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부길 whytimespen1@gmail.com

[지난 20년간의 경제성장 기반 포기한 중국]
중국이 지금의 경제기반을 만들어주었던 국제사회와 더불어 성장해 왔던 기조를 무너뜨리면서 중국 경제를 서구사회와 분리시키는 사실상의 디커플링을 시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와 전문가들을 경악하게 만들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시도가 지나치게 어리석은 방식이라 평가하고 있지만, 중국 당국은 이 방식으로 나아가야 중국의 미래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점이다.

뉴욕타임스(NYT)는 3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를 통해 미국의 중국 수출 의존도를 낮추고 중국의 공장 과잉 생산으로 인한 미국 경제 침체를 막으려고 노력해 왔지만, 그의 노력은 난관에 부딪혔다”면서 “그 이유는 중국이 이미 미국으로부터 경제를 이탈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NYT는 이어 “지난 20년간 중국은 체계적으로 경제적 자립을 추구해 왔다”면서 “중국은 미국 경제에 압력을 가할 수 있는 병목 지점을 구축하는 동시에 워싱턴이 중국을 봉쇄하기 어렵게 만들었다”고 짚었다.
NYT는 “자립은 2012년 이래 중국의 최고 지도자인 시진핑뿐만 아니라 그의 전임자인 후진타오 시대에도 중국 정책 결정의 초석이었다”면서 “수입 공산품을 국내 생산으로 대체하려는 그들의 정책은 비용이 많이 들고 비효율적일 때가 많았지만, 그러나 이로 인해 서방은 분쟁 발생 시 활용할 수 있는 영향력이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NYT는 그러면서 “중국 지도자들은 자립을 강조하는 데 점점 더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면서 “지난달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연례 회의에서 중국 최고위급 관리들이 중국의 차기 5개년 계획 초안을 발표하면서 자립은 중요한 화두로 떠올랐다”고 밝혔다.
실제로 시진핑 주석은 연설에서 “우리는 무엇보다도 과학기술의 자립과 강건성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한 일환으로 중국이 서방세계를 향해 전 세계 희토류 금속과 희토류 자석 공급을 거의 완벽하게 통제하려는 시도를 한 것인데, 이는 중국은 가장 강력한 병목 지점 중 하나로 지목하고 있는 것이었다.
NYT는 “중국은 제조업 자립 정책을 추진하고 있기는 하지만, 다른 난관에도 직면했다”면서 “중국은 항생제와 기타 의약품 제조에 필요한 원료를 세계 최대 규모로 생산하는 국가이며, 또한 다양한 전자 장비, 저가형 컴퓨터 칩 등 다양한 제품의 주요 생산국이기도 하다”고 짚었다.
NYT는 “비록 중국의 자립화 정책으로 미국이 반격해야 할 선택지가 줄어들기는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항공기 부품처럼 미국 수출 품목 중에서 절대적으로 미국에 의지해야만 하는 결정적 수입품들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너무 일찍 속내 드러낸 중국, "미국 넘어설 수 있다?" 착각]
문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속의 중국’이 아닌 ‘중국만의 중국’을 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마디로 14억 인구가 모든 것을 자립하는 경제체제 구축을 강력하게 지향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시 주석의 수석 정책 자문위원 중 한 명인 티안 페이얀은 최근 한 저널에 발표한 글에서 “포괄적인 산업 시스템은 공급망의 회복탄력성 강화에 도움이 된다”면서 “매우 광범위한 산업 기반이 ‘경제적 안정의 보루’를 구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사실 지난 2001년 말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했을 당시, 중국은 광범위한 상품을 수입에 의존했다. 당시 중국이 생산한 자동차, 통신 장비, 발전 장비 등 공산품은 수입품보다 품질이 떨어졌고, 이로 인해 많은 중국 기업과 소비자들이 수입품을 선호하게 되었다. 그 이후로 중국은 이러한 제품과 다른 많은 제품의 품질과 양에 있어서 엄청난 발전을 이루었다.
이와 관련해 중국의 저명한 엔지니어인 진좡룽은 지난해 공업정보화부 장관으로 재임할 당시 “500대 주요 공업제품 가운데 우리나라는 220여개 품목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NYT는 “지난달 중앙위원회 전체회의(4중전회)에서 중국은 내년부터 첨단 제조업에 더욱 집중할 것을 명령했다”면서 “4중전회의 문서는 정부와 기업이 ‘제조업, 제품 품질, 항공우주, 운송, 사이버 공간 분야에서 중국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더욱 신속하게 노력할 것’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NYT는 이어 “베이징은 방대한 규모의 제조업 운영과 상당한 국가적 통제를 결합해 왔다”면서 “미국과 유럽 산업이 여전히 세계를 선도하는 소수의 사업 분야만이 남았는데, 특히 상업용 항공기와 최첨단 반도체 분야가 그렇다”고 짚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외교관계위원회(CFR)의 중국 전문가인 브래드 세서는 “시진핑 주석은 미국 기업이 설계했지만 생산하지 않은 최첨단 반도체를 제외하고, 오랫동안 중국의 공급망에서 미국산 수입품을 빼내는 방법을 찾는 데 매우 능숙했다”고 말했다.
