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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일본 잘못 건드린 중국, “대만 코앞 日 남서 도서, '미사일 요새'로...” 대만 110km 앞 일본의 선택…남서 도서에 미사일 장벽 세우다 2026-04-02
추부길 whytimespen1@gmail.com


[대만 110km 앞 일본의 선택…남서 도서에 미사일 장벽 세우다]


중국이 일본을 잘못 건드렸다. 그동안 일본과 중국 사이에 크고 작은 갈등들이 있어 왔지만 지난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일본 개입’ 발언으로 불거진 중국 시진핑 주석의 도를 넘는 대 일본 제재와 압박은 양국간 관계를 크게 후퇴시켰으며, 이를 계기로 일본은 중국의 도발을 억제해야 한다는 엄청난 사명감까지 불러일으켰다는 점에서 주목할만 했다. 그런데 최근 공개된 일본의 대중국 전쟁 대응 태세는 그 규모나 내용면에서 중국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3월 31일, “대만에서 불과 110km 거리, 일본 최서단 요나구니섬이 미사일 포대와 전자전 부대를 갖춘 전략 거점으로 변모하면서, 일본의 안보 축이 북방 대신 동중국해를 향해 근본적으로 이동했다”면서 “2016년까지만 해도 요나구니섬에는 자위대 병력이 단 한 명도 없었으며, 일본 최서단임에도 군사적으로는 사실상 무방비 상태였지만, 그해 '해안 관측 부대'가 처음 발을 딛은 이후 불과 10년 사이, 요나구니 섬에는 레이더 망, 전자전 부대, 그리고 2030회계연도 완공을 목표로 한 지대공 미사일 포대까지 차례로 들어서면서 동중국해 방어의 최전선으로 탈바꿈했다”고 보도했다. 110km 거리라면 서울에서 천안까지의 거리에 해당한다. 


WSJ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면서 “미국 해병대는 요나구니에서 선진 전방 급유·재무장 거점 설치 훈련까지 마쳤다”고 전했다.


WSJ은 “일본 방위 당국자들은 이를 ‘필요불가결한 전략적 재편’이라고 설명하지만, 중국은 ‘군국주의 부활’이라고 맹비난한다”면서 “두 시각의 충돌 뒤에는 동중국해와 대만 해협을 둘러싼 거대한 지정학적 경쟁이 자리잡고 있다”고 짚었다.


실제로 냉전 시절 일본의 자위대 전력은 소련의 남하를 막기 위해 홋카이도와 혼슈 북부에 집중 배치돼 있었다. 동중국해 방면, 특히 규슈 아래로 뻗어 내려가는 난세이 제도(南西諸島)에는 사실상 방어 공백이 존재했다. 이 지역의 전략적 가치가 수면 위로 부상한 것은 2000년대 이후 중국의 군사력이 급격히 팽창하면서부터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2005년만 해도 중국과 일본의 국방비는 각각 약 430억 달러로 거의 비슷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2024년에는 중국의 국방비가 3,000억 달러를 넘어서며 일본의 6배 규모로 불어났다. 격차는 숫자뿐만이 아니다. 중국은 항공모함 3척을 운용 중이고, 핵·재래식 겸용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을 대거 증강하면서 동아시아 해역에서의 힘의 균형을 바꾸고 있다.


이 같은 변화 속에서 일본 방위 당국이 가장 예민하게 주시하는 지점은 중국의 대만 흡수 시도다. 대만을 중심으로 한 동중국해 지형을 보면, 일본의 난세이 제도가 대만 북동쪽에 연속적으로 뻗어 있어 지리적으로 대만 방어선과 사실상 하나로 연결된다. 2022년 8월 중국이 대만 포위 훈련에서 발사한 탄도미사일이 요나구니 인근 해역까지 낙하하면서, 이 섬들이 '분쟁의 바깥'이 아님이 실감나게 드러났다.


