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부길 whytimespen1@gmail.com

[트럼프, “이란이 합의에 응하지 않으면 지옥을 불러올 준비”]
수천 명의 미 해병대가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위한 임무 수행을 위해 걸프만에 도착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이 합의에 응하지 않으면 이란에 지옥을 불러올 준비가 되어 있다”고 경고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는 이란 내부에서 종전과 관련해 행정부와 군부간 극한 대립을 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이란 군부를 향한 최후통첩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런 가운데 이란은 미국 항공모함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했으나 모두 실패했고, 미국은 이란을 향해 '야만적 카드'를 꺼낼 준비를 하고 있어 이란의 대응이 주목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심기를 가장 잘 안다는 뉴욕포스트(New York Post)는 26일, 미국이 이란에 제안한 종전안에 대해 이란 내에서 다양한 의견, 심지어 결사반대의 뜻까지 표출되는 것과 관련해 “백악관은 이란이 자신들이 군사적으로 패배했으며 앞으로도 계속 패배할 것임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이 그 어느 때보다 더 강력한 타격을 입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허세를 부리는 사람이 아니며 지옥을 불러올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백악관은 이어 “이란은 다시 오판해서는 안 된다. 지난번의 오판으로 인해 그들은 고위 지도부를 잃었고, 해군과 공군, 방공 시스템을 상실했다”면서 “이 시점에서 발생하는 어떠한 폭력도 이란 정권이 이미 패배했다는 사실을 이해하기를 거부하고 협상에 나서기를 거부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짚었다.
이와 관련해 뉴욕포스트는 “이란 당국은 25일 파키스탄을 통해 전달된 15개 조항의 평화 제안에 적대적으로 반응하며, 전쟁 배상금과 테헤란이 이 중요한 해협을 통제하고 있음을 인정할 것을 요구하는 역제안을 내놓았다”고 밝혔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도 26일, “이란 고위 관리는 휴전 조건으로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 확보와 대리 세력에 대한 전쟁 종식을 요구했는데, 백악관은 회담이 '생산적'이며, 휴전협상과 관련된 언론의 보도들은 정확하지 않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TOI은 “이란은 지금 내부의 관계자에 따라 현재 진행되는 협상안에 대해 제각각 의견을 내놓고 있다”면서 “일부 군부 강경파들은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테헤란의 ‘자연적이고 합법적인 권리’ 인정을 포함해 역내 모든 미군 기지 폐쇄와 이란에 대한 모든 제재 해제를 요구했으며, 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한 제한도 거부하고 있다”고 짚었다.
TOI은 이어 “백악관 대변인 캐롤라인 레빗은 25일 이란 관리들의 냉담한 반응으로 이란과의 회담이 교착 상태에 빠졌다는 일부 언론들의 보도는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으며, 이란과의 협상은 현재 매우 생산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실제로 레빗 대변인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발전소 폭격 위협을 철회한 것은 이란이 대화를 원한다는 것이 미국에 분명해진 후였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제안을 경청하고 있다”면서 “이란 정권의 잔존 세력은 트럼프 대통령과 협력하고 핵 야욕을 영구히 포기하며 미국과 동맹국에 대한 적극적인 위협을 중단할 또 다른 기회를 갖게 됐지만, 만약 이란이 군사적으로 패배했고 앞으로도 계속 패배할 것이라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이전보다 훨씬 더 강력한 타격을 입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6일, “이란 당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휴전 제안을 공개적으로 거부하면서 휴전은 테헤란의 조건에 따라서만 종식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이란 관리들은 비공개적으로는 미국과의 협상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상황 때문에 미국은 중동지역으로 추가 병력을 파견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의 가디언도 26일, “유엔 핵 감시 기구 수장은 미국과 이란 간 회담이 이번 주말 개최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러한 협상 진전과 관련해 WSJ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외무장관과 국회의장을 암살 대상 명단에서 일시적으로 제외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항공모함에 미사일 발사한 이란, 미국은 모두 요격]
이런 가운데 이란은 25일, 미국의 항공모함 에이브러험 링컨함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했으나 모두 요격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포스트는 26일, “미국과의 전쟁 종식을 위한 합의 가능성을 일축한 테헤란 군부의 발표 이후 몇 시간 만에 미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호 방향으로 순항 미사일 100여발을 발사했다”면서 “이번 미사일 발사는 이란 군부 고위 대변인이 미국이 파키스탄 중재자를 통해 전달한 15개 항의 평화안을 두고 테헤란은 워싱턴과 절대 타협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한 직후에 이루어졌지만 미국은 이들을 모두 요격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WSJ은 “미 중부사령부는 25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의 미사일, 드론, 군함 제조 시설 대부분을 심각하게 손상시키거나 파괴했으며, 또한 이란의 미사일, 드론, 해군 생산 시설 및 조선소의 3분의 2 이상을 손상시키거나 파괴했는데, 앞으로도 이란의 광범위한 군사 제조 체계를 완전히 제거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면서 “이란이 더 이상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에 저항하지 못하도록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이란을 향한 2단계 공격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마디로 이제까지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향해 전쟁 지도부와 방공망 등의 군사시설을 포함해 미사일과 드론 보관시설, 군수산업 기반 시설 등을 직접 공격해 온 것과는 다르게 비군사적 표적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전략으로 전환시킨다는 것이다.
