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부길 whytimespen1@gmail.com

[NYT, “중국, 쓰촨성 산악지대 곳곳에 비밀 핵시설 확장”]
중국이 쓰촨성 산악지대에 비밀 핵시설을 대거 확장하고 있으며 심지어 비밀 핵실험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마디로 미국 및 전 세계를 상대로 위험천만한 도박을 하고 있다는 것인데, 이에 대해 미국과 서방국가들의 대응이 주목된다.

뉴욕타임스(NYT)는 16일, “중국이 쓰촨(四川)성 산악지대 여러 곳에 설치된 비밀 핵시설을 최근 수년간 확장하고 보강해온 것으로 위성사진 분석 결과 드러났다”면서 “중국 남서부의 울창하고 안개 낀 계곡에서 촬영된 위성 사진은 새로운 초강대국 경쟁 시대를 대비한 중국의 가속화되는 핵무기 증강 움직임을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NYT는 이어 “쓰촨성 쯔퉁(梓潼)이라는 계곡도 그런 곳 중 하나인데, 이곳에서 엔지니어들은 새로운 벙커와 방벽을 건설하고 있는데, 새로 지어진 복합 시설에는 파이프가 빼곡히 들어차 있어, 이곳이 매우 위험한 물질을 취급하는 곳임을 짐작케 한다”면서 “또 다른 계곡에는 핑퉁(平通)이라는 이중 울타리로 둘러싸인 시설이 있는데, 전문가들은 이곳에서 중국이 플루토늄으로 채워진 핵탄두의 핵심 부품을 제조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NYT는 또한 “110m 높이의 환기 굴뚝이 눈에 띄는 주요 구조물은 최근 몇 년 동안 새로운 환기구와 열 분산 장치를 설치하는 개보수를 거쳤는데, 그 옆에서는 추가 공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NYT는 “핑퉁 시설 입구 위에는 중국 국가주석 시진핑이 애국주의를 강조할 때 쓰는 말인 ‘불망초심, 뢰기사명(不忘初心,牢記使命)’, 곧 ‘창립 이념에 충실하고 우리의 사명을 항상 기억하라’는 문구가 우주에서도 보일 만큼 큰 글자로 새겨져 있다”면서 “이곳들은 쓰촨성에 있는 여러 비밀 핵 관련 시설 중 일부이며, 최근 몇 년 동안 확장 및 현대화 작업을 거쳤다”고 짚었다.
NYT는 그러면서 “중국의 군사력 증강은 미국과 러시아 간의 마지막 남은 핵무기 감축 조약이 만료된 후 국제적인 군비 통제를 재개하려는 노력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며 “워싱턴은 후속 조약에는 중국도 포함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베이징은 이에 대한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지리공간 정보 전문가 레니 바비아즈 박사는 “이번에 드러난 핵기지 확대 현상은 중국이 세계 초강대국이 되려는 더 큰 목표와 일맥상통하는데, 핵무기는 그 목표 달성에 필수적인 요소”라면서 “중국 전역의 각 핵시설들은 모자이크 조각과 유사하다. 이 모든 시설에서 진화가 있었지만, 대체로 2019년부터 변화의 속도가 가속화되었다”고 덧붙였다.
[미국과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중국의 핵개발]
이와 관련해 토머스 G. 디낸노 미 국무부 군비통제·국제안보 차관은 지난 6일, “중국이 국제적 핵실험 금지 협약을 위반하고 비밀리에 지난 2020년 6월 22일, 비밀 핵시설인 로프누르에서 수백 톤 규모의 핵실험을 감행했다”고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디낸노 차관은 “중국이 폭발 사실을 감추기 위해 국제 지진 감시 시스템까지 방해했다”며 중국의 은밀한 움직임을 강력히 비난했다. 미 정보당국이 중국의 핵실험 사실을 공식적으로 확정해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대해 베이징은 이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일축했지만, 전문가들은 디낸노 차관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얼마나 강력한지에 대해 논쟁을 벌이고 있다.
NYT는 또한 “미 국방부의 최신 연례 추산에 따르면 중국은 2024년 말 기준 600개 이상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으며, 2030년까지 1,000개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중국의 핵무기 보유량은 미국과 러시아가 보유한 수천 개에 비하면 훨씬 적지만, 그 증가세는 여전히 우려스러운 수준”이라고 밝혔다.
