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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우크라이나가 만든 '전쟁혁명', 이제 중국 겨눈다! 우크라이나가 만든 새로운 전쟁, 세계 전쟁의 공식이 바뀌고 있다 2026-07-08
추부길 whytimespen1@gmail.com


[우크라이나가 만든 새로운 전쟁, 세계 전쟁의 공식이 바뀌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은 어느덧 4년을 넘어섰다. 수많은 전차와 전투기, 미사일이 등장했지만, 역설적으로 이 전쟁이 남긴 가장 큰 유산은 새로운 무기 하나가 아니다. 전쟁을 수행하는 방식 자체가 완전히 바뀌었다는 점이다. 우크라이나는 세계 2위 군사대국으로 평가받던 러시아와 맞서 싸우면서 '값비싼 첨단무기가 전쟁을 지배한다'는 기존 상식을 뒤집었다. 미국은 이미 이를 중국 견제 전략에 접목하기 시작했고, 일본과 대만도 우크라이나의 전쟁 경험을 배우기 위해 직접 움직이고 있다. 

미국 군사전문매체 네이비타임스(Navy Times)는 최근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이 운용하는 해상드론 '시 베이비(Sea Baby)'의 놀라운 진화를 집중 조명했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시 베이비는 러시아 군함을 향해 돌진해 폭발하는 자폭무인정이었다. 러시아 흑해함대를 공포에 몰아넣으며 이름을 알렸지만, 기본 개념은 어디까지나 '한 번 쓰고 끝나는 무기'였다. 그러나 지금의 시 베이비는 완전히 다른 무기가 됐다.


최신형은 선체 내부에 최대 2톤의 장비를 적재할 수 있으며, 1,500㎞ 이상을 항해하면서 적 해안 가까이 접근한다. 여기에 FPV 공격드론 6~8대를 싣고 다니다 필요할 때마다 발사하고, 열압력탄 로켓까지 운용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무장 강화가 아니다. 해상드론이 스스로 공격하는 무기에서 여러 대의 드론을 운반하고 발진시키는 '이동식 해상 플랫폼', 다시 말해 소형 항공모함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의미다.


전쟁은 더 이상 거대한 구축함이나 항공모함만으로 수행되지 않는다. 수백만 달러짜리 함정 대신 수만 달러짜리 무인정 여러 척이 더 큰 전략적 효과를 만들어내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우크라이나의 혁신은 바다 위에서만 끝나지 않았다. 네이비타임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우크라이나의 수중드론 '서브 시 베이비(Sub Sea Baby)' 는 러시아 노보로시스크 항구에 정박 중이던 개량형 킬로급 잠수함을 직접 타격했다.


러시아는 피해를 부인했지만 다음날 촬영된 위성사진은 다른 이야기를 들려줬다. 부두에는 대형 폭발 흔적이 남았고, 잠수함은 눈에 띄게 침하한 상태였다. 이후 해당 잠수함은 한 달 이상 같은 자리에서 움직이지 못했고, 서방 군사전문가들은 사실상 전투 능력을 상실한 것으로 평가했다.


이 사건이 갖는 의미는 단순히 잠수함 한 척이 피해를 입었다는 데 있지 않다. 그동안 세계 해군은 '항구 안의 잠수함은 가장 안전한 자산' 이라는 전제를 갖고 작전을 설계해 왔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는 수중드론 하나로 그 상식을 무너뜨렸다.


전쟁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새로운 무기가 아니라 오래된 상식이 무너지는 순간이다. 그리고 우크라이나는 지금 그 순간을 세계 군사역사에 새로 쓰고 있다.


[미국이 가장 놀란 것은 드론이 아니라 '속도'였다]


우크라이나가 세계 군사 전문가들에게 던진 가장 큰 충격은 '시 베이비'나 '마구라' 같은 특정 무기가 아니었다. 진짜 충격은 그 무기를 만들어내는 방식이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분석한 보고서에서 "미군이 배워야 할 것은 특정 드론 기종이 아니라 우크라이나의 조달 체계"라고 평가했다. 다시 말해 우크라이나의 경쟁력은 무기의 성능보다 무기를 진화시키는 속도에 있다는 것이다.


