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부길 whytimespen1@gmail.com

[신화통신의 푸틴 인터뷰, “항일전쟁은 중국과 무관” 직격탄”]
중국 전승절을 맞아 25개국의 정상들이 베이징으로 모여드는 가운데 그 중 가장 귀빈을 뽑으라면 당연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일 것이다. 그래서 중국관영 신화통신이 푸틴과 특별 인터뷰를 했는데, 이 자리에서 푸틴이 항일전쟁과 관련해 중국을 곤혹스럽게 만들어 화제가 되고 있다. 그것도 9월 3일 열병식의 근본적 의미를 매우 퇴색되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지난 8월 30일 중국관영 신화통신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의 인터뷰 기사를 게재했다. 외국 정상과의 인터뷰는 원래 중국을 방문하는 외국 정부의 수반과 하는 것이 통례인데, 이번에는 9월 3일 열병식을 맞아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불참 결정으로 25개국 정상들이 모이는 가운데 그 중 가장 대표적이라 할 수 있는 푸틴과 인터뷰를 게재한 것이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푸틴은 “이번 방문은 러-중 관계 발전에 있어 매우 중요한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면서 “우리는 양국 국민이 선린우호 그리고 장기적인 호혜 협력의 전통을 강화하기로 한 전략적 선택을 확인했다”는 의례적인 인사말을 했다.
푸틴은 이어 “자국의 역사를 매우 중시하는 시진핑 주석은 진정한 세계 강국의 지도자이자 전략적 사고와 세계적 비전을 갖춘 확고한 지도자이며, 항상 국익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면서 “국제 정세가 복잡하게 변화하는 시기에 중국이 그러한 지도자를 모시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는 말을 했다. 이 발언은 그저 평범하게 들릴 수 있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실각설로 흔들리는 시진핑을 응원하면서 더욱더 굳건하게 주석직을 수행할 수 있게 중국인들이 도와주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도 들릴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었다.
그런데 정작 신화통신을 당혹스럽게 만든 것은 이어지는 과거 역사와 관련된 것이었다. 신화통신이 중국의 항일전쟁과 관련해 질문을 하자 푸틴의 답변은 중국측이 생각했던 바와는 완전히 다른 답변을 해 신화통신을 뻘쭘하게 만들었다. 그동안 중국 공산당은 항일전쟁의 주축이라면서 그를 기념해 승전기념일 열병식을 펼치고 있다.
그런데 이에 대해 푸틴은 중국의 항일전쟁 주도를 아예 무시하면서 중국 공산당이 항일전쟁에서 투쟁해 승리했다는 사실 역시 전적으로 부정해 중국을 당황스럽게 만들었다.
사실 이번 신화통신의 푸틴 인터뷰는 대면이 아니라 사전 서면 인터뷰였다. 결국 신화통신의 기사 게재는 이 서면 인터뷰를 근거로 한 것이었다. 신화통신의 질문에는 푸틴 대통령의 시진핑 주석에 대한 견해, 제2차 세계대전 기념 행사, 중러 협력, 상하이협력기구(SCO)에 대한 질문이 포함되었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중국의 항일전쟁과 관련하여 신화통신은 아시아와 유럽에서 각각 제2차 세계대전의 주요 전선이었던 중국과 소련이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의 승리를 위해 막대한 희생과 중요한 공헌을 했다는 점만 언급했다. 중국 공산당이 자칭 항일전쟁의 주축 또는 ‘지도자’라고 주장하는 인물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러한 푸틴의 태도는 중국 공산당이 베이징에서 열리는 열병식의 배경에 대해 적극적으로 선전하는 항일전쟁에서의 중국 공산군의 활동이 부풀려진 거짓말임은 물론 당시 항일전쟁의 주축이 중국 공산당이 아니라는 점을 푸틴이 은근히 지적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이 받는 충격은 클 수밖에 없다.
[항일운동의 주축은 중국 공산당 아닌 중화민국]
사실 신화통신이 푸틴에게 항일전쟁과 관련해 질문을 하려면 제대로 했어야 한다. 항일전쟁에서 중국 공산당이 해냈던 업적들을 세세하게 지적하면서 푸틴의 지지와 격찬을 이끌어냈어야 했다. 그러면서 푸틴의 그러한 발언을 중심으로 전 세계에 중국의 항일운동의 위대함을 강조하는 것이 순리였다.
그러나 중국의 과거 역사를 아는 사람이라면 결코 그렇게 질문할 수가 없다. 특히 중국의 항일전쟁에 있어서 키를 쥔 나라가 바로 러시아, 과거의 소련이었기에 그 러시아의 대통령인 푸틴에게 항일전쟁과 관련된 구체적인 질문을 직접적으로 하기 곤란했을 것이다. 그래서 두루뭉술한 질문밖에 할 수 없는 한계를 가졌을 것이다. 그러니 신화통신의 질문에서 항일전쟁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들어갈 수가 없었던 것이다.
