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검색
메뉴 닫기

주소를 선택 후 복사하여 사용하세요.

뒤로가기 새로고침 홈으로가기 링크복사 앞으로가기
[정세분석] 완전히 전세를 뒤집은 우크라, 러시아 '오일 머니' 심장부 타격에 심각한 내부 동요 드론이 바꾼 전세(戰勢)…우크라, 러시아 심장부를 겨누다 2026-05-03
추부길 whytimespen1@gmail.com


[드론이 바꾼 전세(戰勢)…우크라, 러시아 심장부를 겨누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 깊숙한 곳에 위치한 석유 시설을 드론으로 연이어 타격하며 모스크바의 전쟁 자금줄을 정조준하고 있다. 최근 우크라이나 드론은 전선에서 1,500km 떨어진 러시아 내륙 시설까지 도달하며 러시아의 방공망을 무력화하는 저력을 보였다. 특히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으로 흑해 연안 정유시설에서 발트해 항구까지 불길이 치솟는 가운데, 21%의 고금리와 GDP 대비 7.3%에 달하는 국방비 지출로 러시아 경제는 치명상을 입고 허덕이고 있다.



AP통신은 2일, “우크라이나 드론이 러시아 영토 깊숙이 침투하여 석유 시설을 공격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우주에서도 볼 수 있는 거대한 연기가 발생하고 흑해 연안의 관광지에는 유독성 비가 내리고 있다”면서 “이번 공격은 우크라이나 침공을 위한 주요 자금원인 모스크바의 석유 수출을 차단하는 데 겨냥된 것으로, 공격의 범위와 환경적 영향은 전선에서 멀리 떨어진 일반 러시아인들에게도 전쟁의 심각성을 실감하게 해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잘 알려진 대로 이 전쟁은 지난 2022년 2월 24일, 러시아군이 '특수군사작전'이라는 이름으로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지 4년을 넘겼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전쟁으로 꼽히는 이 분쟁의 사상자는 200만 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전쟁 초반의 전망은 러시아의 압도적 우세였다. 그러나 올해 5월 현재, 전황의 무게중심은 완전히 우크라이나 측으로 기울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지상전에서의 수세를 드론과 장거리 타격 전략으로 뒤집으며 러시아의 전쟁 수행 능력 자체를 흔드는 새로운 국면을 만들어내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드론 타격 전략은 이제 단순한 전술 차원을 넘어 러시아 경제의 근간을 흔드는 전략적 무기로 진화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주요 수익원인 석유 인프라 공격에 집중하면서, 흑해 연안의 투압세 정유시설을 4월 한 달에만 세 차례 이상 잇달아 타격했다. 


우크라인스카 프라우다는 “투압세는 러시아 국영 석유기업 로스네프트의 핵심 수출 거점”이라면서 “올해 4월 16일, 20일, 28일 세 차례에 공격이 이어졌는데, 두 번째 공격으로 인한 화재가 공식 진압된 지 나흘 만에 세 번째 공격이 이루어졌고, 이로 인해 복구 작업이 완전히 중단되기 전에 해당 시설은 무기한 폐쇄됐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이어 “한 차례의 타격으로 진화에만 5일이 걸렸고, 약 300명의 소방관이 투입됐으며, 이 화재로 대기 중 벤젠 농도가 평소보다 2~3배 이상 치솟았다”고 짚었다.


투압세만이 아니다. 발트해 연안의 러시아 최대 석유·가스 수출 터미널 중 하나인 우스트루가는 3월 말 일주일 사이에만 세 차례 공격을 받았으며, 이곳은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800km 이상 떨어진 지점이다. 또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내륙 페름 지역의 석유 펌핑 스테이션을 이틀 연속 타격했다고 밝혔는데, 이 시설은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1,500km 이상 떨어진 곳이다.


우크라이나 무인 시스템 부대 사령관 ‘로베르트 마자르 브로브디’는 “이 일련의 공격은 영화 '그라운드호그 데이'의 리메이크”라고 표현했다. 이는 시설이 완전히 무력화될 때까지 반복된다는 의미로,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은 일회성 작전의 연속이 아니라 러시아 예산 수입의 약 4분의 1을 차지하는 수출 수익에 대한 체계적인 압박으로 계획되고 있다.


