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부길 whytimespen1@gmail.com

[베네수엘라 석유에 의존하던 쿠바, 마두로 축출후 수입 전무]
베네수엘라에 대한 기습 공격으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축출한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남미의 다른 좌파정권인 쿠바와 콜롬비아가 다음 표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서 미국이 남미지역의 좌파벨트를 청산하기 위한 본격적인 작업에 돌입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영국의 텔레그래프는 5일, “공산 동맹국이었던 베네수엘라가 무너지면서 쿠바 정권도 흔들리고 있다”면서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은 베네수엘라에 대한 '잔혹한 공격'에 격분했지만, 하바나는 트럼프의 다음 행보를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해 주목을 끌었다. .
당장 트럼프 대통령은 4일(현지 시간) 에어포스원에서 취재진에게 “쿠바는 붕괴 직전으로 보인다.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면서 “쿠바는 현재 수입이 없다. 그들은 모든 수입을 베네수엘라 석유에 의존해 왔는데, 지금은 전혀 못 받고 있으며 말 그대로 붕괴 직전이다. 이 소식에 기뻐할 훌륭한 쿠바계 미국인들이 많다”고 말했다.
마르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도 N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베네수엘라 수도에 대한 공세를 펼친 후 다음으로 전복될 라틴아메리카 정권이 될 것인지 묻는 질문에 대해 “공산 동맹국 니콜라스 마두로의 체포 이후 쿠바 정부가 큰 곤경에 처했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텔레그래프는 “이러한 불길한 발언들은 쿠바에 경보음을 울리게 했으며, 공산당 지도부는 이제 라틴아메리카에서 더 광범위한 미국 군사 작전을 두려워하고 있다”면서 “하바나 현지 언론들은 수도에 공포 분위기가 감돌며 미국 쿠데타 시도 문제에 대해 어두운 필연성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텔레그래프는 “실제로 워싱턴에서는 라틴 아메리카 출신인 루비오 국무장관이 쿠바를 비롯한 중남미의 좌파벨트 분쇄를 위한 그랜드 플랜이 진행중인 것으로 보인다”면서 “1956년 더 나은 삶을 찾아 마이애미로 이주한 쿠바 이민자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루비오 장관이 쿠바와 니카라과의 공산 정권 종식을 바란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짚었다.
실제로 루비오 장관은 4일 NBC '미트 더 프레스'와의 인터뷰에서 “쿠바 정부가 엄청난 문제에 직면해 있으며, 향후 남미 국가에 대한 어떠한 조치도 배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텔레그래프는 “물론 구체적인 시나리오는 불분명하지만, 미군의 군사 개입 가능성도 있으며, 내부 쿠데타나 대규모 시위로 인한 정권 붕괴 역시 가능성으로 거론된다”고 설명했다.
쿠바 경제는 공공 서비스 붕괴, 2020년 이후 GDP 10% 급감, 식량 부족, 생활비 급등 등으로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 하바나 정부는 이 모든 책임이 미국에 있다고 주장한다. 2021년에는 코로나 팬데믹 기간 중 심각한 식량 및 의약품 부족 사태를 계기로 정부와 공산당을 규탄하는 대규모 시위가 발생했다. 2024년에도 정전 사태와 식량 부족을 배경으로 유사한 시위가 이어졌다.
[남미의 좌파벨트 분쇄, 트럼프 정부의 중대한 국정과제]
사실 남미의 좌파벨트 국가들을 분쇄하는 계획은 트럼프 2기 정부의 중요한 국정 과제 중 하나였다. 이에 대해 텔레그래프는 “지난해 11월 초부터 트럼프 행정부가 서반구에서 지배적 세력이 되고자 한다는 징후도 있었다”면서 “12월에 발표된 국가안보전략 문서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서반구에서 미국의 우월성을 회복하기 위해 먼로 독트린을 재확인하고 시행하겠다’고 다짐했는데, 이는 라틴아메리카를 미국의 영향권으로 간주한 제5대 미국 대통령 제임스 먼로의 정책을 언급한 것”이라rh 밝혔다.
텔레그래프는 이어 “이 문서에는 트럼프 행정부가 ‘우리의 조국과 해당 지역 전역의 핵심 지리적 접근권을 보호하겠다’고 명시되어 있는데, 이는 지난 3일 카라카스 헬기 습격 작전을 고려할 때 예견된 발언으로 느껴진다”면서 “그러나 전문가들은 베네수엘라 공격과 향후 쿠바 개입의 장기적 영향이 라틴 아메리카를 훨씬 넘어선다고 지적한다”고 짚었다.
이에 대해 미국 연구기관 애틀랜틱 카운슬의 선임연구원 알렉산더 B. 그레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베네수엘라의 마두로를 권력에서 제거하는 것은 단순히 쿠바나 니카라과 같은 반미 정권에 보내는 메시지가 아니다”면서 “이는 전 세계적 차원의 억지력 재구축으로, 베이징과 모스크바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의 이익에 부합하는 안보 질서를 확립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보여주는 신호로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밝혔다.
텔레그래프도 “카라카스 공격은 베네수엘라와 쿠바에 막대한 투자를 쏟아부은 중국을 굴욕시키기 위한 의도도 있었을 수 있다”면서 “베네수엘라에서만 중국은 약 1000억 달러 규모의 대출 및 기타 금융 지원을 제공했으며, 국가의 대규모 석유 매장량이 담보로 활용되었다”고 짚었다.