NYT는 이에 대해 “중국은 10년 넘게 막대한 공공 투자를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인공지능(AI)과 최신 군사 기술에 필요한 초고속 반도체 생산 분야는 아직도 뒤처져 있다”면서 “하지만 중국 기업들은 엔비디아 마이크로칩을 구매하고 밀수하는 데는 능숙하다는 것이 입증되었다”고 짚었다.
NYT는 “중국의 수입품을 국산품으로 대체하려는 정책에는 중국이 WTO에 가입한 직후 도입한 토착 혁신 캠페인, 2015년부터 시작한 중국제조 2025, 그리고 지난 2년 동안의 ‘고품질 생산력’이라는 노력이 포함된다”면서 “국가가 통제하는 은행 시스템은 전기 자동차와 태양광 패널 제조업체에 낮은 이자율로 많은 돈을 빌려주었고, 중국은 이런 제품의 최대 수출국이 되었다”고 설명했다.
NYT는 “일부 제품의 경우, 중국은 보호무역주의적 무역 정책을 통해 자립을 달성했다”면서 “2008년 이후 중국은 수입차와 대형 가솔린 엔진을 장착한 SUV의 표시 가격보다 두 배 이상 높은 관세와 수수료를 부과해 왔다”고 짚었다.
NYT는 “중국의 이러한 정책을 강력하게 수행하기 위해 수입을 억제했을 뿐만 아니라 중국 소비자들이 강력하고 부피가 큰 차량에 익숙해지지 못하게 만들었다”면서 “이것이 바로 중국 소비자들이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가솔린-전기차로 빠르게 전환한 이유 중 하나이며, 현재 이 두 차량은 중국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의 경제 자립 추구, 서방진영의 디커플링 자초]
중요한 것은 중국의 디커플링을 자초하는 정책에 대해 서방세계가 뒤늦게 눈치를 채면서 대응에 나서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중국이 경제적 자립을 확실히 이루는 시대가 다가온다면 그 다음에는 중국이 무슨 짓을 벌일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경제적 자립이 매우 부족한 상황에서도 희토류 무기화를 포함해 주변국에 대한 군사적 위협들을 수시로 시도하고 있는데, 만약 중국이 원하는 바대로 경제적 자립까지 이루어진다면 그땐 중국이 어떻게 행동할지 보지 않아도 뻔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초부터 미국 관리들은 중국이 개발 중인 병목 지역을 이용할 수 있다는 우려를 일축하는 경향이 있었다”면서 “그들은 그렇게 할 경우 외국인 투자 대상지로서 중국의 신뢰도가 손상될 것이며, 다국적 기업들이 구매 대상지를 다른 곳으로 옮기게 될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NYT는 이어 “그러나 어리석게도 중국 지도자들은 벌써부터 자립이 다 된 듯 생각하면서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위협을 시도했으며, 동시에 완전한 자립을 추구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면서 “특히 4중전회 폐회 성명에서는 ‘우리는 우리의 장점을 통합하고 확대하여, 병목 현상과 제약을 돌파하고, 우리의 단점과 약점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는데 이것이 바로 중국의 본심”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중국이 정말 착각한 것이 있다. 중국이 아무리 노력한다 해도 중국이 결코 자립할 수 없는 부문들이 있다는 점이다. 이미 미국이 지배하고 있는 첨단기술은 중국이 결코 따라잡을 수 없다. 특히 중국의 기술자립을 통한 디커플링 의도를 알고 있는 미국이 중국의 생각대로 첨단기술을 중국에 넘기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중국은 자신들의 속마음을 너무 일찍 드러냈다. 이는 어쩌면 중국인들의 본성 가운데 자리잡고 있는 허장성세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물론 시진핑 주석이 존재적 위기에 놓여 있는 상황이라 그러한 국뽕식 ’제2의 중국몽‘이 필요해서였을지 모르지만 중국이 미국과 동등한 위치에 선다는 것은 절대적으로 불가능하다. 식량도, 석유도 자급자족이 안 되는 나라, 첨단기술에 대한 원천기술도 없는 나라가 서방세계와 디커플링을 한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어리석은 선택인지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것도 그 속내를 저렇게 당당하게 드러내는 그 하수(下手)적 정치를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할까? 이것이 시진핑과 중국 공산당의 한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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