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부길 whytimespen1@gmail.com

[부동산 과잉 공급이 빚은 최대 위기, 심각성 모르는 베이징]
중국 경제가 심각하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진 바 있지만 이젠 중국의 싱크탱크들까지 이 문제를 지적하고 있고, 급기야 세계적인 신용평가기관인 S&P마저도 이 문제를 지적하면서 우선적으로 베이징 당국이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엄청난 위기에 빠질 수도 있음을 경고하고 나서 주목을 끌고 있다.

글로벌 금융평가기관인 S&P는 지난 9일, “중국의 부동산시장이 공급 과잉으로 경제 전반의 회복을 가로막고 있다”면서 “이 문제는 오직 베이징 당국만이 해결할 수 있지만 이상하게도 중국 공산당 당국은 이에 대해 적극적으로 개입하려는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짚었다.
S&P는 이어 “중국 당국이 과잉 재고를 해결하기 위한 전국적인 주요 정책이 없다면, 중국의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신용등급 하락 압력을 받게 될 것”이라면서 “중국 부동산 시장 회복의 핵심 요소로 정부의 단호한 개입이 절대적으로 필요하지만 도대체 왜 이러한 적극적 개입을 회피하는지 알 수가 없다”고 밝혔다.
S&P는 그러면서 “베이징 당국자들은 정책 목표로서 빠른 GDP 성장의 중요성을 낮추고 성장의 질에 더 중점을 두면서 부동산 관련 부양책을 포함한 거시경제 부양책에 신경을 쓰지 않아왔다”면서 “부동산 시장의 불안 속에서 내수 수요가 부진했음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수출이 GDP 성장을 뒷받침하다 보니 부동산 경제의 중요성을 간과한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S&P는 “중국 부동산 시장이 6년 연속 판매량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우리는 이러한 하락세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면서 “이번 경기 침체는 너무나 심각해서 정부만이 이 문제를 풀어나가야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데는 다른 이유가 있는 듯 하다”고 짚었다.
실제로 지금의 부동산 시장 악화를 만든 장본인이 바로 시진핑 주석이기 때문에 부동산 문제의 심각성을 거론하는 것 자체가 시주석에 대한 비판이라는 오해를 살 우려가 있어서 당국자들이 문제의 심각성을 알면서도 감히 이 문제를 정면으로 거론하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보인다. 그러는 사이에 중국 경제는 더욱 더 최악의 위기로 흘러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S&P는 “중국 부동산 시장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이고, 이로인한 부동산 경제의 회복은 예상보다 더 어려울 것”이라고 강력하게 경고한 것이다.
[중국 싱크탱크마저 경고한 경제위기의 심각성]
문제는 이젠 중국내의 핵심 싱크탱크들마저 중국 경제의 위기를 직접 지적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 공산당 중앙당교 국제전략연구소(中共中央党校国际战略研究所) 부소장을 역임한 저우톈융(周天勇)은 최근 “실질적인 시장 지향적 개혁이 없다면 중국의 잠재 경제 성장률이 제15차 5개년 계획 기간(2026~2030년) 이후, 심지어 그 다음 10년까지도 약 2.5%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수치는 중국 당국이 계획하고 있는 지표보다 현저히 낮은 수치이다.
저우톈융은 이어 “공급측과 수요측 모두에서 구조적 문제가 동시에 악화되고 있다”면서 “공급측에서는 행정 계획이 자원 배분을 좌우하면서 막대한 양의 노동력, 자본, 토지가 유휴 상태로 남거나 잘못 배분되어 전반적인 효율성이 지속적으로 저하되고 있으며, 수요측에서는 고정 자산 투자, 가계 소비, 수출 전망이 매우 불확실하다보니 상당수의 농촌 주민과 이주 노동자들은 산업화의 혜택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으며, 소득이 낮고 소비 능력이 오랫동안 억압되어 왔다”고 지적했다.
저우톈융은 “고속 성장이 무한정 지속될 수는 없다”고 강조하면서, “진정한 해결책은 제도적 경직성을 허물고 주민 소득을 증대시키며 농촌 지역, 이주 노동자(농민공), 저소득층의 소비 잠재력을 끌어내야 길이 열릴 것이지만, 그러나 현 체제 하에서는 바로 이 전제 자체가 중국 공산당이 가장 손대기를 꺼리는 핵심 문제”라고 짚었다.
이에 대해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8일, “베이징이 차기 5개년 계획을 준비하는 가운데 정책 입안자들이 국내외에서 다양한 압력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여러 경제학자들은 시장 개혁이 정체될 경우 중국의 장기적인 성장세가 분명히 꺾일 것이라고 단언했다”고 보도했다.
