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검색
메뉴 닫기

주소를 선택 후 복사하여 사용하세요.

뒤로가기 새로고침 홈으로가기 링크복사 앞으로가기
[정세분석] 이스라엘이 던진 '트럼프 암살 첩보'…미국의 전쟁 목표가 바뀌기 시작했다 "트럼프를 죽이려 했다!"…미국, 이란 끝장낼 명분 얻었다 2026-07-11
추부길 whytimespen1@gmail.com


["트럼프를 죽이려 했다!"…미국, 이란 끝장낼 명분 얻었다] 


국제정치에서 전쟁의 승패를 결정하는 것은 반드시 군사력만은 아니다. 전쟁을 시작하고 확대할 수 있는 명분(Legitimacy)이 훨씬 더 중요할 때가 많다. 아무리 세계 최강의 군사력을 가진 미국이라 하더라도 국민과 의회, 그리고 국제사회를 설득할 명분이 부족하면 전쟁은 오래 지속될 수 없다. 실제로 걸프전은 쿠웨이트 침공이라는 국제법 위반이, 아프가니스탄 전쟁은 9·11 테러가, 이라크전은 대량살상무기(WMD) 제거가 미국이 내세운 명분이었다. 그 명분의 타당성을 둘러싼 논란은 있었지만, 적어도 미국은 전쟁을 수행하기 위한 정치적 논리를 먼저 구축했다. 그런 점에서 최근 이스라엘이 미국에 전달한 '트럼프 암살 첩보'는 단순한 정보 보고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만약 이 첩보가 신빙성을 인정받는다면 미국은 더 이상 '이란의 핵 개발을 억제하기 위한 군사행동'이 아니라 '미국 대통령에 대한 국가 차원의 위협을 제거하기 위한 자위권 행사'라는 훨씬 강력한 명분을 갖게 될 수도 있다. 다시 말해 이번 사건은 암살설 자체보다 미국의 대이란 전략과 중동전쟁의 목표를 근본적으로 바꿀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주목해야 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 “이스라엘 정보당국이 최근 미국 정부에 ‘이란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새로운 암살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는 정보를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이후 CNN과 타임스오브이스라엘, 예루살렘포스트 등도 관련 사실을 잇달아 확인했다.


CNN은 “미국 정보당국이 아직 이 정보를 독자적으로 검증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또한 일부 미국 관리들은 “네타냐후 총리가 미국의 대이란 강경 대응을 유도하기 위해 이 시점에 정보를 공개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것은 '미검증'과 '허위'를 혼동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미국 정보기관이 아직 교차 검증을 끝내지 못했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곧 이스라엘이 근거 없는 정보를 만들어냈다는 의미는 아니다.


오히려 냉정하게 생각해 보면 반대의 질문을 던져야 한다. 이스라엘이 아무런 근거도 없이 현직 미국 대통령 암살 첩보를 백악관에 전달할 수 있을까. 가능성은 매우 낮다. 이스라엘은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기관인 모사드(Mossad)를 보유한 국가이며, 미국 CIA와 수십 년 동안 가장 긴밀한 정보공조 체계를 유지해 왔다. 만약 정치적 목적만으로 허위 정보를 제공했다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난다면 모사드의 국제적 신뢰는 치명적인 타격을 입게 된다. 미국과의 정보협력 역시 심각한 균열을 피하기 어렵다. 미국 대통령을 속여 군사행동을 유도했다는 비난까지 감수해야 하는 만큼, 이는 네타냐후 정부가 쉽게 감행할 수 있는 도박이 아니다.


물론 이스라엘에도 전략적 계산은 있을 수 있다. 실제로 확보한 정보를 가장 영향력이 큰 시점에 공개해 미국의 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치려 했을 가능성은 충분하다. 그러나 그것은 정보의 공개 시점을 전략적으로 선택한 것과 정보 자체를 조작한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더욱이 이번 첩보는 완전히 새로운 위협도 아니다. 이란은 2020년 카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이 미군 공습으로 사망한 이후 줄곧 트럼프에 대한 보복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혀 왔다. 미국 법무부도 과거 이란과 연계된 인물들의 트럼프 암살 모의 사건을 기소한 바 있다. 이번 정보는 갑자기 등장한 이야기가 아니라, 이미 존재해 왔던 위협이 더 구체적인 형태로 발전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다.


