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부길 whytimespen1@gmail.com

[윈난성 쿤밍, “시진핑 물러나라” 현수막 들고 공개적 시위]
중국의 쓰촨성 장유시에서 수천 명의 군중이 모여 한 여학생의 학교폭력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이젠 다른 지역으로도 번져가고 있다. 특히 중국같이 감시가 심한 나라에서 ‘시진핑 퇴진’ 같은 금기어가 공공연하게 길거리에서 외쳐지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인들조차 충격을 받고 있다. 지금 상황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이러한 시진핑 퇴진 시위가 과연 어디까지 확산될 것인가의 여부다.

‘이선생님은 당신의 선생님이 아니다’라는 이름을 가진 중국의 유명한 트위터리안은 7일 “오늘 낮 쿤밍의 항전 승리 기념탑 앞에서 한 남성이 현수막을 들고 ‘시진핑 물러나라’고 외쳤다”면서 이러한 장면이 녹화된 동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을 보면 사람들이 제법 많이 다니는 공원 앞에서 한 남성이 과감하게 시진핑퇴진을 요구하는 장면을 목격할 수 있다. 다만 이 남성의 추가적인 행동이나 이후 상황 등은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이 영상에 대해 많은 네티즌들이 “또 다른 영웅이다!”, “쿤밍 영웅을 지지한다”, “전 인민이 독재자이자 반역자인 시진핑의 즉각적 퇴진을 강력히 요구한다!”, “쿤밍 청년의 목소리는 전국 인민의 목소리를 대변해 주고 있다” 등의 댓글을 달았다.
대만의 자유시보도 이러한 영상을 긴급 보도하면서 “쓰촨성 장유시에서의 대규모 시위가 혁명으로 변해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만큼 충격적인 소식으로 다가오고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우리 신문은 지난 6일과 7일, 연이어 쓰촨성 장유시에서 일어난 대규모 군중시위를 소개하면서 특히 시위중 ‘시진핑 물러나라’, ‘공산당 물러나라’라는 요구까지 나왔다는 사실도 소개한 바 있는데, 이러한 시위의 여파가 이젠 다른 지역으로도 번져가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 공산당도 이 흐름을 초조하게 바라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장유시에서의 대규모 시위에 대해 수많은 중국 인민들이 분노하는 것은 경찰과 군인들이 앞장선 공권력이 시민들을 향해 무자비하게 대했다는 점이다. 문제의 발단 자체가 공산당 간부의 자녀로 알려진 이들이 가난하고 힘없는 가정의 소녀를 학대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되었는데, 이 문제에 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시민들을 향해 곤봉 등의 무기로 인정사정없이 구타를 하거나 심지어 무장을 한 군인이 시위대 속으로 돌진해 막무가내로 시위를 진압하는 장면들이 촬영된 동영상을 통해 시시각각 전국적으로 퍼지면서 중국 인민들의 분노는 극에 달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경찰과 군인들의 시위 진압이 해산을 목적으로만 한 것이 아니라 마치 반란세력을 토벌하듯 사람들이 땅에 쓰러지거나 도망가도 추격을 해 폭행을 멈추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시민들이 저항할 수 있는 방법은 생수병을 던지는 정도밖에 할 수가 없었다.
여기에다 경찰은 섬광탄과 최루탄 같은 장비를 투입해 시민들을 폭도 다루듯 했다. 그러자 시민들이 결국 ‘시진핑 물러나라’, ‘공산당 물러나라’라는 구호까지 외치게 된 것이었다.
[중국 인민들을 분노하게 만든 시진핑의 과거 발언]
이런 가운데 중국 인민들을 정작 분노하게 만든 것은 시진핑의 입발린 과거 발언이었다. 중국 최대 동영상 플랫폼인 빌리빌리(B站)에는 시진핑 주석이 과거 “중국 국민은 중국 국민과 싸우지 않는다”(中国人不打中国人)라고 발언했던 내용이 담긴 동영상이 올라왔다. 그러자 수많은 네티즌들이 이 영상에 시진핑을 조롱하는 댓글들을 올렸다. 깜짝 놀란 중국 당국은 즉각 이 영상을 삭제했고 댓글 창도 없애 버렸다.
댓글 가운데는 “시진핑 주석은 오래전부터 국민이 나라이고, 우리는 국민을 이끌고 나라를 정복해야 한다고 말해 왔지만 실제 현실에서는 경찰봉이 중국 인민을 때리고 있다”는 말도 있었다.
