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부길 whytimespen1@gmail.com

[다시 해상봉쇄…美 '경제부터 무너뜨리는 전쟁' 선택했다]
미국이 결국 이란의 '숨통'부터 조이기 시작했다. 지난달 체결된 정전 양해각서(MOU)가 채 한 달도 버티지 못한 가운데, 미국은 다시 이란을 향한 해상봉쇄를 발동했다. 이번 조치는 단순한 군사적 보복이 아니다. 미국은 공습만으로는 이란을 굴복시키기 어렵다고 판단한 듯하다. 그래서 이번에는 이란 경제의 생명선인 해상 물류와 원유 수출부터 차단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이는 전쟁의 방식이 달라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과거에는 군사시설을 먼저 폭격했다면, 이제는 국가를 유지하는 경제 시스템 자체를 무너뜨리는 것이 우선순위가 되고 있다. 다시 말해 미국의 목표는 이란군을 격파하는 것이 아니라 이란 정권이 전쟁을 지속할 수 있는 능력을 먼저 무력화하는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14일(현지시간) “미 중부사령부(CENTCOM)가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미 동부시간 14일 오후 4시(한국시간 15일 오전 5시)부터 이란 항구를 출입하는 해상 교통에 대한 봉쇄를 재개한다’고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역시 트루스소셜을 통해 “우리는 이란 봉쇄를 재개한다”고 선언하며 사실상 새로운 군사 국면의 시작을 알렸다.
이번 조치의 핵심은 '바다'가 아니다. 경제다. 이란 경제는 원유 수출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수출 원유 대부분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다. 또한 각종 군수물자와 전략물자의 상당 부분도 해상을 통해 이동한다. 미국은 바로 이 지점을 노리고 있다.
해상봉쇄는 단순히 선박 몇 척을 막는 조치가 아니다. 원유 수출 감소, 외화 유입 차단, 군수물자 반입 제한, 혁명수비대(IRGC)의 해상 보급망 약화까지 동시에 노릴 수 있다. 결국 이란이 전쟁을 오래 지속할수록 경제적 부담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다. 미국은 이미 이 전략을 여러 차례 사용해 왔다. 이라크전에서도, 대이란 제재에서도 먼저 경제를 압박한 뒤 군사적 우위를 확대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이번 역시 같은 흐름이다. 다시 말해 이번 전쟁의 첫 번째 목표는 군대를 무너뜨리는 것이 아니라 국가의 전쟁 수행 능력을 무너뜨리는 것이다.
[“오늘 밤도, 내일도 강하게 때린다”... 트럼프가 던진 메시지]
군사작전 역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미 중부사령부는 최근 “사흘 동안 300곳이 넘는 목표물을 타격했다”고 발표했다. 중부사령부는 아어 “미사일과 드론 시설, 해군기지, 탄약고, 통신시설, 해안 감시망 등이 집중 공격 대상이었다”고 짚었다. 이란 남부에서는 해군 방공장교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지며 이번 확전 이후 처음으로 실명이 확인된 이란군 전사 사례도 나왔다.
그러나 이번 국면에서 더욱 중요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다. 그는 보수 성향 진행자 휴 휴이트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오늘 밤 그들을 매우 강하게 때릴 것이고, 내일도 강하게 때릴 것이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단순한 강경 발언이 아니다. 하루 이틀의 보복이 아니라 지속적인 압박작전을 이미 결정했다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확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트럼프는 이어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고, “이란의 지하 핵시설로 알려진 '픽액스 마운틴(Pickaxe Mountain)'까지 제거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이는 미국의 군사 목표가 단순한 보복을 넘어 이란 핵 프로그램 전체를 겨냥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항공모함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다의 지배권']
현재 미국은 항공모함 2척과 구축함 10여 척을 포함한 대규모 해군 전력을 중동 해역에 전개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항공모함 숫자에 주목하지만 진짜 중요한 것은 미국이 바다를 장악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호르무즈 해협과 오만만, 아라비아해를 동시에 통제할 경우 미국은 이란을 오가는 선박을 감시하고 필요하면 차단할 수 있다.
즉 이번 해군 증강은 공습을 지원하기 위한 전력이 아니라 해상 통제권 자체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배치라는 의미가 더 크다. 이란이 호르무즈를 무기화하려 한다면 미국은 호르무즈 자체를 관리하겠다는 메시지를 국제사회에 보내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정상끼리 서로의 생명까지 공개적으로 위협한다]
이번 사태는 과거 중동 분쟁과 또 다른 특징을 보이고 있다. 양국 최고지도자가 서로의 생명까지 공개적으로 거론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에 대한 암살 시도가 있을 경우 이란 전역을 대규모 미사일 공격으로 보복하겠다고 경고했다.
이에 맞서 이란 최고지도부도 알리 하메네이 사망에 대한 복수를 반드시 실행하겠다고 선언했다. 국가 지도자들이 서로를 향해 공개적으로 살해 가능성을 언급하는 장면은 현대 국제정치에서도 매우 드문 일이다.
이것은 단순한 심리전이 아니다. 양측 모두 국내 지지층을 결집시키면서 동시에 상대방에게 절대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과시하는 정치·군사적 메시지인 것이다.
[유가는 이미 반응하기 시작했다]
시장은 군사보다 먼저 움직였다. 호르무즈 긴장이 다시 고조되자 국제유가는 즉각 상승했다. 세계 해상 원유 물동량의 상당 부분이 호르무즈를 통과하는 만큼, 이 지역의 불안은 곧 세계 경제의 불안으로 이어진다.
유가 상승은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금리와 금융시장 변동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결국 이번 중동 위기는 이란과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 경제가 함께 부담해야 할 위험으로 확대되고 있다.
[트럼프의 대국민 연설이 새로운 분수령이 될 수도]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국민 연설에도 주목하고 있다. 최근 군사행동의 강도가 하루가 다르게 높아지고 있는 만큼, 이번 연설에서는 추가 공습이나 대이란 전략의 방향이 보다 구체적으로 제시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특히 미국이 현재의 해상봉쇄를 유지하는 수준을 넘어 이란 핵시설이나 군사 지휘체계에 대한 추가 군사행동을 공식화할 경우 중동 정세는 또 한 단계 다른 국면으로 들어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Why Times Insight]
이번 미국의 해상봉쇄 재개는 단순한 군사작전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은 공습 장면에만 주목하지만, 실제로 미국이 노리는 것은 이란의 경제와 국가 운영 시스템이다. 전쟁은 결국 군사력만으로 지속되지 않는다. 돈이 있어야 하고, 원유를 팔아야 하며, 군수물자를 계속 들여와야 한다. 미국은 바로 그 연결고리를 끊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이번 봉쇄는 공습보다 오히려 더 치명적일 수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원유 수출은 줄고 외화는 마르며, 군수 보급과 산업 생산도 동시에 흔들릴 가능성이 커진다. 다시 말해 미국은 전쟁에서 이기는 것이 아니라, 이란이 더 이상 전쟁을 계속할 수 없도록 만드는 전략을 선택한 것이다.
이제 관심은 트럼프 대통령의 다음 행보다. 추가 공습 여부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미국이 경제 압박과 군사 압박을 얼마나 정교하게 결합해 이란 체제를 흔들 것인가이다. 만약 이러한 전략이 본격화된다면 이번 중동 위기는 단순한 국지전이 아니라 이란 체제의 향방을 결정하는 새로운 국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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