[이번 사건의 본질은 암살설이 아니라 '트럼프의 인식'이다]


이번 사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암살 계획의 세부 내용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 정보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이다. 국제정치에서는 객관적 사실보다 최고 지도자의 인식이 국제질서를 바꾸는 경우가 적지 않다. 냉전 시기 쿠바 미사일 위기도 그랬고, 9·11 테러 이후 미국의 대테러전도 그랬다. 지도자가 어떤 위협을 '국가의 존립을 위협하는 문제'로 인식하는 순간 국가의 전략은 완전히 달라진다.


지금까지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을 바라보는 핵심 기준은 핵개발과 중동의 해상안보였다. 이란이 우라늄 농축을 얼마나 진행하고 있는지, 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을 얼마나 위협하는지, 친이란 무장세력이 미군 기지를 공격하는지가 정책의 중심이었다. 그러나 미국 대통령 암살이 국가 차원의 계획으로 인식되는 순간 모든 것이 달라진다. 그때부터 미국이 상대하는 것은 단순한 '핵개발 국가'가 아니라 미국 대통령을 제거하려는 국가가 된다. 이 차이는 결정적이다.


핵개발 문제는 협상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 실제로 미국과 이란은 오랜 기간 핵협상과 제재 완화를 놓고 줄다리기를 반복해 왔다. 그러나 미국 대통령 암살은 협상의 대상이 아니라 국가안보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으로 인식될 가능성이 높다. 다시 말해, '협상'의 프레임이 '응징'의 프레임으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어떤 대응 카드를 꺼낼까]


가장 먼저 예상되는 것은 정보전의 확대다. CIA와 NSA, DIA는 혁명수비대와 쿠드스군의 해외 공작망에 대한 감시를 대폭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 중동뿐 아니라 유럽과 아시아, 남미에 구축된 것으로 알려진 친이란 네트워크까지 추적 범위를 넓힐 수 있다. 동시에 미국은 동맹국들과의 정보 공유도 더욱 긴밀하게 가져갈 가능성이 크다. 이스라엘은 물론 영국, 독일, 프랑스 등과 함께 이란의 해외 공작조직과 자금 흐름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것이다.


경제적 압박도 한층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 재무부는 혁명수비대와 연계된 금융망, 제3국을 통한 우회 결제, 석유 수출 네트워크에 대한 추가 제재를 검토할 수 있다. 특히 중국과 일부 중동 국가를 경유하는 우회 거래까지 제재 대상에 포함하려 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그러나 진짜 주목해야 할 것은 군사적 선택지다. 만약 미국 정보당국이 이번 암살 계획이 이란 국가기관이나 혁명수비대의 승인 아래 추진됐다고 판단한다면, 미국은 이를 단순한 테러 위협이 아니라 국가가 미국 대통령을 공격한 행위로 규정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군사행동의 범위도 달라질 수 있다. 지금까지의 공습이 핵시설과 미사일 기지, 드론 시설을 겨냥했다면 앞으로는 혁명수비대의 해외 공작 조직이나 쿠드스군 지휘 체계가 우선적인 목표가 될 가능성이 있다. 더 나아가 암살 계획을 승인하거나 지원한 핵심 권력층까지 군사적 압박의 대상이 될 가능성도 거론될 수 있다.


물론 실제로 미국이 이란 지도부 제거를 결정했다고 말할 단계는 아니다. 그러나 그런 선택지를 검토할 수 있는 정치적·전략적 명분은 이전보다 훨씬 강해질 수 있다는 점이 이번 사건의 본질이다.


[미국 국내 정치도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이번 사건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미국 정치권도 빠르게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 공화당은 이미 이란에 대한 강경 대응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 여기에 미국 대통령 암살 위협이라는 요소가 더해지면 강경론은 더욱 힘을 받을 것이다.


민주당 역시 대응이 쉽지 않다. 외교 노선에서는 의견이 갈릴 수 있지만, 현직 미국 대통령에 대한 국가 차원의 암살 공작이 확인된다면 이를 가볍게 넘기기는 어렵다. 결국 의회 차원에서도 추가 제재나 정보예산 확대, 군사적 대비 태세 강화에 초당적 공감대가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 즉 이번 사건은 단순히 중동 정책만이 아니라 미국 국내 정치의 흐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


[중동만의 문제가 아니다…세계 질서까지 흔들 수 있는 변수]