이런 점에서 일본의 난세이 제도 군비 증강은 특정 섬 하나를 강화하는 차원이 아니라, 오키나와에서 요나구니까지 이어지는 도서 사슬 전체를 방어 거점으로 엮는 전략적 설계를 따르고 있다. 2016년 요나구니에 최초 주둔 부대가 들어선 데 이어, 2019년에는 인근의 미야코섬과 아마미오시마에 새 기지가 생겼고, 2023년에는 이시가키섬에도 자위대가 주둔하기 시작했다. 결국 일본의 이러한 강력한 대비 태세는 중국이 자초했다고 보는 것이 맞다. 


현재 이 지역에 배치된 자위대 병력은 1만 명을 넘어서는데, 대부분은 오키나와 본섬에 집결해 있지만 나머지 주요 섬들에도 각각 수백 명씩 분산 배치돼 있다. 패트리엇 지대공 미사일 포대가 도서 사슬을 따라 자리를 잡았고, 고정식·차량 탑재식·공중 탑재식을 망라한 레이더 시스템이 대폭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가장 주목받는 분야는 전자전 능력이다. 적의 통신 및 항법 시스템을 교란하는 전자전 부대가 잇따라 상륙하고 있는데, 요나구니는 특히 공중 위협에 특화된 전파 교란 장비를 갖춘 최초의 섬이 된다. 탄약 창고와 보급 인프라도 확충 중이다. 


[규슈의 변신: 수륙기동단과 '반격 능력'의 실체]


난세이 제도의 최전방 기지들을 뒷받침하는 후방 기지 역할은 규슈가 맡는다. 규슈에는 2018년 창설된 수륙기동단, 즉 일본판 해병대의 본거지가 있다. 유사시 섬을 빼앗기면 이 부대가 상륙 작전으로 탈환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지난해 일본 정부는 오스프리 헬기 17대를 인근 기지에 추가 배치해 이 부대의 기동성을 높였다.


규슈에는 이보다 훨씬 중대한 무기 체계도 들어섰다. 일본이 보유한 첫 번째 '반격 능력' 무기인 개량형 12식 지대함 미사일이 배치된 것이다. 이 미사일의 사거리는 기존 200km에서 1,000km 이상으로 대폭 늘어났다. 규슈에서 발사하면 중국 본토 연안까지 도달 가능한 수준이다. 이와 함께 일본은 미국으로부터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400기를 도입하기로 결정했으며, 첫 인도분이 이번 회계연도 내에 들어올 예정이다. 내년부터는 미국의 JASSM 공대지 미사일도 F-15 전투기에 탑재되기 시작한다.


2027년 또는 2028년 초에는 규슈에 또 다른 국산 신형 무기가 추가된다. 적의 요격망을 회피하도록 설계된 극초음속 활공탄, 즉 '하이퍼 벨로시티 글라이딩 프로젝타일(HVGP)'이다. 이미 올해 중부 일본에 초도 배치가 이뤄졌고, 규슈 배치를 통해 동중국해를 겨냥한 타격 종심이 한층 깊어지게 된다.


이에 대해 전 국가안보보좌관 출신으로 현재 도쿄 소재 국제교류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는 ‘켄 짐보’는 “우리는 원거리에서 적과 교전해야 한다”며 “일본은 중국과 미사일 대 미사일, 함정 대 함정으로 맞설 수 없지만, 중국이 공격을 감행했을 때 작전 성공 가능성을 낮추는 무기를 선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남서 도서들이 포함된 '제1 도련선'에서의 지리적 이점을 활용하는 전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항공모함과 전투함이 동중국해를 벗어나 태평양으로 나가려면 반드시 오키나와와 미야코 사이의 미야코 해협 등 좁은 수로를 통과해야 하는데, 인근에 집결한 일본 군사 자산이 이 통로를 ‘극히 비싼 대가를 치러야 하는 경로’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이 구축하고 있는 미사일 망은 이 해협을 중심으로 설계돼 있다. 


미국 해병대도 이 전략에 깊숙이 참여하고 있다. 오키나와에 주둔하는 미 해병 연안연대(MLR)는 분산·은폐 방식으로 해안 전장에서 적 함정과 항공기를 제거하는 새로운 교리 아래 편성됐다. 지난해 이 부대는 대만에서 불과 220km 거리인 이시가키섬에 네메시스 미사일 발사 차량을 전개했다.