이러한 징후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1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이란이 48시간 이내에 호르무즈해협을 전면 개방하지 않으면, 주요 발전시설을 시작으로 이란의 발전시설을 초토화할 것”이라고 경고한데서도 드러난다. 이는 미국이 앞으로는 이란의 핵심 인프라를 직접 공격함으로써 국민 불편을 최대화하는 등 다양한 비대칭적 수단을 활용한 강압과 회유로 유리한 출구전략을 마련하려 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미국이 이렇게 전략적 방향전환을 하는데는 다 이유가 있다. 우선적으로 그동안의 이란을 향한 융단폭격으로 공격 목표로 삼았던 이란의 핵심 군사시설의 90% 이상이 파괴됨으로써 이란의 군사능력을 사실상 재기 불가능한 수준으로 만들어버렸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선택한 것은 호르무즈 해협과 관련된 이란의 주요 섬들에 대한 상륙작전을 준비하면서 이를 방해하는 군사시설에 대한 핀포인트 공격을 단행하는 동시에 전기·통신·인터넷·금융·급수 등 국가 핵심 인프라에 대한 물리적 타격을 단행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동시에 사이버 공격과 이란 국민들의 소요사태를 야기하는 전술 등을 사용하겠다는 의미다. 이렇게 되면 이란 정권은 그야말로 곤혹스러운 입장으로 빠질 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전개 상황이 주목된다.
이런 상황에서 미 국방부는 25일, “방산 업체인 록히드 마틴·BAE 시스템즈와 협력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요격체(interceptor)와 요격용 유도체(seeker) 생산량을 4배 늘린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록히드마틴은 정밀 타격 미사일의 납품을 가속화 할 수 있게 전시(戰時) 생산 체제로의 전환을 하기로 했고, 또 다른 방산 업체인 허니웰 에어로스페이스와는 탄약 비축량을 위한 핵심 부품 생산을 확대하는 5억 달러 규모(약 7500억원)의 프레임워크를 발표했다.
이에 대해 마이클 더피 조달·유지 보수 담당 차관은 “우리의 전략은 민간 투자를 끌어낼 장기적 수요 신호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우리나라가 필요로 하는 압도적인 ‘자유의 무기고’를 구축하고 있다”고 했다.
[NYT, “전쟁은 생각보다 훨씬 잘 진행되고 있다”]
이 시점에서 눈여겨볼 것이 하나 있다. 그동안 트럼프의 이란 전쟁에 대해 매우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었던 NYT가 돌연 오피니언 칼럼니스트인 브렛 스티븐스의 글을 통해 “전쟁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잘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는 점이다.

NYT는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이란 전쟁과 관련해) 2012년 3월,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약 123달러(현재 가치로 환산하면 약 175달러)로 무시무시하게 높았던 휘발유 가격을 떠올리겠지만, 이란 전쟁이 한창인 지금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봉쇄하고 이웃 국가들의 에너지 시설을 공격했음에도 불구하고 유가는 달러당 약 100달러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는 2001년 1월 이후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평균 가격인 약 95달러보다 약간 높은 수준에 불과하다”면서 “민주당을 포함한 비판론자들의 주장을 들어보면, 이스라엘의 사주를 받아 감행된 이란에 대한 이유 없는 불필요한 공격은 명확한 목표나 최종 목표 없이 세계 경제를 위험에 빠뜨린 외교 정책 실패라고 하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 주장했다.
NYT는 이어 “최근들어 미국이 벌인 전쟁들, 곧 널리 뛰어난 군사적 성공으로 평가받는 1991년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정권에 대한 사막 폭풍 작전이나 1989년에 벌어진 파나마 침공 사건, 1990년 8월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으로 시작된 페르시아만 위기 당시의 전쟁, 2003년 이라크 침공 초기, 사담 후세인과 그의 고위 지도부 제거를 위한 전쟁 등에서 미국은 엄청난 피해를 감수해야 했지만 이번 전쟁에서는 그러한 피해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면서 “제2차 이라크 전쟁 발발 직전, 조지 W. 부시 행정부는 사담 후세인이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잘못된 정보를 바탕으로 전쟁을 주장했지만, 현재 진행 중인 전쟁에서는 이란에 고농축 우라늄 약 440kg이 매장되어 있다는 사실이 명백한데, 이 우라늄은 추가 농축 및 우라늄 금속으로의 변환 과정을 거치면 핵폭탄 11개를 제조할 수 있는 양이다. 이라크 전쟁 당시 후세인이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비난의 대상이었다면, 이제 이란이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더 큰 비난거리가 되어야 할까?”라고 말했다.
NYT는 그러면서 “돌이켜보면 걸프전의 가장 큰 실수는 사담 후세인의 군대가 완전히 격퇴되기 전에 너무 일찍 종결했다는 점”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며 글을 맺었다.
이렇게 반트럼프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NYT의 이란 전쟁 격찬은 그야말로 이례적이다. 그것도 다른 기사도 아니라 NYT 소속 컬림니스트가 오피니언 면을 통해 공론화를 시도했다는 점에서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이 시점에서 한국 언론들의 보도태도를 되돌아봐야 한다. 사실 한국 언론들은 그동안 미국의 반트럼프 언론들의 보도 행태를 그대로 따라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그래서 기사의 방향이 현실과는 다르게 쓰여지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NYT의 이번 오피니언 글은 우리 자신을 되돌아보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언론의 가장 중요한 것은 ‘내편, 네편’이 아니라 중립적이며 진실되어야 하기 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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