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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중국 ‘아픈 곳’ 또 건드린 미국 - 대만 국가 인정 전단계 무역협정 추진, 화들짝 놀란 중국 - 베이징 올림픽 보이콧 동맹국과 본격 논의, 중국 압박 - 더욱 더 강력한 압박카드 준비하는 미국
  • 기사등록 2021-06-09 22:55:06
  • 수정 2021-06-10 07: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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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예민한 부분 또 건드린 미국]


대만에 상원의원을 태운 군용기를 보내 코로나 백신을 지원한 미국이 이번에는 2016년에 중단된 대만과의 ‘무역·투자 대화’를 재개하겠다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여기에 내년 2월 베이징동계올림픽과 관련해 참가 여부에 대해 동맹국들과 협의하여 공동 대응을 하겠다는 방침을 밝혀 중국이 강력하게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로이터 통신 등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7일(현지시간) 열린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대만과의 무역합의에 관한 질문이 대해 “이는 미 무역대표부(USTR)가 언급할 사항이지만 우리가 대만과의 대화에 관여 중이고 조만간 어떤 형태의 프레임워크(틀) 합의에 관여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대화는 시작돼야 하고 또 시작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워싱턴DC 주재 대만대표부 대변인은 로이터통신에 “우리는 USTR과 논의에 관여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며 “이는 양자 무역관계의 진전을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대만 전문가인 보니 글레이저는 로이터통신에 “(중국의 반발에도) 미국이 대만과 무역투자기본협정(TIFA) 협상을 재개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해석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TIFA를 자유무역협정(FTA)의 전 단계 조약으로 평가한다.


미국과 대만은 1994년 무역투자기본협정(TIFA)에 서명했고, 1995년부터 2016년까지 거의 매년 양국 통상차관이 참석하는 무역투자기본협정(TIFA) 회담을 했지만 중국의 눈치 때문에 진전이 별로 없었고, 2017년 이후 회담은 중단됐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후에도 한동안 통상차관에 해당하는 USTR 부대표를 임명하지 않은 데다 중국과의 협상에 초점을 맞추면서 대만과의 무역투자기본협정(TIFA) 회담은 유야무야됐다. 그랬던 무역투자기본협정(TIFA)이 바이든 정부 들어서면서 다시 살아난 것이다.


중요한 것은 미국이 대만과 무역투자기본협정(TIFA) 회담을 시작하면 이는 당연히 FTA로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는 점이다. 문제는 FTA를 체결한다는 것 자체가 대만을 경제적 관점에서 국가로 인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하나의 중국’ 원칙을 깨는 것은 물론이고, 이는 앞으로 미국과 대만이 정식 국교 수립으로도 가는 징검다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중국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된다.


특히 중국이 더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는 것은 미국과 대만이 FTA를 체결하게 되면 당연히 영국을 비롯한 동맹국들도 대만과 무역회담을 할 것이기에 대만의 국가적 입지는 더욱 강화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그럴수록 대만을 무력으로 점령하려는 중국의 계획은 뒤틀릴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 올림픽 보이콧 다시 제기한 미국]


블링컨 장관은 대만과의 무역협정 추진 외에도 베이징동계올림픽 불참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대해 “동맹국 및 파트너 국가들과 함께 ‘공통의 우려’를 살펴보고 있다”며 “공동의 접근법을 확립하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미국 혼자서 하는 것보다 (동맹국과 연합전선을 구축하는 게) 더 효과적일 것”이라며 “앞으로 몇 주 안에 더 많은 논의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의 이러한 발언은 지난 4월 백악관이 “베이징동계올림픽과 관련해 진행 중인 (보이콧) 논의가 없으며 동맹과 협의하고 있지도 않다”고 밝힌 것과는 확연하게 달라졌고 또 구체화되고 있는 분위기가 엿보인다. 이는 베이징동계올림픽 불참 논의가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 들여진다.


블링컨 장관의 이러한 태도는 이미 지난 4월부터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신장과 티베트, 홍콩 등 인권 문제를 이유로 베이징동계올림픽 보이콧 논의가 갈수록 폭넓게 확산되고 있는데 우선 이러한 논의를 지켜 보겠다는 것이고, 그러한 논의를 배제하는 쪽이 아닌 수용하는 쪽으로 나아갈 수도 있다는 적극적인 의견 개진으로 보인다.


블링컨 장관의 이러한 태도 진전은 최근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베이징동계올림픽에 선수단만 파견하고 외교사절단을 보내지 않는 ‘외교적 보이콧’을 주장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미국은 베이징동계올림픽과 관련해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주장한대로 ‘외교적 보이콧’만 하는 방안과 아예 베이징 올림픽 불참국들이 캐나다 등지에서 별도의 세계 선수권대회를 개최하는 방안 등에 대해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현재 11개국 정치권에서 공식적인 보이콧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더욱 더 강력한 압박카드 준비하는 미국]


이러한 대 중국 압박카드에 이어 바이든 대통령의 유럽 순방 기간 모든 회담에서 중국이 언급될 것으로 보인다고 SCMP가 9일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1∼15일까지 영국과 벨기에를 차례로 방문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미·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이와 관련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는 바이든 대통령의 유럽 순방과 관련한 사전 브리핑에서 "코로나(Covid), 기후(Climate), 중국(China) 등 3개의 'C'가 많이 언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애틀랜틱카운슬의 배리 파벨 선임 부회장도 "바이든의 유럽 순방 기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회담을 포함한 모든 개별 회담에서 중국 문제가 언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과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중국을 향한 어떤 메시지가 나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현재 중국과 러시아의 밀월을 깨는 중대한 합의가 도출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는 점에서 주목 대상이다.


