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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美와 대화 거부하던 中, 급하게 손 내민 이유? - 양제츠, 미국에 "민주-공화 양당 지도자들이 나서달라" 요구 - 中 사진핑, 바이든과의 대면회담 꺼리는 것, "다 이유 있다!" - 마음 급한 중국, 미국의 강경 드라이브에 대응할 방법이 없다!
  • 기사등록 2021-09-17 15:57:52
  • 수정 2021-09-18 07:5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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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제츠의 긴급 제안, “대화하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거듭되는 정상간 대화 요청에도 묵묵부답이던 중국이 갑자기 태도를 바꿔 미국에 대화를 요청해 그 배경이 주목되고 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5일, “중국 외교의 사령탑인 양제츠 정치국원이 미국의 민주당과 공화당 관계자들에게 미중 양국간 관계회복을 위해 대화가 필요하다는 요청을 보냈다”면서 “이는 10일 이뤄진 미중 정상간 전화통화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대면회담 요청을 시진핑 주석이 거부한 직후 상황을 되돌리기 위한 중국의 시도로 보여진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양제츠는 미국 정부가 중국에 대해 잘못 행하고 있는 정책들을 바로 잡고 이를 통해 중국과 협력을 촉진하며 양국간 관계를 정상궤도에 올려 놓기 위한 대화를 강력하게 촉구했다”면서 “미국의 민주당과 공화당의 식견있는 정치인들이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해 긍정적 역할을 해달라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시진핑이 바이든과 대면회담을 하지 못하는 이유?]


사실 지난 10일 있었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간의 전화통화는 우선 바이든 대통령의 요구로 이루어졌고 또 바이든 대통령 입장에서는 미중간의 관계가 통제 불능으로 흘러가면서 자칫 군사적 충돌 가능성까지 우려되는 상황에 이르자 이러한 상황 해법으로 중국의 현명한 대처를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에게 직접 만나 미중 양국이 충돌하지 않고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제시하려 했지만 시진핑은 오히려 “양국간의 대립이 전 세계를 고통스럽게 할 것”이라면서 “미국이 자중할 것을 요구”했다. 당연히 분위기도 썩 좋지 않게 마무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다 미국 내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에게 대면회담을 요구한 것에 대해 시진핑 주석이 중국에 대해 덜 강경한 어조를 취하라고 요구했다”는 말까지 퍼지면서 미중간 충돌은 이제 어쩔 수 없는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는 판단까지 나오자 중국이 크게 당황한 것으로 보인다.


사실 시진핑 입장에서는 자신의 3연임을 앞두고 공격적 드라이브를 해야 할 상황에서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과 직접 만나는 것이 불편하고 더불어 ‘전략상 불리할 수가 있다’고 보고 있다.


지금 중국의 상황이 내년 가을의 시진핑 3연임 확정을 위한 당대회까지는 분위기를 애국주의로 끌고 가야 하고 시진핑은 그러한 흐름의 맨 선봉에 서야만 한다.


지난 7월 1일 베이징의 천안문에서 열렸던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행사에서 시진핑 주석이 쏘아올린 지극히 공격적 발언도 바로 이러한 분위기를 다잡기 위한 내부용 선전선동 전략의 일환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바이든 대통령과 직접 만나게 되면 시진핑 주석은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다. 이미 엄청난 빚을 지고 있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바이든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에게는 생명의 은인이나 다름없다. 그렇기 때문에 바이든 대통령에게 면전에서 절대 강경발언을 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 이유는 이렇다. 9년 전인 2012년 2월 13일 시진핑 당시 국가부주석은 9박 10일 일정으로 미국을 공식 방문한 적이 있다. 그 당시 시진핑은 후진타오(胡錦濤) 당시 중국 국가주석에 이어 차기 주석으로 내정된 상태여서 미국의 지도부를 미리 만나 미중관계를 탐색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방미를 한 것이다.


그때 시진핑 당시 부주석의 호스트가 미국의 부통령이었던 바이든이었다. 그런데 바이든 당시 부통령은 시진핑 당시 부주석에게 엄청난 정보를 안겨준다.


시진핑 당시 부주석이 미국에 도착하기 일주일 전인 6일 왕리쥔(王立軍) 충칭(重慶)시 공안국장 겸 부시장이 청두(成都) 미국 총영사관에 진입해 정치적 망명을 요구하며 기밀자료를 건넸다.


이 파일은 즉시 게리 로크 주중 미국 대사에게 보고됐고 로크 대사는 곧바로 잠자고 있던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을 깨워 사실을 알렸다. 힐러리 장관 역시 즉각 오바마 대통령에게 이 기밀사항을 직접 보고했다.


