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부길 whytimespen1@gmail.com

[중국 고속철도 5만km 돌파, 수익성 5%에 불과]
중국 시안-연안 고속철도(서연고속철도)가 12월 26일 개통되면서 중국 고속철도 운행 거리가 5만km를 돌파했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일제히 중국 고속철도 운영 거리가 세계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고 자랑하고 나섰지만, 바로 그 고속철도 때문에 중국 경제가 망가지고 있다는 숨겨진 스토리는 밝히지 않았다. 한마디로 시진핑의 과시욕 때문에 중국 경제가 멍들어 가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28일자 1면에 “산시성 시안-옌안 고속철도 개통으로 중국 고속철도망의 총 운행거리가 5만 킬로미터를 돌파했다”면서 “고속철도 개발의 지속적인 진전은 우리나라 경제의 활기찬 발전을 반영한다”는 논평을 게시했다.
인민일보는 이어 “효율적인 교통망은 중국의 활력을 반영한다”면서 “고속철도는 여러 지점을 노선으로 연결하고, 노선들을 네트워크로 엮어 사람들의 편리한 이동과 원활한 물자 수송을 가능하게 하는데, 오늘날 중국은 통일된 전국 시장 건설을 심화시키며 경제 발전의 내재적 동력과 활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관영 중앙TV(CCTV)도 “중국은 세계 최대 규모이자 현대화 수준이 가장 높은 고속철도망을 구축했으며, 영업 거리는 세계 1위로 다른 모든 국가의 고속철도 영업 거리 합계를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중국내 관영매체들의 고속철도 5만km 돌파와 관련해 홍콩의 명보를 비롯해 대만이나 캐나다 등의 중국어 매체들은 시진핑이 절대적 치적으로 내세우고 있는 고속철도가 중국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해 일제히 비판하고 나서 눈길을 끌었다.
홍콩 매체인 ‘명보’는 지난 27일, “중국 고속철도 프로젝트가 지속적인 막대한 부채에 직면해 있으며, 2024년 말 기준 중국 국가철도그룹(國鐵集團)의 총 부채는 6조 2천억 위안에 달하고 부채 비율은 63.52%에 이르렀다”면서 “중국 전국에서 수익을 내는 노선은 베이징-상하이, 베이징-톈진, 상하이-항저우, 상하이-닝보, 닝보-항저우, 광저우-선전-홍콩 고속철도 등 경제가 발달하고 인구가 밀집된 지역에 위치한 소수 노선에 불과하며, 이들의 총 연장 거리는 전국 고속철도 노선의 약 5%를 차지한다”고 밝혀 충격을 주었다.
이로 인해 해가 지날수록 국가철도그룹이 갚아야 할 이자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데, 무려 1년에 250억 달러(약 36조원)가 필요하다.
이와 관련해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지난해 11월 21일, “중국은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는 50,000km의 고속철도를 건설하고 있다”면서 “이 고속철도 시스템은 역사상 가장 큰 공공사업 중 하나로 완전한 재정낭비의 장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캐나다의 화교매체인 ‘Info.51’은 “시안-연안 고속철도가 12월 26일 정식 개통된 가운데, 저장성 성도 항저우와 저장성 서부 도시 취저우를 연결하는 고속철도(항저우-취저우 고속철도)도 같은 날 정식 개통되었다”면서 “대부분의 노선은 막대한 부채에 시달리고 있으며, 게다가 부실공사, 미완공 공사 등 부정적인 소식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중국 고속철도 공사는 부실 공사로 인해 안전 우려를 낳고 있다. 관영 매체 ‘경제정보일보(经济参考报)’의 기자 왕원즈(王文志)와 청즈룽(程子龙)은 2024년 11월 14일 안후이(安徽) 허신(合新) 고속철도(허페이(合肥)~신이(新沂)) 공사 현장에서 다수 건설업체의 부실공사를 발견했으며, 이로 인해 공사에 안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두 기자는 이로 인해 현장 작업원들에게 포위당하고 폭행당하는 사태가 벌어져 여론의 비난을 받았다.
‘경제정보일보(经济参考报)’는 2023년 7월 20일에도 산둥(山東) 라이롱(萊榮) 고속철도 3공구 노동 하도급업체가 실명으로 제보한 내용을 보도한 바 있다. 공사 총도급업체인 중국건축제8공사국유한공사(中國建築第八工程局有限公司)가 공정을 소홀히 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라이롱 고속철도 대부분의 나사산 말뚝(螺紋樁) 시공 길이가 설계 요구사항을 충족하지 못해 중대한 안전 우려가 존재한다고 밝혔다.
[시진핑의 집권명분으로 전락한 고속철도 건설]
WSJ은 이어 “시진핑 주석은 지난 2012년 취임 당시 중국의 대도시를 연결하는 16,000km의 고속철도를 건설하겠다는 야심찬 로드맵을 발표한 바 있다”면서 “13년이 지난 지금 고속철도는 이제 50,000km를 돌파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를 시주석은 중국의 발전을 보여주는 한 사례로 여기고 있다”고 짚었다.
실제로 고속철도는 현재 쓰촨성 중부 푸순현과 같이 대부분 농촌에 거주하는 70만 명의 인구가 수년 동안 감소하고 있는 중국 내륙의 한적한 구석까지 확장되고 있다. 푸순현에는 2021년에 첫 고속 열차가 개통되었는데, 현재 푸순현과 그 주변 지역에는 반경 60km 이내에 최소 12개의 고속철도 역이 있다. 그렇다보니 이용객이 있을 리가 없다.
