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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쿠바의 중·러 도청망에 뿔난 미국, “이란전 와중에도 쿠바 작전 준비하라” 극비 지시 중·러 감청망에 격노한 워싱턴…카리브해 군사 압박 최고조 2026-05-29
추부길 whytimespen1@gmail.com


[중·러 감청망에 격노한 워싱턴…카리브해 군사 압박 최고조]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전쟁을 치르는 와중에도 쿠바에 대한 군사 압박 수위를 급격히 끌어올리면서, 워싱턴 내부에서 쿠바를 겨냥한 제한적 군사 행동이나 체제 압박 시나리오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미국은 이미 카리브해에 중동을 제외하면 세계 최대 수준의 해군 전력을 집결시키고 있으며, 단순 공습부터 정권 교체를 염두에 둔 군사 옵션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Politico)는 28일, “미 국방부가 쿠바 공격에 필요한 병력과 무기를 수개월에 걸쳐 배치해 왔으며, 단순한 공습부터 정권 전복을 목표로 한 지상 개입 시나리오까지 다양한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은 체제에 양보를 강요하기 위한 제한적 군사 압박부터 정권 자체를 흔드는 고강도 작전까지 폭넓게 거론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이미 지난 4월부터 포착됐다. 미국 독립 탐사매체 제테오(Zeteo)는 “펜타곤과 미 정부 관계자들이 백악관으로부터 쿠바 군사 작전 가능성에 대비한 준비를 강화하라는 직접 지침을 받았다”고 전했다. 소식통들은 “트럼프가 디아스카넬 대통령의 공개적 반발에 갈수록 좌절감을 느끼고 있으며, 베네수엘라의 마두로 사례와 유사한 쿠바 지도부 압박 시나리오를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식적으로는 “이란을 먼저 끝내고 싶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지난 3월 5일 백악관 행사에서 “이란을 먼저 끝내고 싶다. 그러나 쿠바는 시간 문제일 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후 발언들은 미묘하게 달라졌다. 트럼프는 3월 7일 CNN 인터뷰에서 이란전 성과를 설명하다가 돌연 “쿠바는 곧 무너질 것”이라고 말했고, 3월 28일 마이애미 연설에서는 “쿠바가 다음이다. 그런 말 안 한 척해달라”고 발언했다. 이후 폴리티코 인터뷰에서도 “쿠바도 무너질 것”이라고 직접 언급했다.


CNN은 이에 대해 “트럼프의 정확한 의도는 불분명하지만, 이란전을 마무리하기 전에 쿠바에서 빠른 전략적 성과를 거두려는 욕구가 작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쿠바에 심어진 중·러 도청망…미국, 이를 안보 명분으로 활용]


트럼프 행정부의 대쿠바 강경 기조를 이해하려면 쿠바 내 중국·러시아의 군사정보 활동이라는 핵심 배경부터 짚어야 한다. 워싱턴은 이를 단순한 외교 갈등이 아니라 미국 본토를 직접 겨냥한 안보 위협으로 규정하기 시작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정보 당국자들을 인용해 “2023년 이후 중국과 러시아는 쿠바 내 정보 요원 규모를 크게 늘리고 플로리다의 미군 기지를 감시하기 위한 전자 감청 시설에 집중 투자해 왔다”고 보도했다. 특히 이 시설들은 미국 해안에서 불과 160km 떨어져 있으며, 중동 및 중남미 작전을 지휘하는 플로리다 소재 핵심 군사 사령부를 직접 감시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점에서 미국의 위기의식을 자극하고 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2024년 12월 상업용 위성 분석 결과, 하바나 인근 베후칼(Bejucal), 엘 와하이(El Wajay), 칼라바사르(Calabazar), 산티아고데쿠바 인근 엘 살라오(El Salao) 등 최소 12곳의 중국 연계 신호정보(SIGINT) 시설이 식별됐다”고 밝혔다.


특히 엘 살라오 기지는 미 해군 관타나모 기지에서 불과 113km 거리에 위치하며, 완공 시 반경 최대 1만4500km 범위의 미 군함과 항공기를 추적할 수 있는 광역 감시 능력을 갖추게 될 것으로 평가됐다.


미 하원 국토안보위원회 청문회에서 라이언 버그 CSIS 선임연구원은 “쿠바의 최대 자산은 위치”라며 “중국 입장에서 쿠바는 플로리다 일대 약 20개 핵심 군사시설을 감시할 수 있는 최적의 플랫폼”이라고 증언했다.


베후칼 기지의 역사 역시 냉전과 직결돼 있다. 이곳은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 당시 소련 핵무기를 보관했던 장소였으며, 이후 1999년 중국 국방부장 치하오톈이 쿠바를 방문해 라울 카스트로와 협정을 체결하면서 중국 정보 거점으로 전환됐다.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2016년 대선 경선 당시 “베후칼의 중국 감청기지를 철수시켜야 한다”고 공개 요구했던 점도 주목된다. 현재 루비오가 트럼프 행정부 내 대쿠바 강경론을 주도하고 있다는 사실은 결코 우연이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2023년 6월 WSJ이 중국의 쿠바 내 비밀 스파이 기지 협약 존재를 처음 보도했을 당시 미 국방부는 이를 “부정확한 보도”라고 부인했다. 그러나 불과 며칠 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의 존 커비 대변인이 중국 기지 존재를 사실상 인정하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 이는 미국 정부가 해당 정보를 언제, 어떤 방식으로 활용할지를 내부적으로 계산하고 있었음을 시사한다는 해석도 나온다.