이번 사건은 미국과 이란, 이스라엘만의 문제가 아니다. 만약 미국이 이번 첩보를 단순한 위협이 아니라 국가 차원의 암살 공작으로 판단한다면 그 충격은 중동을 넘어 세계 경제와 국제정치 전체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 곳은 에너지 시장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해상 물동량의 상당 부분이 통과하는 전략적 요충지다. 이미 최근 상선 공격과 군사 충돌로 해상보험료와 운송비가 오르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만약 미국이 이란에 대한 군사 압박을 한 단계 더 높이고, 이란이 다시 호르무즈 봉쇄 카드를 꺼낸다면 국제 유가는 급등 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유럽 역시 자유롭지 않다.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중동산 원유와 LNG 비중을 늘려온 유럽은 또 다른 에너지 불안에 직면할 수 있다. 에너지 가격 상승은 곧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이어지고, 이는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중국도 복잡한 계산을 해야 한다. 중국은 이란산 원유의 주요 수입국 가운데 하나이며, 중동은 일대일로 전략의 핵심 축이다. 미국과 이란의 충돌이 확대될수록 중국은 에너지 안보와 대미 관계 사이에서 더욱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한다. 특히 미국이 이란과 거래하는 금융망과 해운망에 대한 제재를 강화할 경우 중국 기업들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러시아 역시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중동에 군사력을 집중하면 우크라이나 전선의 부담이 줄어 러시아에 유리할 것이라고 분석한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이란이 러시아의 핵심 전략 파트너라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이란이 심각한 군사적·경제적 압박을 받으면 러시아의 중동 전략과 대서방 연대에도 균열이 생길 수 있다.


결국 이번 사건은 단순한 암살 첩보가 아니라 세계 주요 강대국의 전략 계산을 동시에 흔드는 변수가 될 가능성을 품고 있다.


[이스라엘이 노린 것은 전쟁이 아니라 '판단'일 수도 있다]


이번 사건에서 또 하나 주목해야 할 것은 이스라엘의 의도다. 일부에서는 네타냐후 정부가 미국을 다시 전면전에 끌어들이기 위해 이번 정보를 활용했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그러나 설령 그런 정치적 계산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곧 정보가 허위라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이스라엘의 목적은 미국의 '판단'에 영향을 주는 것이었을 가능성이 더 크다.


정보기관은 단순히 사실을 수집하는 조직이 아니다. 확보한 정보를 언제, 어떤 방식으로 전달하느냐까지 포함해 전략을 설계한다. 따라서 실제 첩보를 미국의 정책 결정이 가장 민감한 시점에 전달했다면, 그것은 정보전의 전형적인 방식으로 볼 수 있다. 여기서 다시 중요한 질문으로 돌아가게 된다. 백악관은 이 정보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그 답이 앞으로의 중동 질서를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


[Why Times Insight]


이번 사건의 본질은 '트럼프 암살설'이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미국이 앞으로 이란을 어떤 국가로 규정하게 되느냐다. 지금까지 미국은 이란을 핵개발을 저지하고 협상을 병행해야 하는 상대라는 인식과, 중동 안정을 위협하는 적대국이라는 인식을 동시에 갖고 있었다. 그러나 만약 이번 첩보가 미국 정보당국의 추가 확인을 거쳐 이란 국가기관이 관여한 암살 공작이라는 판단으로 이어진다면, 그 인식은 근본적으로 달라질 수 있다.


그 순간 미국의 전략도 바뀐다. 핵개발 억제와 협상 관리가 우선이던 접근에서, 이란 정권의 대외공작 능력과 군사적 위협 자체를 제거하는 방향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할 가능성이 커진다. 그것이 반드시 '정권교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정권 핵심부를 직접 압박하는 전략이 이전보다 훨씬 현실적인 선택지로 올라올 수 있다.


또 하나 간과해서는 안 될 점은 이스라엘이 감수한 위험이다. 모사드와 미국 정보기관의 오랜 신뢰 관계를 감안하면, 이스라엘이 아무런 근거 없이 현직 미국 대통령 암살 첩보를 전달했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따라서 이번 사건은 '암살설'의 진위를 둘러싼 논쟁에 머물 것이 아니라, 왜 이스라엘이 지금 이 정보를 꺼냈고, 백악관이 그 정보를 어떤 수준의 국가안보 위협으로 평가하느냐를 중심으로 봐야 한다.


결국 이번 첩보는 단순한 정보 보고가 아니다. 중동전쟁의 목표를 바꾸고, 미국의 대이란 전략을 재정의하며, 국제질서의 방향까지 흔들 수 있는 전략적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 앞으로 세계가 주목해야 할 것은 이란의 다음 행동보다도, 트럼프와 백악관이 어떤 결론을 내리느냐이다. 그 판단 하나가 중동의 미래를 결정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TAG

사회

국방/안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