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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관찰] 위기의 중국경제 진실이 두려운 시진핑, "경제 나쁘다"는 말에 공안 출동 입틀막 경제학자 강연장에 공안 등장… 중국이 진짜 두려워한 것은? 2026-07-03
추부길 whytimespen1@gmail.com


[경제학자 강연장에 공안 등장… 중국이 진짜 두려워한 것은?]


“거시적으로는 비관적이고, 미시적으로는 낙관적이다.” 중국 경제를 진단한 이 한 문장이 강연장의 공기를 순식간에 얼어붙게 만들었다. 강연이 한창 진행되던 도중 경찰관 두 명이 행사장 안으로 들어왔고, 강연자는 참석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회의장 밖으로 불려 나가 조사를 받았다. 테러도, 폭력도 아닌 경제 전망이 공안을 움직인 것이다.

홍콩 명보(明報)는 2일 “지난달 28일 베이징 서우두공항 힐튼호텔에서 열린 정위황(鄭毓煌) 전 칭화대 경영관리대학 부교수의 유료 강연 도중 경찰이 현장에 들어와 정 전 교수를 밖으로 데려가 심문했다”면서 “경찰은 '불법 집회 신고'가 접수됐다는 이유를 들었지만, 참석자들은 ‘강연 내용은 경제 전망 외에 특별한 것이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고 보도했다. 


정 전 교수의 발언은 오히려 차분했다. 그는 “거시적으로는 비관적이고 미시적으로는 낙관적이며, 이러한 국면은 20~30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을 떠올리게 하는 분석이었지만, 중국 경제를 연구하는 학자들 사이에서는 충분히 나올 수 있는 수준의 견해였다. 그러나 누군가 이를 신고했고, 공안은 강연장으로 들어왔다.


더 흥미로운 사실은 바로 전날 같은 장소에서 열린 강연이다. 칭화대 사회학과 전 교수 쑨리핑 역시 중국 경제의 구조적 침체를 언급했지만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았다. 같은 장소, 같은 형식의 행사인데 누구는 강연을 마쳤고 누구는 경찰 조사를 받았다. 이는 중국에서 무엇을 말하면 안 되는지가 아니라, 언제 누구에게 말하면 안 되는지조차 예측하기 어려운 사회가 됐음을 보여준다.


대만 자유시보는 “이번 사건이 처음이 아니다”면서 “정 전 교수는 최근 ‘세계 경제가 나쁜 것이 아니라 중국 경제가 나쁜 것’이라고 말한 영상이 삭제됐고, 지난해에는 하버드대와 베이징대의 개방성을 비교했다가 SNS 계정이 일시 정지되기도 했다. 이제 중국에서는 발언의 수위보다 발언 자체가 관리 대상이 되고 있다”고 짚었다.


한두 번의 우연으로 보기에는 반복되는 패턴이다. 경제를 바라보는 시각이 점점 다양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경제를 말할 수 있는 공간이 조금씩 좁아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더 주목해야 할 사실은 이 사건이 벌어진 바로 그 주에 중국 최고지도부에서도 평소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메시지가 나왔다는 점이다.


["경천동지의 폭풍"… 창당 기념일에 사라진 '경제'와 '성장']


정 교수가 공안 조사를 받은 지 사흘 뒤,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는 중국공산당 창당 105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중국공산당 최대 정치행사 가운데 하나인 이날, 시진핑 국가주석은 경제 회복이나 민생 개선보다 당의 생존과 내부 결속을 강조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


시진핑 주석이 가장 먼저 꺼낸 표현은 “당의 선진성과 순결성을 해치는 모든 요소를 제거하겠다”는 경고였다. 이어 “언제나 높은 파도와 급류, 심지어 경천동지의 폭풍우와 같은 중대한 시련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창당 기념일 연설에서 '폭풍'을 말하는 지도자는 흔치 않다. 경제가 안정되고 체제에 자신감을 갖고 있다면 성과를 이야기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올해 시진핑의 연설에서는 성장과 개혁보다 '투쟁', '위험', '정화'가 훨씬 자주 등장했다. 축하보다 경계가, 자신감보다 긴장감이 짙게 묻어났다.


국제사회도 이 대목을 주목했다. AFP는 시진핑의 발언을 소개하면서 최근 군 수뇌부에 대한 대규모 숙청과 연결해 해석했다. AFP는 “지난 3년 동안 국방부장 두 명이 잇따라 낙마했고, 중앙군사위원회 역시 연이은 숙청으로 사실상 정상적인 지휘체계를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특히 시진핑이 직접 발탁했던 핵심 인사들까지 잇달아 조사 대상이 되면서, 해외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중국군이 실제 유사시 제대로 작동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도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CNBC도 이번 연설의 변화에 주목했다. CNBC는 “과거에는 경제 발전과 현대화를 강조했다면, 이번에는 중국공산당이 세계 질서를 바꾸고 있다는 대외적 메시지가 훨씬 강해졌다”면서 “내부 경제를 향한 설명은 줄어든 반면 외부를 향한 자신감은 더욱 강조됐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타임스도 “시진핑은 이날 대만 문제를 언급하며 ‘조국의 완전한 통일은 흔들릴 수 없는 역사적 사명’이라고 재확인했고, 외부 세력의 개입을 강하게 경고했다”며 같은 흐름을 짚었다. 


