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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관찰] 반일선동에도 일본 열풍에 당황한 시진핑, “베이징은 오히려 중국 인민 눈치보고 있다!” 민족주의 열풍 기대려던 전략 수정한 시진핑 2025-12-13
추부길 whytimespen1@gmail.com



[민족주의 열풍 기대려던 전략 수정한 시진핑]


일본과 중국간의 외교 갈등이 최고조로 달하면서 중국이 사실상 전쟁 선포에 가까운 최후통첩을 보냈지만 이렇게 뜨거운 정부간 대치와는 별개로 정작 중국 국민들은 일본 상품에 대대적인 환호를 보내는 엇박자를 내고 있어 중국 당국이 당황하고 있다. 결국 시진핑의 반일선동과 강력한 외교적 압박전술이 실익도 없을 뿐더러 중국 국민들에게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베이징은 결국 외교적 전략 수정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12일(현지시간) “일본의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 발언으로 양국 관계가 악화됐으나, 이러한 분쟁에도 불구하고 유니클로, 무인양품, 스시로 등 일본 브랜드는 여전히 중국에서 인기를 끌며 일부는 오히려 매출 증가를 보이고 있다”면서 “중국 당국은 베이징의 민족주의 선동이 대중의 분노를 일으키지 않도록 하기 위해 오히려 노력하고 있다”고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불룸버그는 이어 “베이징 당국은 일본 여행 자제와 해산물 수입 제한을 권고했지만, 일본 제품에 대한 광범위한 불매운동을 선동하지는 않았는데, 이는 과거와는 다른 접근이었다”며 “시진핑 주석이 이렇게 신중한 접근을 취한 것은 다 이유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10여 년 전 중국과 일본의 관계가 악화됐을 때 베이징 당국은 전국적인 일본 브랜드 불매운동과 거리 시위까지 부추겼다. 그러나 이번에는 시진핑 주석이 보다 신중한 접근을 취하고 있다. 물론 현재까지는 그렇다는 의미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중국 국민들의 의식이 그때와는 확연하게 다르기 때문이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시진핑 주석이 앞장서서 민족주의에 기댄 선동을 하면 곧바로 공산당 청년단이 중심이 되어 전국적인 시위가 벌어지고 그런 분위기를 이용해 일본 제품 불매 등의 운동을 펼쳤지만 불과 몇 년전부터는 전혀 그러한 선동이 먹히지 않는다는 것을 베이징 당국도 눈치채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인들의 분위기가 이렇게 바뀐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그만큼 중국공산당에 대한 신뢰나 지지도가 추락했기 때문이다. 경제는 최악으로 흐르고 있고, 여기에 청년 실업률이 놀라울 정도로 치솟으면서 중국 공산당의 선동 드라이브에 전혀 반응을 하고 있지 않아서다. 그러다 보니 시진핑도 선전포고에 가까울 정도로 치열한 외교전쟁을 펼치면서도 정작 중국 국민들을 직접적으로 선동하는 작업은 차마 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시진핑의 일본 압박속, 오히려 열풍 불은 일본 상품 선호]


그런데 정작 눈여겨 볼 것은 베이징 당국이 정권의 운명을 걸다시피 반일 드라이브를 펼치고 있음에도 정작 중국 국민들은 일본 상품 구매 열풍이 일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는 “지난 주말 오키나와 해상에서 중국 전투기들이 일본 항공기에 레이더를 조준하는 동안, 상하이에서는 두 개의 스시 레스토랑 개점에 식객들이 몰려들었다”면서 “일본 브랜드 스시로(Sushiro)가 중국 내 약 70개 매장을 확장하면서, 회전초밥 전문점 한 곳에는 14시간에 달하는 대기 줄이 이어졌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스시로의 대기줄에 서 있는 푸젠성 출신의 22세 청년 오스카(가명)와 인터뷰를 했는데 그에게 최근 일본 총리 다카이치 사나에가 11월 7일 “중국이 대만을 점령하려 할 경우 일본이 군대를 파견할 수 있다”는 발언으로 인한 갈등에 대해 묻자 “정부 결정을 존중하지만 내가 일본 식당을 찾아온 것과는 무관하다”며 “내가 일본식 식사를 하는 것은 정치적인 것이 아니라 그냥 식사하는 것이다”라고 응답했다.


이러한 응답은 베이징 당국이 강력하게 선동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으로 여행하려는 중국인들의 생각과도 일치한다. 그들은 베이징의 강력한 저지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을 가려는 것에 대해 “당국의 그런 조치와 내가 일본 가는 것과는 별개”라면서 “나는 정치에는 관심이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는 “아시아 주요 경제국들은 세계 무대에서 대립하고 있지만, 중국 14억 소비자에게는 대체로 평소와 다름없는 일상”이라면서 “중국 공산당 당국자들이 일본 여행을 자제하도록 권고하고, 해산물 수입을 제한하며, 일부 일본 콘서트와 영화 상영을 취소했지만, 당국은 통제 불능 수준으로 민심을 자극하는 일은 피하고 있다”고 짚었다.


블룸버그는 이어 “이는 중국 지도부가 이미 약화된 국내 소비 지출을 위축시키거나 통제하기 어려운 사회적 불안을 야기하지 않도록 보복 수위를 조절하면서 중국의 경제적 압박 전략이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그만큼 베이징 당국도 민심을 거스르지 않기 위해 조심스러운 접근을 하고 있다는 뜻이다.


[베이징은 인민의 분노 폭발을 가장 두려워 한다!]