우크라인스카 프라우다는 이에 대해 “이러한 공세의 성과는 수치로도 확인되는데, 디젤 화물은 지난 3월 22일 이후 발트해 연안의 여러 터미널에서 사실상 선적되지 못하고 있으며, 남부 항로의 주요 허브인 투압세 항구도 사실상 이용 불가 상태가 됐다”면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올해 들어 석유 부문 공격만으로 러시아가 최소 70억 달러(약 10조 원) 이상의 손실을 입었다고 밝혔다”고 설명했다. 


[비대칭 전력으로 러시아 방공망 압도]


드론 전략이 이처럼 강력한 효과를 발휘하는 데에는 우크라이나군의 기술적 진보가 결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2022년 러시아의 전면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군은 장거리 정밀타격 능력을 두 배 이상 끌어올렸으며, 이는 다양한 방향에서 드론을 진입시켜 러시아의 대응 능력을 분산시킬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세인트앤드루스 대학 국제관계학부의 마르첼 플리히타는 이에 대해 “드론 공격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전략적 비대칭성의 상징”이라며 “전쟁 초반에는 아무도 러시아가 이런 공격을 받게 되리라 예상하지 못했던 곳을 겨냥한다는 점에서 매우 성공적인 활용 사례”라고 평가했다. 이 역량은 불과 4년 전에는 존재조차 하지 않았던 것이다.


지난 해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전투원과 장비 손실의 70~80%가 드론에 의해 발생했으며, 수백 달러짜리 드론이 수백만 달러의 전차를 격파하는 비대칭 전투의 현실이 고착됐다. 우크라이나는 한 달에만 약 9만 개에 달하는 러시아 표적을 드론으로 타격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한 지난 해 6월 이른바 '거미줄 작전'에서 117대의 드론으로 러시아 5개 공군기지를 동시에 타격해 전략폭격기 10~20대를 파괴하기도 했다.


이러한 공세는 러시아의 방공망을 과부하 상태로 몰고 있다. 레닌그라드주 주지사 알렉산드르 드로즈덴코는 한 방송에서 “상트페테르부르크 인근 지역이 항공 위협으로 인해 전선 지역이나 다름없다”고 선언했다. 러시아 내부에서 나온 이 발언은 상징적이다. 전쟁을 수행하고 있지 않다고 자국민에게 선전해 온 크렘린의 입장과 정면으로 충돌하기 때문이다.


[땅은 조금 얻었지만, 국력은 크게 잃은 러시아]


전장에서의 러시아 진격도 표면적 수치와 실질적 소모 사이에 커다란 괴리를 드러내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싱크탱크 CSIS를 인용해 “러시아가 지난 1년 반 동안 도네츠크주 포크로우스크에서 하루 평균 불과 70m, 하르키우주 쿠피안스크에서는 23m씩 전진했다”면서 “이는 엄청난 병력과 물자를 소모하면서도 지도상의 전선은 거의 이동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라고 꼬집었다.


2025년 한 해 동안 러시아의 공세 결과 러시아가 장악한 영토는 약 3,000~5,000㎢, 즉 우크라이나 전체 면적의 0.4~0.8%에 불과했다. 막대한 인적·물적 손실을 감수하고 얻어낸 결과치고는 전략적으로 실망스러운 성과다. 미국 싱크탱크 CSIS는 “러시아군 사상자는 최소 약 120만 명, 우크라이나군 사상자를 약 60만 명으로 추정한다”면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이 수준의 사상자를 낸 강대국은 없었다”고 평가했다.


러시아는 전력 소모에 대응하기 위해 국방비를 전례 없는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는 '군사 균형 2026' 보고서에서 “러시아가 지난해 GDP의 7.3%에 달하는 1,860억 달러(약 266조 원)를 국방비로 지출했으며, 이는 전쟁 전인 2021년 대비 두 배 증가한 수치”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재정 부담은 러시아 경제 전반에 광범위한 왜곡을 일으키고 있다. 


[고금리·인플레의 덫에 빠진 러시아 경제]


전쟁 장기화가 낳은 경제적 후폭풍은 이미 러시아 내부에서 가시화되고 있다. 가디언은 “한동안 견고했던 러시아 경제가 올해 들어 뚜렷한 침체 신호를 보이고 있다”면서 “IMF는 러시아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0.6%, 0.8%로 하향 조정했으며,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을 제외하면 2014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가장 핵심적인 타격은 에너지 수입의 급감이다. 2022년 초 배럴당 90달러에 달했던 러시아 우랄산 원유 가격은 지난해 말 50달러 선까지 하락했으며, 전쟁 초기 러시아 연방 예산의 40%를 책임지던 화석연료 세수는 지난해 3분기 기준 25%까지 급감했다.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러시아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최고 21%까지 끌어올리면서 경기 둔화는 더욱 심화됐다. 갤럽 여론조사에서 '경제가 나빠지고 있다'고 응답한 러시아인은 2022년 29%에서 지난해 8월 기준 39%로 증가했다.


