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부길 whytimespen1@gmail.com
[중국 군부의 위기, “대만 공격은 꿈도 꿀 수 없는 처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의해 암살된 것으로 알려진 리커창(李克强) 전 총리의 휘하 부대들이 살아 있는 권력인 시진핑파들의 숙청을 주도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그 핵심에 중국공산당 조직부장인 스타이펑(石泰峰)이 군부에 막강한 인맥을 가지고 있던 시진핑의 부인 펑리위안(彭丽媛) 세력을 우선적으로 처단했다는 사실도 알려져 관심을 끈다.
중국인민해방군의 기관지인 ‘해방군보’는 6일, 중추절을 맞아 “중국의 현재 안보 상황이 점점 더 불안정해지고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항상 전투 태세를 유지하고 언제든 출격할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해야만 인민해방군 장교와 병사들이 다양한 비상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해방군보는 이어 “인민해방군 장교와 군인들이 실제 행동을 통해 충실히 직무를 수행해야 하며, 항상 전투 태세를 단단히 유지하고 무기를 날카롭게 하고, 항상 전투에 대비하고 언제든지 싸울 수 있도록 경계 태세를 유지해야 한다”고 선언했다.
해방군보가 이렇게 국가정세의 불안정을 거론한 것은 아무래도 최근 들어 잇달아 실각한 리상푸 전 국방부장이나 먀오화 중앙군사위원회 정치공작부 주임을 비롯한 중국 군내의 고위 간부들이 대거 수사를 받거나 실종된 현실이 이러한 위기감을 부추겼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러한 실종이나 실각이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 들어서도 양회 이후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임 허웨이둥은 실종되었으며, 그의 행방은 여전히 불확실하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군부 지도부의 대거 공백이 누구의 뜻에 의한 것인가 하는 점이다. 특히 줄줄이 실종되거나 실각하는 이들이 대거 시진핑이 직접 천거하거나 임명한 이들이라는 공통점 때문에 문제가 된다. 일부에서는 시진핑 주석이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축출했다고 주장하기는 하지만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시진핑은 지금 군부의 인사에 전혀 관여할 형편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군부 내에서의 숙청이나 징계를 담당할 시진핑의 오른팔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물론 중국 공산당은 군부내의 이러한 공백이나 혼란을 숨기기 위해 계속해서 대만 공격 훈련이나 전쟁 준비를 강화하는 듯한 모양새로 병사들을 바쁘게 하고 주의를 분산시키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군부 내의 위기를 위장하려는 전술에 불과하다. 한마디로 중국은 지금 상황에서는 대만 공격은 불가능하다. 군부 지도자의 공백 때문이기도 하고, 특히 대만 전쟁을 주도해 왔던 시진핑파 인물들이 줄줄이 사라진 상황에서는 어떠한 도발도 사실상 가능하지 않다. 해방군보는 바로 이러한 군부 내 현실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시진핑파의 몰락, 리커창 조직들이 이끌었다!]
그렇다면 군부 지도부의 숙청을 누가 이끌었으며 또 숙청 대상에 오른 자들은 과연 누구일까? 사실 중국 공산당 서기장이자 국가주석인 시진핑은 여러 파벌을 거느리고 있으며, 이들을 통칭하여 시자쥔(习家军)이라고 부른다. 이 파벌들은 다시 지강신군(之江新军), 민강신군(闽江新军), 신서북군(新西北军), 군수공업파(军工系), 칭화파(清华系), 푸강신군(浦江新军), 그리고 그의 아내 펑리위안의 산둥방(山东帮)으로 나뉜다.
여기서 눈여겨볼 집단이 바로 산둥방이다. 산둥방의 특징 중 하나는 모두 산둥성 출신이라는 점인데, 펑리위안도 마찬가지다. 심지어 펑리위안의 고향인 산둥성 운성현 출신도 있다. 그런데 지난 한 해 동안 산둥방 일가의 많은 구성원들이 집중적으로 숙청당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이렇게 산둥방 인사들이 집중적으로 숙청을 당한 시점이 바로 스타이펑(石泰峰)과 리간제(李干杰)가 자리를 바꾼 이후부터라는 사실이다.
실제로 인민일보는 지난 4월, “중앙통일전선공작부 전 주임인 스타이펑이 중앙조직부 주임을 맡고, 중앙조직부 전 주임인 리간제가 중앙통일전선공작부 주임으로 자리를 옮겼다”고 발표했다. 스타이펑은 사망한 리커창 전 총리의 핵심 인맥이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정치 평론가 천보콩(陈破空)은 자신의 매체에서 “스타이펑이 조직부장이 된 후 중앙기율검사위원회(CCDI)의 당 건설, 사상 사업에도 관여하게 되었다”고 분석했다. 중앙기율검사위원회는 표면적으로는 리시(李希) 서기가 감독하지만, 올해는 스타이펑이 직접 전국에 시찰단을 파견했고, 이 중 제9중앙시찰단은 지난 7월에 산둥성에 도착해 직무 감사에 돌입한 바 있다. 그 후 7월에서 9월 사이에 산둥성 관리들이 집중적으로 해고되기 시작했는데, 성도인 지난(济南)에서부터 펑리위안(彭丽媛)의 고향인 윈청현(郓城县)까지 사실상 전 지역에서 대대적인 숙청이 이루어졌다.