물론 푸틴 역시 중국의 잔칫상에 재를 뿌리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항일운동의 주축이 중국 공산당정권이 아닌 중화민국이었다는 사실을 감히 발설하지 못했을 것이다. 또 신화통신의 기자도 이러한 진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푸틴에게 보낸 질문에서 이를 단도직입적으로 질문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중국공산당이 항일전쟁’? 역사를 변개하지 말라!]
사실 푸틴이 중국 베이징에 오는 것은 항일전쟁 80주년을 기념하는 군사퍼레이드에 참석하기 위해서이다. 그렇기 때문에 푸틴은 누구보다도 항일전쟁의 의미를 잘 알 것이다. 그런 푸틴 앞에서 항일전쟁을 중국 공산당이 주도했다고 뻑뻑 우기는 모습을 보면서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이런 측면에서 신화통신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푸틴은 이렇게 답변했다. “제2차 세계 대전 발발 전인 1930년대, 일본이 중국을 상대로 반역적으로 무력 충돌을 도발했을 때, 수천 명의 소련 전문 장교들이 군사 고문으로 활동하며 중국군 발전과 군사 작전 수행에 대한 자문을 제공했다. 소련 조종사들 역시 중국 동지들과 함께 전투에 참여했다.” 푸틴의 이러한 답변은 한마디로 항일전쟁이 중국 공산당이 독점할 그런 사항이 아님을 분명히 하고 있다.
소련은 한때 공산주의 인터내셔널의 이름으로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에 군사 고문단을 파견하여 일정 수준의 지도력을 행사했다. 그러나 1934년 장시성(江西省)에 있던 중국 공산당 본부가 파괴되자 소련 고문단은 중국 공산당의 정책 결정권에서 배제되었다.
1937년 소련은 공산당 정부가 아닌 장개석의 국민당 정부와 난징에서 중소 불가침 조약을 체결했다. 이후 소련은 약 2천 명의 공군 의용군을 파견하여 대만의 일본군 기지에 대한 장거리 공습을 시도했지만, 효과는 미미했다. 다시 강조하지만 푸틴이 언급한 중국 동지들은 중국 공산당이 아닌 국민당 군대였다.
1938년부터 소련은 국민당 정부에 항공기, 전차, 자동차, 포병, 기관총, 소총, 탄약 등 무기 구매를 위해 총 2억 5천만 달러를 대출해 주었다. 이 무기들은 대부분 신장을 통해 중국으로 들어와 최전선으로 수송되었다. 장개석의 국민당 정부는 당시 소련 군사 고문 300여 명과 기술 전문가 200여 명이 중국에 왔다고 밝혔지만, 이들은 익명을 유지했고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푸틴 대통령은 “소련이 1937년부터 1941년까지 중국에 대량의 무기를 제공했지만, 대부분은 무상 원조가 아닌 차관으로 구매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또 “소련이 중앙아시아에서 신장까지 이어지는 고속도로 건설을 지원하여 물자의 원활한 수송을 가능하게 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중국 공산당은 항상 소련과 러시아를 옹호하려고 노력해 왔지만, 이러한 내용은 거의 언급되지 않았다. 왜냐하면 이러한 내용은 모두 소련과 국민당 정부가 일본에 저항하기 위해 협력한 프로젝트이기 때문이다. 푸틴의 러시아가 이러한 내용을 여과없이 공개한다면 중국 공산당의 항일 전쟁 거짓말은 명명백백하게 드러나게 될 것이다.
그리고 1941년 12월 태평양 전쟁 발발 후, 중국은 대일본전에서 미국과 영국의 동맹국이 되었다. 당시 중국 주재 소련 군사 고문 추이코프는 장개석의 국민당 정부, 군대, 그리고 국민들이 끝까지 싸우는 사기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두 전선에서 싸우기를 꺼렸던 소련은 갈등을 피하기 위해 일본과 소일 불가침 조약을 체결하고, 일본이 중국 동북부를 점령한 후 세운 괴뢰국 만주국을 인정했다. 이후 소련 군사 고문관들은 중국에서 철수했다.
다시 강조하지만 소련은 항일전쟁 당시 중국을 지원했으며, 주로 장개석의 국민당 정부와 협력했다. 1936년 중국 공산당은 시안 사건을 조작하여 장제스를 암살하려 했지만, 소련은 장제스가 대일 전쟁을 계속 이끌기를 바라며 개입했다. 이후 소련은 자국의 이익을 위해 일본과 공모했다.
중국 공산당은 이 사건들을 감히 언급하지 않지만, 푸틴은 모든 사실을 알고 있고, 이번에 인터뷰를 통해 살짝 그 일부분만 드러내 놓았을 뿐이다. 그러니 중국 공산당이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렇게 9월 3일 열병식에 푸틴이 온다는 것은 사실 중국의 치부가 드러날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그것은 바로 중국 공산당의 항일운동에 대한 역사적 진실이다. 그런데 중국의 항일운동이 중국 공산당이 아닌 장개석의 국민당 정부, 곧 지금의 대만이 주축이었음을 중국 국민들이 다 알게 된다면 과연 9월 3일의 열병식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코미디도 이런 코미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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