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부길 whytimespen1@gmail.com

[베네수 과도정부에 “협조 않을 경우 무력 사용” 경고한 미국]
미국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한 뒤 부통령이었던 델시 로드리게스에게 권력이 승계되는 것을 허용했지만 미국 뜻대로 움직이지 않자 또다시 무력을 사용할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또한 베네수엘라의 정치 상황을 미국이 원하는대로 전환하기 위해 CIA 상설 기지를 설립하기로 해 눈길을 끌고 있다.

블룸버그는 29일,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트럼프 행정부가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대통령 권한대행이 미국과 협력하도록 하기 위해 무력을 사용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으며, 동시에 로드리게스 권한대행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 미국의 주요 목표를 달성하도록 동기를 부여받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면서 “루비오 장관은 28일 의원들과의 청문회에서 로드리게스 대통령이 베네수엘라의 에너지 부문을 미국 기업에 개방하고, 석유 생산에 대한 우선 접근권을 제공하며, 석유 판매 수익으로 미국 상품을 구매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번 청문회는 루비오 장관이 지난 1월 3일 전임자인 니콜라스 마두로를 체포한 미국 공습 이후 의회에 공식적으로 출석하는 첫 번째 자리이다.
루비오 장관은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다른 방법들이 실패할 경우, 최대한의 협력을 확보하기 위해 무력을 사용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하지만 그런 상황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마두로는 미국 법무부에 의해 마약 테러 혐의 등으로 기소되었는데, 루비오 장관은 이에 대해 “이번 작전은 미군 사상자 없이 성공적으로 수행된 법 집행 작전”이라고 칭찬했다. 현재 뉴욕 교도소에 수감 중인 마두로는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미국 정계에서는 마두로 체포 이후 새로운 민주 정부를 곧바로 구성하지 않고 마두로 체제에서 부통령을 지낸 이를 임시정부 수장으로 임명한 것에 대한 불만도 쏟아졌다.
뉴햄프셔주 상원의원이자 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진 샤힌 의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로드리게스를 권력에서 제외하지 않은 것은 심각한 문제”라면서 “로드리게스가 마두로 정권에서 7년 이상 부통령을 지냈으며, 이란, 중국, 러시아의 영향력을 줄이기 위한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샤힌 의원은 이어 “그녀의 협력은 전술적이고 일시적인 것으로 보이며, 베네수엘라의 입장 변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이 과정에서 우리는 한 독재자를 다른 독재자로 바꿔치기한 셈”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하반기 카리브해에 군함을 배치하고 마약 카르텔과 연관된 것으로 추정되는 선박들을 폭파했다. 12월 중순부터는 베네수엘라의 석유 산업에 초점을 맞춰 사회주의 정부가 미국의 자산을 훔쳤다고 비난하고, 마두로 정권 이후 베네수엘라가 미국에 최대 5천만 배럴의 석유를 공급하기로 한 합의를 강조해 왔다.
미국은 또한 베네수엘라산 석유 수출에 사용된 유조선 최소 7척을 나포하면서 제재 대상 석유를 운송하는 데 사용되는 세계적인 불법 선박 조직에 대한 단속을 지속하고 있다.
[“미국 간섭에 더 이상 참을 수 없다” 불만 터뜨린 로드리게스]
이와 관련해 로드리게스 대통령 권한대행은 이번 주 초 베네수엘라 정부가 석유 산업 개혁 계획을 둘러싸고 공공 부문 단체와 좌파 정당들의 불만이 커지는 가운데, “미국의 간섭에 더 이상 참을 수 없다”고 말하면서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블룸버그는 또다른 기사에서 “로드리게스 대행은 지난 25일 안소아테기 주에서 국영 석유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연설하며 ‘워싱턴이 베네수엘라 정치인들에게 내리는 명령은 이제 그만둬야 한다. 베네수엘라 정치 스스로 우리의 차이와 갈등을 해결하도록 해야 한다’면서 ‘외세의 개입은 이제 충분하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로드리게스와 그녀의 오빠이자 국회의장인 호르헤 로드리게스는 정부가 지지자들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상충되는 요구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려 노력하는 가운데, 주말 동안 강경한 어조를 더욱 강화했다”면서 “이들 남매는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회사인 페트롤레오스 데 베네수엘라(Petractor de Venezuela)의 푸에르토 라 크루즈 정유공장 노동자들을 만났는데, 이는 국영 석유회사의 독점 체제를 해체하고 민간 기업이 베네수엘라의 방대한 석유 매장량에서 원유를 생산하고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일련의 석유 개혁에 대한 비판에 따른 것이었다”고 짚었다.
블룸버그는 “로드리게스의 발언은 정부가 장악한 국회에서 석유·가스법에 대한 두 번째이자 마지막 토론을 앞두고 나온 것으로, 이번 발언은 카라카스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행정부의 요구, 특히 수감자 석방과 석유법 개혁에 협력하는 가운데 정부의 정치적 기반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테네오의 전무이사인 니콜라스 왓슨은 26일 고객들에게 보낸 보고서에서 “개혁안이 신속하게 승인된다면, 탄화수소 자원에 대한 국가 통제와 주권을 주장해 온 집권 사회당의 저항이 현재로서는 제한적이거나 안전하게 억제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로드리게스 대통령의 강경한 발언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정부는 니콜라스 마두로가 체포된 후인 1월 8일부터 시작된 광범위한 석방 과정의 일환으로 수십 명의 정치범을 석방하는 등 워싱턴을 달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면서 “NGO인 JEP(Justicia, Encuentro y Perdón)에 따르면 그 이후로 약 229명의 정치범이 석방되었지만, 수백 명은 여전히 수감되어 있다”고 짚었다.
루비오 장관의 강력한 경고는 바로 이러한 논란 뒤에 나온 것으로 로드리게스 정부가 미국의 뜻과 다르게 행동한다면 언제든지 그들을 무력으로 진압할 수도 있다는 엄중한 경고를 한 것이어서 로드리게스의 반발은 찻잔 속의 태풍으로 그칠 것으로 보인다. 로드리게스도 루비오 장관의 경고가 나온지 곧바로 꼬리를 내렸다.
[미국의 베네수엘라 통치전략: CIA 상설 기지 설립]
이 시점에서 눈여겨볼 것은 미국 정부가 로드리게스 행정부를 제대로 다루고 또한 베네수엘라가 미국의 의도대로 흘러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베네수엘라에 CIA 상설 기지를 설립하기로 했다는 점이다.

