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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美, 中 화훙반도체 장비 반입 전격 봉쇄… 7나노 '반도체 굴기' 고사 위기 美, 화홍반도체 장비 공급 차단…中 반도체 굴기 '사면초가' 2026-05-01
추부길 whytimespen1@gmail.com


[美, 화홍반도체 장비 공급 차단…中 반도체 굴기 '사면초가']


미국 상무부가 중국 2위 파운드리 화홍반도체(華虹半導體) 계열사에 대한 반도체 장비 공급을 전면 차단하며, 중국이 10년 넘게 추진해온 반도체 자립화 전략이 결정적 위기에 봉착했다. 이는 중국의 미세 공정 전환 시도를 미국이 원천 봉쇄하고 나섰다는 점에서 중국의 반도체 굴기는 또한번 좌절의 쓴 맛을 보게 됐다.


로이터통신은 4월 30일, “미국 상무부가 지난주 램리서치(Lam Research)·어플라이드머티리얼스(Applied Materials)·KLA 등 미국 3대 반도체 장비 기업에 서한을 보내 화홍반도체(華虹半導體) 관련 공장에 대한 장비 및 원자재 공급을 즉각 중단하도록 통보했다”면서 “이번 조치는 단순한 개별 기업 제재를 넘어 중국이 국가 역량을 총동원해 추진해온 반도체 굴기의 심장부를 정조준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지난 3월, “화웨이와 중국 장비업체 사이캐리어 등의 협력을 받아 화리마이크로가 인공지능(AI) 칩 생산에 활용 가능한 7나노미터(nm) 공정 기술을 개발하고 상하이 팹에서 양산 준비를 진행 중”이라고 단독 보도한 바 있었다. 


이런 관점에서 로이터는 “이번 규제의 직접적 표적은 화홍반도체 산하 파운드리 자회사인 상하이화력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화리마이크로)”라면서 “미 상무부의 이번 서한에는 화리마이크로로 향하는 장비 공급 경로를 차단한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고 짚었다. 


규제 소식이 전해진 28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KLA는 약 6%, 램리서치와 어플라이드머티리얼스는 4~5% 안팎 급락했으며, 홍콩 증시에 상장된 화홍반도체 주가도 3.5% 하락 마감했다.


['반도체 굴기' 10년, 166조 원의 역설]


이번 사태는 중국 반도체 산업이 처한 구조적 한계를 다시 한번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중국 정부는 2015년 '중국제조 2025(MIC2025)'를 선언하며 국가집적회로산업투자기금(빅펀드)과 지방정부 펀드를 합쳐 총 1,150억 달러(약 166조 원) 이상을 반도체 산업에 투입했고, 2024년 한 해에만 18개의 신규 웨이퍼 팹 건설에 착수하는 물량 공세를 퍼부었다. 


그러나 트렌드포스 데이터에 따르면 SMIC·화홍그룹·넥스칩 등 중국 상위 3대 파운드리의 글로벌 시장 합산 점유율은 2022년 9.6%에서 지난해 3분기 8.6%로 오히려 뒷걸음질 쳤다. 천문학적인 자금 투입과 달리 시장 지배력은 약화된 것이다. 


2024년 중국 반도체 자급률은 약 33%에 불과하다. 이는 중국이 당초 목표로 내세웠던 70%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탐스하드웨어는 “2026년 현재 중국 반도체 산업은 아무리 돈을 쏟아부어도 더 이상 발전하기 어려운 지점에 도달했다”며 “그 핵심에는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 문제가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2019년 이후 네덜란드 ASML은 미국 정부의 압력 아래 중국에 EUV 장비 판매를 중단했고, EUV 없이는 5나노 이하 공정 양산이 불가능한 탓에 SMIC와 화홍 등은 이 한계선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DUV 멀티패터닝 우회로도 '비용의 함정']


중국 기업들은 EUV 대신 구형 심층자외선(DUV) 장비로 회로를 여러 번 겹쳐 그리는 '멀티패터닝' 기법을 동원해 7나노 공정에 진입하려 해왔다. SMIC가 이 방식으로 7나노급 기린(Kirin) 칩 양산에 성공한 것은 사실이지만, 경제성 문제가 치명적이다. 반도체 전문가들은 “DUV를 이용한 7나노 공정은 EUV 공정보다 생산 비용이 40~50% 더 비싸다”며 “수율(결함 없는 합격품 비율) 잡기도 어려워 상업적 대량 생산으로 이익을 내기는 불가능한 구조”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SMIC의 2024년 기준 총마진은 18%, 순마진은 9.1%로 떨어졌으며, 2024년 영업이익의 87%가 정부 보조금(약 4억 1,100만 달러)에서 나왔다. 보조금이 없었다면 영업이익은 6,200만 달러에 그쳤을 것으로 분석된다. 기술 자립의 겉모습 뒤에 재정 의존이라는 그늘이 짙게 드리워진 현실이다. 


화리마이크로가 진행 중인 7나노 공정도 같은 DUV 멀티패터닝 방식에 기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에서는 올해 말까지 월 수천 장 규모의 웨이퍼 초기 생산능력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해지지만, 수율 수준은 아직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번 미국 상무부의 장비 공급 차단은 이 불안정한 생산 체계가 확장되기 전에 공급망의 씨를 말리겠다는 계산에서 나온 조치다.


[장비 자급률 9.6%, 벽은 더 높다]


이와 관련해 미국 중국경제안보검토위원회(USCC)는 보고서를 통해 “20~14나노급 반도체 장비의 중국 자국산 충족률은 2023년 기준 9.6%에 불과하다”면서 “이는 첨단 공정으로 올라갈수록 중국이 외부 장비에 얼마나 의존하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수치”라고 지적했다. 