WSJ에 따르면 푸순역의 경우, 1000석을 수용할 수 있는 대합실에 이용하는 승객은 불과 20여명에 불과할 정도로 한산했다. 불과 몇 km 떨어진 새로운 역도 마찬가지로 아예 텅 비어 있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중국 당국은 더 많은 고속철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도대체 쓸 사람도 없는데 왜 이러는 것일까?
그렇다보니 중국에서는 완공 후 방치된 고속철도역을 네티즌들이 '유령 고속철도역'이라고 부르는데, 이러한 역들이 전국에 널려 있다. 예를 들어 산둥성(山東省) 자보(淄博)시 저우촌동(周村東)역은 완공된 지 16년이 지났음에도 개통되지 않은 채 방치되어 중국의 유령 고속철도역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중국경영보(中国经营报)’는 2024년 5월 25일, “중국 전국적으로 최소 26개 고속철도역이 위치가 외진 데다 주변 시설이 부족하고 승객 수송량이 적어 방치 상태에 있다”고 보도해 주목을 끈 바 있다.
[시진핑이 고속철도 건설에 목숨거는 이유?]
그럼에도 시 주석이 이렇게 고속철도 사업에 매진하는 가장 큰 이유는 공산당의 집권 명분을 세우기 위함이다. 공산당이 지배하는 중국의 집단적 혜택이 얼마나 큰 것인가를 과시함으로써 미국도 할 수 없는 일을 중국은 하고 있다는 우월성을 강조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는 의미다.
이와 동시에 시진핑 주석은 중국 경제의 성장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인프라 지출을 통한 성장을 중요한 도구로 삼아왔다. 그래서 경제가 조금 부진하다 싶으면 갑자기 고속철이나 도로 등의 건설을 통해 성장률 수치를 맞추는 그런 일들을 숱하게 행해 왔다. 사실 이렇게 엄청난 자금을 투자하는 것은 중국 경제의 특징인데, 이러한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투자는 국내총생산(GDP)의 42% 정도 차지한다. 이는 사실 상식을 벗어나는 수치다.
특히 고속철도는 여행자들이 목적지에 더 빨리 도착하기 위해 프리미엄을 지불하는 인구 밀집 지역에서 가장 재정적으로 합리적이라 할 수 있다. 그 말은 대도시 등의 인구밀집 지역이 아니면 굳이 고속철도가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의 국영언론에 따르면 상하이와 알리바바가 있는 항저우의 기술 중심지를 연결하는 이 노선은 2010년부터 2020년까지 첫 10년 동안 매일 평균 약 10만 명의 승객이 이용했다. 그런데 앞서 소개했던 푸순현을 통과하는 비슷한 규모의 구간은 2021년 개통 이후 연평균 약 9,000건의 여행만 보고되었다. 이 정도 이용객이라면 무조건 적자다. 그리고 애초에 그런 노선에 고속철은 전혀 필요치 않다고 봐야 한다. 이러한 한산한 고속철도가 중국의 부채를 급격히 증가시키는 요인이 된다.
[늘어나는 부채, 지방정부도 감당 불가능]
문제는 이러한 사회간접자본 건설이 지나치게 과잉으로 흐르다보니 시간이 지나면서 중국 경제에 엄청난 주름살을 안기는 원흉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WSJ은 “전체적으로 중국 국철의 부채는 기록적인 수준으로 증가하고 있다”면서 “문제는 현금이 부족한 지방 정부가 새로운 철도망 건설 등의 확장 프로젝트의 많은 비용을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앞으로 고속철도가 건설되면 될수록 이로 인한 부채는 유지보수 비용까지 더해지면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WSJ은 “물론 중국 정부 당국이 강력하게 지원하는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철도 운영자가 채무 불이행에 빠질 염려는 거의 없다”고 짚었다. 그렇다고 그러한 부채들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라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그럼에도 중국내에서는 고속철도 건설을 지지하는 이들이 있다. 고속철이 자동차의 공해를 줄이고 출장을 위한 이동시간도 단축하며, 도시화를 촉진하는 긍정적인 효과를 창출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시진핑 주석이 강대국으로서의 위상을 보여주기 위해 추진하는 선심성 프로젝트이기는 하지만 문제는 이러한 고속철도 건설로 인해 국가적 손실과 전체 인민들에게 돌아가는 피해가 엄청날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와 관련해 고속철도 건설에 비판적인 베이징교통대학의 학자 자오 지안은 논평에서 “중국이 이 시스템의 재정적 위험에 눈을 감고 있다”면서 “중국이 인구 밀도가 가장 높은 지역에만 고속철도를 건설하는 것이 더 나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나머지 불필요한 고속철도 건설 대신에 기존 철도를 더욱 활성화해 더 많은 화물을 운송하게 하고 또한 자금도 첨단 칩과 같은 기술분야에 투자하는 것이 중국의 발전을 위해 훨씬 나은 선택이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렇게 중국의 시진핑 주석은 자신의 치적을 앞세우기 위해, 그리고 중국 공산당의 통치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고속철도와 고속도로, 공항 등을 무작정 건설하고 있다. 그러나 겉으로는 휘황찬란하지만 그로인해 골병드는 것은 중국 인민들이다. 이렇게 시진핑 한 사람을 위해 중국은 너무나도 많은 돈을 쏟아붓고 있다. 그러니 중국이라는 나라가 잘 될 턱이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