중국의 감청망에 더해 러시아의 군사적 존재감도 미국을 자극했다. CSIS는 “러시아가 2024년 6월 유도미사일 호위함 아드미랄 고르시코프와 핵추진 잠수함 카잔을 포함한 전단을 쿠바 아바나에 입항시켰다”고 밝혔다. 특히 카잔은 지르콘 극초음속 미사일 탑재가 가능한 핵잠수함으로 알려져 있다.


냉전 종식 이후 러시아 핵잠수함의 쿠바 기항은 사실상 처음이라는 점에서 워싱턴의 충격은 컸다. 당시 제이크 설리번 미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번에는 이전과 다른 잠수함이 포함돼 있다”며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결국 중국의 광역 감청망과 러시아 핵잠수함의 쿠바 진출은 트럼프 행정부에 강력한 안보 명분을 제공하게 됐다. 루비오 국무장관은 각료회의에서 “쿠바는 러시아와 중국 정보기관 활동을 자국 영토 내에서 허용하고 있으며 이는 미국 국가안보에 대한 직접적 위협”이라고 규정했다.


[쿠바도 베네수엘라처럼…미국 ‘플레이북’ 재가동]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쿠바는 사실상 ‘이란 이후의 다음 전선’으로 공론화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CNBC는 “트럼프가 이란전 개시 직전 쿠바의 ‘우호적 접수(friendly takeover)’ 가능성을 언급했으며,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 역시 미·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직후 ‘쿠바가 다음’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AP통신은 이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의 대쿠바 전략은 석유 봉쇄, 해군력 증강, 연방 기소, 반복된 군사 개입 위협 등 베네수엘라 압박 당시 사용했던 플레이북을 거의 그대로 반복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AP는 “현재 카리브해 전력 규모는 베네수엘라 압박 당시보다 작고, 94세 전직 지도자 기소는 현직 대통령 체포와 상징성이 다르다”며 구조적 차이도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카스트로 기소 당일 항모 진입…쿠바 포위망 현실화]


이번 군사 압박의 타이밍 역시 정교하게 맞물려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 법무부는 지난 20일, 1996년 쿠바군의 민간 항공기 격추 사건과 관련해 라울 카스트로 전 국가평의회 의장을 기소했다. 당시 국방장관이었던 카스트로가 발포 명령을 내려 미국인 3명을 포함한 4명이 숨졌다는 혐의다.


기소 발표 직후 미 남부사령부는 니미츠 항공모함 전단의 카리브해 진입 사실을 공개했다. CSIS 선임 분석가 마크 캔시안은 “니미츠 전단은 억지력 과시 목적이 강하지만, 필요 시 실제 군사 작전에도 투입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항공 추적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의 첨단 정찰기와 감시 드론 역시 수개월째 쿠바 인근 상공에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CNBC는 “이 같은 패턴은 베네수엘라 및 이란 작전 직전에 나타났던 정찰 활동과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약 2500명의 해병대원을 수송할 수 있는 키어사지급 강습상륙함까지 추가 배치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지면서, 카리브해 긴장감은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냉전의 귀환…쿠바는 다시 미중러 충돌의 최전선]


결국 지금의 쿠바 문제는 단순한 미·쿠바 갈등이 아니다. 미국 본토 바로 앞에 중국의 감청망과 러시아의 군사 플랫폼이 구축되는 상황을 워싱턴이 더 이상 방치하지 않겠다는 전략적 선언에 가깝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를 단순한 외교 문제가 아니라 “국가 안보 위협 제거” 문제로 규정하며 군사 옵션까지 공개적으로 거론하기 시작했다.


다만 실제 전면 침공 가능성은 여전히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란전 장기화 부담에 더해 중국과 러시아의 반발, 중남미 국가들의 외교적 역풍, 점령 이후의 비용 문제 등을 고려하면 워싱턴이 선택할 가능성이 더 높은 시나리오는 제한적 군사 압박과 체제 불안정화 전략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그럼에도 중요한 사실은 분명하다. 냉전 종식 이후 역사 속으로 사라진 듯했던 ‘쿠바 위기’가 다시 국제정치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1962년 소련 핵미사일이 미국을 겨눴던 바로 그 섬에서, 이제는 중국의 감청망과 러시아의 핵잠수함이 미국을 압박하고 있다.


그리고 워싱턴은 이를 단순한 지역 문제가 아니라 미국 패권 자체를 겨냥한 전략적 침투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쿠바는 다시 한번 미중러 전략 충돌의 최전선으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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