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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우크라이나 때문에 폭망한 러시아, 러 핵심 석유 수출 거점 강타로 수출량 40% 차단 이란전쟁 특수 누리는 크렘린 곳간 정조준한 우크라 2026-03-28
추부길 whytimespen1@gmail.com


[이란전쟁 특수 누리는 크렘린 곳간 정조준한 우크라]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최대 석유 수출 항구인 우스트루가를 포함한 주요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대대적 공세를 벌이면서 러시아가 석유 수출 능력의 40%를 일시에 마비될 정도로 상상 이상의 피해를 입었다. 눈여겨볼 점은 최근들어 우크라이나의 공세가 심상치 않다는 것이다. 러시아는 최근 하루에만 1700여명의 사상자를 내는 치욕을 당했으며, 심지어 우크라이나가 ‘살상지대’ 내부로까지 진격하는 쾌거를 올렸다.


텔레그래프는 27일, “발트해 연안 우스트루가 항구의 불길은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핀란드에서도 육안으로 식별될 만큼 거대했다”면서 “원유·석유제품 저장 탱크와 하역 시설이 잇따라 불길에 휩싸이며 발트해 상공을 주황빛으로 물들인 이번 공격은 우크라이나가 올해 러시아를 상대로 감행한 최대 규모의 타격이었다”고 보도했다. 


텔레그래프는 이어 “우크라이나 드론들은 브랸스크, 스몰렌스크, 프스코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이르는 러시아의 중첩 방공망을 차례로 뚫고 약 1,000km를 비행한 끝에 목표물에 직격탄을 날렸다”면서 “러시아 입장에선 방어 실패라는 치명적 망신이었을 뿐만 아니라, 크렘린이 가장 필요로 하는 순간에 핵심 수입원이 화염 속에 사라지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타격의 배경에는 러시아의 아이러니한 경제 상황이 놓여 있다. 올해 2월 말,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과의 전쟁에 돌입하기 전까지, 러시아의 석유·가스 수입은 전년 대비 47% 감소했고 인도에 배럴당 시장가의 3분의 1 수준으로 원유를 팔아야 했다. 재정적자는 이미 2026년 목표치의 91%에 달해 있었다. 


그런데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공급 충격의 직접 타격을 비켜간 러시아는, 이란 전쟁이 촉발한 유가 폭등으로 하루 약 7억6,000만 달러의 석유·가스 수익을 올리며 3월 한 달에만 약 240억 달러를 벌어들였다. 수출의 60% 이상, 국가 재정의 3분의 1 가까이를 에너지 수익에 의존하는 러시아에겐 말 그대로 뜻밖의 횡재였다.


문제는 우크라이나가 이 '크렘린의 횡재'를 정면으로 겨냥했다는 사실이다. 우스트루가 항과 인근 프리모르스크 항은 하루 합산 170만 배럴을 처리하는 러시아의 핵심 발트해 석유 수출 거점이다. 드론 공세로 두 항구는 잇달아 운영을 중단했고, 러시아는 피해가 미미하다고 주장했지만 위성 영상에는 최소 4개의 저장 탱크가 납작하게 무너지고 짙은 검은 연기를 내뿜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이에 대해 로이터는 “우크라이나의 공격 여파로 키리시, 야로슬라블, 모스크바, 랴잔 등 4개 정유소에서 하루 40만 배럴 처리가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 정도면 러시아 입장에서는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의 충격이 가해졌다고 봐야 할 것이다. 


텔레그래프는 “공세는 멈추지 않았다”며 “우크라이나 무인장비군은 우스트루가 공격 다음 날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약 100km 떨어진 키리시 수출용 정유소를 추가로 겨냥했는데, 이 시설은 러시아 전체 정제량의 6.6%, 즉 하루 35만 배럴을 처리한다”고 짚었다. 


그리고 “같은 날 오후에는 러시아 노보로시스크 항을 출발해 원유 약 100만 배럴을 가득 실은 제재 대상 유조선이 이스탄불 보스포루스 해협 인근에서 해상 드론의 공격을 받았는데, 이는 러시아 석유의 육상 수출망과 해상 수송로가 동시에 타격을 받은 것”이라고 텔레그래프는 밝혔다.


