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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종전협상 중 이란 최고 지도부 암살 노린 이스라엘, 미국이 가로막은 이유는? 협상 대표까지 노렸다…미·이스라엘 '같은 동맹, 다른 전쟁' 2026-07-04
추부길 whytimespen1@gmail.com



[협상 대표까지 노렸다…미·이스라엘 '같은 동맹, 다른 전쟁']


전쟁에서 적의 군 지휘부를 제거하는 것은 흔한 군사 전략이다. 그러나 외교 협상이 진행되는 순간 협상 대표까지 공격 대상으로 삼는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그것은 단순한 군사작전이 아니라 협상 자체를 무너뜨리는 정치적 행위가 되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가 공개한 이란 핵심 협상 대표들에 대한 암살 위협 정황은 바로 이런 국제정치의 냉혹한 현실을 보여준다. 더 주목할 대목은 미국이 이를 심각한 위기로 판단하고 파키스탄과 카타르 등 중재국을 통해 이란 측에 위험 가능성을 전달했다는 점이다. 이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같은 동맹이면서도 종전의 방식과 시점을 둘러싸고 서로 다른 전략을 갖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단서이기도 하다.

뉴욕타임스(NYT)는 3일, 복수의 전·현직 미국 당국자를 인용해, “이란 의회 의장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와 외무장관 아바스 아라그치가 미국 대표단과 회담을 마치고 귀국하던 과정에서 심각한 안보 위협이 제기됐다”면서 “당시 이란 정보당국은 이스라엘 전투기 2대가 이라크 방면에서 접근해 대표단이 탄 항공기를 공격할 가능성이 있다는 첩보를 입수했고, 항공기는 목적지인 테헤란까지 가지 못한 채 북동부 마슈하드에 착륙한 뒤 대표단은 육로로 이동했다”고 보도했다.


NYT는 “당시 미국이 이러한 위험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였으며, 중동의 우방국과 중재국을 통해 이란 측에 경고가 전달되도록 했다”고 전했다. 앞서 로이터통신도 익명의 파키스탄 당국자를 인용해 “미국이 협상 지속을 위해 이스라엘 측에 자제를 요청했다”는 취지의 보도를 내놓은 바 있다.


[협상 대표가 공격 대상이 된다면 협상도 함께 사라진다]


이번 보도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실제 공격이 있었는지 여부보다 왜 협상 대표가 잠재적 표적이 되었는가이다. 전쟁이 진행되는 동안 군사시설이나 지휘관이 공격 대상이 되는 것은 비교적 일반적인 군사작전이다. 그러나 외교 협상을 담당하는 대표단은 성격이 전혀 다르다. 협상은 제도보다 사람을 통해 움직인다. 서로 신뢰를 쌓아온 협상 대표가 사라지면 후임자를 세우는 데만 수개월이 걸릴 수도 있고, 그 사이 군사적 긴장은 다시 고조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미국이 당시 가장 우려했던 것도 바로 이 지점이었다. NYT는 “미국 당국자들이 협상 대표에 대한 어떠한 공격도 휴전 논의를 무산시키고 전투 재개로 이어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다시 말해 미국은 협상 대표 개인을 보호한 것이 아니라 협상이라는 외교 채널 자체를 지키려 했던 것이다.


국제분쟁 사례를 돌아봐도 협상 과정에서 대표 인사가 제거되면 갈등이 장기화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미국 입장에서 가장 피해야 할 시나리오는 어렵게 시작된 대화가 다시 무력 충돌로 되돌아가는 것이었다.


[미국과 이스라엘, 같은 동맹이지만 전쟁의 목표는 달랐다]


이번 보도가 갖는 또 하나의 의미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전략적 시각 차이를 보여준다는 점이다. 양국은 모두 이란의 군사적 위협을 억제해야 한다는 데에는 공감했지만, 전쟁을 언제 어떻게 끝낼 것인지를 두고는 접근 방식이 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은 군사적 압박을 협상력을 높이는 수단으로 활용하는 데 무게를 두는 경향이 있었다. 핵 문제를 관리하고, 역내 긴장을 낮추며, 호르무즈 해협의 안정을 확보하는 것이 미국의 핵심 관심사였다. 중동에서 군사적 긴장이 장기화될 경우 국제 유가와 세계 경제, 미군의 부담까지 모두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이스라엘은 보다 직접적인 안보 위협 제거를 중시해 왔다. 이란의 군사 역량과 지역 내 영향력이 충분히 약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협상이 진행될 경우 장기적으로 더 큰 위험을 남길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해 왔다.


NYT도 “이스라엘 내부에서는 이후 진행된 미국과 이란 간 합의가 자국 안보 목표를 충분히 충족하지 못한다는 평가가 있었다”고 전했다. 이는 두 나라가 동맹이라는 틀 안에서도 전쟁의 출구 전략에서는 서로 다른 계산을 하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왜 지금 이 보도가 공개됐을까]


이번 보도가 협상이 일정 단계에 접어든 이후 공개된 점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외교에서는 협상 과정에서 있었던 비밀 접촉이나 위기 상황이 뒤늦게 공개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는 단순한 회고가 아니라 현재의 협상 환경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메시지일 가능성이 크다.


미국 입장에서는 협상이 유지될 수 있었던 배경을 설명하고 외교적 성과를 부각하는 효과가 있다. 동시에 협상을 흔들 수 있는 변수들이 실제 존재했다는 점을 공개함으로써 앞으로도 협상 채널을 유지해야 한다는 명분을 강화하는 의미도 가질 수 있다.


반대로 이스라엘로서는 자국의 안보 우려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인식이 남아 있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이러한 미묘한 시각차는 앞으로도 중동 외교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앞으로의 중동은 협상장 밖에서 더 치열해질 수 있다]


향후 협상은 단순히 문서 몇 장에 서명하는 과정으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휴전 이행, 상호 검증, 제재 문제, 역내 무장세력 문제 등 민감한 현안들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더 중요한 것은 협상을 원하는 세력과 협상 속도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동시에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앞으로 중동 정세는 공식 회담장에서 나오는 발표보다, 회담을 둘러싼 물밑 움직임과 각국의 전략 변화가 더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Why Times Insight]


이번 NYT 보도의 핵심은 '암살 위협'이라는 자극적인 소재가 아니다. 진짜 의미는 협상이 시작된 순간 전쟁의 양상이 군사전에서 외교전으로 바뀌었다는 사실에 있다.


미국은 협상 대표를 보호하는 것이 전쟁을 끝내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판단했고, 협상 채널이 끊기는 상황만큼은 피하려 했다. 반면 이스라엘은 군사적 압박을 통해 더 큰 안보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는 시각을 유지해 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같은 동맹이라도 국가이익과 전략적 우선순위가 달라질 경우 접근 방식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다.


앞으로 중동의 향방은 총성이 멈췄는지 여부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협상장을 지키려는 움직임과 협상에 영향을 미치려는 다양한 이해관계가 어떻게 충돌하느냐가 새로운 중동 질서를 결정하는 핵심 변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것이 이번 보도가 던지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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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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