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부길 whytimespen1@gmail.com

[미, 이란 압박 위해 중동에 추가 병력 수천 명 급파]
미국과 이란간에 2차 종전협상 문제가 오고가는 가운데, 미국이 중동에 항공모함을 포함한 1만여 명의 추가 병력을 전개하며 군사적·경제적 압박의 강도를 전례 없는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이란에 ‘경제적 분노’ 작전을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위세에 놀란 중국은 이란에 더 이상 무기를 보내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한마디로 완전히 꼬리를 내린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16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압박을 강화하기 위해 미국에 수천 명의 병력을 중동에 추가 파견했다”면서 “미 국방부는 항공모함 USS 조지 H.W. 부시함과 호위 함정에 탑승한 약 6,000명의 병력을 수일 내에 중동에 추가 전개할 계획이며, 여기에 더해 상륙강습함 USS 복서를 중심으로 구성된 상륙준비단과 제11해병원정대 등 약 4,200명도 이달 말까지 해당 지역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WP는 이어 “현재 미국이 이란 대응을 위해 전 세계적으로 운용 중인 병력 규모는 약 5만 명에 달한다”면서 “이번 추가 전개의 시점은 미국과 이란이 합의한 2주간의 휴전 기한이 오는 4월 22일 만료된다는 사실과 무관하지 않다”고 밝혔다.
WP는 “이란의 핵물질 반출을 위한 특수부대 작전을 시행하거나 호르무즈 해협 개방 및 하르그섬 확보를 위한 상륙작전 등이 논의되고 있다”고 전했다.
[해상 봉쇄와 '경제적 분노 작전' 본격화, 동시 다발적 압박]
군사적 증강과 함께 경제적 압박도 병행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 이란 항구를 드나드는 모든 해상 교통에 대한 군사 봉쇄를 공식 선언했다. 현재 미 해군 함정 10여 척 이상이 오만만과 아라비아해에 배치돼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오는 선박들을 완전히 차단하고 있다. 미군 당국에 따르면 이 조치 이후 지금까지 10척의 선박이 회항했으며, 전날에는 이란 선적 선박 한 척이 해협을 빠져나오려다 미 구축함 USS 스프루언스(Spruance)에 의해 방향을 돌렸다.
이런 가운데 한국의 언론들 사이에서 중국 유조선이 미군의 봉쇄를 뚫고 호르무즈 해협을 벗어났다고 보도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중국 유조선 리치 스타리(Rich Starry)는 끝내 미 해군의 해상 봉쇄를 뚫지 못하고 다시 이란 연안으로 U턴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15일 성명을 통해 “해상 봉쇄 시행 초기 48시간 동안 이란 항구를 기점으로 한 어떠한 선박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지 못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사령부에 따르면 이 기간 중 이란 항구를 거쳐 오만만 진출을 시도했던 9척의 선박이 미 해군의 무선 경고 지시에 따라 기수를 돌려 이란 연안으로 복귀했다. 이는 미군 당국이 이란의 경제적 혈맥인 해상 통로를 사실상 완벽하게 장악했음을 시사한다.
경제 제재도 동시에 강화되고 있다. 미 재무부는 “이란 자산을 보유한 금융기관이 해당 활동을 즉시 중단하지 않을 경우 2차 제재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으며, 아랍에미리트(UAE), 오만, 홍콩, 중국에 통보를 발송했다. 스콧 베선트(Scott Bessent) 재무장관은 “중국이 이란 원유의 최대 90%를 구매하고 있다”며, “이란 자금이 계좌를 통해 흐르는 것이 입증될 경우 2차 제재 적용을 준비하겠다”고 중국 은행 두 곳에 서한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단, 해당 은행명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와 함께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경제적 분노 작전'의 일환으로 이란의 핵심 인물인 모하마드 후세인 샴카니와 연계된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제재 명단에 올렸다. 그는 최근 전쟁 중 사망한 알리 샴카니 이란 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의 아들로, 수십억 달러 규모의 이란-러시아 석유 판매를 주도해 온 인물이다. 이번 제재 대상에는 샴카니와 관련된 개인과 기업은 물론 운송에 동원된 선박들까지 대거 포함됐다. OFAC은 “이번 조치가 트럼프 행정부가 지금까지 단행한 대이란 단일 제재 중 최대 규모”라고 설명했다.
미국 정부는 이번 작전을 통해 이란 정권의 전쟁 수행 능력을 마비시키고 핵 프로그램 포기를 압박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베선트 장관은 “제3국 기업이나 금융기관이라 할지라도 이란과의 거래가 적발될 경우 예외 없이 강력한 제재를 적용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이는 이란에 대한 군사적 압박과 더불어 경제적 고립을 완성하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최대 압박' 전략이 정점에 달했음을 시사한다.