이에 대해 전략 정책 전문가 막심 베즈노시우크는 “키이우가 정유 시설에서 러시아가 원유를 처리·운송·수출하는 시스템 전체로 공격 대상을 확대한 것은 심각한 전개”라면서 “현재의 유가 상승세가 러시아에 전쟁 비용을 흡수할 추가 여유를 줄텐데, 이번 타격이 크렘린이 그 이익을 전쟁 자금으로 온전히 전환하는 것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이번 우크라이나의 공격이 그야말로 러시아에겐 치명타가 될 수 있지만 그렇다고 이번 피해로 러시아 경제가 무너질 정도는 아니다”면서 “러시아에는 아시아로 향하는 동부 수출로가 있고, 석유 산업 규모 자체가 워낙 크기 때문에 몇 차례 공격만으로 심각한 타격을 입히기는 어렵다”고 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의 이번 공격으로 러시아는 사실상 회복할 수 없는 심각한 피해를 입은 것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일취월장한 우크라 드론산업, 전쟁 판도를 바꾸고 있다]


그런데 이처럼 거세진 공세의 배후에는 우크라이나의 급성장한 드론 산업이 있다. 텔레그래프는 “이번 공격에는 넵튠·플라밍고 미사일, FP-1·류티 장거리 공격 드론, 팔리아니챠·루타·페클로 드론 미사일 등 다양한 무기 체계가 동원됐다”면서 “이 가운데 우크라이나 방산 스타트업 파이어포인트가 제조한 FP-1 드론이 러시아 본토 중심 타격 전과의 약 60%를 담당하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짚었다. 


2024년 도입된 FP-1은 대당 가격이 약 5만5,000달러(약 8,200만 원)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에너지 시설을 폭격하는 데 쓰는 샤헤드 드론보다 훨씬 저렴하다. 무게 60~120kg의 탄두를 탑재하고 최대 1,600km를 비행할 수 있는 이 드론은, 레이더 탐지를 줄이기 위해 에폭시 수지와 레이저 절단 합판으로 제작된다.


이에 대해 파이어포인트의 이리나 테레크 대표 겸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우리 드론과 미사일은 러시아에 메시지를 보내는 수단”이라며 “우리는 우크라이나가 동맹국에 무기한 의존하지 않아도 되도록 저비용 국산 무기 생산이라는 심리적 한계를 넘어섰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방어는 싸우기 위한 것이 아니라, 침략자에게 남용의 대가를 분명히 인식시키기 위한 것”이라며 “우리는 적보다 땅도, 돈도, 인구도, 시간도 적다. 그러나 우리가 이미 이기고 있다는 확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에너지 수익의 급반전에도 불구하고 푸틴이 처한 경제적 압박은 여전히 만만치 않다. 푸틴 대통령은 우스트루가 공격 다음 날 밤 올리가르히들을 비공개 회동에 불러 방위비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적어도 두 명의 기업인이 전쟁 지원에 기여할 의향을 내비쳤다”고 전했다. 


2026년 들어 처음 두 달 동안 러시아 본토에 가해진 공격 횟수는 40회를 넘어 2025년의 두 배 속도로 늘고 있으며, 대부분은 석유·가스 인프라를 겨냥한 것이었다. 5년째로 접어든 전쟁에서, 우크라이나의 드론은 전선뿐 아니라 크렘린의 금고를 향해서도 날아가고 있다.


[마침내 기세 잡은 우크라, '살상지대' 내부까지 이례적 진격]


이렇게 우크라이나의 기세가 최근 들어 심상치 않다. 뉴욕타임스(NYT)는 26일, “우크라이나군은 2월 한 달간, 잃은 땅보다 더 많은 땅을 되찾는, 3년 만의 반전을 일궜다”면서 “전선 전반이 동결된 상태에서 비교적 유동적인 자포리자 남부 스텝 지대에서 반격을 감행한 결과, 분석가들은 올해 처음 두 달 동안 우크라이나가 약 260㎢의 영토를 되찾은 것으로 추산했다”고 보도했다.