로이터통신도 지난 여름, “중국은 가까운 미래에 러시아를 제치고 쿠바의 주요 후원국이 될 수도 있다”면서 “2025년 한 해만 해도 쿠바 내 55개 태양광 발전 단지가 중국의 지원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런 차원에서 이번 베네수엘라 작전은 단순히 마두로 축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중남미에 영향력을 확대해 온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경고로도 보인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콜롬비아 싱크탱크 안드레스벨로재단의 2023년 보고서는 “2005년 이후 중국은 중남미 각국에 총 1360억달러(197조원)를 빌려줬는데, 이중 절반(620억달러)을 베네수엘라에 제공했다”면서 “러시아는 베네수엘라에 무기를 대량 판매하는 등 군사적 밀월 관계를 유지해왔으며, 또 중국과 러시아는 BRICs(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을 중심으로 한 신흥국 모임)를 통해 남미에서 반서방 연대를 구축하고 있다”고 짚었다.
그래서 미 언론들은 이번 작전을 두고 신(新)먼로주의로 해석하기도 한다. ‘먼로독트린’이란 1823년 제임스 먼로 미 대통령이 유럽이 아메리카 대륙에 간섭하는 것을 거부하면서, 미국도 유럽에 간섭하지 않겠다고 천명한 것을 말하는데, 바로 이 먼로 독트린에 도널드 트럼프를 결합한 '돈로 독트린 (Donroe Doctrine)'이라 부르기도 한다. 트럼프 정부는 중남미를 미국의 앞마당으로 규정하고, 중국·러시아 등 외부 세력 차단을 위해 무력 사용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런 차원에서 미국이 다음 타깃으로 쿠바와 콜롬비아를 노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는 것이다. 트럼프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번 작전의) 기원은 먼로 독트린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우리는 이를 뛰어넘었고, 사람들은 ‘돈로’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십 년간 미국의 전임 행정부들은 서반구에서 커져 가는 안보 위협을 방치했지만 이제 서반구에서 미국의 지배력이 다시는 의문시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한마디로 미국의 ‘앞마당’ 중남미에서 중국과 러시아 등의 영향력 확대를 묵과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중국 공산당에 3중 타격 입힌 미국의 마두로 체포]
결국 이번 미국의 마두로 체포작전은 남미 지역에서 세력을 넓히려 하는 중국과 러시아를 향해 철퇴를 가한 것이라 해석할 수 있다. 실제로 중국 공산당은 지난 1월 2일, 마두로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특사를 파견하고, 마두로 정권을 지원하기 위해 상당한 자금과 600건 이상의 협정을 제안했는데, 바로 그 직후 마두로가 미군에 의해 체포되었다는 것은 중국 공산당으로서도 엄청난 충격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사실 중국 공산당은 미국의 이러한 작전이 성공할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으며, 자신들이 베네수엘라에 제공한 방공 체계와 마두로 경호원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미국의 기습 공격 따위는 얼마든지 막아낼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을 것이다.
더욱 더 큰 충격은 불과 한 달 전, 중국 국방대학교 군사전략학과 교수인 리리 대령은 “미국이 마두로에 대한 군사 행동을 주저하는 주된 이유는 마두로에게 강력한 배후 세력이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는 점이다. 그러나 미국의 이번 행동은 미국이 마두로 배후의 중국 공산당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주목할만 하다.
그런데 진짜 심각한 문제는 지금부터다. 당장 중국 공산당이 그동안 베네수엘라에 쏟아 부었던 투자금과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부채는 회수하기 어려울 것이고, 베네수엘라에 친미정권이 들어선다면 곧바로 중남미에서의 영향력이 크게 감소하게 될 것이다.
특히 베네수엘라는 막대한 석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전략적으로 중요한 지리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의 앞마당인 베네수엘라는 중국 공산당이 중남미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미국의 영향력을 견제하려는 노력에 있어 핵심적인 거점이다. 이것이 바로 중국 공산당이 지난 10년간 마두로를 강력하게 지지해 온 이유이기도 하다.
이와 함께 중국이 그동안 그토록 자랑해 왔던 중국의 대공 방어스시템 등 군수품들의 성능에 중대한 문제가 제기되었다는 점이다. 그동안 중남미 최고의 방어시스템이라 자랑해 왔던 베네수엘라의 방공망 등이 이번에 미군의 공격에 손 한번 써보지 못하고 전면 무력화되었다는 것은 남미 최강의 군대가 '종이호랑이'에 불과했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고, 이는 곧 중국산 군수 물자에 대한 신뢰성을 완전히 추락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다시 말해 이번 사건은 중국이 겉보기에는 방어 능력과 고강도 현대전을 승리로 이끌 능력이 있다고 자랑하지만, 사실 미국과의 군사력 격차는 여전히 넘을 수 없다는 사실을 여실히 드러냈다. 실제로 큰 기대를 모았던 중국산 레이더 시스템은 미군의 첨단 재밍 기술에 직면하여 기만 표적과 실제 표적조차 구분하지 못했다. 이는 그야말로 쇼크다.
결국 이번 베네수엘라 마두로 대통령의 체포 작전으로 말미암아 가장 큰 충격을 받은 나라는 다름아닌 중국이고, 또한 이로 인해 가장 불안해 하는 나라 역시 중국이라는 사실이 재차 확인되었다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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