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부길 whytimespen1@gmail.com

[베센트 재무장관이 말한 ‘Big Conclave’, 매우 의미 심장]
중국과 관세전쟁에 있어서 협상을 주도하고 있는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이 “오는 8월, 중국에서 대규모의 콘클라베가 열린다”면서 마치 중국 공산당이 새로운 교황을 뽑듯 다른 지도자를 선출하게 될 것이라는 뉘앙스로 발언해 주목을 끌고 있다.

스콧 베센트 장관의 이러한 발언은 지난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 감시(Bloomberg Surveillance)’라는 TV프로그램에 출연해 질의 응답을 하는 도중에 나왔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는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이 다음 달 종료되는 미중 관세 휴전 마감 시한은 얼마든지 유연하게 정리될 수 있을 것이며 중국과의 안정적인 관계는 잘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면서 “중국의 지도부가 다음 달 초에 대규모 콘클라베(Big Conclave)를 열게 되는데, 그 직전이나 그 후에 허리펑 부총리를 만나 관세 문제를 협의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고 보도했다.

스콧 베센트 장관의 ‘Big Conclave’ 발언은 바로 다음 날 미국의 대표적인 싱크탱크인 허드슨 연구소가 주최한 “공산주의 몰락 이후의 중국”이라는 컨퍼런스에서 “중국에서의 갑작스런 정권 붕괴는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면서 “세계에서 가장 오랫동안 독재 정권을 유지해 온 공산주의 독재 정권이자 세계 2위 경제 대국인 중국이 붕괴될 경우 어떤 일이 발생할지, 그리고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지 고려해야 할 때가 왔다”는 내용과 맞물리면서 다시금 화제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여기서 베센트 장관이 말한 콘클라베는 가톨릭 교황청에서 새로운 교황을 선출하는 행사를 말하는 것인데, 베센트 장관이 하필 8월에 ‘Big Conclave’가 열릴 것이고, 그를 통해 나타난 중국 정세 변동에 따라 미중간 무역전쟁 관련 추후 논의가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는 점에서 세인의 관심을 끌었던 것이다.
[China Big Conclave, ‘베이다이허회의’ 의미하는 듯]
그렇다면 베센트 장관이 말한 8월의 ‘Big Conclave’는 무엇을 뜻하는 말일까? 베센트 장관의 진의를 알 수는 없으나 일단 크게 두 가지 중 하나라고 짐작된다. 그 하나는 중국공산당의 20기 중앙위원회에서 여는 제4차 전원회의(4중전회)를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4중전회에선 임기 반환점을 앞둔 상황에서 중간평가 등을 통한 개각이 이루어진다.
4중전회는 원래 지난해에 열렸어야 하나 2023년 10월에 개최될 예정이었던 3중전회를 연기하다 2024년 7월에 들어서 개최하였기 때문에 2024년 10월에 개최해야 했던 4중전회 역시 2025년으로 밀렸다.
그런데 올해 4중전회에서는 시진핑 주석의 실각 여부가 최대의 쟁점으로 떠올랐다. 아마도 그 전에 열리게 될 베이다이허 회의에서 모종의 결론이 내려진 것을 4중전회에서 통과시키는 절차를 밟게 될 것으로 보인다. 베센트 장관이 ‘Big Conclave’를 언급한 것은 마치 새로운 교황을 선출하는 콘클라베처럼 중국도 4중 전회에서 새로운 주석을 뽑게 될 것이라는 뉘앙스로 말한 것이 아닌가 보인다.
또하나의 ‘Big Conclave’로 추정될 수 있는 것은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다. 베이다이허 회의는 8월초에 당 원로들이 모여 중국의 정세에 대해 광범위한 논의를 하는 자리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무슨 의결권이 있는 것도 아니고 법적으로 인정된 의결기구도 아니다. 그러나 지금과 같이 시진핑 축출과 같은 대형 사건이 있을 때, 더더욱 시진핑 축출이 당 원로들이 주도해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는 그야말로 가톨릭의 콘클라베같이 매우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 추측되고 있다.