그런데 이 기밀내용은 실로 중국을 뒤흔들만한 것들로 가득찼다. 이미 차기 주석직으로 내정된 시진핑을 뒤엎기 위한 보시라이(薄熙來)·저우융캉(周永康)의 쿠데타 계획이 물증과 함께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바이든 부통령은 시진핑 부주석에게 “왕리쥔이 미국에 건넨 자료에 장쩌민(江澤民)·저우융캉(周永康)·쩡칭훙(曾慶紅)·보시라이 등이 비밀리에 시진핑을 겨냥해 권력 탈취 계획을 모의했다는 사실이 들어 있으며 이미 시행을 시작한 상태였다”고 분명하게 말해 주었다.


이 문건을 바이든 부통령에게서 입수한 시진핑은 중국으로 돌아오자마자 후진타오 주석에게 내용을 보고했다.


쿠데타는 이 문건대로 진행됐다. 3월 18일 링지화(令計劃) 중앙판공청 주임의 아들 링구(令谷)가 베이징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다. 그러자 중앙경위국 무장 부대가 현장을 봉쇄했다.


상황이 심상치 않다고 판단한 후진타오 당시 주석은 3월 19일 밤 심복 쉬린핑(許林平) 군단장에게 38군의 베이징 진입을 명령했다. 미국으로부터 받은 문건대로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에 대해 경악한 후진타오는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이 사실상 쿠데타라는 것을 직감했던 것이다.


미국의 자료대로 쿠데타 세력인 무장경찰은 3월 19일. 중국 최고 수뇌부의 집단 거주지인 베이징 중난하이(中南海) 남문을 포위했다.


그러나 이 모든 계획을 미리 꿰뚫고 있었던 후진타오와 시진핑은 오히려 38군 부대가 무장경찰의 본부인 중앙정법위(검찰·경찰·법원을 총괄하는 당 조직) 건물을 포위하도록 하면서 반격에 나섰다.


그리고 포위한 38군은 “우리는 후진타오 주석의 쿠데타 본부 제압과 쿠데타 지도자 체포를 명령받았다”면서 투항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무장경찰대는“중요 국가 부처를 공격하는 너희들이 반군”이라며 공포탄을 쏘며 저항했다. 문제는 이들 무장경찰 세력이 38군이라는 정규 군대를 대적할만큼 강하지 못하다는 점이었다.


결국 이들 무장경찰은 무장이 해제됐고 38군은 곧바로 건물에 진입했지만 주모자인 저우융캉 당시 정법위 서기를 체포하는데 실패했다. 현장에 없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쿠데타는 진압됐고 그해 11월 중국 공산당 18차 당 대회에서 시진핑은 중난하이를 물려받았다. 그리고 보시라이·저우융캉·링지화는 차례차례 숙청됐다.


결국 바이든이 있었기에 지금의 시진핑도 주석 자리에 앉을 수 있었고, 이를 계기로 시진핑의 정적들은 물론이고 차기 주자들까지 모두 숙청하면서 강력한 권력 기반을 다질 수 있도록 만들어 준 셈이다.


이러한 바이든을 면전에서 사진핑이 공격할 수도 없고 또한 인상을 찌뿌릴 수도 없다. 그러나 시진핑 입장에서는 자신의 3연임을 위해 미국과 충돌해야만 하는 상황, 다시말해 미중간 위기를 최대 국면으로 치닫게 만들면서 중국내에 애국주의를 선동해야만 하는 상황인 것이다.


그래서 시진핑 주석은 올 가을의 G20정상회담에서 바이든 대통령과의 회담도 수용하지 않고 있고 대면 회담을 이런저런 핑계로 거부했던 것이다.


문제는 그렇게 갈등만 치솟으면서 곧 싸울 것 같은 분위기만 조성되어야 하는데 실제로 군사적 충돌이 일어나게 되면 시진핑도 망하고 중국도 몰락하게 된다는 점이다.


그런데 지금 상황은 자칫 진짜 군사적 충돌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이러한 경고는 중국내에서도 나오고 미국에서도 역시 강력하게 제기된다.


국면이 이렇게 최대의 위기 상황으로 몰려가자 결국 양제츠 정치국원이 나선 것이다. 미국과 대화를 하자고 말이다.


[양제츠는 왜 미국의 정당지도자들이 나서달라고 제안했을까?]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정상회담이 아니고 실무회담을 하자고 한 것이다. 대외적으로는 “미국의 잘못된 대 중국정책을 바로 잡기 위해 대화가 필요하다”라고 했지만 방점은 “미중 양국간 대화를 통해 지금의 고조된 긴장상황을 풀어보자”는 뜻이다.


양제츠의 대화 제안에서 또다른 포인트는 미국의 민주당과 공화당 양당의 지도자들이 미중간 대화가 진행될 수 있도록 나서달라고 한 점이다. 사실 대화를 요구하려면 미국의 행정부에 직접 요청하는 것이 맞다. 특히 양제츠가 나섰다면 미 국무부를 상대로 대화 요구를 해야 옳다. 그런데 양제츠는 왜 민주당과 공화당의 지도자들보고 대화를 주선하라고 말했을까?


