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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이란 전쟁, 중국 경제 직격탄…3년 디플레이션에 에너지 충격까지 '설상가상' 중국 경제, 이란 전쟁의 충격에 직면, 미국의 의지를 오판 2026-04-03
추부길 whytimespen1@gmail.com


[중국 경제, 이란 전쟁의 충격에 직면, 미국의 의지를 오판]


최근 우리나라 어느 신문이 “이란전쟁이 중국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 예측했지만 이는 완전히 틀린 주장이었다”고 보도한 바 있었지만, 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는 사실이 여기저기서 드러나고 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촉발된 중동 전쟁이 3년 이상 지속된 디플레이션으로 이미 만신창이가 된 중국 경제에 에너지 충격이라는 치명적 악재를 더하고 있다 보니 중국 경제가 그야말로 구제 불가능의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진단이 나와서다. 



미국의 외교전문지인 디플로맷(The Diplomat)은 1일, China Channel 창립자이자 총재인 중국 전문 전략가 보니 지라드(Bonnie Girard)의 기고를 통해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전격적인 미사일 공습을 개시하면서 이란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가 첫날 공격에 사망하면서, 세계는 충격에 빠졌고, 무엇보다 가장 불안한 것은 중국 당국이었다”면서 “전문가들은 이 전쟁이 이미 약화될 대로 약화된 중국 경제에 결정적 타격을 가할 것이라는 분석을 쏟아내고 있다”고 밝혔다.


디플로맷은 이어 “중국이 이란 사태를 둘러싸고 미국의 의지를 심각하게 오판했다”면서 “미국이 지난해 6월 21일 이란 핵시설을 폭격해 이란의 핵무기 개발 일정을 수년 후퇴시켰을 때, 중국은 이미 미국이 이란 문제에서 실력 행사를 마다하지 않겠다는 신호를 읽었어야 했다”고 짚었다. 


디플로맷은 또한 베네수엘라의 사례도 함께 거론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마약 밀수에 대한 경고를 거듭했음에도 이를 무시한 베네수엘라 독재자 니콜라스 마두로는 결국 미군에 의해 하룻밤 사이에 체포됐으며, 현재 뉴욕의 구치소에서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면서 “이 두 사례가 미국의 실행 의지를 읽어내지 못한 나라들의 공통된 패착”이라고 분석했다.


지금 이란이 장악하고 있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 및 석유제품 규모는 전 세계 석유 소비량의 약 20%에 달하며, 그 목적지의 약 38%가 중국이다. 다시 말해 세계 최대 원유 소비국인 중국은 사실상 가장 큰 피해 당사자인 셈이다.


이란산 원유의 최대 구매국으로 알려진 중국은 전략 비축유를 확대하고 원유 수입량을 4.9% 늘리는 등 완충 장치를 마련해 왔지만,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가 장기화될 경우 원유 공급 불안과 가격 급등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에 대해 브뤼겔 연구소(Bruegel Institute) 연구원 알리시아 가르시아-에레로(Alicia García-Herrero)는 “이번 공습이 촉발한 전 세계적 에너지 흐름 교란이 중국의 에너지 안보, 수출 경쟁력, 지정학적 전략에 심각한 시험대가 되고 있다”면서 “중국의 대규모 석유 비축량과 다변화된 수입 경로가 당장의 위기는 막아주더라도, 이란 분쟁이 장기화되면 중국 내부의 경제 압박이 가중되고 중국의 글로벌 목표 달성도 지연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에너지 충격은 이미 일상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중국 국내 항공사들은 4월 1일 일제히 4월 5일부터 국내선 항공편에 적용되는 유류 할증료를 5배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국제 유가 급등의 파장이 소비자 물가로 직접 전이되는 초기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중국 당국이 휘발유와 경유 가격을 통제하고 있다 해도, 그 가격을 제조업체와 물류 기업, 그리고 최종 소비자 모두가 감내할 수 있는 선에서 묶어두는 것은 갈수록 어려운 과제가 되고 있다. 이번 에너지 충격은 중국이 이미 직면해 있는 소비 부진과 디플레이션 문제를 한층 악화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진단이다.


[커지는 중국경제에 대한 비관론]


눈여겨볼 것은 이번 이란 사태로 인해 중국 경제에 대한 비관론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디플로맷은 두 명의 중국 경제 전문가의 의견을 거론하면서 극도로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디플로맷은 “식품 가격뿐 아니라 상품 전반의 가격이 넓은 범위에 걸쳐 오랫동안 내려가고 있다”며 “중국이 이 디플레이션의 악순환에서 하루빨리 탈출하지 못하면 경제는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디플로맷은 이어 “정부가 최소 5000억 위안 규모의 가계 소비 부양책을 단행하지 않으면 경제 회복은 불가능하다”고 단언했다.


디플로맷은 “역사적으로 디플레이션은 극히 드문 현상”이라며, “물가 하락이 3년간 지속되고 인플레이션이 돌아오지 않으면 사람들은 물가가 결코 오르지 않을 것이라고 믿게 될 것이고, 그 결말은 일본의 '잃어버린 수십 년'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일본은 1990년대 초 부동산·주식 버블 붕괴 이후 장기간의 디플레이션과 경기 침체 늪에 빠진 바 있다.


이와 관련해 프랑스의 르몽드도 지난 1일, “이란과의 전쟁으로 인해 중국은 최대 경제적 피해자가 될 수도 있다”는 진단을 내놓은 바 있다. 