[중국의 현실이 두려운 시진핑]


실제로 경제는 어려워지고, 군부는 흔들리고, 숙청은 계속되는데도 지도부의 메시지는 오히려 더 강경해지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이 모든 장면이 불과 며칠 사이에 이어졌다는 사실이다. 경제를 비관적으로 전망한 교수는 강연 도중 공안 조사를 받았고, 최고지도자는 창당 기념일에 '폭풍'을 경고했다. 겉으로 보면 서로 다른 사건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같은 방향을 가리키고 있었다. 


그리고 그 연결고리를 가장 날카롭게 지적한 곳이 바로 블룸버그였다. 블룸버그는 이번 사태를 보며 흥미로운 질문 하나를 던졌다. “시진핑은 2018년 정치국 회의에서 ‘반부패 투쟁이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고 선언했다. 그런데 8년이 지난 지금 그는 다시 같은 반부패 전쟁을 벌이고 있다. 그것도 이전보다 훨씬 높은 권력층을 겨냥하면서 말이다. 최근 낙마한 인물들만 봐도 그렇다. 정치국원들이 잇달아 실각했고, 시진핑이 직접 발탁했던 군 수뇌부도 대부분 숙청 대상이 됐다. 이는 마오쩌둥 사후 권력 재편 이후 보기 드문 규모의 정치적 격변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권력이 강해질수록 숙청은 줄어드는 것이 일반적이다. 반대로 권력을 장악했는데도 숙청이 계속 확대된다면, 그것은 체제가 안정됐다는 신호가 아니라 내부 불안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신호일 수 있다.


경제도 비슷하다. 경제가 정말 회복되고 있다면 경제학자의 전망 하나가 국가의 부담이 될 이유는 없다. 학자들의 비판도, 다양한 전망도 시장 안에서 자연스럽게 흡수된다. 하지만 지금 중국에서는 경제를 비관적으로 말하는 것 자체가 민감한 사건이 되고 있다. 경제가 흔들리는 것보다, 사람들이 경제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가 더 중요한 문제가 된 것이다.


[Why Times Insight]


이번 사건을 단순히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 사례’ 정도로만 보면 가장 중요한 부분을 놓치게 된다. 진짜 변화는 중국 공산당의 통치 방식이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개혁개방 이후 중국 공산당은 경제성장을 통해 국민의 지지를 얻어 왔다. 정치적 자유는 제한됐지만 생활은 나아졌고, 많은 중국인은 그 현실을 받아들였다. 중국 체제를 떠받친 것은 이념보다 성장에 대한 믿음이었다.


그러나 지금 그 믿음이 흔들리고 있다. 부동산 침체는 길어지고, 청년 실업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으며, 지방정부의 재정난도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경제를 단기간에 반전시킬 해법은 보이지 않는다.


이럴 때 권력이 가장 경계하는 것은 나쁜 경제지표가 아니다. ‘앞으로도 좋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사회적 공감대가 만들어지는 순간이다.


경제는 숫자로만 움직이지 않는다. 사람들의 기대와 심리가 무너지면 소비는 얼어붙고, 투자는 멈추며, 자본은 빠져나간다. 결국 경제위기는 통계보다 먼저 사회의 인식 속에서 완성된다.


그래서 공안을 움직인 것은 정위황 교수 한 사람의 발언이 아니었다. 그 발언을 듣고 있던 수백 명의 청중, 그리고 그 말이 사회 전체로 퍼져나갈 가능성이었다.


같은 맥락에서 시진핑이 창당 기념일에 반복한 ‘폭풍’, ‘투쟁’, ‘정화’라는 표현도 단순한 수사가 아니다. 그것은 경제를 다시 성장시키겠다는 선언이 아니라, 흔들리는 체제를 끝까지 통제하겠다는 정치적 메시지에 가깝다.


경제를 회복시키는 것보다 경제를 해석하는 권리를 장악하는 것. 지금 중국 공산당이 선택하고 있는 길은 바로 그 방향으로 보인다.


경제가 어려운 나라는 많다. 그러나 경제보다 국민의 인식과 입을 먼저 통제하기 시작한 순간, 그 체제는 성장으로 정당성을 증명하는 단계에서 통제로 정당성을 유지하려는 단계로 넘어간다.


베이징의 강연장에 들어온 공안 두 명은 단지 한 명의 교수를 조사하러 온 것이 아니었다. 그들은 지금의 중국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보여주기 위해 그 자리에 나타난 상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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