이는 우선 미 국무부의 대 중국정책이 워낙 강경하고 확고부동해 수정될 여지가 없다고 봤기 때문에 미중간 충돌을 원하지 않는 중도파나 친 중국 인사들이 나서 갈등 관리를 해 주기를 원한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중국이 현재의 갈등 관리가 절박하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양제츠는 잘 안다. 이미 지난 3월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만나 대화를 나눠봤고 그후 웬디셔먼 국무부부장관이 중국으로 가 왕이 외교부장을 만났을 때도 이미 미국의 확고한 대 중국정책을 읽을 수 있었다. 이들은 요지부동이라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안다. 그러니 국무부와 또다시 대화를 해 봤자 소득도 없을 것이라는 것은 뻔하다.


그래서 바이든 대통령의 최측근 중 한 사람인 존 케리 기후변화 특사를 만나 중국측의 의견을 제시하면서 딜을 시도해 봤지만 역시 수포로 돌아갔다. 사실 존 케리 특사는 기후변화에 대한 문제를 상의하기 위한 것이었기 때문에 미중간 정치 갈등과는 상관없이 충분한 논의가 이루어졌어야 한다. 그런데 중국은 엉뚱하게도 미국과의 기후변화 논의도 현재의 미중갈등 상황을 핑계로 거부하고 말았다.


이렇게 미국의 대 중국원칙이 국무부 차원에서는 뚫기 어렵다고 판단해 민주당과 공화당의 인사들이 나서서 중재해 달라고 양제츠는 요구한 것이다.


[중국은 지금 마음이 급하다]


그런데 지금 다급한 것은 중국 쪽이다. 지난 10일 바이든-시진핑 정상간 전화 통화 이후 미국은 대 중국 정책을 누그러뜨리기는커녕 더욱 더 ‘주마가편(走馬加鞭), 곧 달리는 말에 채찍질을 가하는 형국을 보여주고 있다.


15일에는 미국과 영국, 호주가 중국 견제를 위해 인도태평양 지역의 새로운 3자 안보 동맹 '오커스'(AUKUS)를 발족하기로 해 중국이 발칵 뒤집혀졌다. 특히 호주에 미국의 핵잠수함 기술을 제공하기로 했다는 점에서 중국은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미국의 대 중국 포위전선이 흐트러지기는커녕 더욱 더 강화되고 있다는 데 중국은 더욱 쇼크를 받은 것으로 판단된다.


여기에 미국은 대만의 미국대표부의 공식 명칭을 “타이페이 경제문화대표부(Taipei Economic and Cultural Representative Office; Tecro)에서 ‘대만대표부(Taiwan Representative Office)’로 바꾸는 것을 사실상 확정했다. 이제 발표 시기만 보고 있는 중이다.


더불어 지난 9일부터 미국을 방문한 우자오셰(吳釗燮) 중국 외교부장과 구리슝(顧立雄) 국가안전회의 비서장이 이끄는 대만 외교·안보 당국 대표단이 미국 당국자들과 연례 비공개 외교·안보 분야 고위급 회담을 진행했다.


이는 대만을 사실상 국가로 대우했다는 의미이고 특히 2+2회담까지 진행했다는 것은 중국으로서 경악할만한 일이다.


이뿐 아니다. 대만의 유엔 재가입을 위해 미국이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12월에는 ‘민주주의를 위한 정상회의’에 이미 대만을 초청하기로 사실상 결정됐다.


중국으로서는 악재의 연속이고 중국 시진핑 주석의 3연임을 가는데 험악한 일들만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이 모든 이슈들에 대해 중국은 군사적 충돌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엄포를 놓았는데 이 일들이 현실화되면서 중국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으로 몰려가고 있는 것이다.


더더욱 중국이 우려하는 것은 중국의 엄포를 미국이나 대만, 심지어 일본마저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할테면 해보라’는 식으로 대응하니 중국은 더더욱 난감한 지경이다.


오죽했으면 양제츠 정치국원이 미국의 행정부도 아닌 민주당과 공화당 양당의 지도자들이 ”얘네들 좀 말려 달라“고 했겠는가?


그런데 양제츠가 진짜 착각하고 있는 것은 미국 의회에 중국 편을 들 사람이 거의 사라졌다는 점이다. 지금 미국에서 중국 편을 들면서 ”중국과 싸우지 말라“라고 소리치면 당장 역적으로 몰릴 수도 있다.


그럼에도 미국 의회에 중재해 달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양제츠는 또 얼마나 답답하겠는가? 다 자업자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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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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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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