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부길 whytimespen1@gmail.com

[미국 제재 비웃는 중국, 이란·러시아 드론 공장에 부품 공급]
미국의 강력한 수출 통제와 금융 제재에도 불구하고 중국공산당의 민간 기업들이 이란과 러시아의 자폭 드론 생산에 필요한 핵심 부품과 이중용도(Dual-use) 물자를 대량으로 공급하며 국제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 이는 드론 전쟁 시대의 비확산 정책이 얼마나 취약한지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고 있다. 결국 악의 축 국가들의 전쟁 배후에 중국이 자리잡고 있다는 점이 다시한번 확인되었다는 점에서 중국 공산당의 실체를 다시한번 깨닫게 만든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일, “미국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여전히 이란과 러시아의 드론 공장에 드론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면서 “정체가 불분명한 중국 기업들이 미국의 통제를 무시하고 엔진과 배터리 같은 이중 용도 물품을 공공연하게 수출하고 있다”고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WSJ은 이어 “올해 3월 5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목표물을 집중 타격하고 이란이 텔아비브와 미군 기지가 있는 걸프 국가들에 반격을 가하던 그 날, 중국 내 서버에서 한 통의 이메일이 발송됐다”면서 “발신자는 '샤먼 빅토리 테크놀로지(Xiamen Victory Technology)'라는 이름의 중국 소기업이었는데, 이메일에는 ‘이란에 대한 침략에 깊이 충격받고 분노를 금할 수 없다’는 문구와 함께, 일방향 공격형 드론의 동력원으로 쓰이는 독일 설계 엔진의 판매 제안이 담겨 있었다”고 밝혔다.
해당 엔진은 독일산 림바흐 L550(Limbach L550)으로, 미국이 이란과 러시아에 대한 판매를 금지한 품목이다. 이 엔진은 이란의 주력 자폭 드론 샤헤드-136(Shahed-136)의 핵심 부품이며, 러시아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이를 광범위하게 활용해온 샤헤드 계열 드론에 동일 엔진을 사용하고 있다. 빅토리 테크놀로지의 웹사이트 제품 소개 페이지에는 샤헤드형 드론 이미지와 함께 ‘항공 엔진 솔루션의 혁신’이라는 슬로건이 버젓이 게시돼 있다.
WSJ은 “이 이메일은 핵 비확산 네트워크를 추적하는 위스콘신 핵군비통제 프로젝트 산하 기관 이란워치(Iran Watch)의 수신함에 착오로 전달됐고, 해당 기관은 이를 WSJ에 제공했다”고 짚었다.
이에 대해 이란워치 연구원 존 케이브스(John Caves)는 “이 업체는 림바흐 L550 엔진을 이란에 팔려고 아주 노골적으로 영업 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드론 전쟁 시대의 새로운 비확산 딜레마]
이 사건은 드론 전쟁 시대에 미국이 직면한 새로운 구조적 문제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냉전 시기와 그 이후 수십 년간 미국의 비확산 정책은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추적이 상대적으로 용이한 고기술 대량살상무기—에 집중했다. 그러나 드론은 근본적으로 다른 도전을 제기한다. 저기술·소모성 무기인 드론은 전 세계 상품 거래의 흐름 속에서 탐지를 피해 쉽게 유통되는 평범한 부품들로 거의 전부 조립된다.
중국 세관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 기업들은 수백 개의 컨테이너에 엔진, 컴퓨터 칩, 광섬유 케이블, 자이로스코프 등을 담아 러시아와 이란에 선적하고 있다. 과거에는 일부 수출업자들이 미국·유럽 제재를 피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화물 서류를 허위 기재했으나, 전직 재무부 고위 관리들과 무기 분석가들에 따르면 최근 들어 상당수 업체가 그런 수고조차 들이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 제재 프로그램을 담당했던 전직 고위 관리 미아드 말레키(Miad Maleki)는 “중국은 이 흐름이 공개 보도와 제재 지정을 통해 반복적으로 드러났음에도 눈을 감아 왔다”면서 “중국이 신경을 쓰지 않거나 개입하지 않기로 선택한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에 대해 중국 외교부는 성명에서 “자국 법령과 국제 의무에 따라 이중용도 품목 수출 규제를 일관되게 시행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러한 성명은 중국 당국이 입장이 난처할 때마다 매번 해 오던 회피성 성명이라고 할 것이다.
미국 재무부는 이란의 드론·미사일 프로그램에 핵심 부품을 공급해 온 테헤란 기반 중개업자 하메드 데흐간(Hamed Dehghan)과 연계된 홍콩 소재 유령 회사 네트워크를 2024년 제재했다. 그러나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그의 운영을 위장하는 새로운 홍콩 회사 네트워크가 형성돼 또 다른 제재 조치가 필요했다. 이는 제재를 우회하는 구조가 수면 위로 드러났다 잠복했다 반복하는 '두더지 잡기' 게임과 같다는 것을 보여준다.
중국에서 이란이 개발하고 러시아에 기술이 전수된 샤헤드 드론 제조 기업으로 흘러들어간 부품은 2년간 4,700만 파운드(약 880억 원)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며, 이에 관여한 중국 기업이 97곳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에는 부품의 원산지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 전직 재무부 관리들과 업계 분석가들은 러시아·이란의 드론 프로그램이 이전처럼 미국이나 유럽 부품을 중국을 경유해 들여오는 것을 넘어, 중국 내에서 직접 생산된 부품을 점점 더 많이 조달하고 있다고 말한다.
