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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가짜 승전보까지 만든 푸틴…거짓말을 해야 하는 상황까지 몰렸다! "완전 장악"은 허구였다…푸틴은 왜 지금 승전보를 조작했나 2026-07-06
추부길 whytimespen1@gmail.com


["완전 장악"은 허구였다…푸틴은 왜 지금 승전보를 조작했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요충지 콘스탄티니우카와 루한스크주를 "완전히 장악했다"고 대대적으로 발표한 바로 다음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85분간 전화 통화를 했다. 겉으로 보면 두 사건은 별개의 뉴스처럼 보인다. 그러나 시점을 놓고 보면 오히려 하나의 흐름으로 읽힌다. 실제 전선에서는 결정적 승리를 만들어내지 못한 러시아가 먼저 '승리의 이미지'를 만든 뒤, 이를 외교 협상의 지렛대로 활용하려 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현지 매체 뉴보이스 오브 우크라이나(N.V.ua)는 5일, “푸틴이 지난 3일(현지시간) 발레리 게라시모프 총참모장 등 군 수뇌부와 가진 공개회의에서 콘스탄티니우카를 완전히 장악했다고 주장했지만, 미국 전쟁연구소(ISW)는 이를 사실과 다른 허위 주장이라고 즉각 반박했다”고 보도했다. ISW는 “이번 발표가 미국 독립기념일 연휴를 겨냥해 서방 언론의 여론을 흔들려는 전형적인 인지전(Cognitive Warfare)의 일환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렇다면 푸틴은 왜 지금 이런 무리수를 둬야 했을까. 그 답은 러시아가 '거짓말을 해야 하는 상황까지 몰렸기 때문'이라는 데서 찾아볼 수 있다.


[전선에서 승리를 만들지 못하자, 승전보부터 만들기 시작한 러시아]


ISW가 공개한 전황 분석은 푸틴의 발표와 크게 달랐다. ISW는 “현재 러시아군이 콘스탄티니우카에서 실질적으로 통제하거나 침투한 지역은 시가지의 약 37% 수준에 불과하다”며 “그것도 러시아군이 지난 6월 한 달 동안 전선 전체에서 얻은 성과의 대부분을 이 한 도시에 집중한 결과로, 다시 말해 엄청난 병력과 화력을 투입하고도 도시 전체를 점령하는 데는 실패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ISW는 “러시아군이 시내 곳곳에 100~250명 규모의 소규모 파괴공작조를 침투시키는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오히려 우크라이나군 병력이 더 많이 배치돼 있다”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 총참모부 역시 자체 전장관리체계(DELTA)와 지휘통제망(Dzvin) 자료를 근거로 “도시는 여전히 우크라이나군 통제 아래 있다”고 반박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푸틴의 발표 직후 “콘스탄티니우카가 정말 러시아 통제 아래 있다면 그곳에서 만나 전쟁을 끝낼 외교적 해법을 찾자”면서 더욱 직설적으로 응수했다. 짧은 한마디였지만 푸틴의 발표 자체를 정면으로 뒤집는 강력한 정치적 반격이었다. 이에 대해 크렘린은 “모스크바에서라면 만날 수 있다”며 현장 회동을 사실상 거부했다.


[루한스크 '완전 장악'도 같은 날 나왔다…우연이 아니다]


주목해야 할 것은 같은 회의에서 또 다른 '완전 장악'이라는 거짓 발표가 이어졌다는 점이다.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은 푸틴에게 “루한스크주 전역에 대한 완전한 통제권을 확보했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측 오픈소스 전황지도인 딥스테이트(DeepState)와 ISW 분석은 “이 역시 사실과 거리가 멀다”고 평가했다.


ISW는“ 푸틴과 러시아 군 수뇌부가 올해 들어 거의 매달 실제보다 과장된 전과를 공개 브리핑에서 발표해 왔다”고 지적했다. “이는 단순한 선전이 아니라 ‘러시아군이 빠르게 진격하고 있다’는 인식을 서방 사회에 심기 위한 반복적인 인지전 패턴”이라는 것이 ISW의 지적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거짓말 자체보다 거짓말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2024년과 2025년 러시아는 느리지만 실제 점령지를 늘려가며 일정한 군사적 성과를 만들어냈다. 그러나 2026년 들어 상황은 크게 달라졌다. 러시아군은 막대한 병력을 소모하면서도 전략적 돌파구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전술적 전진은 이어지고 있지만 전쟁의 흐름을 바꿀 만큼의 성과는 나오지 않는다. 실제 승리를 보여줄 수 없는 상황에서 결국 승전보부터 만들어야 하는 단계로 들어간 것이다.