[“값싼 석유 공급처” 이란 전쟁에 대한 중국의 딜레마]


이렇게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촉발된 중동 전쟁이 한 달을 넘기면서, 이란을 '값싼 석유 창구'로 활용해온 중국이 경제적 위기 뿐만 아니라 에너지 안보 위기와 외교적 고립이라는 이중, 삼중의 압박에 직면하고 있다.


중국과 이란의 관계는 종종 중국·러시아·북한·이란이 구성하는 '반서방 블록'의 일원으로 묘사되지만, 전문가들은 그 실상이 훨씬 실용적인 이해관계에 기반하고 있다고 본다. 네덜란드 흐로닝언 대학교(University of Groningen) 중국·이란 전문가 윌리엄 피게로아(William Figueroa)는 “중국이 이란에 관심을 갖는 것은 주로 저렴한 석유를 공급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잘라 말했다.


해운·에너지 분석업체 Kpler의 자료에 따르면 중국은 2025년 기준 이란이 해상으로 수출하는 원유의 80% 이상을 흡수하는 사실상 유일한 대형 구매국이다. 이란산 원유의 주요 매입처는 산둥성 일대에 집중된 이른바 '티팟(teapot)' 독립 정유사들로, 이들은 중국 전체 정제 능력의 약 4분의 1을 차지한다. 


국제 제재를 피해 말레이시아 등을 경유하는 우회 수입 구조 덕분에 이란산 원유는 브렌트유 대비 배럴당 8~10달러 할인된 가격에 거래돼 왔다. 이 가격 메리트가 중국이 이란산 원유 수입을 유지해온 핵심 이유였다.


하지만 이 '값싼 석유 창구'의 구조는 전쟁이 시작되면서 균열을 드러내고 있다. 2025년 기준 중국의 원유 수입 의존도는 72.7%, 천연가스 수입 의존도는 40%에 달하는 가운데, 전 세계 해상 원유 운송의 20%와 중국 수입 원유의 약 45%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됐다. 이런 가운데 이란과 베네수엘라 공급이 동시에 막히면 중국은 원유 수입의 약 20%를 잃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전쟁 중 중국이 이란을 지원했는지에 대한 의혹도 제기됐다. 프랑스 대외안보총국(DGSE) 前 국장 알랭 쥐이에(Alain Juillet)는 자신의 팟캐스트에서, “이란의 드론과 미사일 정밀도가 작년 이스라엘과의 12일 전쟁 당시보다 현저히 향상됐다”며, “이란이 중국의 베이더우(北斗·BDS) 위성항법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피게로아는 “중국이 이전에 이란에 드론과 군민 양용 화학물질을 제공했으며, 정보도 공유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미국 관리들은 “중국 국영 반도체 제조사 SMIC(중신국제)가 이란 군에 반도체 제조 장비를 판매했다”고 비난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이 취한 공식 외교 행보는 '어정쩡한 줄타기'로 요약된다. 중국은 파키스탄과 함께 분쟁 당사국들에게 적대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한 항행을 보장하라는 내용의 '5개항 구상'을 발표했다. 동시에 하메네이 사망에 대해서는 비난 성명을 냈으면서도, 이란의 걸프만 산유국 공격에 대해서도 비판을 표했다.


이에 대해 엑서터 대학교(University of Exeter) 국제 정치학자 안드레아 기셀리(Andrea Ghiselli)는 이를 두고 “베이징이 외교적으로 매우 곤란한 처지에 빠졌다”고 직언했다. 걸프 국가들의 주권 침해를 비판하면서도 이란을 직접 규탄하지 않음으로써, 어느 쪽에서도 신뢰를 얻지 못하는 형국이다. 2023년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외교 관계 정상화를 중재하며 키웠던 중동 영향력도, 이번 달 이란이 사우디 석유 인프라를 대규모 드론으로 공격하는 것을 막지 못하면서 빛이 바랬다.


기셀리는 “중국은 이 전쟁이 스스로 빠르게 끝나기를, 가능하다면 미국이 패퇴하는 방식으로 끝나기를 바라고 있다”면서도 “그 방향으로 상황을 유도할 수 있는 중국의 능력과 의지를 과대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에너지 충격 이상으로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것은 중국의 수출 시장이 받게 될 타격이다. 워싱턴 근동정책연구소(Washington Institute for Near East Policy) 중국 전문가 헨리 투건하트(Henry Tugendhat)는 “중국의 가장 큰 약점은 수출 시장이 충격을 받는 것”이라면서 “경제 성장 목표를 유지하기 위해 외부 수요에 강하게 의존하는 베이징의 구조적 취약성을 눈여겨봐야 하며, 주요 수출 대상인 유럽이 이번 전쟁의 여파로 경기 위축에 빠질 경우 중국 경제에도 직격탄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장기간의 호르무즈 해협 폐쇄와 전쟁 여파는 글로벌 에너지·물류 대란을 불러 중국 경제에도 큰 부담을 주며,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실제로 이란은 일대일로의 중동 구간에서 핵심 거점으로 설계된 국가였다. 


결국 이번 이란 전쟁이 중국에 남기는 본질적 과제는 단순히 에너지 수급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의 전략적 실행 의지를 계속 과소평가했을 때 치르게 되는 경제적 대가, 그리고 이란이라는 '값싼 파트너'에 구조적으로 기댄 에너지 외교의 한계가 이번 사태를 통해 동시에 드러났다. 전쟁이 장기화될수록, 그 대가는 중국 경제의 가장 취약한 고리들을 차례로 건드릴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경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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