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부길 whytimespen1@gmail.com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시진핑에 대한 왕양의 4가지 제안]
중국 정치의 흐름을 좌우할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가 드디어 막을 내렸다. 원래 베이다이허 회의에서 논의되는 모든 내용들은 철저히 비밀로 붙여지지만 경우에 따라 중요한 기밀사항이 흘러나오기도 한다. 이번 베이다이허 회의도 마찬가지다. 중국의 고위 소식통은 “중국의 차기 지도자로 급부상하고 있는 왕양(汪洋)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이 베이다이허에서 중대한 발언을 한 내용을 입수했다”면서 “내용의 진위 여부와 관계없이 왕양의 발언 내용 자체가 중국 정치에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준다”고 전해 왔다.
▲ 왕양 정협 주석
왕양의 발언이 이렇게 뜨거운 관심을 끄는 것은 그가 시진핑 국가주석을 향해 4가지의 제언을 했기 때문이다.
*제언 1: 다가오는 4중전회에서 정치국과 상무위원 재선출을 지지한다.
왕양은 먼저 오는 10월로 예정된 중앙위원회 제4차 전원회의(4중전회)에서 정치국과 상무위원회 구성원들을 전원 재선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그동안 후진타오(胡锦涛), 원자바오(温家宝), 리루이환(李瑞环), 쩡칭홍(曾庆红) 등이 주장해 왔던 것으로 지난 20차 전국대표대회의 인사 선거가 당의 조직 원칙을 심각하게 위반했기 때문에 당연히 이번 4중전회에서 제대로 수정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왕양의 이러한 주장은 상당히 의미가 있다. 실제로 시진핑은 3기를 맞이하면서 중국내 각 정치 계파 등을 조화롭게 배치하던 관행을 완전히 무시하고 자신에게 충성된 자들로만 상무위원회를 꾸렸다. 그러다보니 경제전문가도 없었고, 시진핑의 발언에 대해 그저 ‘예스맨’으로만 채워지면서 국정은 엉망이 될 수밖에 없었다. 당연히 반시진핑파가 뭉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었다. 왕양은 이러한 시스템을 원래의 모형으로 복귀하자는 것이다.
왕양은 “이것이 개인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당 규약에 규정된 절차로 돌아가 충분한 논의와 합의를 거쳐 대표성과 제도적 정당성을 갖춘 지도부를 선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인 2: 리더십 임기 및 인수인계 제도의 명확화
왕양이 제언한 두 번째는 중국의 정치 리더십의 임기 및 인수인계 제도를 명확히 규정해 이로인한 정치적 충돌이 사라지도록 하자는 것이다.
왕양은 이에 대해 “역사와 현실을 볼 때 권력이 경계를 잃으면 경직된 의사결정, 비효율적인 감독, 심지어 심각한 오류로 이어진다”면서 “개혁개방 초기에 제정된 중국의 리더십 교체와 관련된 암묵적인 룰은 권력의 과도한 집중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왕양은 이어 “리더십 교체와 관련된 명확한 규정을 제정하는 것이 지금 중국에서 일어날 수 있는 혼란을 사전에 예방하는 길”이라면서 “이번 4중전회에서 지도부의 임기 및 승계 제도에 관한 규정을 논의하고 채택할 것”을 제안했다.
왕양은 “이 규정에는 당 및 국가 최고 지도부의 임기는 최대 2회, 총 임기는 10년으로 제한해야 한다”면서 “원활한 승계를 위해 후임자 팀은 5년 전에 미리 내정되어 준비하는 단계를 거쳐야 한다”고 밝혔다.
*제안 3: 집단 리더십의 의사결정 절차 및 제약 메커니즘 복원
왕양은 세 번째로 중국의 정치체제는 집단지도체제여야 하며, 이 제도가 정치적 안정과 전략적 연속성을 유지하는 핵심 시스템이라고 주장했다.
왕양은 이와 관련해 “국가 안보, 주요 경제 정책, 그리고 군사 배치에 관한 모든 결정은 상무위원회의 집단 투표를 통해 승인되어야 한다”면서 “임시 의사결정의 권한과 적용 가능한 상황에 대한 명확한 정의를 확립하여 개인의 재량권 남용을 방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왕양은 이어 “집단 의사결정을 회복한다는 것은 책임을 분산시키는 것이 아니라, 모든 주요 결정이 다각적인 논의와 제도적 제약을 충분히 거치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제안 4: 정당내 선거제도를 개혁해 건강한 민주주의 궤도로 복귀해야 한다.
왕양은 네 번째로 “당내 민주주의의 건전성이 유능하고 책임감 있는 지도 간부를 양성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면서 “형식적인 선거만으로는 가장 적합한 인재를 선발할 수 없고, 당원과 대중의 신뢰를 얻을 수도 없다”고 주장했다.
