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부길 whytimespen1@gmail.com

[중국의 기술 패권 장악에 숨겨진 참혹한 경제의 실체]
중국이 기술 패권 장악이라는 거대한 목표를 향해 나아가지만 그 이면에는 참혹한 중국 경제의 문제점들이 도사리고 있으며, 이런 문제점들이 자칫 중국 공산당의 붕괴를 불러올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실제로 중국의 전기차나 AI, 사상 최고의 무역 성과 등의 외견만 본다면 중국 경제가 비약적인 성장을 하고 있는 듯 보이지만, 그런 모든 것들이 사실상 사상누각으로 이미 무너진 내수 소비, 끝없는 부정부패 등을 기반으로 형성되어 있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일(현지시간) “중국, 기술 패권 쟁취를 위한 질주를 가속화하고 있지만 경제 시스템의 수많은 문제점을 감출 수 없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중국이 세계 기술 패권에서 미국과의 격차를 좁히고 있지만, 경제에는 심각한 문제들이 산재해 있다”면서 “자급자족 추진으로 중국은 미국에 대한 더 강력한 경쟁자가 되었지만, 이는 막대한 낭비를 수반하는 허세 위에 위험하게 서 있다”고 보도했다.
WSJ은 이어 “중국 전역의 도시와 소도시에서 두 가지 모순된 사실이 동시에 존재한다”면서 “중국은 글로벌 기술 주도권을 놓고 미국과의 격차를 좁혀가고 있지만, 경제의 상당 부분은 혼란 상태”라고 짚었다.
WSJ은 실제 중국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소개했다. 현지에서 개발한 전기차가 텅 빈 아파트 단지를 스쳐 지나간다. 인공지능으로 운영되는 공장 로봇들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대학 졸업생들이 감당할 수 없는 제품을 쏟아낸다. 국가 부채가 사상 최고 수준으로 급증하는 와중에도 국영 기술 펀드는 적자 스타트업에 수십억 달러를 쏟아붓는다.
이런 결과로 올해 초 등장한 인공지능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는 중국이 세계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한 기술 분야에서 미국에 도전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WSJ은 “그러나 이러한 베이징의 성과는 막대한 대가를 치르고 있는데, 국가의 투자를 강압적으로 지시하는 방식이 천문학적인 금액을 낭비하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중국이 매년 국내 기술에 쏟아붓는 수천억 달러는 농촌 교육, 사회 안전망 강화 등 경제학자들이 성장 기반을 공고히 하는 데 필요하다고 지적하는 프로그램들에 투입될 자금을 잠식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토론토 대학의 경제학자인 로렌 브란트는 “경제 전반에 걸쳐 다차원적으로 막대한 자원의 잘못된 배분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손실을 보는 기업이 너무 많으며, 지방 정부의 투자가 취약한 기업들의 도산을 막는 데 일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컨설팅 업체 알릭스파트너스는 “지난해 기준 중국에서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판매하는 129개 브랜드 중 2030년까지 재정적 생존이 가능한 기업은 15개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나머지 114개 기업은 하루빨리 정리하는 것이 중국 경제에 도움이 되지만 지방정부들은 자신의 실적을 뻥튀기 하기 위해 보조금을 주어가며 억지로 회사가 유지되도록 하는 어리석은 선택을 하고 있는 것이다.
WSJ은 이와 관련해 “중국 당국자는 지난달 ‘현재 중국에는 150개 이상의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이 존재하는데 이 숫자는 이미 해당 산업이 과잉 공급에 달했다는 경고를 발령했다”고 짚었다. 이것이 곧 중국 스타일이기도 하다. 당 핵심에서 무슨 기술을 하나 밀기로 했다고 하면 지방정부들이 우후죽순으로 회사들을 만들다보니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들이 벌어지는 것이다.
문제는 중국 공산당 당국이 첨단 기술의 발전도 마치 전투를 하듯 밀어붙인다는 점이다. 특히 중국의 전략은 적대국들이 외국 기술 접근을 차단할 경우를 대비해 핵심 분야의 자립성을 강화하는데 최우선에 두고 있다. 그래서 중국 공산당 지도부는 특히 워싱턴과의 관계가 불안정한 상황에서 이를 위한 높은 비용을 감수할 가치가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최근에도 미국의 첨단 반도체 수출 제한으로 중국 인공지능(AI) 개발 속도가 둔화되면서 베이징의 긴박감은 더욱 커졌다.
중국은 서방국가 같으면 국가간 협력으로 풀어가야 할 사안도 무조건 자립 중심으로 산업을 창출해 가려 한다. 그러다보니 자금은 자금대로 과하게 투자되고, 그 결과물은 무조건 자립 중심으로 하다보니 이상한 결과물이 도출되곤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겉으로 번지르한 결과가 나오면 중국의 첨단산업이 이렇게 일취월장했다고 떠들어대는 것이 중국의 관례가 되어 버렸다.