전쟁 초기 우크라이나도 러시아처럼 경직된 군 조달 시스템을 갖고 있었다. 새로운 장비를 개발하려면 요구 성능을 정하고, 예산을 확보하고, 시험평가를 거쳐 양산에 들어가기까지 수년이 걸렸다. 하지만 전쟁은 그런 절차를 기다려주지 않았다. 오늘 효과가 있던 무기가 한 달 뒤에는 무용지물이 되는 상황에서 기존 방식은 생존 자체를 보장할 수 없었다.


결국 우크라이나는 민간 IT기업의 개발 방식을 국방에 그대로 적용했다. 이른바 '애자일(Agile) 방식의 국방 혁신' 이다. 최전선 병사가 새로운 문제를 발견하면 그 정보가 곧바로 개발업체로 전달된다. 제조사는 며칠 안에 설계를 수정하고, 개선된 제품은 다시 전선에서 시험된다. 여기서 나온 데이터는 다시 다음 모델 개발로 이어진다. 과거 수년이 걸리던 무기 개발 주기가 이제는 수주 단위로 반복되는 구조가 만들어진 것이다.


['브레이브1'이 만든 세계 최초의 드론 생태계]


이 혁신의 중심에는 우크라이나 정부가 구축한 '브레이브1(Brave1)' 이라는 플랫폼이 있다. 국방전문매체 디펜스원(Defense One)에 따르면 브레이브1은 단순한 조달 시스템이 아니다. 전선의 부대가 필요한 드론을 인증된 업체로부터 직접 주문하고, 실제 전투에서 나타난 명중률과 고장 원인, 비행거리, 통신 장애 등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제조사에 되돌려주는 거대한 생태계다. 즉, 전쟁터가 곧 연구소가 되고, 병사가 곧 시험평가관이 되는 구조다. 


그 결과는 놀라웠다. 전쟁 전 불과 7곳에 불과했던 우크라이나 드론 제조업체는 현재 약 500곳으로 늘어났다. 지난해 생산량은 약 400만 대였으며, 올해는 700만 대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나토 회원국 전체의 생산량을 합친 것보다도 많은 규모다.


더욱 주목되는 것은 품질이다. 영국 스카이커터와 우크라이나 스카이폴이 공동 개발한 요격드론은 미 국방부의 성능 평가에서 100점 만점에 99.3점을 기록하며 미국 업체들을 큰 점수 차로 앞섰다. 가격은 더 저렴하고, 생산은 더 빠르며, 실전 신뢰성도 더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결국 미국 국방부는 자국 제품만 고집하지 않았다. 오히려 우크라이나산 드론을 직접 도입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기 시작했다. 이는 단순한 무기 구매가 아니다. 세계 최대 군사강국이 전쟁 방식을 가장 잘 배우는 나라로 우크라이나를 인정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미국은 중국과의 전쟁을 다시 설계하기 시작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교훈은 곧바로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으로 연결됐다. 미 해군연구소의 USNI News에 따르면 미 해군은 오는 2030년까지 인도·태평양 전역에 수천 척의 무인수상정을 배치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단순히 새로운 무기를 늘리려는 것이 아니다. 중국 해군이 서태평양으로 진출하는 순간, 유·무인 전력을 동시에 투입해 중국 함대를 소모시키겠다는 새로운 작전 개념이다.


허드슨연구소와 일본 방위성이 실시한 워게임에서도 같은 결론이 나왔다.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는 상황을 가정한 시뮬레이션에서 가장 큰 전과를 올린 것은 구축함도, F-35 전투기도 아니었다. 바로 무인수상정(USV)과 무인잠수정(UUV) 이었다.


브라이언 클라크 허드슨연구소 국방개념·기술센터장은 "유·무인 전력을 함께 운용함으로써 초기 전력을 최대한 보존하고 미군 증원군이 도착할 시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는 새뮤얼 파파로 미 인도·태평양사령관이 제시했던 '드론 지옥(Drone Hellscape)' 구상이 단순한 아이디어가 아니라, 실제 작전 개념으로 구체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다.


다시 말해 미국은 지금 우크라이나 전쟁을 연구하는 것이 아니다. 우크라이나가 만든 전쟁 방식을 중국과의 미래 전쟁에 적용하는 작업을 이미 시작한 것이다.


