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부길 whytimespen1@gmail.com

[중국 학계 가짜 논문 및 암시장 파문]
중국 학술계가 세계적인 저널의 논문 위조 의혹과 대규모 가짜 학술지 사기 범죄가 겹치며 신뢰 붕괴의 심각한 기로에 섰다. 지난 5월 12일 홍콩 명보(明報, Ming Pao)를 비롯해 13일에는 중국의 경제일보, 그리고 현지의 한 고발자가 상하이대학교(Shanghai University) 전환의학대학원 원장이자 장강학자(长江学者)인 수자찬(苏佳灿)의 국제 학술지 게재 연구에 대한 허위 통계 의혹을 폭로했다.

아울러 사천성(四川省) 야안시(雅安市) 사법 당국은 유명 대학의 명의를 도용해 논문을 급조하고 막대한 부당 이득을 챙긴 암시장 카르텔을 일망타진했다. 이번 사태는 일회성 일탈이 아니라 중국 전역의 주요 명문 대학에서 연쇄적으로 일어나는 체제적 부패의 파편이다. 이로 인해 서방 세계를 중심으로 중국발 연구 자산에 대한 정밀 검증과 전면적인 불신 기류가 확산하고 있다.
[뉴스쪼개기; 오늘의 뉴스에 대한 와이타임즈의 시각]
중국 학계의 도덕적 파산과 부패의 민낯이 마침내 임계점을 넘어서며 전 세계 과학계의 조롱거리로 전락하고 있다. 이날 중국의 유명 학술 부정 고발자인 겅홍웨이(耿洪伟)가 상하이대학교 전환의학대학원 원장이자 정부가 공인한 고위급 학자인 수자찬의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Nature Nanotechnology)’ 게재 논문을 정조준하고 나서 파문이 일고 있다. 고발자에 따르면 올해 2월 해당 학술지에 실린 관절염 치료 관련 논문의 핵심 데이터가 초등학교 수학 수준의 단순한 등차수열 형태로 조작되었으며, 다른 통계 자료들 역시 과거 자료를 무단으로 돌려막기한 흔적이 고스란히 적발됐다.
세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저널의 자매지마저 중국발 가짜 데이터와 위조된 도표에 오염되었다는 사실은 문명사회의 과학 생태계에 커다란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자 상하이대학 측은 부랴부랴 특별 조사 체제를 가동하고 관련 홍보 게시물을 삭제하는 등 은폐와 진화에 급급한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미봉책으로 중국 학계의 구조적 부패와 썩은 냄새를 가리기에는 이미 늦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번 폭로는 단순한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중국 전역의 주요 명문 대학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터져 나오고 있는 거대한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직 박사과정생 출신의 고발자 겅홍웨이는 최근 한 달 사이에만 퉁지대학교(Tongji University), 난카이대학교(Nankai University), 중산대학교(Sun Yat-sen University) 등 중국을 대표하는 최고 명문대 학장들과 석학들의 논문 조작을 연이어 폭로하며 학계의 저승사자로 떠올랐다. 퉁지대 생명과학기술학원 원장이었던 왕핑(王平)은 네이처 정간에 실린 논문의 치명적인 데이터 오류가 규명되어 이미 직위 해제와 계급 강등이라는 수치스러운 처분을 받았다. 인공지능 기술과 고도화된 통계 모델을 활용한 민간의 과학적 검증 기법 앞에 중국 학계를 호령하던 이른바 '학술 거두'들의 민낯이 추잡하게 벗겨지고 있는 형국이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최고위층 학자들이 자행하는 세련된 논문 조작의 뒷면에는 수백억 원대 규모의 하급 가짜 학술지 암시장이 버젓이 공존하며 번성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사천성 야안시 공안 당국은 유명 대학 학술지를 사칭해 논문을 허위로 인쇄해주고 ‘판면비(版面费; 연구자가 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할 때 저널 측에 지불하는 '논문 게재료' 또는 '출판 비용')’ 명목으로 무려 2600만 위안(약 50억 원)을 편취한 대규모 범죄 조직을 소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최고 권위지부터 밑바닥 삼류 학술지 시장에 이르기까지, 중국의 학문 생태계 전체가 국가의 묵인 아래 거대한 '사기 공장'이자 범죄의 온상으로 전락했음을 보여주는 방증이다.