[거짓 승전보 다음날 이뤄진 85분 통화…푸틴이 정말 원한 것은 무엇인가]


이런 점에서 4일 이뤄진 푸틴과 트럼프의 85분 전화 통화는 단순한 외교 일정으로 보기 어렵다. 크렘린의 유리 우샤코프 외교보좌관은 “미국 측 제안으로 통화가 성사됐으며, 미국 독립 250주년을 계기로 매우 건설적인 대화를 나눴다”고 적극 홍보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도 우크라이나 전쟁의 조속한 종식을 위해 계속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는 뜻을 재확인했다”고 전했다.


여기서 눈여겨볼 대목은 푸틴이 서둘러 '완전 장악'이라는 이미지를 만든 직후 곧바로 미국과의 대화 국면으로 넘어갔다는 점이다. 이는 우크라이나를 속이려는 시도가 아니라 트럼프를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이기 위한 정치적 연출이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러시아 입장에서는 새로운 점령지를 확보하는 것보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휴전을 압박하도록 만드는 것이 훨씬 큰 전략적 이익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푸틴이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새로운 영토가 아니라 협상의 시간일 가능성이 크다.


[크름반도에서 상트페테르부르크까지…러시아 후방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푸틴이 외교적 돌파구를 찾으려는 배경에는 후방 전선의 변화도 자리하고 있다. 러시아가 2014년 강제 병합한 크름반도는 사실상 봉쇄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크름반도 지방정부는 지난달 26일 우크라이나의 지속적인 공습을 이유로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케르치대교 반도 쪽에는 본토로 빠져나가려는 차량 수천 대가 길게 늘어섰지만, 반대로 크름반도로 들어오는 차량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연료 공급도 심각하다. 친러 행정당국은 일반 시민의 주유를 제한하고 행정기관과 군·치안기관에만 우선 공급하는 사실상의 배급 체제를 시작했다. 순환 정전으로 수도 공급도 차질을 빚고 있고, 여름 캠프는 취소됐으며 주민들의 대피도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우크라이나의 공격은 이제 러시아 본토 깊숙한 곳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지난 3일 밤부터 4일 새벽 사이 우크라이나는 푸틴의 정치적 고향인 상트페테르부르크 인근 석유 터미널과 크론슈타트 해군기지를 드론으로 공격했다. 러시아는 드론 72대를 격추했다고 주장했지만 온라인에는 대형 화재 영상이 잇따라 올라왔다.


자유유럽방송(RFE/RL)은 “현재 러시아 83개 연방 주체 가운데 최소 55곳에서 휘발유와 경유 공급 차질이 보고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우크라이나가 더 이상 전선에서만 러시아를 상대하는 것이 아니라, 러시아의 전쟁 수행 능력 자체를 후방에서부터 갉아먹는 전략으로 전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Why Times Insight]


이번 사건의 핵심은 푸틴이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이 아니다. 거짓 승전보를 만들어야 할 만큼 러시아가 전장에서 보여줄 실질적인 성과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전쟁에서 선전전은 흔한 일이다. 그러나 지도자가 반복적으로 '완전 장악'과 같은 과장된 승전보를 내놓기 시작한다는 것은 실제 전선보다 정치적 전선이 더 중요해졌음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러시아는 지금 영토를 넓히는 전쟁보다 전쟁을 어떻게 끝낼 것인가를 고민해야 하는 단계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콘스탄티니우카와 루한스크를 둘러싼 허위 발표, 트럼프와의 85분 통화, 고립이 심화되는 크름반도, 그리고 상트페테르부르크까지 이어진 후방 타격은 모두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푸틴이 원하는 것은 더 이상의 승전보가 아니라 협상의 시간을 확보하는 것일 수 있다. 만약 이런 흐름이 맞다면, 러시아는 지금 군사적 승리의 단계가 아니라 정치적 출구를 모색하는 단계로 진입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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