NYT는 이어 “반격을 더 용이하게 한 뜻밖의 요인도 있었다”면서 “일론 머스크가 2월 러시아군의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 접속을 차단하면서, 우크라이나군이 드론 공격 부담을 잠시 덜고 기동력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번 작전의 목적이 러시아의 봄 공세 계획을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었다”면서 “이번 공세로 러시아가 통제하던 영토를 약 400~435㎢가량 회복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참모부의 올렉산드르 코마렌코 소장도 언론에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 지역에서 러시아가 점령했던 영토의 거의 전부를 되찾았다”면서 “우크라이나 공수부대와 돌격대는 지난 한 달여간 이른바 '킬존(kill zone)', 즉 드론 공격에 노출된 우크라이나·러시아 혼재 진지 일대에 진입해 여러 마을을 차례로 수복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우크라이나의 공세가 거세지자 러시아도 반격에 나서며 최근 빼앗긴 땅을 되찾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자포리자 지역에서 직접 전선을 지휘하는 비탈리 게르사크 우크라이나군 중령은 “러시아군이 이 지점들에 병력을 집결시키며 우리를 다시 밀어붙이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군 최고사령관도 지난 15일 전선 시찰 후 “유리야이폴레 방향의 공세 강도가 다른 전구에 비해 현저히 높다”고 진단했다. 혹독한 겨울이 물러가고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러시아군의 기동이 한결 수월해진 것도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젤렌스키 대통령은 밝혔다.


이번 우크라이나의 반격 성과가 나오기 전에는 전황이 어두웠다. 러시아군은 도네츠크에서 공세를 이어가는 한편, 자포리자와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 남부에서도 전선을 밀어붙였다. 자포리자에서 러시아가 지형을 일부 잠식할 수 있었던 것은, 병력과 화력 모두에서 열세인 우크라이나가 방어가 급한 도네츠크 쪽으로 병력을 이동시켰기 때문이다. 도네츠크의 향방은 미국이 중재하는 평화 협상에서도 핵심 쟁점으로, 미국이 이란 전쟁에 집중하면서 협상은 최근 수 주간 사실상 동결 상태다. 우크라이나는 이후 자포리자에 병력을 재배치했고, 1월 말 반격에 나섰다.


다만 이번 성과에 대한 과대평가는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핀란드 블랙버드그룹의 군사 분석가 에밀 카스테헬미는 “러시아의 영토 획득 속도가 한두 달 둔화됐다고 해서 전반적인 판도가 크게 바뀌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인간형 전투 로봇, 우크라이나 전장에 첫 발 내딛다]


한편 타임지는 25일, “파운데이션 로보틱스는 팬텀 MK-1 2대를 군사 목적으로 우크라이나에 넘겼다”면서 “지난해 10월 처음 공개된 이 로봇은 키 180㎝, 무게 80㎏의 인간과 흡사한 체형으로, 최대 20㎏의 장비를 싣고 시속 6㎞로 이동할 수 있는데, 이는 빠른 행군 속도로 움직이는 보병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팬텀 MK-1의 핵심 경쟁력은 자율성이다. 전기 모터 방식의 구동기로 팔과 손을 자유롭게 움직이고, 몸통 곳곳에 달린 카메라로 주변 환경과 사람을 인식한다. 여기에 고도의 인공지능(AI)을 탑재해 전장 상황을 빠르게 분석하고 이동 방향 등을 스스로 결정하는 능력을 갖췄다. 우선 정찰 임무를 맡아 최전선에 투입됐으나, 사격·물류 지원·위험 물질 처리 기능도 갖춰 활용 범위는 점차 넓어질 전망이다.


올해 수십 대를 우선 배치한 뒤 제조 역량을 키워 연간 수천 대 수준으로 늘리고, 2027년 말까지 최대 5만 대를 생산한다는 목표다. 보급 방식은 판매가 아닌 임대로, 대당 연간 임대료는 약 10만 달러(약 1억 5,000만 원)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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