이러한 중국 학계의 총체적 붕괴와 도덕적 해이는 중국 공산당 독재 체제가 지닌 특유의 정량주의적 성과 압박과 폐쇄적인 ‘이권 카르텔’ 문화에서 비롯된 필연적 결과다. 홍콩의 유력 정론지 ‘명보(明報)’는 이번 사태를 심층 보도하면서 "중국 대륙 과연 체계의 장기적인 ‘량화고해(量化考核·정량 평가)’ 제도와 은밀한 이권 사슬의 작동이 낳은 구조적 폐해"라고 날카롭게 분석했다. 진리 탐구라는 학문의 본질보다 오직 공산당 정권에 바칠 논문 게재 편수와 인용 횟수라는 수치만으로 연구자들을 줄 세우는 야만적 시스템이 범죄를 양산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더해 중국 과학계를 장악한 이른바 관변 학자들은 서로의 부정을 눈감아주고 국가 연구비를 조직적으로 나눠 먹는 은밀한 기득권 동맹을 구축하고 있다. 공산주의적 관료 체제 안에서 이들은 거액의 국책 과제 자금을 독식하며 감시와 비판이 불가능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러왔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를 때까지 대학 자체 검증이나 당국의 감사 시스템은 단 한 번도 작동하지 않았으며, 결국 외부의 민간 고발자가 인공지능 기술을 동원해 철퇴를 내린 후에야 뒷북 조사에 나서는 한심한 행태를 반복하고 있다.
아보로망(阿波羅網)의 평론가 왕두란(王笃然)은 현행 구조 하에서 ‘장강학자’나 ‘지에칭(杰青; 주로 학계나 연구 분야에서 뛰어난 젊은 인재를 뜻하는 '걸출한 청년(杰出青年)'의 줄임말)’ 등의 타이틀을 단 기득권 세력이 서로 심사위원을 맡아주고 배후에서 보증을 서주는 ‘공동 분장(分贓·장물 나누기)’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논문 조작과 데이터 위조가 적발되더라도 자신들의 밥그릇과 체면을 지키기 위해 집단적으로 침묵과 담합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결국 진실을 추구해야 할 학술 공동체가 공산당 정권의 비호 아래 범죄를 모의하고 은폐하는 거대한 카르텔로 변질되었음이 이번 연쇄 폭발로 입증됐다.
중국 공산당은 그동안 엄청난 자본과 인력을 투입해 과학 기술 분야에서 미국을 추월하고 세계 패권을 쥐겠다며 ‘과학기술 굴기’를 요란하게 선전해왔다. 그러나 학문의 기본 가치인 도덕성과 진실성이 결여된 연구 성과는 사상누각에 불과하며, 문명사회의 준엄한 검증 앞에 결국은 무너지기 마련이다. 가짜 논문과 짜고 치는 데이터, 그리고 가짜 학술지가 판치는 삼류 국가에서 나오는 연구 결과를 그 어떤 국제 사회와 자유 진영의 정상적인 국가들이 신뢰하고 협력할 수 있겠는가.
결과적으로 이번 사건은 단순한 일부 학자들의 사기극을 넘어, 질적 고도화와 윤리적 기본을 망각한 채 외형적 성장과 수치 조작에만 매달리는 중국식 발전 모델의 구조적 한계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상징적 사건이다. 양적 팽창에만 눈이 멀어 전체주의적 통제로 학자들을 쥐어짜는 체제의 결말은 언제나 부패와 파멸뿐이다.
“네이처와 가짜 잡지가 동시에 터졌을 때, 외부에서는 진짜 위조된 것이 논문뿐 아니라 학술 체계 전반이 아닌가 의심하기 시작했다”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뉴스 한 줄 평]
거짓과 조작으로 쌓아 올린 중국의 '과학 굴기', 도덕적 파산과 함께 전체주의의 추악한 민낯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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