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부길 whytimespen1@gmail.com

[이란 정부가 추진하던 미국과의 평화협상, 이란 군부가 반대]
이란 정부의 외무장관을 중심으로 한 미국과의 협상파가 이란 혁명수비대가 주축이 된 군부의 거센 반대에 부딪치면서 이란 전쟁의 휴전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이에 미국과 이스라엘은 다시 공습을 시작하면서 이란 군부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일단 이란 정부는 더 이상 이란이 버틸 여지가 없다는 것을 인식하면서 미국과의 협상에 적극적이지만 반면 초강경파인 이란 혁명수비대의 군부는 “미국과 협상을 하더라도 자신들을 주축으로 해야 한다”면서 평화협상에 고춧가루를 뿌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미국은 휴전 성립을 낙관하고 있다.

페르시아어 위성TV인 이란인터내셔날은 25일, “이란 외무장관 아바스 아라그치(Abbas Araghchi)가 미국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Steve Witkoff)와의 전화 통화에서 이란은 합의를 위해 노력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면서 “아라그치가 미국 측 관계자들에게 모즈타바 신임 최고 지도자가 테헤란의 조건이 충족될 경우 이란의 문제 신속 해결에 동의했다고 전했다”고 보도했다. 이 회담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Jared Kushner)도 동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인터내셔날은 이어 “이는 이란이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한 생산적인 회담을 공개적으로 부인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이란이 여전히 접촉을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면서 “미국과 이란 사이에는 여전히 큰 격차가 존재하며, 이스라엘은 미국-이란 협상에 직접 참여하지 않고 다른 경로를 통해 협상 내용을 인지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 언론인 Ynet은 24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동 협상 특사인 위트코프가 지난 19일 이란의 아라그치 외무장관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면서 “이란이 제시한 휴전 조건은 전쟁 전 타결될 수 있었던 합의안과 유사했으며, 미국은 이에 따라 테헤란의 신정 정부 전복을 포기하고 이란의 새 최고 지도자인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계속 집권하도록 허용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고 전했다.
Ynet은 이어 “위트코프와 쿠슈너가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과 직접 소통하는 미국-이란 간 채널이 지난 2월 28일 전쟁 발발 전부터 오랫동안 유지되어 온 것”이라면서 “그동안 이 채널을 통해 아라그치 외무장관과 당시 이란 최고안보위원회 사무총장이었던 라니자니와 소통을 이어갔으나 진전은 없었다”고 짚었다..
이와 관련해 예루살렘포스트는 “미국이 이란과의 전쟁 종전일을 4월 9일로 정했으며, 양측이 이번 주 후반 파키스탄에서 협상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란과 미국이 이번 주 후반 파키스탄에서 만날 것으로 예상되며, 미국은 아직 이스라엘에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과의 회담 내용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리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예루살렘포스트는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 전쟁 종식을 위해 접촉했다고 언급한 후, 이스라엘은 미국이 갈리바프와 간접적으로 협상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갈리바프는 미국과 협상이 진행중이라는 사실을 부인하며 해당 보도를 금융 및 석유 시장을 조작하기 위한 가짜 뉴스라고 일축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5일, “이란의 강경한 국회의장인 갈리바프가 중동 전쟁 확산을 막기 위한 협상을 모색하는 워싱턴의 노력에 뜻밖의 인물로 떠오르고 있다”면서 “분석가들은 갈리바프가 미국이 협력할 수 있는 인물 유형에 속하는 소수의 정권 인사 중 한 명이라고 말했으며, 이란 전문가들은 그의 과장된 수사에도 불구하고 과거에 실용적인 면모를 보인 적이 있으며, 정권과의 신뢰 관계를 고려할 때 그가 유력한 대화 상대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조지 워싱턴 대학교 중동 연구소 소장인 시나 아조디는 ”갈리바프는 이란의 실력자를 꿈꾸는 인물“이라며 ”실용적인 면모를 지닌 강경파“라고 말했다. 아조디는 이어 ”그는 트럼프 행정부와 잠재적인 협상을 성사시킬 수 있는 필요한 자격을 갖춘 인물”이라고 덧붙였다.
