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삼모 whytimes.pen@gmail.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이 종전 조율을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을 앞두고 막판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미국 CNN 방송은 협상 상황을 정통한 제3국의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 변경 사항이 실질적인 내용의 전면 수정은 아니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결정이 이란의 핵 프로그램 동결과 호르무즈 해협의 재개방이라는 두 가지 핵심 쟁점에 대해 확고한 구속력을 확보하려는 미국 측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원래 마련되었던 양해각서 초안에는 봉쇄된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열고 미국과 이란 간의 전면적인 휴전 기간을 60일 연장하는 조항이 포함되어 있었다. 아울러 양국은 임시 휴전이 유지되는 기간 동안 이란의 비핵화를 유도하기 위한 본격적인 협상 테이블을 마련한다는 청사진에도 합의한 상태였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해당 초안의 최종 승인을 거부한 뒤, 이란이 짊어져야 할 의무 조건을 대폭 강화하여 문서를 되돌려 보냈다. 현지 소식통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비핵화 이행 선언과 해협 개방 약속에 대해 한층 더 강경하고 직접적인 어조를 사용해야 한다고 고집했다고 전했다.
미국 매체 악시오스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단순한 선언적 문구에 그치지 않고 구체적이고 실증적인 이행 방안을 삽입하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기존 초안에는 이란이 향후 핵무기 개발을 추구하지 않겠다는 추상적인 다짐만 기록되어 있을 뿐, 세부적인 검증 절차가 빠져 있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백악관은 미국이 어떤 방식으로 이란 내에 축적된 고농축 우라늄을 넘겨받아 안전하게 확보할 것인지, 그리고 그 인도 시점은 정확히 언제인지 명확히 규정하기를 원하고 있다.
해상 물류의 동맥인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 재개 시점과 규모를 둘러싼 문구 수정도 도마 위에 올랐다. 기존 문서에는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통행량을 30일 이내에 전쟁 이전의 정상적인 상태로 되돌리기 위해 상호 노력한다는 수준의 합의가 담겨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조항의 모호성을 전면 배격하고, 해협을 전면 재개방하는 정확한 날짜와 '전쟁 전 통행량'이 의미하는 구체적인 수치를 명확한 단어로 못 박아 기록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미국 행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악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공식 답변을 받아내는 데 최소 3일 정도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지연 사유에 대해 "그들이 말 그대로 동굴에 살고 있어서 이메일을 쓰지 않기 때문"이라며 거친 표현을 섞어 이란 지도부의 폐쇄적인 소통 방식을 조롱조로 비판하기도 했다. 양국의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한 가운데, 백악관이 던진 승부수에 이란이 어떤 응답을 내놓을지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