전 국무부 관료이자 현재 매사추세츠 공과대학 핵안보정책센터 선임연구원인 매튜 샤프는 “이러한 주제에 대해 진정한 대화가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에서 앞으로 어떻게 될지 예측하기는 매우 어렵고, 이는 위험한 상황”이라며, “지금 우리는 우려스러운 추세선을 최악의 시나리오로 해석하여 그에 맞춰 대응하고 계획을 세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마오쩌둥 때부터 건설되기 시작한 중국 핵시섷]
중국의 핵시설들에 대해 NYT는 “쓰촨성에 있는 이 시설들은 60여 년 전 마오쩌둥의 ‘제3전선’ 계획의 일환으로 건설되었는데, 이 계획은 중국의 핵무기 생산 연구소와 시설을 미국이나 소련의 공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것이었다”면서 “수만 명의 과학자, 엔지니어, 노동자들이 비밀리에 산악 지대에 핵 시설을 건설했는데, 이 지역을 방문했던 미국의 핵 과학자 대니 B. 스틸먼은 훗날 공저한 책에서 이를 ‘내륙의 핵 제국’이라고 불렀다”고 짚었다.
NYT는 “1980년대 중국과 워싱턴, 모스크바 간의 긴장이 완화되면서 많은 제3전선 핵시설이 폐쇄되거나 규모가 축소되었고, 과학자들은 인근 도시인 면양(綿陽)에 새로 건설된 무기 연구소로 이전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쯔통과 핑퉁 같은 시설들은 계속 운영되긴 했으나 시설 변화는 조금씩만 이뤄졌으며 이는 핵무기 보유량을 비교적 적은 상태로 유지한다는 당시 중국의 정책을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NYT는 “핵무기 보유량 증가 자제 기조를 유지해오던 중국의 태도에 약 7년 전부터 변화가 생기면서 쓰촨성 소재 핵무기 시설들에서 건설 활동이 활발해졌다”면서 “특히 면양에는 대규모 '레이저 점화 시설'이 들어섰으며, 이를 이용하면 실제 핵무기 폭발 시험을 하지 않더라도 핵탄두 연구를 할 수 있다”고 짚었다.
이런 변화들 중 일부는 단순히 안전을 위한 시설 개선일 수도 있고, 잠수함 발사 미사일 등 신무기에 맞춰 탄두 설계를 수정하려는 것일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중국의 핵무기 보유고가 늘어나거나 업그레이드되는 점이 위기 상황에서 중국의 태도에 어떤 영향을 줄지에 대해 미국 측은 우려하고 있다.
미국 국방부 중국·대만·몽골 담당 부차관보를 지냈고 지금은 싱크탱크 랜드 코퍼레이션에 정치분야 선임연구원으로 재직 중인 마이클 체이스는 “핵을 앞세운 미국의 협박으로부터 대체로 자유로운 입장에 있기를 원하는 것이 중국의 의도”라면서 “특히 대만을 둘러싸고 재래식 무력충돌이 벌어질 경우 이 점이 중요해질 수 있다는 게 중국의 판단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미러 54년 핵통제 마침표…마지막 고삐 '뉴스타트' 풀렸다]
한편, 세계 최다 핵무기 보유국인 미국과 러시아 간 유일한 핵 군축 협정인 신전략무기감축조약(New START·뉴스타트)이 연장되지 못하고 지난 5일 결국 종료됐다. 미국과 러시아의 전략 핵무기 수를 제한해온 마지막 남은 조약이 사라지면서 핵무기 보유국 간 군비 경쟁이 과열되고 긴장이 고조될 가능성이 우려된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조약 만료 시점인 미 동부시간 4일 자정(한국시간 5일 오후 2시)까지 러시아가 제안한 뉴스타트 1년 연장을 수용한다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이에 대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러시아 대통령실) 대변인은 5일 브리핑에서 “오늘이 지나면 효력이 중단될 것”이라며 “뉴스타트가 5일에서 6일로 넘어가는 0시에 만료된다”고 명확히 밝혔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 조약을 1년간 자체 연장할 것을 제안했지만 미국은 여전히 답을 주지 않는 상태”라면서 “세계 양대 핵무기 보유국인 러시아와 미국이 핵무기 수를 제한하기로 한 마지막 협정인 뉴스타트가 만료되는 상황에 대해 우리는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사건이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달렸다”면서도 “어떤 경우든 러시아는 핵무기 분야에서 전략적 안정 문제에 대해 책임 있고 신중한 접근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백악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핵무기 통제에 대한 향후 방향을 정하고 정해진 일정에 따라 이를 명확히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타트는 1969년 미국과 당시 소련이 시작한 핵군축 협상의 첫 결과물인 1972년 전략무기제한협정1(SALT1)이 타결된 이후 명맥을 이어온 마지막 핵군축 조약이다. 뉴스타트는 원래 기간이 10년이었으나 양국이 5년 연장해 2026년 2월 4일까지만 효력이 발생하게 돼 있었다. 그러나 뉴스타트는 러시아가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양국 간 불신이 커지면서 수년간 불안정한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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