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부길 whytimespen1@gmail.com

[트럼프 "이란, 협상 연락해왔다"…외교·군사 압박 동시 가동]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핵 협상 재개 가능성을 시사하면서도,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전격 시행하고 이란 함선에 대한 격멸 경고까지 발동하는 이중 전략으로 최대 압박에 나섰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이란 항구 봉쇄가 중국의 공급망에 엄청난 부담을 주면서 심각한 타격이 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예루살렘포스트는 14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란이 미국에 직접 연락을 취해왔으며, 협상을 '간절히'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면서 “이는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린 고위급 회담이 핵 문제를 둘러싼 이견 차이로 결렬된 지 하루 만의 발언으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외교 채널은 여전히 열려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결렬 이후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피하면서도, “그들에게 유쾌하지 않을 것”이라고만 답했다. 또한 “이란이 핵무기 보유에는 동의하지 않았다”며, “미국이 핵 관련 물질을 회수할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더불어 “어떤 국가도 세계를 협박하거나 갈취하도록 내버려둘 수 없다”는 것이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들에게 직접 내뱉은 발언이다.
[호르무즈 봉쇄 전격 시행…쾌속정도 격멸 경고]
미국은 3일 오전 10시(미 동부시간, 한국시간 밤 11시)를 기점으로 이란 항구를 오가는 선박들에 대한 봉쇄 작전을 공식 개시했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은 Truth Social에 올린 글에서 이란 해군을 향해 “이란 해군 함선 158척이 이미 완전히 궤멸됐다”고 밝히면서, “상대적으로 소형인 이란의 쾌속 공격정에 대해서는 큰 위협으로 보지 않아 건드리지 않았지만, 이 함선들이 봉쇄선에 조금이라도 접근할 경우 즉시 격멸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이번 봉쇄가 이란 항구와 해안 지역에 오가는 선박에 적용되는 것이며, 이란 외 국가의 항구를 오가는 선박의 자유로운 통항은 저해하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이에 대해 영국 요크대학교 정치학자 크리스 페더스톤은 “트럼프가 봉쇄 위협을 대이란 협상 압박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면서, “이란이 아무런 패를 쥐고 있지 않다는 트럼프의 판단이 반영된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뉴욕포스트는 “이란이 미국과 이스라엘을 상대로 군사적 대응을 지속할 실질적인 수단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테헤란을 협상 테이블로 되돌릴 결정적 압박 카드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파키스탄의 전직 고위 군 관계자 무함마드 사이드 예비역 중장은 13일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린 주말 협상이 합의 없이 종료된 직후 뉴욕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이란은 드론과 미사일을 며칠 더 발사할 수 있겠지만, 미국과 이스라엘에 대응할 수 있는 상응하는 군사력도, 비용 효율적인 대안도 갖고 있지 않다”고 진단했다.
사이드 전 중장은 “이란이 협상 재개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 근거로 “자신들이 승리하고 있다고 여기는지와 무관하게, 이란 지도부는 자국민이 겪고 있는 경제적 고통을 잘 알고 있다”면서 “물가 수준이 어떤지, 자국 화폐 가치가 얼마나 추락했는지를 그들은 직접 목도하고 있다”며 이란 내부의 경제난이 그 배경에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미국이 제시한 조건에 대해 이란이 수용, 완전 거부, 혹은 수정 요청 중 하나의 방식으로 반응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경제적 타격은 즉각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이란 재정의 핵심 축인 석유 수출은 주로 페르시아만 항구를 통해 이뤄지는 만큼, 항구 봉쇄는 외화 수입의 급격한 감소로 직결된다. 산업 설비, 식량, 핵심 부품 등 수입 물자도 해상 운송 의존도가 절대적이어서, 봉쇄가 장기화될 경우 물류 비용 급등과 공급 불안, 인플레이션 압력 가중이 불가피하다. 중앙아시아·튀르키예 경유 육로나 카스피해 루트, 항공 운송 등 대안 경로가 존재하지만 해상 운송의 물량과 경제성을 대체하기에는 역부족이어서, 완전한 단절보다는 지속적인 소모와 압박의 형태로 경제적 질식이 진행될 전망이다.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전체를 봉쇄하지 않은 데는 전략적 계산이 깔려 있다. 해협 전면 봉쇄는 전 세계 원유 운송량의 약 20%에 영향을 미쳐 국제 유가를 통제 불능 상태로 끌어올릴 수 있다. 이번 조치는 타격 대상을 이란 경제에 집중하면서도 전 세계 해운은 보호하는 '제한적 충돌 관리' 방식으로 설계됐다.
