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부길 whytimespen1@gmail.com

[시진핑, 트럼프와의 만남을 위해 전면적 양보]
그동안 치열하게 진행되던 미중무역관세협상이 결국 미국의 요구 조건들을 중국측이 대부분 수용하면서 마무리된 것으로 보인다. 한마디로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남을 앞두고 전면적인 양보를 한 셈인데, 특히 중국이 전가의 보도처럼 꺼내들었던 희토류 무기화카드가 오히려 엄청난 역효과를 내었다는 점에서 주목할만 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6일(현지시간) “미국의 스콧 베센트 재무부장관은 베이징과의 협상에서 핵심적 문제에 대한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혔다”면서 “트럼프-시진핑 회담이 매우 성공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WSJ은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미국산 대두 구매를 재개하고, 펜타닐 제조에 사용되는 화학물질을 수출하는 중국 기업을 단속하며, 희토류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도록 압력을 가할 것이라 밝혔는데, 사실상 이러한 요구 조건이 대부분 충족되었음을 의미한다”며 “중국측 수석대표인 허리펑 부주석도 미국 농부들을 위해 상당한 양의 농산물을 구매하기로 합의했는데, 이로써 미국 농부들의 우려는 해소될 수 있을 것이며, 베이징이 미국이 펜타닐 전염병을 부추기는 전구체 화학물질을 통제하도록 돕기로 했다”고 밝혔다.
결국 미중간 관세협상은 사실상 미국이 요구하는 바를 대부분 중국측이 수용했다고 볼 수 있는데, 이는 쿠알라룸푸르 협상을 앞두고 미국이 강경한 입장을 보였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 24일, 2020년 체결된 1단계 무역 합의에 대한 중국 정부의 준수 사항 여부에 대한 조사를 발표한 바 있다.
이 조사는 중국의 불이행으로 인해 미국 무역에 부과된 부담이나 제한을 평가하고 추가 조치의 필요성을 판단하겠다는 것으로 중국에게는 상당한 압박이 됐다. 미국은 또한 노트북이나 제트 엔진과 같은 첨단 제품을 포함하여 미국 소프트웨어가 포함된 제품의 중국 수출을 제한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미국의 이러한 압박은 그동안 미국이 시행해 오던 제재조치나 무역 압박과는 차원이 다른 것으로 사실상 미중간 디커플링 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우려가 중국에서 나왔었다.
이런 상황에 미국은 첫째, 중국이 희토류 통제를 완화하여 미군과 첨단 산업이 희토류 제한의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할 것, 둘째, 중국이 대량의 미국 농산물, 특히 대두를 구매해야 할 것, 셋째, 미국은 중국이 미국 에너지를 구매하고, 러시아로부터의 에너지 수입을 줄이고, 러시아가 협상 테이블로 복귀하도록 지원할 것 등을 요구했는데, 중국측은 이러한 미국의 요구를 대부분 수용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역효과낸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 카드]
그런데 미중간 관세협정 진행 과정에서 눈여겨볼 것은 바로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카드다. 다시말해 중국의 희토류 카드가 중국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었는지 아니면 오히려 역효과를 내었는지에 대해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 카드는 오히려 중국측을 외통수로 내모는 역효과를 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 10월 9일, 중국 공산당 상무부와 해관총서는 7차례 연속으로 공고를 내며 갑자기 ‘최강 희토류 카드’를 꺼냈다. 미국 상무부의 ‘해외직접생산품규칙’과 ‘최소내용물규칙’을 모방하여 최초로 역외 관할권 규칙을 적용하여 희토류 산업 사슬 전반에 대한 수출 통제를 전면적으로 강화했던 것이다.
이는 중국 공산당의 시각에서 희토류 문제가 전통적인 무역 분쟁에서 점차 노골적인 위협으로 변모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이러한 접근 방식은 역효과를 낳았다. 근본적으로 중국의 레버리지가 부족하여 새로운 미국의 제재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또한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카드로 인해 미국과 유럽 등 서방국가들이 이번 기회에 중국의 희토류 공급망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나게 만드는 역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어서 그렇다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 카드가 나오자 미국은 노트북부터 제트 엔진까지 미국 소프트웨어가 포함되거나 미국 소프트웨어로 제조된 모든 제품의 수출을 제한하는 내용의 새로운 제재안을 발표했다. 이는 사실상 미국과 중국이 완전한 디커플링으로 가겠다는 의미다. 그렇게 되면 중국의 효자 수출품목인 노트북을 포함한 컴퓨터 등 전자제품의 수출길이 완전히 막히게 된다. 이는 중국 입장에서는 청천벽력과 같은 소리다.
이를 다른 측면에서 보자면 중국의 희토류 카드는 길어야 2년 안이면 다 해결되는 단기적 요소다. 이미 호주를 포함한 여러나라들이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에 대응해 희토류 개발과 생산에 나서고 있다. 그런데 전자제품에 대한 수출 제재는 중국의 무역을 한마디로 암흑기로 몰아 넣을 수 있다.
