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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경제 봉쇄 속 전력난 심화… 대학 입시 취소·관광업 중단 파행 이베리아 항공 직항 노선 중단 2026-06-03
김정희 whytimes.newsroom@gmail.com
미국의 경제 제재 강화와 최악의 에너지 공급 난으로 인해 쿠바의 핵심 수입원인 관광 산업이 마비되고 무상교육 체계마저 붕괴될 위기에 직면했다.

2022년 당시 쿠바의 학생들 [EPA=연합뉴스]

쿠바를 둘러싼 국제적 고립과 내부 인프라 마비가 국가적 재난 수준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쿠바 관영 매체 쿠바데바테의 2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스페인의 대형 항공사인 이베리아 항공은 마드리드와 아바나를 잇던 직항 노선의 운항을 전날부터 완전히 멈췄다. 항공사 측은 이번 결정에 대해 "노선 수요 감소에 대한 대응 차원"이라고 짧게 명시했다. 현지 언론은 교통 단절 여파가 다가오는 10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앞서 외자 관광 업계의 기둥 역할을 하던 기업도 쿠바 시장에서 완전히 발을 뺐다. 캐나다에 본사를 둔 글로벌 호텔 그룹 블루 다이아몬드 리조트는 지난달 29일 자로 쿠바 내 모든 사업장의 문을 닫고 영업을 끝냈다. 이들은 "쿠바행 항공편의 감소, 쿠바 현지의 심각한 운영상의 어려움, 호텔 영업 환경의 지속적인 악화"를 시장 철수의 명분으로 내세웠다. 해당 기업은 쿠바 전역에서 62곳의 숙박 시설을 경영하며 국가 경제를 떠받쳐온 핵심 축이었다는 점에서 타격이 가중될 전망이다.


외화 벌이 수단이 막히는 와중에 사회 인프라의 마비는 국가의 미래 동력까지 갉아먹고 있다. 쿠바 정부는 국가 전력망이 연이어 다운되고 최대 이틀 동안 전력 공급이 완전히 끊기는 초유의 정전 사태가 이어지자 정상적인 교육 체계를 유지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쿠바 교육부는 대면 수업을 지속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현 학기를 예정된 일정보다 15일 앞당겨 끝마치기로 결정했다.


더불어 올해 치러질 예정이었던 대학 입학시험도 전격 취소했다. 이에 따라 쿠바 당국은 시험 점수 대신 학생들의 평소 내신 성적만을 반영해 신입생을 뽑겠다는 고육책을 내놨다. 쿠바데바테는 이 같은 파행 운영의 배경에 대해 "이 조치는 미국 정부가 부과한 경제, 금융 및 에너지 봉쇄 강화로 인해 발생하는 물질적, 조직적 어려움과 현재 상황에서 학생들이나 그 가족들이 여행하고 과정에 참여하는 데 따르는 어려움을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등 교육뿐만 아니라 기초 교육 전반의 붕괴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UPI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현지 대학들은 만연한 전력 부족으로 인해 이미 지난 2월부터 정상적인 학사 운영을 멈추고 사실상 문을 닫은 상태다. 유소년 교육 현장은 더 처참하다. 전력난 여파로 학교 급식 배급이 중단된 데다 정전으로 식수 펌프까지 작동을 멈추자, 일선 가정에서는 자녀들을 등교시키지 않는 일명 '교육 포기' 사태가 도미노처럼 번지고 있다.


과거 쿠바 정권이 체제 선전의 핵심 성과로 자랑하던 전 국민 무상교육 제도가 전력 부족이라는 현실 장벽 앞에 무력하게 무너지는 실정이다. 교육 현장의 파행을 두고 앤 르메스트르 유네스코 아바나 지부장은 "현재의 에너지 위기로 인해 쿠바의 교육이 위기에 처해 있다"며 "이로 인해 교사와 학생들이 수업에 참여하고 효과적으로 학습하는 것은 물론, 친구들과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누리는 것조차 어려워졌다"고 강하게 우려했다. 아울러 국제사회는 이번 학업 공백이 단순히 현재에 그치지 않고 현지 청년 세대 전체의 학력 저하와 국가 장기 발전 저해라는 치명적인 후과를 낳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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