[우크라이나가 만든 전쟁혁명, 이제 한반도 앞에 와 있다]


우크라이나에서 탄생한 새로운 전쟁 방식은 더 이상 유럽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미 인도·태평양으로 건너오기 시작했다. 지난 4월 필리핀에서 실시된 미·필리핀 연합훈련 '발리카탄(Balikatan) 2026'은 그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미 특수전사령부 그린베레는 우크라이나가 개발한 최신형 해상드론 '마구라(Magura)' 를 이용해 실제 표적선을 격침시키는 훈련을 실시했다. 훈련 장소는 필리핀 최북단 이트바야트섬 인근 해역, 대만에서 불과 150㎞ 떨어진 곳이었다.


이 훈련이 갖는 의미는 분명하다. 우크라이나에서 검증된 전쟁 방식을 미국이 중국 견제 전략에 그대로 적용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마구라 제작사인 유포스(Uforce)의 올레그 로긴스키 CEO도 "하나의 전장에서 검증된 전투기술이 또 다른 전장으로 이전되는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평가했다.


미국만 움직인 것이 아니다. 대만도 직접 우크라이나를 찾았다. 대만 대외무역발전협회(TAITRA)의 황즈팡 회장은 최근 우크라이나 르비우를 방문해 드론 제조업체들과 공동 생산 및 부품 공급망 구축 방안을 논의했다. 황 회장은 단순한 경제인이 아니다. 대만 외교부장을 지낸 집권 민진당의 대표적인 외교안보 전문가다. 그가 직접 우크라이나를 찾았다는 사실은 대만 정부가 이번 협력을 국가안보 전략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일본의 움직임은 더욱 적극적이다. 일본 정부는 우크라이나 방산기업과 대학, 연구기관이 함께 참여하는 '일본-우크라이나 드론 클러스터' 구축을 추진하고 있으며, 2026회계연도에만 무인 해양전력 확보를 위해 약 1,000억 엔의 예산을 배정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군사원조를 받던 우크라이나가 이제는 미국과 일본, 대만이 배우는 '전쟁혁신의 중심'이 된 것이다.


[북한도 같은 교과서를 읽고 있다]


우리에게 더 중요한 문제는 따로 있다. 우크라이나의 전쟁 경험을 배우는 나라가 미국과 일본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싱가포르 라자라트남국제대학원(RSIS)은 러시아에 파병됐던 북한군 일부가 귀국한 뒤 드론전 교관으로 활동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축적한 전술과 운용 경험이 북한군 전체로 확산될 수 있다는 의미다.


북한은 이미 대량의 자폭드론과 정찰드론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검증된 저비용·대량생산 개념까지 결합된다면 한반도의 안보환경은 지금과는 전혀 다른 국면으로 접어들 수 있다. 미래 전쟁에서는 수십억 원짜리 미사일 한 발보다 수백 대의 저가 드론이 더 큰 위협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Why Times Insight]


많은 사람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드론의 시대를 열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것은 절반만 맞는 이야기다. 우크라이나가 바꾼 것은 드론이 아니라 전쟁의 운영체계 자체였다. 제1차 세계대전은 기관총이 전쟁을 바꾸었고, 제2차 세계대전은 항공모함이 해양질서를 바꾸었으며, 냉전은 핵무기가 세계 전략을 재편했다. 그리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속도가 전쟁을 지배하는 시대' 를 열고 있다.


누가 더 비싼 무기를 갖고 있는지가 아니라, 누가 더 빨리 배우고, 더 빨리 만들며, 더 빨리 실전에 적용하느냐가 승패를 결정하는 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그래서 미국은 우크라이나를 연구하고 있다. 또 일본과 대만은 우크라이나와 손을 잡고 있다. 그리고 북한 역시 같은 전쟁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들여다보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은 어떠한가. 우리는 여전히 수년이 걸리는 방위사업 절차와 복잡한 획득 체계 속에서 미래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 물론 투명한 절차와 예산 통제는 중요하다. 그러나 전장의 변화 속도가 제도보다 훨씬 빠르다면, 아무리 뛰어난 무기를 보유하고 있어도 그것이 제때 전장에 도달하지 못한다면 의미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우크라이나가 지난 4년 동안 세계에 증명한 것은 단 하나다. 미래 전쟁에서 가장 강한 군대는 가장 많은 무기를 가진 군대가 아니라, 가장 빠르게 배우고 가장 빠르게 변화하는 군대라는 사실이다. 지금 세계는 모두 그 새로운 교과서를 읽고 있다. 한국도 이제는 무기의 성능보다 '변화의 속도'를 국가안보의 핵심 경쟁력으로 삼아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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