이와 관련해 유라시아 그룹의 수석 애널리스트이자 전직 주중·주일 미국 외교관인 제레미 찬은 “민중의 분노를 부추기면 정부가 통제하기 어려운 예측 불가능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면서 “일본 식품과 제품은 여전히 중국에서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한마디로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을 둘러싼 분쟁이 일반 대중에게는 지극히 '추상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저우 지이 테크놀로지(Hangzhou Zhiyi Technology)의 분석 자료를 인용해 “실제로 중국 최대 온라인 유통업체인 티몰에서 세계 2위 경제 대국에서 영업 중인 일본 주요 브랜드들의 매출은 분쟁 시작 이후 전혀 타격을 받지 않았으며, 유니클로, 무지, 시세이도, 소니, 파나소닉은 오히려 매출 증가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한때 중국에서 가장 목소리가 큰 민족주의자 중 한 명이었던 후시진(胡錫進) 전 환구시보 편집장도 “베이징은 과열된 분위기를 경계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사태가 지나치게 격화되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후시진은 자신의 웨이보 계정에 “일본과의 투쟁은 장기전이 될 수 있다”며 “중국 사회의 확고함, 이성, 단결을 유지하는 것이 회복력과 지속 가능성을 의미한다”고 게시했다.


사실 중국과 아시아 이웃국인 일본과의 관계가 이 정도로 악화된 것은 2012년이 마지막이었다. 당시 도쿄가 동중국해에 위치한 무인도(자원은 풍부할 수 있음)인 센카쿠(일본명) 또는 댜오위다오(중국명)의 국유화를 결정한 직후였다. 당시 중국 국영 매체의 호전적인 발언은 베이징과 상하이를 포함한 10여 개 도시에서 반일 시위를 부추기는 데 일조했다.


이러한 중국의 민족주의 선동으로 유니클로는 당시 매장 수 기준으로 두 번째로 큰 시장이었던 중국의 매장 42곳을 일시적으로 폐쇄했으며, 대형 유통업체 이온은 광둥성과 산둥성에 있던 35개 매장 중 30곳을 닫았다. 시안 시내에서 토요타 코롤라를 운전했다는 이유로 중국인 운전자에게 폭행이 가해지는 영상이 중국 인터넷을 휩쓸며 일본차 구매를 더욱 꺼리게 했다.


그러나 지금의 분위기는 그때와는 완전히 다르다. 지난 11일, 선전(深圳)의 한 토요타 대리점에서 근무하는 채(蔡) 씨 성의 여성 판매원은 “토요타의 bZ3X 모델 판매에 부정적 영향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 15,000달러짜리 전기차는 브랜드가 중국에서 시장 점유율을 되찾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이뿐 아니다. 이번 주 베이징 유니클로 3층 매장에서 쇼핑객들은 최근 논란에도 무관심한 모습이었다. 50대 후반 류씨(가명)는 “조국을 지지하고 싶지만, 일본 제품 구매를 중단할 만큼 상황이 심각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여긴 어차피 다 중국산이잖아”라고 말하며 브랜드의 유명한 히트텍 보온 레깅스를 살펴보고 있었다.


중국 서남부 쓰촨성에 새로 리모델링한 무지(Muji) 청두 매장의 모습도 비슷한 풍경이었다. 이달 소셜미디어 사용자들은 현지 디자이너와의 협업과 중국 시장에 맞춰 개발된 칠리 오일 젤라토 등 제품을 체험하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한 사용자는 소셜미디어 플랫폼 샤오홍슈(小红书)에 “이런 상황인데도 여전히 사람이 많다는 게 놀랍다”고 적었다.


물론 아직도 중국의 지도부나 고식적인 생각을 가진 소위 전문가들은 베이징 당국이 중국 인민들의 민족주의 선동에 불을 붙이면 언제든지 분위기는 바뀔 수 있다고 믿는 이들도 있다. 실제로 푸단대학교 미국학센터 소장이면서 중국 외교부 자문위원인 우신보(吳新波)는 “다카이치 총리가 이 문제에 대한 입장을 조정하지 않으면 중국이 압박을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일본 지도자가 베이징의 발언 철회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상점가에 퍼진 평온이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신보 교수 같은 이의 생각은 이미 중화사상이나 자아도취에 빠져 있는 보통의 중국 지식인들의 ‘갇혀 있는 생각’일 뿐이다. 실제로 중국의 일본 압박은 지금보다 더 높아질 수는 없기 때문이다. 지금같이 일본에 전쟁을 선포할만큼 압박을 가했음에도 중국 국민들이 시진핑의 민족주의 선동에 전혀 움직임이 없다는 것은 이젠 그런 선동이 전혀 먹히지 않을 것임을 보여준다. 그래서 시진핑도 결국 외교적 공세 전략에 브레이크를 걸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흥미로운 것은 중국이 전쟁 선포전 최후통첩에 오키나와 인근에서 무력시위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전혀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미군과 함께 역으로 무력 대응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니 시진핑은 더 당황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시진핑은 더 이상 꺼낼 카드도 없다. 이것이 지금 베이징이 처한 ‘대략난감’ 상황이다.


블룸버그는 “스시로 스시 가게로 들아가면, 계산대 옆에 붙은 안내문은 최근 흥분한 손님들 사이에서 발생한 소란을 언급하며 줄을 설 때 협조를 당부했다”면서 “‘함께 문명과 공정성을 유지합시다’라고 안내문이 적혀 있었다”고 소개했다. 이것이 중국의 진정한 민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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