무기 밀매를 조사하는 영국의 분쟁무장연구소(Conflict Armament Research)는 “샤헤드형 드론에서 중국 제조사가 생산한 부품의 비중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군이 노획한 러시아산 1인칭 시점(FPV) 쿼드콥터 드론을 분해한 결과에서도 중국산 부품이 대거 확인됐다.
[수출 데이터로 읽히는 전쟁의 흔적들, 그리고 중국 공산당]
중국 세관 데이터는 개별 전투 상황과의 놀라운 연관성을 보여준다. 광섬유 케이블 수출이 2024년 가을 급증했는데, 이는 러시아가 광섬유로 제어하는 드론을 활용해 우크라이나의 전파 방해에 대응하고 쿠르스크 지역을 탈환하는 데 성공한 직후였다. 2025년 4월 우크라이나군의 사란스크 공습으로 러시아의 주요 국내 광섬유 케이블 공급사가 타격을 받자 중국의 러시아행 수출은 더욱 가파르게 상승했다.
대서양위원회 글로벌에너지센터 선임 연구원으로 관련 데이터를 추적해온 조지프 웹스터(Joseph Webster)는 “군사 목적 외에는 그 어떤 그럴듯한 설명도 없다”며 “이러한 중국의 태도는 극히 노골적”이라고 평가했다.
WSJ은 “리튬이온 배터리의 러시아 수출도 러시아군이 배터리 구동 쿼드콥터 드론 생산을 확대하면서 급증했으며, 이후에도 높은 수준이 유지되고 있다”면서 “이란에 대한 배터리·광섬유 케이블 수출도 지난해 7~8월 이란-이스라엘 12일 전쟁 직후 유사한 급등 패턴을 보였다”고 짚었다.
[적의 심장 겨누는 중국산 드론 부품, 방관은 자유 진영에 대한 배신]
이렇게 중국이 이란과 러시아라는 '악의 축'에 군사적 혈맹 이상의 물적 토대를 제공하고 있음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미국의 제재 리스트에 오른 '림바흐 L550' 엔진을 비롯해 각종 드론 부품이 중국산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전 세계 분쟁 지역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는 것은 단순한 무역을 넘어 자유민주주의 진영의 안보를 정면으로 위협하는 중국의 전략적 묵인이자 조장이다.
최근 샤먼 빅토리 테크놀로지 등 중국의 신생 업체들이 이란을 향해 “침략에 분노한다”며 노골적으로 엔진 판매 메일을 보낸 사건은 중국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주며 중국 공산당의 본질이 무엇인지 다시한번 깨닫게 만든다. 이들은 미국의 금융망을 사용하지 않는 소규모 업체라는 점을 방패 삼아 제재를 비웃고 있다. 중국 정부는 국제 의무를 준수한다고 강변하지만, 실상은 자국 기업의 이기적 이익과 반서방 연대 강화를 위해 '눈감아주기'로 일관하고 있다.
특히 드론은 현대전의 양상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단돈 2만 달러에서 5만 달러면 생산 가능한 샤헤드 드론이 수백만 달러짜리 미사일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이러한 저비용 고효율 무기 체계의 핵심 부품이 중국에서 무제한 공급된다면, 서방의 정밀 무기 체계는 물량 공세 앞에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다. 이는 명백히 중국이 배후에서 지원하는 '대리전' 양상이다.
실제로 러시아가 쿠르스크 지역을 탈환하거나 이란 대리 세력이 미군 헬기를 공격할 때 사용된 드론 부품들의 수출 통계가 급증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은 이제 단순한 기업 제재를 넘어 중국 전체에 대한 포괄적인 기술 봉쇄를 검토해야 할 시점에 왔다고 할 것이다. 홍콩에 수시로 세워지는 유령회사들을 하나하나 추적하는 방식으로는 속도전에서 이길 수 없다. 중국 정부가 자국 기업의 불법적인 이중용도 물자 유출을 통제하지 못한다면, 그에 상응하는 국가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
중국산 부품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속시키고 중동의 화약고에 기름을 붓고 있는 현실은 결코 묵과할 수 없다. 이는 전 세계 질서를 파괴하려는 전체주의 세력의 결집이다. 중국은 '민간용'이라는 허울 좋은 명분을 내세우지만, 전장에서 회수된 드론 잔해 속에 박힌 'Made in China' 문구는 거짓을 말하지 않는다.
결국 이 문제는 미중 패권 경쟁의 본질과 맞닿아 있다. 중국은 서방의 제재 시스템을 무력화할 수 있는 독자적인 공급망을 이미 구축했다. 이를 방치할 경우 이란과 러시아는 물론 북한으로까지 이 기술과 물자가 흘러 들어가 한반도 안보에 심대한 타격을 줄 것이 자명하다. 강력한 대중 압박만이 독재 정권들의 '드론 커넥션'을 끊어낼 유일한 길이다.
워싱턴은 이제 '핀셋 제재'의 환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중국의 소규모 공장들까지 가세한 이 거대한 우회망은 자유 진영의 안보를 갉아먹는 암세포와 같다. 더 늦기 전에 중국의 이중적 태도에 엄중한 경고를 보내고, 실질적인 경제적 타격을 줄 수 있는 세컨더리 보이콧을 전방위로 확대 적용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