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부길 whytimespen1@gmail.com

[美, 호르무즈 해협 전격 봉쇄…이란 자금줄 겨눈 승부수]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과의 평화 협상 결렬에 따른 대응으로 전략적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을 전격 봉쇄하고 이란산 원유 수출을 전면 차단하기 위한 군사 작전에 돌입했다. 눈여겨볼 것은 이 봉쇄가 단지 호르무즈 봉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란을 완전히 봉쇄하는 것이라는 사실이다. 미국은 또한 제한적 공습도 조심스럽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이란은 홍해 봉쇄를 고려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면서도 외교적 수습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어 그 대응이 주목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3일, “미국과 이란의 파키스탄 평화 회담이 결렬된 지 몇 시간 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해군이 봉쇄에 돌입하여 이란에 뇌물을 주고 해협을 통과한 선박들을 ‘추적 및 차단’하고 해상 기뢰 제거 작업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면서 “그는 또한 미군이나 상선에 발포하는 이란군은 완전히 파괴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WSJ은 이어 “미국 중부사령부에 따르면 봉쇄는 미국 동부시간 기준 13일 오전 10시(한국시간 13일 밤 11시)에 시작되며, 이번 봉쇄 작전은 단순한 군사적 압박을 넘어 이란의 경제적 숨통을 완전히 끊겠다는 초강수”라면서 “이번 조치는 6주간 지속된 분쟁에 새로운 국면을 열어, 군사 목표물에 대한 집중 공격에서 해협 봉쇄를 위한 무기한 공습으로 전환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짚었다.
[미 해군 압도적 군사력 투입… "이란의 핵 갈취 종식할 것"]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이번 작전에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호를 비롯해 유도 미사일 구축함 8척 등 막강한 해군력을 동원할 방침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군이나 상선에 포격을 가하는 이란군은 '지옥으로 날려버릴 것(BLOWN TO HELL)'”이라며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백악관 대변인 올리비아 웨일스는 “미 해군은 세계 최강이며 봉쇄를 유지할 충분한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며, “대통령은 이란의 갈취 행위를 끝내고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결코 허용하지 않겠다는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해군력을 활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미군이 베네수엘라 봉쇄 당시 보여준 것과 유사한 방식으로 대서양과 인도양까지 추적 범위를 넓혀 이란산 원유를 실은 유조선을 나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왜 이렇게 호르무즈해협 역봉쇄라는 전략으로 나온 것일까? 이에 대해 뉴욕포스트는 “지난 11일 파키스탄에서 열린 협상에서 이란 측 협상가들이 미국의 요구 조건을 거부하며 호르무즈 해협을 압박 카드로 활용하려 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오히려 이를 역이용하는 결단을 내렸다”면서 “이번 조치에 따라 그동안 전쟁 중에도 지속되었던 이란의 석유 수출은 전면 차단될 위기에 처했다”고 보도했다.
뉴욕포스트는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블러핑을 정면으로 받아치며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들을 미군이 직접 호송하겠다는 계획을 구체화했다”면서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기존의 관습에서 벗어난 사고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뉴욕포스트는 “필요할 경우 미군이 하르그 섬을 점령하여 이란 정권의 권력 기반을 완전히 무너뜨릴 수도 있다”면서 “이는 토마스 제퍼슨 대통령 시절 바르바리 해적 소탕과 미 해병대의 트리폴리 원정에서 보여주었던 '해상의 자유'를 수호하려는 미국의 역사적 약속을 이행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뉴욕포스트는 “이란 지도부는 미국의 이번 발표에 대해 즉각 반발하며 휴전 체제가 종료될 것이라고 경고하는 등 강력하고 강제적인 대응을 예고했지만, 군사 전문가들은 테헤란의 이러한 반응을 단순한 허세로 보고 있다”면서 “현재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의 해상 교통을 위협하는 것 외에는 실질적인 공격 능력이 거의 남아 있지 않으며, 이미 이란의 해군과 미사일 발사대, 드론 시설 등이 상당 부분 무력화되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전문가들은 이번 봉쇄 조치가 이란 정권의 생명줄인 석유 수출을 차단함으로써 강력한 경제적 타격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란 정부 수입의 약 절반이 석유와 가스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과거 베네수엘라에 적용했던 봉쇄 전략을 복제하여 이란을 한계점으로 몰아넣겠다는 계산이다. 매슈 크로니그 전 국방부 관리는 “이번 조치가 이란 정권을 어려운 딜레마에 빠뜨리고 협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최선의 방책”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발표된 봉쇄 조치는 유럽이나 미주 대륙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전망이다. 중동 내 미국의 동맹국들이 이미 호르무즈 해협을 거치지 않는 대체 수출 경로를 확보했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사태로 가장 큰 타격을 입는 곳은 이란과 그들의 주요 동맹국인 중국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조치에 거부권을 행사했던 중국과 러시아는 곧 자신들의 선택을 후회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결국 미국은 이란이 스스로 목을 조르는 방식으로는 결코 승리할 수 없음을 명확히 했다. 이란이 해협에 기뢰를 매설하더라도 이는 자신들의 수출길을 막는 자충수가 될 뿐이며, 미국과 동맹국의 소해함이 미 해군의 지원을 받아 정리에 나서면 봉쇄는 오래 지속될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시 한번 평화적 해결을 시도했으나 이란이 이를 거부함에 따라, 이란 강경파들은 내부적인 압박과 더불어 더욱 가혹한 대가를 치르게 되었다고 볼 수 있다.
