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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강경파에 또 막힌 이란 협상파...美, “이란내 의견 통일 위해 휴전 연장” 모즈타파도 못막은 이란 강경파의 반란, 종전협상 코앞 내홍 2026-04-22
추부길 whytimespen1@gmail.com


[모즈타파도 못막은 이란 강경파의 반란, 종전협상 코앞 내홍]


이란 평화협상이 또다시 좌초됐다. 이번에는 최고지도자 모즈타바까지 나서 평화협상을 열라고 지시했지만 그럼에도 협상단의 앞길을 강경파가 가로막아 서면서 이슬라마바드로 출발하지 못했다. 파키스탄의 긴급 요청을 받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결국 휴전협상 시한을 연장했으며, J.D. 밴스 부통령의 파키스탄행도 취소됐다. 결국 휴전협상 결렬시 폭격 개시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공언을 일단 유보한 것은 이란내 협상파들의 입지를 넓혀주려는 배려인 것으로 판단된다. 



뉴욕포스트(New York Post)는 2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 미디어 플랫폼인 ‘트루스 소셜(Truth Social)’을 통해 이란과의 휴전 연장 결정을 공식화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정부 내부에 수습하기 어려운 수준의 분열이 발생했다는 점을 휴전 연장의 결정적 사유로 꼽았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정부가 예상했던 대로 심각하게 분열되어 있다는 사실과 파키스탄의 아심 무니르 육군참모총장 및 셰바즈 샤리프 총리의 요청에 따라, 이란 지도부와 대표단이 통일된 제안을 가져올 때까지 공격을 보류하기로 했다”고 기술했다. 그는 이어 “군에 해상 봉쇄를 계속 유지하고 모든 면에서 즉각적인 작전 수행이 가능한 상태를 유지할 것을 지시했다”며 “통일된 제안이 제출되고 논의가 결론날 때까지 휴전은 연장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상황이 이렇게 흐르다보니 당초 J.D. 밴스 부통령은 20일에 이슬라마바드에 도착할 예정이었고, 트럼프 대통령도 “밴스 부통령이 이슬라마바드로 출발했다”고 공지까지 했지만, 급격한 상황 변화로 결국 밴스 부통령은 파키스탄행을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포스트는 “이란 측은 중재자인 파키스탄에 협상 대표단을 보낼지 여부조차 확답하지 않은 상태였다”면서 “미국 협상단이 17시간의 비행 끝에 회담장에 도착했음에도 불구하고 상대측이 나타나지 않는 이른바 ‘노쇼(No-show)’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워싱턴은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협상 혼선의 배경에는 이란 내부 균열이 자리 잡고 있다. 이란 강경파와 온건파 간의 입장 차이가 협상 전선에서도 그대로 노출됐다.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이란혁명수비대(IRGC)는 미국의 요구에 굴복하는 것처럼 비칠 수 있는 어떠한 합의에도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결국 이란내 협상파의 이슬라마바드행을 이란혁명수비대(IRGC)를 중심으로 한 초강경파가 모즈타바 최고 지도자의 명령에도 불구하고 가로막고 나섰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좀 더 정리하자면 협상파는 당장 이란에 닥친 위기를 생각하며 미국과 협상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지만 강경파는 그보다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를 이 기회에 확고하게 장악해야 한다는 입장에서 협상파의 부상을 가로막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한마디로 정책 결정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계파 간의 힘겨루기가 노골적으로 진행되는 양상이라는 것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현재 이란의 상황이 단순히 의견 차이를 넘어 최고 지도자의 궐위나 다름없는 심각한 수준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러한 내부 분열은 국가적인 위기 상황에서 단일한 목소리를 내지 못하게 만드는 결정적인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권력 구조 상층부에서 발생하는 불협화음은 행정 전반의 마비로 이어지며 대내외적인 불확실성을 가중시키는 실정이다.


이러한 내부의 균열은 대외 협상 과정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영국 경제 전문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진행된 1차 종전 협상에 투입된 약 80명의 이란 협상단 가운데 실질적인 의사 결정권을 보유한 인물은 30명 내외였던 것으로 파악되었다”면서 “이들은 국가를 대표하여 단일안을 제시해야 하는 자리임에도 불구하고 협상 테이블 위에서 극명한 이견을 노출하며 자중지란을 겪었다”고 보도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이어 “당시 협상에 참여한 이들 사이에서 분출된 이견은 중재자가 개입해야 할 만큼 심각한 수준에 도달했다”면서 “이날 협상을 조율하던 파키스탄 측 관계자들은 이란 내부 구성원들의 갈등이 봉합되지 않자 정상적인 논의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하여 협상 도중 휴회를 선언하는 이례적인 조치를 취했는데, 이는 이란 내의 계파 갈등이 이미 통제 범위를 벗어나 외교 현장에까지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짚었다.