대외 교역 구조의 왜곡도 심각하다. 2020년 러시아의 대EU 교역 비중은 전체 교역의 38%였으나 2025년에는 8%로 급감했다. 반면 중국과의 교역 비중은 18%에서 33%로 늘어 중국이 러시아의 최대 교역 파트너가 됐다. 서방 시장이 막히자 중국에 대한 구조적 종속이 심화되는 셈이다.


[우크라 드론, 푸틴정권 통치 정당성 뿌리째 흔드는 심리전의 승리]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아킬레스건인 석유 인프라를 직접 타격하기 시작한 것은 전쟁의 양상을 완전히 바꾸는 전략적 전환점이다. 그동안 러시아는 거대한 영토를 방패 삼아 본토는 안전하다는 기만전술을 펼쳐왔으나, 이제 러시아 국민들은 자신들의 앞마당에서 불타오르는 정유시설을 목격하며 전쟁의 공포를 실감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군사적 타격을 넘어 푸틴 정권의 통치 정당성을 뿌리째 흔드는 심리전의 승리라고 볼 수 있다.


우크라이나의 기술력 진화는 놀라운 수준이다. 개전 초기와 비교해 타격 거리를 두 배 이상 늘린 드론 기술은 서방의 첨단 무기 지원 없이도 러시아의 심장부를 찌를 수 있음을 증명했다. 특히 1,500km 떨어진 페름 지역의 펌프 스테이션까지 공격 범위에 넣었다는 사실은 러시아 전역의 에너지 시설이 우크라이나의 사정권 안에 들어왔음을 의미한다. 이는 안보 측면에서 러시아에 엄청난 비용과 자원 분산을 강요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경제적 관점에서 볼 때, 러시아의 석유 수출은 침략 전쟁을 지속하게 하는 '검은 피'와 같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이번 공격을 '물리적 제재'라고 부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서방의 금융 제재를 우회하며 벌어들인 오일 머니가 드론 한 방에 연기로 사라지는 모습은 국제 사회가 추진해 온 대러 제재의 실효성을 극대화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러시아 내부의 변화도 주목할 만하다. 투압세 등 휴양지 근처 시설이 타격받으며 발생한 '검은 비'와 환경 오염은 러시아 중산층의 불만을 자극하고 있다. 독재 정권의 통제 아래 입을 다물고 있던 시민들도 삶의 터전이 파괴되는 현실 앞에서는 흔들릴 수밖에 없다. 이는 푸틴이 가장 두려워하는 내부로부터의 균열을 만드는 도화선이 될 수 있다.


미국과 서방 국가들은 우크라이나의 이러한 자구책을 적극 지지하고 더 강력한 정보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러시아가 에너지를 무기화하며 세계 경제를 위협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 무기를 무력화하는 우크라이나의 결단은 자유 민주주의 진영 전체의 이익과 직결된다.


우리는 우크라이나가 보여주는 불굴의 의지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 압도적인 군사력을 가진 침략자라도 그들의 경제적 기반을 정밀하게 타격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점이다. 특히 북한과 중국 같은 전체주의 국가들을 상대해야 하는 우리에게 우크라이나의 드론 전략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결국 이 전쟁의 끝은 푸틴의 전쟁 자금이 바닥나는 지점에서 결정될 것이다. 유가 상승이라는 변수가 러시아를 돕고 있지만, 지속적인 인프라 파괴는 복구 비용의 상승과 부품 수급의 어려움을 야기해 결국 러시아 경제를 고사시킬 것이다. 우크라이나는 멈추지 말고 러시아의 에너지 동맥을 끊어내야 한다.


결론적으로, 우크라이나의 본토 타격은 러시아의 오만함을 꺾는 가장 날카로운 창이다. 국제 사회는 유가 변동에 일희일비할 것이 아니라, 침략자의 자금줄을 완전히 차단할 수 있도록 우크라이나의 군사적 행동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평화를 앞당기는 유일한 길이다. 이렇게 침략자의 검은 돈을 태우는 우크라이나의 드론, 푸틴의 전쟁 독재를 무너뜨릴 가장 날카로운 비수가 되고 있다.



TAG

사회

국방/안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