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부길 whytimespen1@gmail.com

[확 달라진 장유샤의 위상, 시진핑과 동급이었다!]
지난 11월 9일, 중국 광저우에서 열린 전국체육대회와 관련한 단체사진 한 장이 중국 관찰자들의 시선을 완전히 강탈하고 있다. 중국의 여러 고위급 관료들이 함께 한 사진 속에 시진핑 국가주석과 장유샤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이 정중앙에 나란히 앉아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사진은 4년마다 열리는 전국체육대회 관련 사진들과는 확연하게 차이가 난다는 점, 곧 사실상 장유샤 부주석이 시진핑 주석과 동격이라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어서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10일 1면 머릿기사를 통해 “시진핑 주석은 전국 대중 스포츠의 선진 단위와 개인 대표들을 만났고, 국가 스포츠 시스템의 선진 집단과 개인 대표들을 만났다”면서 대중체육 선진단위와 개인 대표, 국가체육체계 선진집단과 개인 대표 등 수십명과 함께 시진핑 주석, 장유샤 부주석이 함께 한 사진 한 장을 공개했다.
아 사진에는 장유샤(张又侠) 외 리훙중(李鸿忠)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부위원장, 황쿤밍(黄坤明)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광둥성 당서기, 천이친(谌贻琴) 국무위원, 왕둥펑(王东峰)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부주석 겸 비서장 등이 사진 촬영에 임했다.
눈여겨볼 점은 이상하게도,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이자 중국 공산당 중앙판공청 주임인 차이치(蔡奇)는 시진핑 주석과 함께 하이난과 광저우를 방문했었는데, 이번 회동과 사진 촬영에는 불참했다는 점이다.
또한 1993년 제7회 전국체육대회 이후 4년마다 열리는 전국 대중체육 우수인물 표창식에는 시진핑 주석이 이끄는 중국공산당 중앙판공청 주임이 이전에 두 번이나 이와 유사한 행사에 참석했었는데, 이번에는 불참했다. 실제로 지난 2021년 9월 15일, 제14회 전국체육대회 개막을 앞두고 시진핑 주석은 산시성 시안에서 앞서 언급한 체육계 대표단 및 도쿄올림픽 중국 체육 대표단 선수단 및 코치단 대표단을 만나 단체사진을 촬영했다. 당시 중국 공산당 중앙판공청 주임이었던 딩쉐샹(丁薛祥),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이었던 쉬치량(许其亮), 그리고 당시 구이저우성 당위원회 서기였던 천이친(谌贻琴) 등이 이 자리에 참석했었다.
지난 2017년 행사에도 그렇고 당연히 이러한 사진 촬영에 부총리급 정치국 위원들, 예를 들면 딩쉐샹 중국공산당 중앙판공청 주임 같은 인물이 반드시 참석을 해 왔지만 이번에는 그렇지 않았다.
더불어 이렇게 부총리급 정치국 위원의 불참은 시진핑 주석의 위상을 약화시키는 명백한 강등 조치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차이치의 불참은 정치국 상무위원이라는 그의 지위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만약 의전 규정이 완화된다면 차이치의 참석은 부적절할 것이다. 그리고 차이치의 참석을 막을 수 있는 주체는 시진핑 주석이 아니라, 시 주석이 거듭 강조해 온 ‘당중앙위원회’이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이는 사진 촬영시 장유샤와의 자리 선정에 미묘한 문제가 있을 수 있어 일부러 회피한 것이 아닌가 보인다.

이런 관점에서 이번에 촬영된 사진을 살펴보면 정말 특이한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우선 중국중앙TV(CCTV)가 촬영한 영상을 캡쳐한 사진을 보면 전체 촬영자들의 한 중앙에 시진핑과 장유샤가 앉아 있음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시진핑의 좌측에는 리훙중(李鸿忠)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부위원장이, 그리고 장유샤의 우편에는 천이친(谌贻琴) 국무위원이 자리잡고 있다.

