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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러시아판 다보스포럼' 개막 직전 상트페테르부르크 기습 공 SPIEF 개최지 조준한 드론 폭격 2026-06-04
김삼모 whytimes.pen@gmail.com
우크라이나 군이 러시아의 대규모 경제 행사인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포럼 개막을 겨냥해 해당 개최 도시의 주요 기반 시설에 대대적인 무인기 공습을 감행했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우크라이나 드론 공습으로 연기가 치솟는 가운데 경찰이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포럼(SPIEF)을 알리는 구조물 앞에 서 있다.[로이터=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개인 소셜미디어를 통해 거대한 화염과 연기가 분출되는 정유 시설의 모습을 공개하며 자국 군의 폭격 성과를 직접 확인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해당 게시글에 "밤사이 러시아 영토 내 주요 시설들이 타격을 입었으며 그 중 상트페테르부르크 석유 터미널이 포함됐다"며 "평화를 앞당기기 위해 필요한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제재 계획이 정확히 실행되고 있다"고 적었다. 우크라이나 국경선으로부터 약 1,100㎞나 떨어져 있는 최전방 후방의 핵심 유류 공급망이 러시아의 침략 전쟁을 지원하는 용도로 유용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드론을 동원한 이번 기습 타격으로 인해 행사장 일대의 도심 기능은 일시적으로 마비됐다. 알렉산드르 베글로프 상트페테르부르크 시장은 외신을 통해 시내 3개 행정 구역에 걸쳐 다수의 주요 기간시설이 파괴되는 물적 피해가 났으나 다행히 인명 손실은 기록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아울러 인접 지자체인 레닌그라드주의 알렉산드르 드로즈덴코 주지사는 영공을 침범한 우크라이나 무인기 59대를 방공망으로 긴급 요격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공습의 여파로 상트페테르부르크 풀코보 국제공항의 활주로가 야간 시간대 동안 전면 폐쇄되면서 30편이 넘는 민항기의 운항이 무더기로 지연되거나 취소되는 혼선이 빚어졌다.


이번 군사 행동은 전 세계 130개 나라에서 약 2만 명의 정재계 인사가 집결하는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포럼(SPIEF)의 개막 시점에 정확히 맞춰 유도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직접 연단에 올라 기조연설을 하고 중국의 한정 국가부주석 등 외교빈객과의 정상급 회동을 연달아 소화하려던 시점이다. 우크라이나 지휘부는 이번 작전이 크렘린궁의 국제적 외교 무대를 교란하기 위한 목적임을 숨기지 않았다. 세르히 스테르넨코 우크라이나 국방장관 고문은 행사장으로 이동하는 외국인 참가자들의 배후로 검은 연기가 자욱하게 피어오르는 현장 영상을 공유하며 "상트페테르부르크 포럼이 우크라이나의 공격으로 생긴 검은 연기 기둥을 배경으로 개막하고 있다"고 조롱 섞인 논평을 냈다.


이번 공습은 바로 전날 러시아 군이 감행한 대공세에 대한 맞불 성격이 짙다. 러시아는 극초음속 미사일인 '치르콘' 8발을 포함한 총 73발의 미사일과 656대에 달하는 자폭 드론을 동원해 우크라이나 전역을 융단폭격했으며, 이로 인해 우크라이나 민간인 23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에 분노한 우크라이나 군 역시 상트페테르부르크뿐만 아니라 크론시타트 해군 기지와 탐보프 소재 군수 공장 등 러시아의 전쟁 수행 능력을 떠받치는 후방 산업기지를 동시다발적으로 타격하며 보복의 수위를 끌어올렸다.


양측의 격렬한 공방전 속에 민간인의 희생 규모도 갈수록 커지는 양상이다. 러시아가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전선에서는 우크라이나 군의 드론이 도심을 달리는 여객버스를 직격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외신에 따르면 이 피격 사건으로 버스에 타고 있던 승객 중 최소 7명이 그 자리에서 숨졌고 11명이 중경상을 입어 병원으로 후송됐다. 접경지와 후방을 가리지 않는 양국의 무차별적인 상호 공습전이 전개되면서 전면전의 참상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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