[중국인들을 각성시킨 “나의 운명은 나의 것”]
이번 시위와 관련해 대만의 RTI 신문은 7일, “이번 쓰촨성 장유시에서의 대규모 시위는 중국 당국의 미흡한 상황 처리로 일어난 것이고, 그로인한 여파가 확산된다는 것은 중국 공산당이 더 이상 온라인 소통을 완전히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다른 성(省)의 일부 네티즌들은 주민들을 지지하기 위해 장유로 찾아가 정의감을 과시하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시사평론가인 차이센쿤은 “이번 장유시 사태는 영화 '나자 2 (哪吒2)'에서 가장 반항적인 대사인 ‘나의 운명은 신의 손에 달린 것이 아니라 내 손에 달려 있다’가 쓰촨에서 쓰여진 것”이라고 정의했다. 올해 여러 차례 흥행 기록을 세운 애니메이션 영화 ‘나자 2’는 쓰촨 출신의 성우가 영화 제작에 참여해 쓰촨 사람들에게는 친근한 영화이기도 하다.
미국에 거주하는 중국인권기구의 저우펑수오 사무총장도 RTI 신문에 “이 사람들이 정의를 위해 거리로 나선 것은 놀라운 일”이라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많은 중국인들이 깨어나기 시작하고 있다”고 짚었다.
[깜짝 놀란 시진핑, 즉각 장유시 당서기 해임]
일단 장유시의 시민봉기는 전 시내를 경찰과 군이 장악하면서 통제하는 바람에 진정상태에 돌입했지만 이로인한 끔찍하고도 잔인한 뉴스들이 중국전역으로 퍼져 나가는데다 이번 시위에 대한 무자비한 진압으로 11명의 민간인 사망자와 수많은 부상자를 냈다는 보도까지 나오면서 사태는 진정되기는커녕 더욱 확산되어 가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우선적으로 중국인들의 분노는 4일과 5일 시위현장을 지휘했던 천진(陈震) 부국장의 신상을 전격 공개하며 반격을 가했다. 심지어 가족들의 신상명세까지 모두 까발려지는 수모를 당했다. 유출된 정보에 따르면, 천진은 1976년 10월 쓰촨성 장유에서 태어났다. 그는 1997년에 직장에 들어갔고, 2001년에 당에 입당했다. 그는 현재 공안국 부국장 겸 당 위원, 일급 경찰 감독관을 맡고 있다. 그의 아들은 면양 동천 국제 학교 중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이고, 그의 딸은 면양 실험 고등학교 4학년에 재학 중이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유명한 중국 전문가로 알려져 있는 차이센쿤은 “이번 장유시 사태는 베이다이허에 모여 있는 중국 공산당 지도부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으며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면서 “시진핑 주석도 이 보고를 받고 격노했으며, 왕샤오훙 공안부장은 이 사건을 ‘원안 사건의 쓰촨 버전’(四川版瓮安事件)이라 규정하면서 고위 관리들을 즉각 장유시에 파견했다”고 밝혔다.
여기서 원안사건이란 중국 내에서 발생한 대규모 집단 행동이나 사회적 불만 표출을 의미하는 용어로 공식 통계가 나와 있지 않지만, 최근 수십 년간 빈도가 증가하고 있으며, 중국 정부의 주요 사회 안정 위협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2008년 웬간 폭동, 2019~2020년 홍콩 시위 등이 대표적 사례로 지목된다.
관건은 중국 공산당 입장에서 장유시 사건에 대한 책임을 이번 시위진압 책임자였던 천진 장유시 공안국 부국장에게 돌리면서 그를 희생양으로 삼으려고 하겠지만 과연 그 정도로 이번 사건이 무마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또한 시진핑이 장유시 당서기였던 동정홍(董正红)을 파면했다고 해서 이 역시 이번 사태 진전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중국의 고위 소식통은 “동정홍 당서기야 말로 ‘꽃병 같은 관리’에 불과하다”면서 “그를 직위해제시킨다고 해서 이번 사태 진전을 가라앉힐 수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위 소식통은 이어 “벌써 중국에서는 이번 장유시 사태가 지난 2022년의 백서운동의 효과를 재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주목할 점은 이미 쿤밍에서도 나타났지만 ‘시진핑 퇴진’ 요구가 공공연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렇게 장유시에서의 시민 봉기는 중국 인민들의 마음 속 깊은 곳을 흔들어 깨우고 있다. 지금 관심을 끄는 것은 이번 사태가 지금 베이다이허에 모여 있는 중국 공산당 지도부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지와 관련된 것이고, 또다른 하나는 ‘시진핑 하야’를 외치는 중국 인민들의 시위가 어느 정도 더 확산될 것인가의 여부다. 우리 신문이 3일 연속 이 문제를 다루는 것도 바로 이러한 시대적 흐름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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