그런데 이들의 의자 배치를 보면 상당히 눈에 띄는 장면이 포착된다. 시진핑과 장유샤간의 간격이 다른 이들의 배치보다 훨씬 더 넓은 것을 볼 수 있다. 실제로 시진핑의 좌편에 앉아 있는 리훙중(李鸿忠)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부위원장으로부터 나머지 사람들은 의자 간격이 매우 좁지만 유독 시진핑과 장유샤간의 간격만 넓다. 마찬가지로 장유샤 옆에 앉아 있는 천이친(谌贻琴) 국무위원간의 간격은 넓고 그 옆으로는 매우 촘춤하게 앉아 있다. 이는 한마디로 장유샤가 사실상 시진핑과 동급으로 앉아 있다는 것을 곧바로 확인할 수 있다. 더더욱 CCTV의 촬영 영상에서 이 장면이 줌아웃될 때 마지막에 시진핑과 장유샤를 한 컷에 담았다는 것 또한 의미가 심장하다.

그런데 이 사진이 더욱 돋보이는 것은 지난 4년 전인 2021년 9월 15일, 제14회 전국체육대회 개막을 앞두고 시진핑 주석이 산시성 시안에서 촬영된 사진과 대비를 해 보면 이번에 촬영된 사진이 어떤 의미를 던져주는지 금방 확인할 수 있다. 이때는 시진핑의 위상이 하늘을 찌를 때였다.
중국은 사진 한 장, 또는 인민일보의 기사 한 줄에 담긴 행간이 많은 의미를 던져줄 때가 많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인민일보 1면에 실린 시진핑과 장유샤의 사진 한 장은 지금 중국의 권력 위상을 한 눈에 보여준다고 할 것이다.
[군부로부터 제대로 대접받지 못한 시진핑]
시진핑의 위상과 관련된 사건은 또 있다. 바로 지난 5일 열린 중국의 세 번째 항공모함 푸젠함의 취역식에서다. 이 행사에 참석한 중국 공산당 고위 간부 중에는 차이치(蔡奇)와 장궈칭(张国清)이 있었으며, 지난 4중전회에서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으로 새로 임명된 장성민(张升民)이 이 행사를 주재했다.
그런데 이번 푸젠함 취역식은 과거 2012년의 랴오닝함, 그리고 2019년의 산둥함 취역식과는 확연하게 달랐다. 산둥함 취역식 당시 권력이 절정에 달했던 시진핑은 당연히 이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여 취역식에 직접 참석했다. 당시 인민일보는 “해군과 항공모함 건조 부대의 대표 약 5,000명이 부두에 깔끔하게 줄을 섰다”면서 “고위 관리로는 당시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사무국 주임이었던 딩쉐샹(丁薛祥), 류허(刘鹤) 부총리,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 허리펑(何立峰), 중앙군사위원회 합동참모본부 리쭤청(李作成) 등이 참석했으며, 중앙군사위원회 2인자인 장유샤(张又侠)가 행사를 주재하고 취역, 함명, 선체 번호를 발표했으며, 중국선박공업유한회사 회장 레이판페이(雷凡培)와 해군사령관 션진룽(沈金龙)이 행사에서 연설했다”고 보도했다.
그런데 이들 두 행사와 이번 푸젠함 취역식은 여섯 가지 관점에서 매우 차이가 난다. 첫째, 장성민(张升民)만이 고위 군 간부 자격으로 시진핑을 수행했다.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 장유샤(张又侠)와 합동참모본부 류전리(刘振立)는 불참했고, 해군 사령관 후중밍(胡中明)도 사건으로 인해 불참한 것으로 보인다. 여러 주요 군 간부의 불참은 시진핑이 진정한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둘째, 시 주석을 수행한 비군사적 인사는 정치국 상무위원 겸 중앙위원회 사무국 주임인 차이치(蔡奇)와 3위인 장궈칭(张国清) 부총리였다. 리창(李强) 총리, 딩쉐샹(丁薛祥) 부총리, 허리펑(何立峰) 부총리는 다른 일로 바빴던지 불참했다. 만약 시 주석이 절대 권력을 쥐고 있다면 이런 일이 가능할까?
셋째, 지난 두 차례의 임관식에서는 후진타오와 시진핑이 해군 의장대를 사열했지만, 이번에는 시 주석이 그 권한을 행사하지 못했다.
넷째, 예전에는 군함을 건조한 중국선박공업(CSC) 회장과 해군 사령관이 연설했지만, 이번에는 이 부분이 취소되었다. 해군 사령관 사건 때문일까? 해군 사령관조차 조사를 받고 이 중요한 의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시진핑의 명예는 어떻게 될까? 누가 시 주석의 입장을 난처하게 만들고 있는 것일까?