[이란 전쟁 여파, '요새 중국' 균열 시작됐다]
눈여겨볼 것은 미국의 이란 봉쇄가 중국에게 엄청난 충격을 주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미국의 이번 조치가 이란산 원유에 의존해온 국가들, 특히 중국을 겨냥한 전략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파이낸셜타임스(FT)는 14일, “ 미국의 이번 조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수년간 구축해온 '포트리스 차이나(Fortress China, 요새화된 중국)' 전략의 치명적인 약점을 노출시켰다”면서 “중국은 그간 외부 충격에 대비해 경제적 자립도를 높여왔다고 자부했으나, 호르무즈 해협 봉쇄 6주 만에 공급망 전반에서 심각한 균열이 발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상하이 소재 공급망 컨설팅업체 타이달웨이브 솔루션의 카메론 존슨 시니어 파트너는 “이번 공급망 중단 사태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보다 더 심각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FT는 이어 “중국 산업의 근간인 석유화학 원료 가격은 폭등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플라스틱 제품의 핵심 원료인 폴리에틸렌 가격은 단기간에 두 배로 뛰었으며, 자동차 및 소비재 산업에 널리 쓰이는 탄소 섬유 가격도 20% 이상 급등했는데, 특히 반도체와 의료 기기 제조에 필수적인 헬륨의 경우, 중국 내 현물 가격이 연초 대비 최대 110%까지 치솟으며 첨단 제조 공정에 비상이 걸렸다”고 짚었다. 중국은 전쟁 발발 전 석유의 3분의 1, 가스의 25%를 중동에 의존해왔기에 이번 봉쇄의 타격은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중국 내부에서도 이례적인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 출신인 펑사오쭝 중국경제개혁학회 부회장은 최근 정책 보고서를 통해 “중국은 이제 근거 없는 낙관론을 버리고 최악의 시나리오를 대비해야 한다”고 뼈아픈 자성론을 제기했다. 그는 “물류, 항공, 철강 등 에너지 집약적 산업의 비용이 25% 이상 상승해 중소기업들이 고사 직전에 몰려 있다”고 진단했다.
FT는 “이미 중국의 제조 허브인 원주와 이우 등지에서는 원가 상승을 견디지 못한 업체들이 제품 가격 인상을 단행하거나 주문을 축소하는 사태가 속출하고 있다”면서 “이우의 한 수출업자는 원단 비용이 20% 상승하면서 텐트와 캠핑 의자 가격 인상이 불가피해지면서, 기존 1만 개였던 주문량이 3,000개 수준으로 급감하는 등 타격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중국이 자랑하던 '세계의 공장' 지위가 에너지 공급망 마비로 인해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FT는 “중국 정부는 급히 디젤, 항공유, 비료 등에 대한 수출 금지 조치를 내리며 자국 내 물량 확보에 나섰지만, 전문가들은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비료와 산업용 화학 물질의 공급 부족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어 중국의 대외 신인도에 치명상을 입힐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시진핑 주석은 재생 에너지와 원자력 발전을 가속화하라는 지시를 내리며 에너지 자립을 외치고 있으나, 당장 눈앞에 닥친 호르무즈 봉쇄의 파고를 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전략적 승리와 신 국제 질서의 재편]
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강수는 단순히 이란의 핵 포기를 유도하는 것을 넘어, 전 세계 공급망의 주도권을 미국 중심으로 재편하려는 고도의 전략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국가들이 이번 봉쇄 조치에 지원 의사를 밝혀왔음을 언급하며 “우리는 (도움이) 필요하지 않지만, 조력 국가 명단을 곧 공개할 것”이라고 말해 미국 중심의 강력한 동맹 체제를 과시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문제 이후의 다음 타깃으로 '쿠바'를 명시했다는 것이다. 그는 쿠바를 “오랫동안 잘못 운영된 국가”로 규정하며 “이번 사안이 끝난 뒤 쿠바 문제도 다룰 수 있다”고 밝혀, 사회주의 정권 및 반미 성향의 국가들에 대한 전방위적인 압박을 예고했다. 이는 미국의 패권에 도전하거나 국제 질서를 어지럽히는 세력에게는 가차 없는 응징이 따를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 세계에 각인시키는 작업이다.
결론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결단력 있는 해상 봉쇄와 핵 불용 원칙은 이란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당기는 동시에, 중국의 '경제적 만리장성'에 심각한 타격을 입히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에너지와 안보를 볼모로 잡았던 반미 세력들의 전략은 미국의 압도적인 힘 앞에 무력화되고 있으며, 세계 무대는 다시 한번 미국 주도의 질서로 강력하게 수렴되고 있다. 이번 사태는 국제 사회에서 강력한 리더십과 실질적인 물리력이 어떻게 질서를 회복하는지를 보여주는 결정적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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