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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화 칼럼] 몸과 마음 사용 설명서
며칠간 머리맡에 놋쇠 종을 두었다. 일어나고 누울 때마다 부러진 갈비뼈가 아파서 누군가를 부르기 위해 종을 쳐야 한다. 심호흡을 하며 숨이 들고 나는 것을 지켜보곤 했지만 갈비뼈가 무슨 일을 하는지 미처 알아채지 못했다. 늑골 4·5번 골절이 일어나고 나서야 일상생활에서 무심히 했던 모든 일들이 얼마나 대단한 일들인지 깨닫는다. ...
2023-04-18 진화 이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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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화 칼럼] 봄날의 선물
며칠 전 귀한 선물을 받았다. 인생설계 코칭 고객으로 만났던 분이 약속한 대로 출판한 책을 가지고 찾아오셨다. 말단 직원으로 출발하여 다국적 기업의 CEO로 퇴직한 후 인생 2막을 맞으며 그동안 쌓아온 전문성을 젊은 세대에게 나누어주고자 하는 꿈이 있었는데, 그 책이야말로 선배 직장인의 넉넉한 마음이 느껴지는 따뜻하고 체계적인 ...
2023-04-03 진화 이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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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화 칼럼] 가끔은 쉼표
중요한 미팅이 있어서 서둘러 이동하는 중에 동생이 전화를 했다. 갑자기 어지럼증과 구토증이 일어난 어머니를 모시고 병원에 간다는 것이다. 가슴이 철렁하고 어쩌면 좋을지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지난번에 심근경색으로 스텐트 시술을 하고 일 년이 지났는데 혹시나 재발을 한 건 아닐까 하는 걱정 때문이다. 대학병원 응급실이 만원...
2023-03-25 진화 이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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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화 칼럼] 천천히 걷다
자주 오가는 길에 나이 많은 회화나무가 한 그루 서있다. 1976년 보호수로 지정될 때 520살이었다니 어림잡아도 560살이 넘었다. 가지 끝에 물이 오르는 봄날부터 녹음이 우거진 여름, 그 길에서 가장 늦게 고목의 낙엽이 떨어지는 가을, 마른 가지만 남은 겨울에도 유심히 바라보며 내내 사진을 찍곤 했는데 며칠 전 나무 중간쯤에 그동안 보지 ...
2023-02-23 진화 이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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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화 칼럼] 사라졌던 고을을 찾아서
누군가 수십 년 간 머물던 공간, 특히 치열하게 살다간 분들의 삶터와 육필 원고, 책, 그림, 사진이 남아 있는 기념관은 그 체취가 유난히 깊다. 사람들이 나이 들며 멋있게 익어가는 모습을 보면 바람과 시간이 그들에게 독특한 빛깔과 내음을 입힌다는 생각이 든다. 커다란 밤나무 아래 수북이 쌓인 밤송이를 보며 사람뿐 아니라 빛을 추수...
2022-12-20 진화 이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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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화 칼럼] 금빛 추수마당에서
누군가 수십 년 간 머물던 공간, 특히 치열하게 살다간 분들의 삶터와 육필 원고, 책, 그림, 사진이 남아 있는 기념관은 그 체취가 유난히 깊다. 사람들이 나이 들며 멋있게 익어가는 모습을 보면 바람과 시간이 그들에게 독특한 빛깔과 내음을 입힌다는 생각이 든다. 커다란 밤나무 아래 수북이 쌓인 밤송이를 보며 사람뿐 아니라 빛을 추수...
2022-11-01 진화 이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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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화칼럼] 광야에서 말 달리는 꿈
나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가 몽골에 가서 말타기였다. 그런데 드디어 지난 8월 울란바토르에서 이라는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고 문학기행을 할 기회를 얻었다. 그 먼 옛날 척박한 환경 속에서 말을 타고 대평원을 누비며 세계를 정복했던 몽골의 역사가 어떻게 가능했는지 현재 그들의 삶 속에서 엿보고 싶었다. 학자들은 몽골제국이 승승장...
2022-10-09 진화 이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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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화 칼럼] 숨은 꽃
요즘 주목하는 분야는 발달장애나 자폐스펙트럼을 가진 분들의 일과 삶에 관한 것이다. 그동안 개인과 가족의 문제로 치부되고 밖으로 드러나지 않던 일들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게 된 계기는 흥미롭게도 인구에 회자되는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서다. 평소에 장애인의 일과 사회적 인식에 관심이 많던 작가가 넘치거나 모자라지 않게 현...
2022-09-12 진화 이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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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화 칼럼] 내 삶을 영화로 만든다면
영화 ‘오베라는 남자’는 스웨덴 작가 프레드릭 배크만의 베스트셀러를 영화화한 작품이다. 오베는 상처한 59세의 고지식한 남자, 설상가상으로 평생직장에서 퇴직까지 당하고 이웃에 사는 친구와는 사소한 일로 말다툼을 한 후 원수 같이 지낸다. 마트에 가서 점원과 싸우고 1+1 꽃다발을 사서 아내의 무덤가에서 혼잣말을 하는 그는 칠...
2022-07-04 진화 이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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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화 칼럼] 다시 목요밥상
30년 이상 지속된 친구들과의 우정이 있다. 여기서 친구라 함은 함께 있으면 이런저런 설명 없어도 어제 만난 것처럼 반갑고 만나고 나면 가슴에 훈훈한 기운이 채워지는 사람을 말한다. 그런 친구들이 몇 그룹 있는데 그중에서 서울을 떠나 신도시에 살던 시절 목요밥상을 나누던 벗들이 있다. 자주 만나서 글을 쓰고 친교를 나누는 것은 물...
2022-06-21 진화 이경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