미국 중국경제안보검토위원회(USCC)는 이어 “첨단 공정에 필요한 일부 노광·식각·증착 장비는 수출 허가 대상이거나 사실상 반입이 제한된 상태로, 중국 내 공장은 기존 설비 유지·보수나 제한적 업그레이드는 가능하지만, 첨단 공정 전환이나 대규모 증설에는 제약을 받고 있다”고 짚었다. 


이에 따라 중국은 제15차 5개년 계획(2026~2030)에서 2030년까지 반도체 자급률 80% 달성, 7나노 공정 반도체 생산장비 100% 국산화, 14나노 공정의 안정적 양산 등을 핵심 목표로 내걸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목표 달성에 의구심을 표한다. 현재 레거시(성숙) 공정인 28나노 이상 분야에서는 중국의 생산능력 확대가 두드러지지만, 첨단 공정에서의 기술 격차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싱크탱크 프로그레스 연구소(IFP)는 “2026년 미국이 최첨단 AI 칩을 중국보다 약 40배 더 많이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지식 통보 서한'으로 빠른 규제 집행…희토류 맞불도 역부족]


미 상무부가 이번에 구사한 수단은 '이즈-인폼드 레터(is-informed letter)', 즉 지식 통보 서한이다. 정식 입법 절차 없이 특정 기업에 새로운 허가 요건을 즉시 부과할 수 있는 행정 도구로, 트럼프 행정부는 이를 대중 반도체 제재의 주요 수단으로 반복 활용해왔다. 소식통은 이번 통보로 화홍 관련 시설에 납품하던 업체들이 수십억 달러 규모의 매출 손실을 입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은 이에 맞서 텅스텐·희토류 같은 핵심 광물을 무기화하는 방식으로 응수하고 있다. 2025년에는 텅스텐·몰리브덴 등 5종의 광물과 사마륨·가돌리늄 등 7종의 희토류에 대한 수출통제를 연이어 단행하며 자국 핵심 자원을 활용한 전략적 대응을 강화했다. 그러나 반도체 설계·장비 분야의 구조적 열세를 희토류 카드만으로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첨단 AI 칩 자립 시도 좌절시키려는 미국의 안보적 결단]


이렇게 미국 정부가 화훙반도체의 숨통을 조이고 나선 것은 중국의 이른바 '반도체 굴기'가 임계점에 도달했다는 판단에 따른 긴급 처방이다. 그동안 중국은 미국의 집요한 견제 속에서도 중신국제(SMIC)를 앞세워 7나노 공정 양산에 성공했다고 선전하며 기술적 돌파구를 찾는 듯 보였다. 그러나 미 상무부가 화훙반도체라는 또 다른 핵심 거점을 정밀 타격함에 따라 중국의 첨단 공정 확산 시도는 거대한 장벽에 가로막히게 되었다.


특히 이번 제재의 핵심 도구인 '지식 서한(is-informed letter)'은 미국 행정부의 강력한 집행 의지를 보여준다. 복잡한 법적 절차를 건너뛰고 국가 안보라는 명분 아래 즉각적인 수출 통제를 단행한 것은, 중국의 기술 추격 자체를 전면 봉쇄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특히 램리서치,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KLA 등 세계 시장을 주도하는 미 장비 3사의 공급 중단은 중국 반도체 공장의 가동 중단을 의미하는 것과 다름없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지점은 중국이 추진해 온 7나노 공정의 위험성이다. 이 미세 공정은 단순히 스마트폰 성능을 높이는 수준을 넘어 드론, 자율주행, 정밀 타격 무기 등 현대전의 승패를 가르는 인공지능(AI) 칩 생산의 핵심이다. 자유 민주주의 진영의 안보를 위협하는 독재 국가가 첨단 살상 무기에 들어갈 뇌를 스스로 제작하도록 방치할 수 없다는 미국의 단호한 입장은 지극히 정당한 방어 기제다.


중국은 그간 천문학적인 국가 보조금을 투입해 시장 질서를 교란하며 기술 자립을 외쳐왔다. 하지만 반도체 생태계는 특정 국가가 독자적으로 구축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수만 개의 정밀 부품과 노하우가 결합된 미제 장비 없이 중국이 '창정'식 정신 승리로 미세 공정을 완성하겠다는 것은 허구에 가깝다. 이번 조치로 화훙반도체는 이미 수십억 달러의 손실을 입게 되었으며, 이는 중국 전체 반도체 공급망의 붕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결정은 5월 방중을 앞둔 시점에서 중국의 아킬레스건을 정확히 찌른 것이다. 이는 단순한 무역 갈등을 넘어 글로벌 기술 패권을 누가 쥐느냐의 싸움이다. 미국은 장비 판매 금지를 넘어 이미 반입된 장비의 유지보수 서비스까지 차단하는 고사 작전을 펼치고 있다. 장비가 있어도 부품 교체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안 된다면 결국 거대한 고철 덩어리로 전락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깨우쳐 주는 것이다.


중국이 저가형 범용 반도체 시장에서 물량 공세를 펼칠 수는 있겠지만, 미래 산업의 핵심인 첨단 칩 분야에서는 철저히 고립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 반도체 공급망은 이제 신뢰할 수 있는 가치 동맹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이번 화훙반도체 제재는 중국의 야욕이 자유 진영의 기술 장벽 앞에서 어떻게 무너지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다.


결국 기술은 그것을 다루는 주체의 가치관에 따라 인류의 축복이 될 수도, 재앙이 될 수도 있다. 중국 공산당의 통제 아래 있는 기술 굴기는 세계 평화에 위협이 될 뿐이다. 미국의 이번 봉쇄 조치는 중국이 정상적인 국제 규범을 준수하지 않는 한 첨단 기술의 혜택을 누릴 자격이 없음을 전 세계에 선포한 것이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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