이뿐 아니다.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전 서기였던 마싱루이(马兴瑞)도 펑리위안의 핵심 인맥이다. 마싱루이는 윈청현 출신으로 펑리위안과 인연이 깊은데, 이는 마싱루이의 가장 중요한 정치적 자산이기도 했다. 그는 펑리위안의 처남 쉬싱젠(徐兴建), 그리고 전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조직부장 장젠춘(张建春)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었으며, 펑리위안을 ‘큰누나’라고 부를 정도로 가까웠다. 2016년, 마싱루이는 쉬싱젠이 회장으로 재직하던 적자 상태의 신다 손해보험(信达财险)을 선전(深圳)의 국유기업이 42억 위안에 인수하는 것을 도왔다. 3일 후, 그는 광둥성 성장으로 선출되었는데, 이는 ‘정치적 투자’의 전형적인 사례라고 할 것이다.
그런데 지난 7월 1일, 중국 공산당의 선전매체들은 “마싱루이가 신장 위구르 자치구 당 서기직에서 물러나고 천샤오장(陈小江)이 그 자리에 임명되었다”고 발표했다. 마싱루이는 여전히 정치국 위원 타이틀은 가지고 있으며, 9월 3일 군사 퍼레이드와 10월 1일 환영식 등 최근 행사에도 참석한 바 있다. 그러나 두 행사 모두에서 그는 불안하고 초조한 모습을 보이며 얼굴에 흐르는 땀을 자주 닦았다. 아마도 이미 갓끈 떨어진 신세이기 때문에 그러했을 것이다.
이에 대해 독립 논평가 차이센쿤은 8월 X 플랫폼에서 “마싱루이가 중국 공산당 농촌공작지도소조 중앙위원회에 합류했지만, 공식 발표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면서 “마싱루이는 여전히 중앙기율검사위원회의 조사에 협조하고 있으며, 이 조사가 어떻게 결론 내려질지는 현재로서는 불확실하나 마싱루이의 정치 경력은 사실상 끝났다는 것은 확실하다”고 짚었다.
[펑리위안의 어린 시절 연인도 숙청, 끝장 본다!]
흥미로운 것은 펑리위안의 주변 인물들이 샅샅이 숙청당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산둥방의 또 다른 주요 인물인 장젠춘(张建春)도 몰락했다. 지난해 6월 21일, 인민일보는 “장젠춘 중국 공산당 중앙선전부 부부장이 ‘심각한 기율 위반 및 법률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리고 올해 9월 16일, 허베이성 랑팡시 중급인민법원은 장젠춘의 뇌물 수수 사건에 대한 1심 판결을 공개하며 그에게 징역 14년을 선고했다.
1965년 산둥성 윈청(雲城)에서 태어난 장젠춘(张建春)은 나이 차이가 두세살밖에 나지 않은 펑리위안(彭麗媛)의 연인으로 알려져 있다. 장젠춘은 시진핑 주석에 의해 베이징으로 전근되어 조직부 부부장과 선전부 부부장을 역임했다.
이에 대해 독립 논평가 차이센쿤(蔡慎坤)은 “장젠춘이 펑리위안의 조직부 초기 스파이”라면서 “펑리위안에게 조직부 내 여러 파벌 구성원에 대한 수많은 내부 정보를 제공하여 펑리위안의 상당한 신뢰를 얻었고, 펑리위안은 이를 계기로 천시(陈習)를 조직부 부부장으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그런 장젠춘은 재임 기간 동안 뇌물을 받고 여러 성(省) 및 부(部) 관리들을 추천한 바 있었는데, 그러한 행적이 드러나면서 해임될 수밖에 없었다.
또다른 펑리위안의 인맥으로 동부전구 사령부 정치위원 류칭송(刘青松)도 사고를 당한 것으로 의심된다. 지난 9월 30일, 장쑤성은 위화타이(雨花台) 열사들을 기리는 헌화식을 열었는데, 이 자리에 동부전구 사령부 정치위원 린샹양(林向阳)과 류칭송(刘青松) 모두 이 행사에 불참했다. 두 사람 모두 매년 이 행사에 참석해 왔다. 이런 행사에 불참했다는 것은 이미 신변에 이상이 생겼다는 것을 뜻한다.
산둥성 옌타이 출신인 둥쥔(董军) 국방부장도 펑리위안(彭麗媛)의 산둥 군벌 소속이다. 리상푸(李尚福) 사건 이후 2년간 국방부장을 지냈지만, 아직 중앙위원회나 국무원에 선출된 적은 없다. 이는 반시진핑 진영의 방해 탓이다.
또한 최근 해임된 전 내몽골 자치구 서기 쑨샤오청(孙绍骋)도 산둥방 출신이다. 지난 9월 30일, 중국 공산당은 왕웨이중(王偉中)이 쑨샤오청(孙绍骋)의 후임으로 내몽골 당 서기를 임명한다고 발표했다.
또 다른 저명한 인사인 산둥 무장경찰부대 사령관 왕춘닝(王春宁)도 최근 공식 해임되었다. 9월 12일, 중국공산당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는 일부 의원의 해임을 발표했는데, 그중에는 무장경찰부대 사령관 왕춘닝도 포함되어 있었다.
이렇게 시진핑의 부인 펑리위안의 핵심 인맥들이 줄줄이 숙청당하고 있다. 특히 펑리위안이 한때 ‘중앙군사위원회 간부평가위원회 상임위원’이라는 직책으로 몸담았던 군부내 인맥들이 속속들이 축출당하고 있다는 점에서 눈여겨볼 만하다. 이는 한마디로 시진핑도 더 이상 펑리위안의 인맥들을 보호해주지 못한다는 것을 말해준다. 이는 또한 시진핑의 권력도 약발을 다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것이 중국의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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