한편, 긍정적인 신호도 일부 포착된다. 로이터는 “이란의 공습으로 타격을 입었던 사우디아라비아의 동서 송유관이 하루 약 700만 배럴의 원유 수송 능력을 완전히 회복했다”면서 “동서 송유관은 사우디 동부 유전지대에서 홍해 연안 얀부까지 약 1200킬로미터를 가로지르는 대형 파이프라인으로, 페르시아만을 우회해 원유를 수출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육상 경로”라고 보도했다. 호르무즈 봉쇄 상황에서 이 파이프라인의 완전 복구는 걸프 지역 원유 공급 측면에서 제한적이나마 완충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트럼프, 평화회담 결렬 후 이란에 대한 제한적 타격 검토]
이렇게 트럼프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 결정에 이어 이란 내부의 핵심 시설에 대한 제한적 군사 타격을 추가 검토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WSJ은 “J.D. 밴스 부통령이 이끈 파키스탄 평화 협상이 이란의 핵 프로그램 포기 거부로 최종 결렬됨에 따라 미국은 모든 군사적 선택지를 테이블 위에 올렸다”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참모들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더불어 이란 내 주요 목표물에 대한 제한적인 군사 타격을 재개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보도했다.
WSJ은 “이런 움직임은 지난 11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린 평화 협상이 아무런 소득 없이 종료된 직후 구체화되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란의 담수화 플랜트나 발전소 등은 타격하기 매우 쉬운 목표물’이라고 언급하며 기반 시설에 대한 공격 가능성을 직접 시사했다”고 짚었다. 백악관은 “대통령이 이미 해군에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명령했으며, 이란의 갈취 행위를 끝내기 위해 추가적인 모든 옵션을 열어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스라엘 방위군(IDF)도 전쟁 재개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은 13일, “이스라엘의 주요 히브리어 TV 방송사 3곳 모두 미국과 이란 간의 휴전 협상이 결렬됨에 따라 이스라엘 방위군(IDF)이 이란과의 재개방에 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는데, 이는 국방부 관계자들이 조직적으로 정보를 유출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실제로 Ynet 뉴스는 12일, “에얄 자미르 이스라엘 국방군 참모총장이 이란과의 전투 재개를 대비해 ‘최고 수준의 준비 태세’를 갖추도록 군에 지시했다”면서 “이스라엘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분쟁 재개를 결정할 때까지 기다리고 있으며, 그 시점이 되면 이란의 에너지 기반 시설을 공격하여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도록 압력을 가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테헤란, 강경 대응 속 외교적 여지 남기는 '투트랙' 전략]
이렇게 이란 지도부가 이슬라마바드 평화 협상 결렬 이후 미국의 압박에 대한 강력한 저항 의지를 천명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외교의 문을 완전히 닫지 않는 이중적 메시지를 발신하고 있다.
영국에 근거지를 둔 이란인터내셔널은 13일,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에 달한 상황에서 이란 내 강경파와 온건파 모두 이번 사태가 전면전으로 치닫는 것에 대해서는 경계하는 모습”이라면서 “이슬라마바드에서 21시간 동안 이어진 마라톤 협상이 소득 없이 끝난 후, 이란 정계는 이번 결렬을 협상의 종결이 아닌 서로의 지렛대를 확인하는 과정으로 규정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은 협상 결렬의 책임을 전적으로 미국에 돌리면서도 향후 대화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그는 “과거 두 차례 전쟁의 경험으로 인해 미국에 대한 불신이 깊다”고 언급하며, “미국이 신뢰를 얻을 수 있을지는 여전히 지켜봐야 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갈리바프 의장보다 다소 부드러운 어조로 조건부 외교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미국 정부가 자국 중심의 전횡을 버리고 이란 국가의 권리를 존중한다면 합의에 도달할 방법은 반드시 존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초강경 압박 속에서도 대화를 통한 해결의 실마리를 찾으려는 온건파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개혁 성향의 인사들은 이번 회담 자체가 50년 가까이 이어진 금기를 깬 역사적 사건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전직 부통령인 모하마드 알리 압타히는 “47년간의 적대 관계가 단 몇 시간 만에 해결될 수는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외교의 실패가 곧 전쟁의 시작을 의미해서는 안 된다”는 신중론을 펼치고 있다. 이들은 전면전으로의 회귀가 모든 당사자에게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이 될 것임을 경고하며 지속적인 대화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런 가운데 이란 국영방송(IRIB)은 12일 소셜미디어에 “이란 해상 봉쇄? 바브엘만데브 곧?!” (Bab al-mandeb Coming soon?!)이라는 짧은 글을 올렸다. 이란 최고지도자의 고문인 알리 악바르 벨라야티도 이날 소셜미디어에 “저항의 축 통합 사령부는 바브엘만데브를 호르무즈와 동일하게 간주하고 있다”며 “백악관이 어리석은 실수를 반복한다면, 전 세계 에너지와 무역의 흐름이 단 한 번의 움직임으로 중단될 수 있다는 사실을 곧 깨닫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는 미국의 호르무즈 역봉쇄에 이란이 홍해카드로 맞불을 놓으려는 것으로 보이는데 그러한 이란의 경고가 현실화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다. 실제로 그렇게 할 경우 이란이 받는 타격이 더욱 커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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