이에 대해 중국 사회과학원 정치학연구소 전 연구원이자 정치학자인 류쥔닝(刘军宁) 박사는 지난 17일 X 플랫폼에 “미국의 스콧 베센트 장관이 TV에 출연해 중난하이가 오는 8월에 중국 공산당 지도자 교체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중요한 비공개 회의를 열 것이라 말했다”면서 “(블룸버그 TV의 프로그램 중) 6분 20초가 되는 지점에서 베센트 장관은 Big Conclave를 말하고 있다”고 짚었다.
류쥔닝(刘军宁) 박사는 이어 “베센트가 언급한 Big Conclave는 4중전회가 아닌 베이다이허 회의를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베센트 장관은 재정전문가이자 미국의 장관으로서 콘클라베라는 신중한 단어를 선택하면서 지금 중국의 정치 변동을 정확하게 알렸다”고 설명했다. 한마디로 중국 공산당이 총서기를 교체할 것이라는 직접적인 표현 대신에 새로운 교황을 뽑듯 비공개선거와 유사한 회의가 8월초에 열릴 것이라 말을 한 것이다.
그런데 베센트 장관의 이러한 발언을 의미있게 보는 것은 미국의 행정부에서는 주요 내각 인사들이 매일 요약된 정보 보고서를 접하는데, 이는 여러 공식 미국 정보 시스템에서 나온 것이다. 얼마 전 CIA가 공개한 중국인 채용 공고도 이런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베센트 장관은 미중간 무역 갈등의 해결에 대해 매우 낙관적으로 보고 있는데, 이는 우리 신문도 몇 번 언급했던 바와 같이 시진핑 이후의 새로운 내각은 미국과 우호를 중시하면서 덩샤오핑 시대와 같은 시장개방 체제를 선택하게 될 것이라는 예상과 맞물려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낙관적 전망이 바로 Big Conclave와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중국과 관련한 상당히 유명한 시사평론가인 탕징위안(唐靖远)은 “콘클라베라는 단어가 라틴어로 '비밀의 방'을 뜻하는데, 중세시대에는 가톨릭 교회에서 교황 선출을 위한 비밀 회의 장소를 지칭하는 데 이 단어가 사용되었다”면서 “매우 신중하고 정확한 발언을 하는 엄격한 재무 전문가인 베센트가 중국 공산당 총서기가 교체될 것이라고 말하지 않고, 8월에 교황의 비공개 선거와 유사한 중요한 회의가 열릴 것이라 말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짚었다.
탕징위안은 이어 “중국 공산당 회의의 중요성은 종종 규모에 반비례한다”면서 “소규모 회의는 항상 큰 문제를 해결하는 데 활용되어 왔고, 대규모 회의는 작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 활용되어 왔다”고 말했다. 그 일례로 “후야오방(胡耀邦)을 제거하기로 한 결정은 중국 공산당 핵심 몇 명이 덩샤오핑(邓小平)의 집에서 콘트랙트 브리지(桥牌, 4명이 하는 카드게임의 일종)를 두던 중에 내렸다”고 짚었다.
실제로 7월 말에서 8월초에 열리는 베이다이허 회의는 원로들이 정치에 개입하는 합법적인 장소이자 통로가 되었다. 특히 장쩌민(江泽民)과 후진타오(胡锦涛) 시대에는 총서기가 당 원로들의 의견을 듣는 자리로 적극 활용했다. 그러나 시진핑 집권 이후, 원로들의 정치 개입을 막기 위해 베이다이허 회의의 행정 기능을 크게 약화시키고 여가와 휴양의 장소로 전락시켰다.
그러나 시진핑에게 권력 위기가 닥치면서 베이다이허 회의가 중국 공산당 권력 체계에서 원로들의 정치개입 통로로 독특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베센트의 발언은 러시아 정보팀 내용과 일치]
그런데 눈여겨볼 것은 베선트의 ‘Big Conclave’ 관련 발언이 러시아 정보팀의 정보와 일치한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중국정세 전문가인 리다위(李大宇)는 “베이징이 표면적으로 보이는 것만큼 평화롭지 않고, 실제로는 암류와 혼란 속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베센트가 중국 공산당과의 무역협상을 주도하는 책임자인데 중국내 동정을 모를리 없을 것인 바, 이런 차원에서 베센트는 미국 정부 입장에서도 지금의 중국 지도부가 바뀌기를 원하고 있는 듯 보인다”고 짚었다.
리다위(李大宇)는 이어 “베선트의 ‘Big Conclave’ 관련 발언은 러시아 해외정보국이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유출된 것과 비슷한 내용”이라면서 “러시아 정보국은 시진핑 이후의 당서기는 서방에 비교적 우호적인 인물이 될 것이라 예측했다”고 밝혔다.
탕징위안도 “베이다이허 회의는 원로들이 정치를 논의하는 회의이자,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의 기조를 정하는 회의가 될 것”이라면서 “인사 조정, 승진 및 강등, 그리고 제4차 전체회의 이후의 정치 노선은 베이다이허에서 결정될 것”이라 내다봤다.
이와 관련해 베이징의 고위 소식통은 “중국 공산당 최고 지도부가 두 가지 주요 쟁점에 대해 아직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면서 “첫째, 시진핑의 후임 총서기로 왕양(汪洋), 후춘화(胡春华), 딩쉐샹(丁薛祥) 등이 거론되는데 아직 이를 결정하지 못했으며, 둘째, 시진핑 이후 정치 개혁 추진과 관련해 원로 정치인인 원자바오(温家宝)와 리루이환(李瑞环)이 일단 맡고 있는데 후진타오는 중국 공산당의 기존 체제를 그대로 유지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 본격 논의되기 시작한 ‘시진핑 이후의 중국’]
그런데 이 시점에서 눈여겨볼 것 중 하나가 바로 미국의 유명한 싱크탱크인 허드슨연구소가 이러한 시점에 ‘시진핑 이후의 중국 체제’를 논의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허드슨연구소는 이와 관련해 “단기적으로 중국 공산당의 붕괴 가능성과 미국이 베이징의 정치, 경제, 사회 구조를 안정시키기 위해 취해야 할 조치에 초점을 맞추었다”고 밝혀 컨퍼런스의 의미를 분명히 했다.
여기서 논의된 내용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중국 공산당 정권이 갑자기 붕괴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며, 이 경우 미국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의 문제이고, 또다른 하나는 시진핑 이후 중국이 탈공산주의 시대로 진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만약 그렇게 된다면 미국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에 대한 것이었다.
이러한 두 가지 쟁점 모두 파격적인 것이고 중국 정부가 들으면 경악할만한 내용들도 있었는데, 중요한 포인트는 미국 정부가 중국의 현지 세력과 힘을 합쳐 중국의 평화로운 변혁을 추구할 수도 있다는 점이었다. 그만큼 미국의 싱크탱크들이 지금 중국의 변화를 매우 신중하게 보고 있다는 것이고, 미국 정부 또한 중국의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음을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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