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부길 whytimespen1@gmail.com

[트럼프 “이란 협상원해…살해당할까봐 말하기 두려울뿐”]
이란 지도부가 진퇴양난에 빠졌다. 이미 미국과 이스라엘의 융단 폭격으로 이란의 국방력이 사실상 초토화된 상황에서 전쟁을 더 이상 지속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이란의 강성 지지층들은 미국과의 협상 자체를 ‘항복’이라 여기면서 협상 주도자를 암살하겠다고 위협하고 있어서 어느 누구도 선뜻 협상장에 나서지 않으려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미국과의 협상을 거부하고 강경한 자세를 취하면 미국과 이스라엘로부터 암살 대상자로 찍히는 수가 있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딜레마에 빠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은 26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이 4주 가까이 지속된 전투를 종식시키기 위한 협상에 필사적”이라면서 “이란 외무장관은 미국 측 제안을 검토 중이지만 분쟁 종식을 위한 회담에 나설 의향은 없다고 밝혔는데, 이는 이중적 태도”라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이어 “이란 외무장관 아바스 아라그치는 미국과의 대화나 협상은 없었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중재자를 통해 다양한 메시지가 교환되었다”면서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워싱턴에서 열린 행사에서 이란 지도자들이 협상을 하고 있으며, 합의를 간절히 원하지만, 자국민에게 살해당할까 두려워 말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미국에게 살해당할까 두려워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협상중인 파트너가 누구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여기에 대해 우리 채널도 이미 밝힌 바와 같이 현재 이란을 사실상 통치하고 있는 이란 국회의장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와 외무장관 아바스 아라그치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들은 이란 국내에서는 철저하게 협상 사실을 숨기면서 미국과 결코 대화를 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단 이들은 미국과의 직접 대화가 아니라 제3자를 통해 논의는 한 적이 있다는 애매모호한 태도를 보이고 있을 뿐이다.
이들 이란 지도자들을 더욱 두렵게 하는 것은 미국과의 협상을 하자니 이란내 강경파들에게 암살당할 수도 있다는 공포가 있지만 그렇다고 계속 강경 자세를 취하자니 미국과 이스라엘로부터 제거 대상 리스트에 오르면서 암살당할 수도 있어서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일단 미국과의 협상을 추진하고 있는 파키스탄은 공식적으로 미국측에 협상 주관자들을 미국의 제거 대상에서 제외해 주기를 요청했다. 이에 대해 로이터통신은 26일 “파키스탄이 미국에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과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을 제거의 표적으로 삼지 말아달라고 요청했고, 이스라엘도 이들을 암살 대상 명단에서 제외했다”고 보도했다.
그럼에도 이란은 지금 이스라엘에 의한 제거와 관련한 두려움이 만만치 않다. 이미 이란 수뇌부가 줄줄이 제거된데 이어 25일에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실전에서 지휘해온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 해군 사령관이 공습으로 사망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타임스오브이스러엘(TOI)은 26일, “이스라엘 정부 당국자는 혁명수비대 해군 사령관인 알리레자 탕시리가 호르무즈 해협에 맞닿은 이란 남부 항구도시 반다르아바스에 단행된 공습으로 사망했다고 말했다”면서 “탕시리 사령관은 그동안 세계적인 에너지 수송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와 통제를 책임져 온 인물”이라고 밝혔다.
TOI는 이어 “탕시리 사령관은 소장급으로 2018년 혁명수비대 해군 사령관으로 임명돼 고속단정, 기뢰, 지대함 미사일, 무인정(드론 보트) 전력을 고도화했고 평가된다”고 짚었다.
이런 가운데 헤즈볼라 지도자가 이스라엘의 지속적인 공습 속에서 이스라엘과의 회담을 '항복'으로 간주하며 거부하면서 이란내 분위기도 함께 더욱 경직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TOI은 26일. “헤즈볼라 지도자 나임 카셈은 25일, 대리인을 통해 방송된 연설에서 ‘총격이 오가는 상황에서 이스라엘 적과 협상하자는 것은 항복을 강요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우리 땅을 점령하고 매일 공격을 감행하는 적과 직접 협상을 시작하자’는 레바논 대통령의 제안을 일축했다”고 보도했다.
TOI는 이어 “카셈은 레바논 국민들에게 ‘국가적 단결’을 촉구하며, 이는 정부가 헤즈볼라의 군사 활동 금지 결정을 철회함으로써 달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러한 강경 분위기가 이란에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따라 이란 지도부내에서 머리로는 당연히 미국과 협상을 통해 정권을 보존하고 신정체제를 일단 유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으면서도 주위의 시선이 두려워서 선뜻 나서지도 못하는 진퇴양난의 상황에 빠져 있다는 것이다.