왕양은 이어 “앞으로 각급 중앙위원회와 당대회에서 표결권 비율을 30% 이상으로 하여 실질적인 선택의 여지를 확보해야 한다”면서 “후보자들은 대표자들에게 자신의 생각과 능력을 알리기 위해 공개적인 정치적 의견 발표와 답변 시간을 가져야 하며, 투표는 무기명으로 진행하여 손을 들게 함으로써 생기는 압력과 간섭을 방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왕양, “한 나라의 운명을 한 사람의 의지에 맡길 수 없다”]
왕양이 제안한 4가지 사항은 사실 시진핑 집권 이전까지 어느 정도 확립되었던 정치 체제이기도 하다. 왕양은 시진핑 독재 이전의 시절로 돌아가야 하며, 그것만이 중국 공산당이 제대로 유지될 수 있는 길이라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왕양은 “이러한 개혁을 통해 선거의 투명성이 높아지고 건전한 경쟁 메커니즘이 형성되어 더 유능한 인재가 두각을 나타낼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 네 가지 대책이 서로 다른 분야를 목표로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본질적으로는 하나의 전체를 형성하며, 시스템의 정당성과 활력을 회복한다는 공통 목표를 위해 노력한다”고 지적했다.
왕양은 이어 “국가의 운명을 어느 한 개인의 의지에 맡길 수 없으며, 장기적인 안정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견고하고 투명하며 지속 가능한 시스템에 의존해야 한다”면서 “제도적 안정이야말로 진정한 정치적 안정이며, 절차적 공정성이야말로 진정한 정치적 안보”라고 강조했다.
왕양의 이러한 4가지 주장은 베이다이허 회의에 참석한 많은 원로들의 공감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왕양이 차기 국가주석으로도 거론되고 있다는 점에서 왕양의 발언이 주는 영향력은 상당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왕양의 이러한 제안으로 인해 왕양이 국가주석이 된다면 최소한 예측가능한 중국식 정치가 펼쳐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했다.
[베이다이허 참가자들의 공통 의견 “시진핑은 물러나야 한다”]
이번 베이다이허 회의와 관련해 중국의 고위 소식통은 “시진핑은 원래 자신이 마오쩌둥과 같은 종신집권을 희망했지만 그러한 시진핑의 꿈은 이미 좌절됐다”면서 “이제 남은 것은 올해 10월의 4중전회까지냐, 아니면 오는 2027년의 당대회까지냐의 선택만 남았다”고 짚었다.
그런데 이번 왕양의 4가지 제안 사항이 많은 베이다이허 회의 참석자들의 공감을 얻으면서 이번 다가오는 4중전회에서 어떤 방식으로든 중대한 정치적 결정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으로 보인다.
결정적인 첫 번째는 다가오는 4중전회에서 최소한 정치국과 상무위원회의 전면 교체가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만약 이번 4중전회에서 이러한 전면 쇄신 인사가 단행된다면 시진핑의 임기는 2027년까지 이어지더라도 사실상 허수아비 국가주석에 불과하고 정작 정치적 실권은 새로 교체된 정치국과 상무위원회가 쥐게 될 것이다. 그리고 새로운 총리가 당연히 차기 주석으로서의 정치적 단계를 밟게 될 것이다.
물론 남은 과제가 있기는 하다. 바로 군사위원회 주석직이다. 이 문제는 장유샤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과 차기 리더로 선임될 사람과의 정치적 협상의 단계를 거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상 시진핑의 뜻을 넘어서는 결정을 그들간에 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그렇기 때문에 차기 국가주석, 곧 이번 4중전회에서 새로운 총리로 선임될 인물이 누구인가에 따라 중국의 정치는 빠르게 안정을 되찾을 수도 있을 것이다.
[베이다이허 회의 결론, 4중전회에서 시진핑 사실상 권력이양]
이번 베이다이허 회의와 관련해 중국의 고위 소식통은 “결국 다가오는 4중전회를 통해 시진핑 주석은 국가주석직을 2027년까지 유지할 수는 있겠지만 실질적인 권한은 이번 4중전회를 계기로 내려 놓게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과연 일시적으로 시진핑의 권한을 대행할 이가 누가 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고 짚었다.
고위 소식통은 “시진핑은 일단 현재의 리창총리가 권한대행 격의 총리로서 역할을 맡아 오는 2027년 당대회까지 역할을 수행하다가 그때 공식적으로 후임 국가주석을 선출하기를 원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당 원로들은 이번 4중전회에서 정치국과 상무위원회의 전면적 개편을 통해 정치를 쇄신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제 남은 것은 시진핑의 선택이고, 또 이에 대응하는 장유샤 부주석의 결단이다. 현재 알려진 바로는 시진핑의 경호팀 전원이 교체되었고, 한세민(韩世民) 총서기 겸 총판공청 주임도 체포되었다는 소문도 들린다. 아직 최종적으로 획인된 사실은 아니지만 만약 그같은 소문이 사실이라면 시진핑이 받는 충격은 상당히 클 것이다. 시진핑 입장에서는 최후의 방어선이 다 무너진 셈이 되기 때문인데 그럼에도 시진핑이 끝까지 고집을 피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철저한 시진핑 추총자인 한세민이 체포된 것이 사실이라면 당연히 시진핑의 모든 대외 소통마저 제한을 받게 될 것이다. 이러한 소문이 베이다이허 회의가 끝날 무렵 터져 나왔다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다.
한세민의 체포에 대한 진실 여부를 떠나 시진핑이 지금 코너에 몰려 있는 것은 사실인 듯 보인다. 특히 류젠차오(刘建超) 당 대외연락부장의 체포는 시진핑의 주석직 유지 여부에도 상당한 파급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만약 그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상회담 개최를 통한 임기 연장을 시도하려 했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시진핑은 더 이상 정상적 임기를 수행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이래저래 시진핑은 지금 사면초가에 빠져 있는 듯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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