먼저 들어가고, 상황이 확보된 뒤 병력이 뒤따르는 방식으로 상륙 교리를 바꾸기 시작한 것이다. 다시 말해 이번 작전은 새로운 무기를 시험한 것이 아니라 실패한 전술을 새로운 개념으로 극복하려는 시도라고 볼 수 있다.


[우크라이나는 또다시 '전쟁의 교과서'를 바꾸고 있다]


Why Times는 지난 4년여 동안 우크라이나 전쟁을 분석하면서 반복해서 하나의 사실을 지적해 왔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보다 무기가 많아서 싸우는 나라가 아니다. 새로운 전쟁 방식을 가장 먼저 실전에 적용하는 나라라는 점이다. 흑해함대를 사실상 무력화한 해상드론도 그랬고, 러시아 본토 2,000~3,000㎞를 넘나드는 장거리 드론 공격도 그랬다. 드론과 인공지능, 위성정보를 결합한 네트워크 전투 역시 우크라이나가 가장 먼저 보여준 모습이었다.


이번 무인 상륙작전도 같은 흐름에 있다. 미래의 상륙작전은 더 이상 수천 명의 해병대가 상륙정을 타고 해안을 돌파하는 방식이 아닐 수도 있다. 수십, 수백 대의 무인수상정이 먼저 접근하고, 그 안에서 무인지상차량과 자폭드론이 쏟아져 나와 적의 방어진지를 무너뜨린 뒤에야 사람이 들어가는 형태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


특히 대만해협이나 남중국해, 발트해의 도서 지역은 물론, 한반도 서해의 도서 방어와 같은 환경에서도 이번 작전은 매우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앞으로 각국 군대는 상륙작전뿐 아니라 도서 방어와 해안 침투 교리까지 전면적으로 재검토할 가능성이 크다.


물론 아직 넘어야 할 한계도 있다. 현재의 소형 무인지상차량은 적재 능력과 화력이 제한적이어서 중화기 운용이나 장기간 거점 확보에는 어려움이 있다. 또한 이번 작전이 러시아군에 어느 정도의 실질적 피해를 입혔는지는 독립적으로 확인되지 않았으며, 러시아 국방부 역시 현재까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그러나 기술은 언제나 작은 성공에서 출발한다. 오늘의 한계는 내일의 개선 대상일 뿐이다.


[Why Times Insight]


킨부른곶에서 벌어진 이번 작전은 단순히 로봇 하나가 상륙한 사건이 아니다. '사람이 전쟁을 한다'는 수백 년의 상식을 흔든 사건이다. 앞으로 군사력의 핵심은 병력 규모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무인체계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하고 통합 운용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을 가능성이 크다. 전쟁의 승패를 결정하는 요소가 병사의 숫자에서 기술과 알고리즘, 그리고 시스템 통합 능력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우크라이나는 이번 전쟁을 통해 또 하나의 신무기를 만든 것이 아니다. 전쟁의 방식을 다시 설계하고 있다. 흑해에서 시작된 변화는 흑해에서 끝나지 않을 것이다. 오늘은 킨부른곶이지만, 내일은 대만해협이 될 수도 있고 남중국해가 될 수도 있으며, 언젠가는 한반도 주변 해역에서도 같은 개념이 적용될 수 있다.


전쟁은 늘 가장 먼저 미래를 실험하는 곳에서 바뀐다. 그리고 지금 그 미래를 가장 먼저 현실로 만들고 있는 나라는, 다름 아닌 우크라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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