[지상작전 검토, '위험 수위' 높아지는 긴장]
외교적 협상과 병행해 미군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한 지상작전 시나리오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는 △이란 핵 물질 확보를 위한 특수작전부대의 비밀 침투 작전 △호르무즈 해협 방어를 위한 연안 및 도서 지역 해병 상륙 △페르시아만의 이란 원유 수출 핵심 시설인 하르그섬(Kharg Island) 강제 점령 등의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다.
이렇게 이란에 대한 미국의 다양한 압박이 거세지면서 이란의 태도도 상당히 누그러뜨려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16일, “이란 정부가 미국과의 협상 과정에서 호르무즈 해협 내 오만 수역을 통과하는 선박들에 대해 공격 위험 없이 자유로운 항행을 허용하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이는 전쟁 발발 이후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을 마비시켰던 해협 봉쇄 위기를 해소하기 위한 이란 측의 첫 번째 구체적인 양보안으로 풀이된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이어 “테헤란 측으로부터 브리핑을 받은 소식통에 따르면, 이란은 새로운 무력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포괄적 합의가 체결될 경우 호르무즈 해협 중 오만 영해에 해당하는 수로를 이용하는 선박들을 방해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짚었다.
이번 제안은 그동안 이란이 내세웠던 강경 정책에서 크게 후퇴한 것이다. 이란은 최근 몇 주간 국제 수로인 호르무즈 해협 통과 선박에 통행료를 부과하거나 해협 전체에 대한 독점적 주권을 주장하는 등 국제 해사 관례를 위반하는 전례 없는 조치들을 검토해 왔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의 강력한 해상 봉쇄와 병력 증강으로 압박이 거세지자, 1968년 국제해사기구(IMO)가 채택한 '분리 항로 지침'에 따라 이란과 오만 수역으로 나뉘어 있던 기존의 항행 질서를 일부 회복하는 방향으로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해상 봉쇄 시 이란 경제 3개월 내 붕괴"...'공멸 작전' 경고]
한편, 미국의 전면적인 해상 봉쇄가 성공할 경우 이란 경제가 이르면 3개월 안에 완전히 무너질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경고가 나왔다. 중동 전문 매체 '미디어라인'은 15일 “이란의 국가 경제가 원유 수출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만큼, 봉쇄가 지속되면 90일 이내에 보조금 삭감과 통제 불가능한 초인플레이션이 발생해 정권 붕괴 수준의 민중 봉기가 일어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란은 현재 하루 약 200만 배럴의 원유를 수출하며 이 중 대부분을 중국에 판매하고 있는데, 수출길이 막힐 경우 하루 약 4억 달러(한화 약 5,500억 원)의 손실이 예상된다.
특히 이번 봉쇄는 이란 원유의 최대 구매자인 중국 경제에도 심각한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OPEC 기준가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이란유를 들여와 에너지 수요의 8%를 충당해 왔는데, 미국의 봉쇄가 지속된다면 공급망 차질이 불가피하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 폐쇄로 인해 약 1억 5,800만 배럴의 이란산 원유가 바다 위에 묶여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만약 이란 정권이 앞으로 3개월 내에 원유 대금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군과 보안군에 줄 급여조차 고갈되어 체제 유지 자체가 불가능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곧 이란발 경제 위기가 중동 전체의 안보 위기로 전이되는 임계점이 될 전망이다.
[트럼프 “중국, 이란에 무기 공급 않기로 합의”]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중국이 이란에 무기를 보내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하며, 중동 전쟁으로 긴장이 고조된 양국 관계가 급격한 화해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시사했다. 이는 이란에 대한 해상 봉쇄로 중국 유조선들이 차단되는 등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나온 극적인 반전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SNS인 '트루스 소셜'을 통해 “중국은 내가 호르무즈 해협을 영구적으로 개방하는 것에 매우 기뻐하고 있다. 내가 그들과 세계를 위해 이 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은 이란에 무기를 보내지 않기로 합의했다”며 “몇 주 뒤 베이징에 가면 시진핑 주석이 나를 크게 안아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발언은 다음 달로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의 이란 지원 의혹을 불식시키는 동시에 양국의 전략적 협력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워싱턴 주재 중국 대사관은 트럼프의 게시물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을 피하면서도 “중국은 항상 군사 제품 수출에 신중하고 책임감 있게 행동하며 법에 따라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미국 정보 당국은 최근까지도 중국이 이란에 휴대용 대공 미사일(MANPADS) 등 방공 시스템을 공급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주시해 왔다.
결과적으로 이번 합의가 사실로 굳어질 경우, 국제 사회에서 이란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전망이다. 유일한 강력한 우방이었던 중국마저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무기 지원 중단이라는 카드를 던지면서, 이란 정권은 군사적·경제적 고립이 심화되는 사면초가의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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