이코노미스트는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러한 권력 투쟁이 장기화될 경우 이란의 대외 신인도는 물론 국내 정치적 안정성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며 “특히 혁명수비대를 필두로 한 강경 노선과 국제 사회와의 관계 회복을 꾀하는 개혁파의 전략이 충돌을 거듭하면서, 이란은 자국 내의 질서를 수습하는 데에도 상당한 진통을 겪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권력 공백 마주한 이란 내분 격화에 깊어지는 미국의 고민]


이란 내부의 이러한 정치 상황 때문에 미국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이번 발표 전까지 국제 사회는 22일 만료 예정이었던 휴전이 종료됨과 동시에 대규모 공습이 재개될 것이라는 긴장감에 휩싸여 있었다.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공언했던 대로 이란내 발전소 등의 사회 기반시설을 타격하게 될 경우 이란 내부의 협상파들의 입지마저 완전히 위축시킬 수 있고, 이는 결국 ‘이란의 북한화’로 가는 길을 열어줄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에 내부적으로 향후 대응방안을 심각하게 고민한 것으로 보인다. 


때마침 중재를 맡았던 파키스탄에서 이란내 협상파에게 좀 더 시간적 여유를 주자는 의견을 강하게 제시함에 따라 미국은 결국 휴전 연장과 함께 파키스탄측에 이란 내부 상황을 정리하는 시간을 더 주기로 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 정부가 예상대로 심각하게 분열되어 있다는 사실과 파키스탄의 아심 무니르 육군참모총장 및 셰바즈 샤리프 총리의 요청에 기반해 결정을 내렸다”며 “이란 지도자들과 대표단이 통일된 제안을 마련할 때까지 이란에 대한 공격을 보류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는 메시지를 낸 것도 바로 이런 고민이 반영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방향전환을 두고 미국의 반 트럼프 매체들이나 우리나라의 레거시 언론들조차 “트럼프의 아무 말 대잔치 때문에 혼란만 키우고 있다”고 비판하지만 미국의 입장에서 가능하면 이란내 협상파 입지 강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그러한 숨겨진 의도에 대해서는 전혀 감안하지 않는, 그저 ‘트럼프 죽이기’식 보도만 이어가고 있다고 보면 될 것이다. 


분명한 것은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 정권 내부의 혼란을 고려해 일단 협상파의 입지를 강화시키는 것은 물론이고, 이를 위해 군사적 타격보다는 경제적·물리적 고립을 통한 ‘말려 죽이기’ 식의 압박이 현재로서는 더 효과적이라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오전 CNBC '스쿼크 박스' 인터뷰에서 “합의 없이 휴전 시한이 끝나면 다시 폭격을 재개할 것”이라며 "군은 출격 준비가 돼 있다. 나쁜 합의는 서두르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트루스소셜에 "시간은 나의 적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지난 47년간 다른 대통령들이 해결하지 못했던 이란 문제를 마침내 바로잡는 것"이라고 적었다.


[트럼프, 이란에 사형 위기 여성 8명 석방 촉구]


이란의 협상 노쇼에도 불구하고 이란에 대한 무차별적 공격을 일단 연기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본격적인 평화 협상을 앞두고 사형 집행 위기에 처한 여성 수감자 8명의 석방을 이란 지도부에 공식 요청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란 정권이 처형할 예정으로 알려진 여성 8명을 석방하는 것이 미국과의 신뢰를 구축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석방 요구 대상에는 올해 초 이란 전역에서 발생한 반정부 시위에 참여했다가 체포된 16세 소녀와 현직 의사 등이 포함되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곧 자신의 대표단과 협상 테이블에 앉게 될 이란 지도자들을 향해 이 여성들의 석방을 대단히 감사하게 여길 것이라는 입장을 전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이란 측이 여성들을 석방하는 결단을 내린다면 우리 측에서도 그 사실을 존중할 것이라고 확신한다”면서 “수감자들에게 어떠한 해를 끼치지 말 것을 촉구한다”고 당부하며, “이들의 자유를 보장하는 것이 양국 간 협상의 훌륭한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본격적인 외교적 논의에 앞서 이란의 인권 개선 의지를 확인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뉴욕포스트는 “이번 요청은 친이스라엘 활동가인 에얄 야코비가 SNS에 올린 게시물을 직접 인용한 것”이라 보도했다. 해당 게시물에는 지난 1월 반정부 시위 도중 체포된 비타 헤마티를 비롯해 처형 위기에 놓인 여성들의 사진이 포함되어 있다. 이란 저항위원회(NCRI)에 따르면, 헤마티는 폭발물 사용과 국가 안보 교란 등의 혐의로 남편 및 이웃들과 함께 사형 선고를 받은 상태다.


뉴욕포스트는 “명단에 오른 인물 중에는 16세에 불과한 다이아나 타헤라바디와 33세의 마부베 샤바니도 포함되어 있다”면서 “타헤라바디는 1월 시위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이란 내에서 사형에 처해질 수 있는 중범죄인 '신에 대항한 전쟁' 혐의를 받고 있으며, 샤바니는 부상당한 시위대를 도운 혐의로 지난 2월 구금된 것으로 확인되었다”고 밝혔다. 뉴욕포스트는 또한 “하세미 네자드 병원의 내과 전문의인 골나즈 나라기 역시 강제 자백 후 수감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인권 단체들은 이란 당국이 시위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형식적인 재판을 거쳐 사형 집행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비판해 왔다. 미국에 본부를 둔 인권통신사(HRANA)는 올해 초 “시위 과정에서 5만 명 이상이 구금되었다”고 집계했다. 이란 저항위원회는 올해 첫 달에만 이미 300명 이상에 대한 사형이 집행된 것으로 추산하며 국제 사회의 관심을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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