이러한 성장 추세는 대만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스위스 금융그룹으로 투자 및 자산운용기관인 UBS는 지난 6일, “대만의 2026년 GDP 성장률 전망치를 시장 컨센서스를 크게 웃도는 6.9%로 상향 조정하고 대만이 아시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경제국이 되었다”고 밝혔다.
[올해 중국에서 7대 경제 위기가 동시에 발생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중국 경제 위기는 우리가 생각하는 수준 그 이상이다. 이와 관련해 폴란드 싱크탱크 카지미르 풀라스키 재단의 연구 책임자이자 전 미국 국방부 자문관인 루벤 F. 존슨은 최근 미국 웹사이트 19FortyFive에 기고한 글에서 “중국은 2026년 1월부터 심화되고 복합적인 경제 및 구조적 위기에 직면할 것으로 보이는데, 아마도 악화되는 디플레이션 악순환, 장기적인 부동산 시장 침체, 그리고 증가하는 금융 위험 등으로 인해 7가지 주요 위기가 동시에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루벤 F. 존슨 자문관은 이어 “이러한 경고 신호는 7가지 핵심 지표 그룹을 포괄한다”면서 이를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첫째, 연금 기여금과 지급액 간의 격차가 커지고 있다.
둘째, 지방 정부의 재정 자립도가 떨어지고 토지 매각 수입이 감소했으며, 숨겨진 부채 부담이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셋째, 주요 도시의 신규 주택 판매량, 중고 주택 매물 등록 건수, 재고 감소세가 모두 동시에 반전되었다.
넷째, 중소형 은행들은 부실 대출 증가, 은행 간 자금 조달 경색, 자산 관리 자산 상환 지연 등 점점 더 큰 압박에 직면하고 있다.
다섯째, 산업 이윤, 생산량 증가율, 고용 지표는 계속해서 감소했다.
여섯째, 인구 구조가 급격히 악화되고 있는데, 이는 출산율 감소, 생산가능 인구 감소, 그리고 유아 교육 등록률 둔화로 나타나고 있다.
일곱째, 수출 주문 감소, 주요 시장으로의 선적 둔화, 해안 지역의 전력 소비 감소, 컨테이너 처리량 감소 등 전반적인 외부 수요 감소가 나타났다.
루벤 F. 존슨 자문관은 그러면서 “역사적으로 이 7가지 핵심 지표가 12~18개월 내에 동시에 악화된 사례는 드물었다”며 “2025년 하반기에는 이러한 지표 대부분이 주요 경고 임계값을 넘어 동시에 악화되었으며, 이는 중국의 재정, 금융, 인구 및 경제 펀더멘털에서 이례적으로 위험한 시스템적 ‘실망의 공명’이 발생할 가능성을 높인다”고 꼬집었다.
이런 상황에서 재정수입까지 줄어들면서 비상이 걸렸다. 싱가포르의 대표적 화교신문인 연합조보는 지난 3일 “중국의 재정 수입은 지난해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하며 2020년 이후 처음으로 하락세를 기록했으며, 특히 12월 한 달 동안에는 최대 25%까지 감소했다”면서 “분석가들은 지난 몇 달간 재정 수입 증가율이 크게 둔화된 것이 2025년 하반기 수요의 급격한 감소를 더욱 확증하는 요인으로 보고 있다”고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연합조보는 이어 “정부 재정과 관련하여, 지난해 국가 재정 수입은 5조 8천억 위안으로 전년 대비 7% 감소했다”면서 “그중 지방 정부 재정 수입은 5조 2천6백억 위안으로 전년 대비 8.2% 감소했으며, 토지 양도 수입은 4조 2천억 위안으로 무려 14.7% 감소했다”고 짚었다.
이런 가운데 2025년 3분기 말 기준 중국의 부실 채권 잔액이 사상 처음으로 3조 5천억 위안을 넘어섰다. 이는 2분기 말 대비 883억 위안 증가한 수치다. 부실 채권 비율은 1.52%로, 전분기 말 대비 0.03%포인트 상승했으며, 전체 부실채권 잔액도 상승세를 보였다.
이렇게 중국 경제가 전반적인 침체를 넘어 이젠 초위기 국면으로 빠져들고 있다. 최근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를 맞아 지방 및 부처급 관리들을 대상으로 열린 세미나에서 시진핑 주석은 “중국 공산당이 점점 더 불확실하고 예측 불가능해지는 시기에 처해 있다”고 인정했다. 그래서 베이징의 전문가들은 중국 공산당 정권이 전환점에 도달했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