다섯째, 2019년에는 해군 및 항공모함 건조 부대 관계자 약 5천 명이 시진핑 주석을 환영했지만, 이번에는 2천 명만 참석하여 환영 수준이 낮아졌음을 시사한다.
여섯째, 2019년에는 관영 매체가 시진핑 주석과 5천 명의 장교 및 군인의 사진을 공개했지만, 이번에는 함재기 조종사 20명과 항공 지원 인력의 사진만 공개했다. 이는 그만큼 시 주석의 위상이 추락했음을 보여주는 것은 아닐까?
이와 함께 결정적인 것 하나 더. 과거와는 달리 중국 해군의 위용을 드러낸다고 자랑스럽게 선전하는 푸젠함 취역식임에도 불구하고 이 장면을 당당하게 생중계하지도 않았고, 그것도 비밀리에 시행했다. 그리고 이틀이 지난 후에야 비로소 공개를 했다. 중국의 군부는 왜 이 취역식 행사를 그런 식으로 다뤘을까?
[시진핑과 대등한 입장에서 장유샤가 군권 장악]
중국 군부의 위상은 확실하게 변했다. 과거에는 시진핑이 군부를 완전히 장악하고 인사권까지 시행했지만 지금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 여기저기서 발견된다. 지금 상황에서 장유샤는 압도적 위압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는 장유샤가 군부내의 친시진핑파인 푸젠파를 완전히 척결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2015년 말부터 시진핑은 대규모 군 개혁을 단행하여 젊은 장군들을 빠르게 고위직으로 승진시켰다. 당시 두각을 나타낸 인물 중에는 먀오화와 같은 인물들이 있었는데, 이들은 나중에 스캔들에 휩싸였다. 이들 중 다수는 푸젠에 주둔하던 31집단군이나 관련 세력 출신이었다. 시진핑은 관례를 깨고 자신의 측근인 먀오화를 군 수장으로 승진시켰고, 또 다른 측근인 허웨이둥을 정치국 위원 겸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으로 직접 승진시켰다.
중앙군사위원회의 초대 부주석 두 명 중 장유샤는 장비 개발 및 훈련 관리 등 군사 업무를 담당했다. 허웨이둥은 군 기강, 인사, 선전 등 정치 업무를 주로 담당하며 사실상 ’감독‘ 역할을 했다. 두 사람 모두 정치국 위원이었다. 장유샤가 더 높은 직책을 맡았지만, 허웨이둥은 더 큰 실권을 행사했다.
취임 후 허웨이둥의 야망은 더욱 커졌다. 2023년 7월, 그는 장유샤의 잠재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 군수 조달 사업을 집중 조사하고, 장유샤의 측근인 로켓군 사령관 리위차오와 전 국방부장 리상푸를 제거했다.
2024년 3월 중국 공산당 양회(兩會) 기간 중 허웨이둥은 군 대표 회의에서 군의 ’거짓 전투력‘을 단속하겠다고 선언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024년 3월 9일 회의록을 입수했다고 주장하며 이 사실을 보도했다.
사실 허웨이둥의 비난은 장유샤 감독 하의 장비 조달 불량과 훈련 과정에서의 기만 행위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언론은 중국 공산당의 미사일에 연료 대신 물이 채워져 있었다고 보도했다.
이에 장유샤 파벌은 허웨이둥의 측근인 먀오화(苗華)가 관직을 매도했다고 고발하며 보복했고, 시진핑은 조사를 승인해야 했다. 먀오화가 ‘직위 해제 및 조사’를 받은 직후, 허웨이둥 역시 갑자기 실종되었다. 평민 출신인 허웨이둥은 홍얼다이 출신의 장유샤가 이끄는 구 태자파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이런 과정에 있었기에 장유샤는 철저하게 친시진핑파를 확실하게 제거하면서 군권을 완전히 장악한 것이고, 특히 시진핑과 관련된 비리들을 모두 가지고 있기 때문에 행정권을 가지고 있는 시진핑도 장유샤를 함부로 대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지금 중국은 시진핑과 장유샤 두 사람이 오월동주(吳越同舟)하는 형세를 보이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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