이뿐 아니다. 미국이 중국을 향해 더욱 막나간다면 은행과 달러에 대한 금융제제도 가할 수 있다. 이러한 제재는 중국이 결코 감당해 낼 수 없다. 이와 관련해 전 미국 국무부 관리인 크리스 맥과이어는 China Talk 팟캐스트에서 “현재 가장 가치 있는 중국 기업은 텐센트인데, 텐센트는 여전히 미국 기술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으며, 알리바바 역시 미국 기술에 극도로 의존하고 있다”면서 “이 두 거대 중국 기업, 그리고 그 산하 모든 기업에 큰 영향을 미칠 중대한 조치는 시진핑 주석의 계산을 완전히 바꿔놓을 것”이라고 짚었다.
이에 반해 중국의 희토류 기술은 무슨 특별한 것도 아니고 이미 서방국가들이 다 보유하고 있는 것들이다. 단지 중국은 가격경쟁에서 서방 국가들의 희토류 개발을 막아왔기 때문에 희토류에서의 중국의 세계 지배는 언제든지 무너질 수 있다. 그럼에도 시진핑이 희토류 무기화카드를 끝내 고집한다면 이는 지나치게 무지한 자라 아니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 카드는 매우 단견이었고, 세상물정 모르는 이들의 우물안 개구리 카드였다. 이런 측면에서 우리 채널은 그동안 희토류 무기화 카드가 미국과의 정면 대결 선포가 아닌 중국 공산당 4중전회를 앞두고 중국내 민족주의 세력 결집을 노린 정치적 쇼로 보는 것이 맞을 것이라 주장했던 것이다.
[선택의 여지가 없는 중국, 미국 요구를 수용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협상에서 엄청난 실수를 했다. 희토류 카드를 통해 중국이 내세울 수 있는 카드의 한계만 드러낸 셈이고, 미국이 진짜 중국을 향해 강력한 대응에 나서게 된다면 중국은 순식간에 암흑시대로 변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만 확인했다.
오히려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 카드로 인해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이 이젠 중국을 배제한 희토류 자급자족화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앞으로 길어야 3~4년 안에 중국의 희토류 시장은 완전히 축소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게 바로 자업자득이다.
또 하나, 중국 희토류 기업의 약 60%가 현재 적자 운영에 시달리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수출 규제를 더욱 강화한다면, 대다수 기업이 자금난과 파산 위험이 커질 수 있다. 규제와 합법적 수출 제한은 또한 희토류의 밀수시장을 키우는 역효과도 가져오게 될 것이다.
실제로 중국이 2010년 희토류 수출 할당제를 시행했을 때 밀수가 급증하여 전체 수출의 약 30%를 차지한 바 있었다. 이는 행정 통제만으로는 시장 차익거래의 흐름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없음을 보여준다. 그러니까 중국 당국이 희토류 수출규제를 한다고 해서 진짜로 수출길이 막히는 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이와 함께 중국 당국이 생각하는 만큼 희토류 무기화 카드가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일본의 경우 1980년대 이후 실제 수요를 초과하는 속도로 희토류를 수입해 왔으며, 이를 국가 전쟁 비축량에 포함시켜 왔다.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일본의 공식 최소 비축량은 180일이지만, 실제 비축량은 훨씬 더 높을 것이라는 추측이 널리 퍼져 있다. 일본이 미국과의 협상에서 관세 인하를 조건으로 희토류를 사용할 의향을 시사한 것을 고려하면, 일본의 비축 규모를 과소평가해서는 안된다. 이는 중국 당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를 강화하더라도 일본의 선제적 비축으로 인해 압력의 효과가 크게 약화될 것임을 의미한다.
더불어 희토류는 중국만의 것이 아니다. 서방 국가들도 희토류를 보유하고 있다. 다만 채굴 과정에서 환경과 수질이 심각하게 오염되기 때문에 서방 국가들이 채굴하지 않는 것일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이 희토류를 무기화한다면 서방국가들은 어쩔 수 없이 자국내 희토류들을 다시 개발하게 될 것이고 이는 중국의 희토류 장악력을 급속하게 약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더욱이 최근들어 희토류 개발에 있어 환경오염을 줄이는 신기술도 개발되어 있기 때문에 중국의 그러한 조치는 완전히 ‘제발등 찍기’라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다.
실제로 여러 국제기구의 중기 전망에 따르면, 2024년부터 2026년까지 미국, 호주, 동남아시아에서 희토류 생산 용량이 집중적으로 방출되고, 재활용 기술 도입 및 하류 희토류 보존 기술이 개발됨에 따라 희토류는 2026년까지 구조적으로 부족하지 않을 수 있으며, 심지어 2027년에는 일시적인 공급 과잉을 경험할 수도 있다. 이는 중국 공산당이 희토류를 전략적 협상 카드로 활용할 수 있는 효과적인 기회가 극히 제한적임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중국 공산당이 희토류 문제에 대해 진정한 압력을 행사할 수 있는 시간은 장기적인 것이 아니라 카운트다운에 불과하다. 세계 공급이 공급 과잉 수준에 도달하면 어떤 형태의 장기적 규제도 전략적 의미를 상실하게 될 것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희토류 무기화를 통해 미국을 제압한다고? 결론은 이것이다. “중국은 큰 실수를 했다!” 그렇기 때문에 미중간 무역협상에서 시진핑은 결국 트럼프의 요구를 전적으로 수용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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