[중국의 거대한 기술 진전 뒤에 숨겨진 불편한 진실]
이렇게 대외적으로 봤을 때 중국 기술의 거대한 진전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사실 취약한 부분이 너무 많다. WSJ은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팬데믹 이후 주택 가격이 17% 하락했으며, 중국의 경제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많은 사람들이 지출을 줄이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기업들은 채용을 줄이고 임금은 정체 상태이며, 도시의 1인당 가처분 소득은 월 700달러 미만이고, 농촌에서는 수억 명의 인구가 하루에 불과 몇 달러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WSJ은 “중부 허난성(河南省)의 먀안치(漯河) 현에서는 당국이 경찰 예산보다 과학기술에 더 많은 예산을 지출하고 있다”면서 “2022년부터 2024년 사이, 먀안치 현의 과학기술 지출은 정부 수입이 10% 이상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거의 50% 증가했는데, 현재도 로봇 산업을 위한 산업 단지가 조성 중이며, 해당 지역의 국유 투자 펀드들은 자동차용 칩을 제조하는 기업 등 기술 기업들에 지분을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WSJ은 “그러나 일부 공무원들은 급여를 받지 못하고 있는데, 최근 몇 달간 지역 교사, 청소 노동자, 대학 인턴 등이 미안치 정부 웹사이트의 공개 게시판을 통해 미지급 임금에 대한 답변을 당국에 요구해 왔다”고 밝혔다.
WSJ은 “중국 전역의 정부 부채는 2019년부터 2024년 사이 약 2배로 증가해 지방정부 투자 기관 관련 부채를 포함해 최대 23조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동시에 생산성 증가율은 둔화되고 있는데, 이는 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불길한 추세”라고 짚었다.
이에 대해 국제통화기금(IMF)은 “현금 보조금, 세금 감면, 기업 대상 저리 대출 등 국가 지원이 중국의 전체 GDP를 최대 2%까지 감소시켰으며, 당시 환율을 기준으로 2023년 약 8000억 달러의 비용이 발생했다”고 추산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바 IMF 총재는 최근 “베이징에 투자와 수출 중심 경제에서 소비 중심으로 전환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할 것”을 촉구히면서 “기업에 대한 국가 지원을 줄이면 시장이 더 큰 역할을 수행해 중국의 자금이 필요한 곳으로 효율적으로 배분될 수 있는데, 이는 또한 중국 경제의 또 다른 근본적 문제 해결을 위한 자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고 강조했다. 한마디로 국가운영 정책의 전반적인 위기를 인식하고 대전환을 이루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겉모습만 중시하는 시진핑, 경제추진 방향이 잘못됐다]
문제는 시진핑 주석이 이러한 중국 경제 현실에 대해 문제 의식을 전혀 가지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WSJ은 “현재 시진핑 주석의 방향은 중국 정부가 경제 모델을 뒤엎기보다는 수출을 통해 위기에서 벗어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면서 “시진핑의 이러한 정책 방향은 수정할 의지가 전혀 없어 보인다”고 짚었다.
이런 차원에서 시진핑은 트럼프가 처음 취임하기 전부터 중국의 추진 방향은 분명히 했다. 중국 정부는 생명공학, 로봇, 전기차 등 전략적 분야를 국가 지원 대상으로 지정했다. 지방 정부 관료들은 정부가 선호하는 분야에 수백 억 달러를 쏟아부었다. 그러나 그 대부분은 낭비로 끝났다.
실제로 상하이에서 서쪽으로 250마일 떨어진 허페이시에서 전기차 제조사 NIO는 2020년 국영 투자자로부터 약 10억 달러를 조달받았다고 발표했다. 2020년부터 2024년까지 NIO는 100억 달러 이상의 손실을 기록했으며, 투자자들은 지난해 추가로 약 5억 달러를 투입하기로 합의했다. 2025년 들어 NIO의 실적은 다소 개선되었으나, 3분기에도 약 5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와 관련해 WSJ은 ”더 근본적인 문제는 기술 투자와 국가 보조금이 충분한 일자리를 창출하지 못하는 분야로 흘러가고 있다는 점“이라면서 ”중국 도시 청년 6명 중 1명은 실업 상태“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중국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이자 국가 지원의 주요 수혜 기업인 SMIC의 직원 수는 약 2만 명이다. 선도적인 휴머노이드 로봇 제조사인 UBTech의 6월 30일 기준 직원 수는 2,272명으로, 2023년 말보다 259명 증가했다.
중국 당국은 이러한 문제점을 인지하고 있으나, 관계자들은 향후 5개년 계획 기간 동안 자립이 여전히 핵심 과제라고 강조한다. 광둥성 사회과학원 당서기 구웨원(郭月文)은 지난달 관영 신문 기고문에서 “과학기술 자립과 자강은 국가 번영의 토대이자 안보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여기저기서 중국 경제에 대한 경고가 터져 나온다. 중국 공산당의 2025년 경제성장률 목표치는 5%이며, 마치 이 목표를 이미 달성한 듯 말하고 있지만 미국 싱크탱크인 로디움 그룹은 22일, “중국의 2025년 실질 GDP 성장률은 2.5%에서 3.0% 사이로 예상되며, 이는 중국 공산당이 3분기에 공식 발표한 5.2% 성장률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면서 “이러한 경제 성장률 둔화의 원인은 하반기 고정자산 투자 급감 때문”이라고 짚었다.
이와 관련해 사우스캐롤라이나 대학교 에이켄 경영대학원의 셰톈 교수는 “실제로 2.5~3%라는 수치는 과대평가된 것”이라면서 “중국 경제는 기본적으로 대외 무역에만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 성장률은 마이너스일 것으로 생각되는데, 특히 인프라 건설과 소비가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 5%의 경제 성장을 유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사실 중국 공산당의 공식적인 지표로도 중국 경제가 급격한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음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수치는 외국 자본의 유입이 전분기 대비 무려 61%, 2022년 대비 무려 90% 이상 감소했다. 이것이 중국 경제의 실상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공산당 당국은 올해도 5% 성장을 이뤄냈다고 자화자찬하겠지만 그렇게 왜곡된 수치로 중국몽을 떠들어대는 사이 중국 경제는 골병들어가고 있음을 부인하지는 못할 것이다. 정말 심각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