[중국 “이란 협상 전망 밝다”, 트럼프 “28일 휴전도 가능”]
이런 가운데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중동 평화와 관련해 긍정적 전망을 내놓아 눈길을 끌고 있다. 가디언은 26일, “중국 왕이 외교부장은 테헤란이 계속 싸우겠다고 공언했음에도 불구하고 중동 전쟁을 중단하려는 움직임 덕분에 평화에 대한 ‘희망의 빛이 나타났다고 말했다”면서 “왕이 부장은 튀르키예 및 이집트 외교장관과의 개별 통화에서 대화를 촉구하며, 테헤란과 워싱턴 모두 협상 테이블로 복귀할 의향이 있음을 시사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AFP통신도 “왕이 외교부장은 바드르 압델라티 이집트 외무장관에게 ‘미국과 이란 모두 협상 의사를 표명하면서 평화에 대한 희망의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스라엘 매체 ‘채널12′ 뉴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28일 이란과의 휴전(ceasefire)을 발표할 가능성을 제기했는데, 이렇게 빠른 휴전을 이스라엘은 못마땅하게 여기고 있다”면서 “이스라엘은 그동안 ‘졸속 협상’이 되면 안 된다는 입장을 수차례 미국에 전달해 왔다”면서 “미국과 이란과의 휴전 협상이 현실화될 것을 우려해 이스라엘은 휴전이 발표되기 전까지 이란에 최대한 타격을 입히기 위해 군사 작전 강도를 높이고 있다”고 밝혔다.
채널12는 이어 “이스라엘은 미국이 이란에 제의한 15개 협상안을 두고 이란과 최종 합의가 이뤄지기 전인 28일경 이란과의 휴전을 전격 발표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이스라엘 전쟁 지휘부는 미국이 이스라엘에 이란 공격을 중단하라고 요구하기 전 ‘최대한의 성과(maximal achievements)’를 확보하고자 이란의 주요 거점을 더욱 강도 높게 타격하는 작전 계획을 마련했다”고 짚었다.
채널12는 또한 “미국과 이란이 상세하고 총체적인 내용을 합의할 가능성은 낮지만, 일반적인 틀(general framework)에서 협의할 가능성이 있고, 이에 대한 이스라엘의 대비가 필요하다”면서 “다만 미국 정부는 현재로서는 휴전을 발표할 계획이 없다고 했다”고 짚었다.
이와 관련해 TOI은 “이번 주말에 이란전 4주차를 맞이한다”며 “백악관이 최초 설정한 작전 기간이 ‘4~6주’였다”고 지적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도 25일 기자회견에서 “작전이 예상보다 앞서 진행되고 있으며 탁월한 성과를 내고 있다”며 “작전의 핵심 목표 달성에 매우 근접했다”고 했다.
[이란 전쟁 때문에 최대 위기 맞은 러시아 푸틴]
이런 가운데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이란 전쟁으로 인해 엄청난 위기를 맞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26일, “푸틴에게 있어 이란 전쟁은 모든 것을 바꿔놓았다”는 제목의 오피니언 기사에서 “연초 러시아 경제는 무너질 위기에 처한 듯 보였는데, 전쟁과 제재의 압박 속에서 수익은 감소하고 생산량은 줄어들었으며 무역량은 급감하면서 파산의 물결이 예상되는 상황이었다”면서 “지난 1월 말에는 러시아는 인도에 석유를 배럴당 22달러, 시장 가격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한 가격으로 팔 수밖에 없었는데, 이는 러시아 경제의 지속 불가능성을 보여주는 가장 극단적인 사례였다”고 밝혔다.
NYT는 이어 “경제상황이 워낙 악화되자 푸틴도 결국 침체된 경제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는데, 그래서 당연히 우크라아니 전쟁의 마무리를 구상할 수밨에 없었지만 이란 전쟁이 발발하면서 상황은 완전히 돌변했다”면서 “미국의 관심이 우크라이나 전쟁이 아닌 이란쪽으로 쏠리면서 푸틴은 자신이 치르고 있는 전쟁의 종식을 추진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고 짚었다.
NYT는 “푸틴은 실제로 러시아 내각의 전면 개편을 포함해 우크라이나와 제대로된 협상을 할 준비를 진행하고 있었지만 이란 전쟁이 발발하면서 새로운 러시아를 만들려는 계획도 무산되었다”면서 “이란 전쟁으로 인해 석유가격이 오르면서 경제에는 도움이 되었지만 그 정도 수준으로는 러시아 경제의 활성화는 아직 갈길이 멀다보니 당장 이란전쟁이 마무리된 이후의 러시아가 살아갈 길은 너무나도 막막하다”고 분석했다.
NYT는 “러시아 내부 상황도 점점 불안해지고 있는데, 올가을 총선을 앞두고 크렘린궁은 거의 편집증적인 긴장 상태에 빠져 있으며, 의회를 노련한 인사들로 채우려는 계획을 번복하는가 하면, 푸틴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친정부 성향의 블로거를 강경하게 응징하고 있다”면서 “또한, 러시아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메시징 플랫폼인 텔레그램을 차단했고,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는 인터넷 접속 장애가 점점 더 빈번해지고 있는 가운데, 대대적인 정부 개편에 대한 소문도 끊이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만큼 러시아가 혼돈의 상태로 빠져들고 있다는 의미다.
NYT는 그러면서 “최근까지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수준의 대중적 불만이 이제는 일상이 되었으며, 머지않아 푸틴 대통령은 중대한 선택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우크라이나 사태의 긴장을 완화하고 전쟁 종식을 포함한 어떤 형태의 조치에 동의할 것인지, 아니면 정반대로 전면적인 통제를 강화하고 심지어 새로운 동원령을 내릴 것인지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이렇게 이란 전쟁이 아니었다면 푸틴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식을 추진하고 가능한 한 빨리 러시아 정국의 안정을 위한 타개책을 찾았겠지만, 이란 전쟁이 그러한 기회를 모두 박탈하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어정쩡한 상황이 되어 버렸다는 것이 NYT의 진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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