일단 미국은 현재 갈리바프가 이란의 최고 지도자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알리 하메네이의 폭사 이후 모즈타바가 새로운 최고지도자로 추대되었지만 그는 현재 심각한 부상으로 모스크바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중이라 사실상 이란의 권부는 갈리바프가 쥐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도 이를 가리켜 “이란은 이미 정권교체가 이루어졌다”고 평가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4일, “우리는 지금 사실상 이란의 정권 교체를 목도하고 있다”면서 “왜냐하면 새로운 지도자들은 우리가 이 모든 문제를 야기했던 초기 지도자들과는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이란과의 적대 행위를 종식시키기 위한 합의에 도달하기 위해 이란의 ‘적절한 인사들’과 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미국이 앞장서서 갈리바프를 이란의 새 지도자로 인정하면서 앞으로 그와 이란의 미래를 함께 설계할 수 있다고 추인한 것으로 판단된다.
[미국과의 평화협상, 정면으로 거부한 이란 군부]
이렇게 이란 정부가 주축이 돼 미국과의 평화협상을 진행하는 것에 대해 이란혁명수비대의 군부가 정면으로 거부하면서 협상을 하려면 자신들과 직접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서서 혼선이 일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25일, “이란 군부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라는 주장을 일축하며, 미국은 스스로와 협상하고 있다고 비난했다”면서 “강경파 정예 부대인 혁명수비대가 장악하고 있는 이란군 통합사령부가 협상을 거부한 것은 미국이 테헤란에 15개 항으로 구성된 협상안을 보냈다는 보도가 나온 가운데 이루어졌다”고 보도했다.
이란 합동군사령부 대변인 에브라힘 졸파카리는 이란 국영 TV에서 “우리들은 미국과 결코 거래하지 않을 것이며, 앞으로도 그럴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마디로 이란의 행정부가 추진하는 미국과의 평화협상에 대해 군부가 반기를 들었다는 점에서 이란 정부내 혼선은 복잡하게 얽힐 가능성이 커졌다.
[군부의 협상 거부에 곧바로 공격 재개한 미국과 이스라엘]
이렇게 미국과 이란간의 평화협상이 이란 군부에 의해 거부되자 미국과 이스라엘은 즉각 이란을 향한 공격을 재개했다. 로이터는 “수천 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역사상 최악의 에너지 위기를 초래했으며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우려를 불러일으킨 전쟁이 4주째 접어든 25일에도 이란과 이스라엘의 공습은 멈추지 않았다”면서 “이스라엘군은 텔레그램 게시물을 통해 테헤란 전역의 기반 시설을 겨냥한 공습을 감행했다고 밝혔으며, 이후 이스라엘 공군이 테헤란의 해군 순항 미사일 생산 시설 두 곳을 공격했다”고 짚었다.
이에 대해 이란의 준관영 통신사인 SNN 통신은 “이번 공습이 도시의 주거 지역을 강타했으며, 구조대원들이 잔해 속에서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이란도 반격에 나섰다. 이란 국영 언론은 “이란 혁명수비대가 텔아비브와 키르얏슈모나를 포함한 이스라엘 지역과 쿠웨이트, 요르단, 바레인의 미군 기지를 대상으로 새로운 공격을 감행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미국과 이란간 협상타결 가능성 크다?]
이렇게 이란 내부에서 협상파와 결사항전파가 정면 충돌 양상을 보이고 동시에 미국과 이스라엘이 다시 공격을 하면서 이란 전쟁이 다시 난전으로 흘러가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극적으로 타결될 여지도 커 보인다는 분석도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25일, “이란군은 트럼프 행정부와의 휴전 협상을 배제한다는 일련의 메시지에 추가적인 입장을 덧붙이면서, 적어도 공개적으로는 타협할 의사가 거의 없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지만, 미국의 외교적 노력으로 중동분쟁이 완화될 수 있다는 조심스러운 낙관론이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비록 이란내 행정부와 군부가 정면 충돌하고 있기는 하지만 갈리바프가 이란 내에서 갖는 정치적 위상을 고려할 때 아마도 강경파인 군부를 설득할 가능성도 상당히 크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보다 더 큰 중요한 이유는 이란이 현실적으로 더 버틸 수 있는 여지가 날이 갈수록 사라지고 있어서 그렇다는 것이다. 과연 갈리바프가 이란을 구원할 선봉자가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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