CNN은 28일, “미국은 베네수엘라의 정치적 전환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CIA 상설 기지를 설립할 계획”이라면서 “CIA는 베네수엘라에 미국의 영구적인 주둔지를 설립하기 위해 조용히 움직이고 있으며,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새롭게 얻은 영향력을 베네수엘라의 미래에 행사하려는 계획을 주도하는 것”이라고 단독 보도해 주목을 끌었다.
CNN은 이어 “CIA와 국무부 간의 논의는 이달 초 니콜라스 마두로 전 대통령의 극적인 체포 이후 베네수엘라 내 미국의 영향력이 단기 및 장기적으로 어떤 모습일지에 초점을 맞췄다”면서 “국무부가 베네수엘라에서 미국의 주요 장기 외교 공관 역할을 수행할 것이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마두로 퇴진 이후 베네수엘라의 지속적인 정치적 전환과 불안정한 안보 상황으로 인해 미군의 재진입 절차를 시작하는 데 있어 CIA에 크게 의존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CNN은 기획 과정에 정통한 한 소식통을 인용해서 “국무부는 깃발을 꽂는 역할을 하지만 실질적인 영향력은 CIA가 행사하는 것”이라면서 “CIA의 단기 목표는 현지인과의 관계 구축을 포함한 외교적 노력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 안보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CNN은 “단기적으로 미국 관리들은 공식 대사관 개설에 앞서 CIA 부속 건물에서 활동하며 베네수엘라 정부의 여러 파벌 구성원 및 야당 인사들과 비공식적으로 접촉하고 잠재적 위협이 될 수 있는 제3자를 색출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는 CIA가 우크라이나에서 진행했던 활동과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CNN은 “외교 채널에 앞서 별도의 사무실 구축이 최우선 과제”라면서 “CIA 사무실은 베네수엘라 정보기관과의 연락 채널을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며, 이를 통해 외교관들이 할 수 없는 대화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베네수엘라와 교류했던 전 미국 정부 관료를 인용해 보도했다.
CNN은 또한 “미국은 정보 수집을 바탕으로 민감한 사안을 논의하기 위해 CIA 국장이나 고위 정보 관리들을 세계 지도자들과 만나도록 정기적으로 파견해 왔다”면서 “존 랫클리프 CIA 국장은 마두로 정권 제거 작전 이후 베네수엘라를 방문한 첫 번째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리였으며, 이달 초 델시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과 군 지도자들을 만났다”고 밝혔다.
CNN은 이어 “랫클리프가 이번 방문에서 새 지도부에 전달한 메시지 중 일부는 베네수엘라는 더 이상 미국의 적들에게 안전한 피난처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했다”고 짚었다.
한편, 지난 1월초의 마두로 체포작전에서 CIA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이에 대해 “CIA 요원들은 마두로를 겨냥한 작전이 시작되기 몇 달 전부터 베네수엘라 현지에 파견되어 있었다”면서 “CIA는 지난 8월 마두로의 행적, 위치, 동선을 추적하기 위해 소규모 팀을 비밀리에 베네수엘라에 배치했으며, 이는 이달 초 작전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설명했다.
CNN은 또한 “미국 정부가 야당 지도자 마리아 마차도 대신 로드리게스를 지지하기로 한 정책 결정은 마두로 대통령이 더 이상 대통령이 아닐 경우의 영향과 그의 축출 가능성이 단기적으로 미칠 파장에 대한 CIA의 기밀 분석에 근거한 것이기도 했다”면서 “극비리에 작성된 이 정보 보고서는 고위 정책 결정자들의 의뢰로 만들어졌으며, CIA는 앞으로도 베네수엘라 지도부 상황에 대해 유사한 권고안을 계속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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