[“대만이 무너지면 일본도 무너진다”…정치적 언어의 변화]


방위력 강화는 단순한 군비 증강이 아니라, 일본의 안보 개념 자체가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지난해 “중국이 무력으로 대만을 장악하려 할 경우 일본이 분쟁에 끌려들 수 있다”고 직접 언급했다. 


이에 대해 여당인 자민당의 안보 전문가인 나가시마 아키히사 의원은 “대만이 평화적 방법이든 무력 방법이든 베이징의 통제 아래 들어가면, 일본 국가 안보의 근간이 흔들린다”면서 “이는 일본에겐 엄청난 압박”이라고 말했다. 중국 영토가 상하이에서 타이베이로 사실상 밀려오는 것과 같아, 일본의 서남단에서 불과 수십 킬로미터 앞까지 중국의 군사력이 전진 배치된다는 의미다. 


[일본의 핵물질 비축량, “약 5,500개의 핵탄두 제조 가능”]


이런 가운데 중국 인민해방군의 관보인 ‘해방군보’가 일본의 핵 잠재력을 정면으로 겨냥한 분석 기사를 게재해 파문이 일고 있다. 해방군보는 지난 3월 30일, '환구군정(環球軍情)' 지면 내 '인지소참(認知小站)' 코너에 일본의 핵 역량을 분석한 기사를 실었다. 기사의 핵심 주장은 단순명쾌하다. 해방군보는 “일본은 현재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지 않지만, 이를 만들어낼 물질적·기술적 조건은 사실상 전부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수치도 구체적으로 제시됐다. 해방군보는 “2024년 말 기준 일본이 축적한 분리 플루토늄이 약 44.4톤에 달한다”면서 “이는 핵탄두 약 5,500기를 제조할 수 있는 분량”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일본은 전 세계 비핵보유국 가운데 유일하게 완전한 핵연료 주기 시스템을 보유한 국가다. 우라늄 농축부터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까지 모두 자국 내에서 처리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해방군보는 이어 “국제 군축 전문가들이 일본의 핵무장 가능성에 대해 드라이버 한 번 조이는 것만 남았다고 표현했다”면서 “이는 비핵 3원칙, 즉 '만들지도, 갖지도, 들이지도 않는다'는 원칙의 족쇄만 풀리면, 극단적으로 짧은 시간 안에 핵보유국 지위로 전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해방군보는 “이러한 일본의 핵 잠재력은 경이로운 핵물질 비축”이라고 표현하면서 심각한 두려움을 나타냈다.


같은 날 해방군보 '환구군정' 지면에는 '일본 군사산업의 가속 팽창, 역사의 악순환에 빠져들다'는 제목의 서명 기사도 게재됐다. 여기서 해방군보는 일본의 방위비 증액, 안보 3문서 개정, 무기 수출 규제 완화 등 최근의 방위력 강화 흐름을 전체적으로 짚으면서 평화헌법의 근간이 무너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기사가 특히 주목한 것은 전후 일본 방산업체들의 변신 경로다. 해방군보는 “전쟁 기간 대규모 침략 무기를 생산하고 강제 징용 등 전쟁 범죄에도 깊숙이 가담했던 미쓰비시중공업, 가와사키중공업 등 방산 대기업들이 전후에는 민간 간판을 내걸고 방위 계약업체로 탈바꿈했다”면서 “이는 민간을 앞세우고 군을 뒤에 숨기는 은폐된 발전 경로”라고 규정했다.


해방군보의 이번 기사는 일중 관계가 연쇄적 충격을 받고 있는 국면에서 나왔다. 지난해 11월 다카이치 총리가 중국이 무력으로 대만을 장악하려 할 경우 일본이 개입할 수 있다고 시사한 발언 이후, 중국은 경제 제재와 군사 무력 시위로 압박을 이어왔다. 그만큼 일본 방위력의 급부상을 중국은 두려운 눈으로 쳐다보고 있다는 의미다. 


이렇게 일중 관계는 당분간 출구를 찾기 어려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발언이 촉발한 외교 균열 위에, 자위대 장교 대사관 침입 사건과 해방군보의 연속 공세가 쌓이면서 양국 간 상호 불신의 골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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