중요한 것은 바이든 대통령이 유럽연합(EU)과의 밀착과 NATO에 대한 더 깊은 관여를 하면서 대 중국 대응 공동전선도 함께 할 것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이미 EU내에서 반 중국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미국이 주도하는 민주주의 연대에 EU가 쿼드 4개국과 함께 핵심 역할을 해 줄 것을 당부할 것으로 예상된다. EU에서 탈퇴한 영국은 이미 쿼드 4개국에 추가 멤버로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보인다.


물론 EU내에서 아직도 중국과의 무역협정 추진에 대한 미련을 가지고 있는 지도자들도 분명 있지만 미국이 민주주의 진영과 중국 공산당 그룹과의 진영적 패권싸움에 유럽이 이젠 분명한 태도 표명을 하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를 위해 바이든 대통령은 EU에 깊은 애정과 함께 EU의 안정을 위한 미국의 지원도 약속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애틀랜틱카운슬의 줄리아 프리드랜더는 "이번 바이든 대통령의 유럽 순방은 중국을 향해 다자적 신호를 보내는 것이 가능한지, 중국에 맞선 집단행동이 어떻게 가능할 것인지를 가늠할 진정한 첫번째 시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발하는 중국, “잘못된 신호 발신 말라”]


미국의 반 중국 드라이브에 대해 중국은 연일 신경을 날카롭게 곤두 세우면서 반발하고 있다.


중국은 우선 미국 상원의원 3명이 군 전략수송기를 타고 대만을 방문한 데 대해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7일 정례브리핑에서 "미국 의원들이 대만을 방문해 대만 지도자를 만나면서 '하나의 중국' 원칙을 엄중히 위반했다"면서 “이는 대만 해협의 평화를 해치는 일”이라며 반발했다.


그러면서 왕 대변인은 "미국은 대만과의 어떠한 공식적 왕래도 즉각 중단하고 대만 문제를 신중히 처리하며 대만 독립분열 세력에 잘못된 신호를 보내지 말아야 한다"면서 "중미 관계와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더 심각하게 훼손하는 일을 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뤼샹(呂祥) 중국사회과학원 연구원도 7일 관영 환구시보의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미 상원의원들의 대만 방문은 백신 제공으로 위장한 계획적이고 위험한 도발"이라며 "중국이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사설에서도 미국과 대만의 '살라미 전술'을 용납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글로벌타임스가 언급한 살라미 전술이란 소시지를 얇게 썰듯이 단계적으로 목적을 달성하는 방식을 뜻한다.


신문은 미국과 대만이 '뼈'라고 할 수 있는 '하나의 중국' 원칙에 '살라미 전술'로 나오고 있다면서 "결국 잘리는 것은 그들의 손가락일 것"이라고 비난했다.


중국은 또 미국 상원의원 일행의 대만 방문에 항의하는 치원에서 인민해방군이 대만 인근에서 상륙 훈련을 벌이면서 미국과 대만에 경고를 보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중국군이 최근 동남부 연해에서 상륙함과 장갑차 등을 동원해 수륙 양면 작전 훈련을 했다고 9일 보도했다.


인민해방군 동부전구도 전날 위챗 계정에서 “72 집단군 산하 여단이 푸젠(福建)성 해역에서 상륙함에 장비와 물자를 싣고 내리며 수륙양용함의 수상 운전을 하는 훈련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관영 CCTV도 “72 집단군이 최근 중국 동남부 해역에서 전차 등 다양한 차량을 동원해 상륙 훈련을 벌였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홍콩에 거주하면서 중국 입장을 대변하는 군사 전문가 쑹중핑(宋忠平)은 “075형 강습상륙함 등이 배치됨에 따라 중국군의 수륙 양면 작전 능력이 대폭 향상됐다”고 환구시보에 말했다.


중국 인민해방군의 이러한 군사훈련은 이번 미 공군기의 대만 착륙 자체가 중국의 대만 침공 등 유사시 신속히 전력을 투입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보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그래서 중국 국방부도 이에 대해 전날 저녁 "악랄한 정치 도발"이라고 비난한 것이다.


중국 국방부는 이날 성명에서 "만약 누군가가 대만을 중국에서 분열시키려 한다면 중국 인민해방군은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통렬한 공격으로 국가 통일과 영토 보전을 굳게 수호할 것"이라 강조했다고 SCMP는 전했다.


한편 중국의 이러한 군사 도발을 하는 동안 미국의 로널드 레이건함은 오키나와 인근의 동중국해 해상에서 군사훈련을 이어갔다.


중국은 또한 미국 등 서방국가의 제재를 당한 자국 기업과 국민이 손해배상 등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하고 중국 정부가 외국의 제재에 반격할 수 있도록 하는 ‘반(反)외국제재법’ 제정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법이 통과되면 중국 정부가 애플, 보잉 등 중국 사업 비중이 높은 미국 기업을 타깃으로 삼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갈수록 중국을 코너로 모는 미국]


미국은 이렇게 중국을 향해 압박 카드를 하나 하나씩 꺼내들면서 중국을 흔들고 있다. 특히 중국에게 대만카드는 예민하다 못해 시진핑 주석을 잠 못자게 만들 정도의 강력한 카드라 할 수 있는데 만약 FTA까지 진전된다면 중국은 아마도 부들부들 떨면서 미국에 강력한 대응을 하려 할 것이다.


문제는 시진핑 주석의 3연임이 코 앞으로 다가와 있다는 점이다. 이것이 바로 중국에게는 엄청난 약점이다. 대대적인 황제 등극식을 앞둔 시점에서 화를 낼 수도 없고 그렇다고 그저 쳐다볼 수만 없는 것이 지금 시진핑의 입장이라는 것이다.


당장 7월 1일의 공산당 창당 100주년 행사만 해도 많은 외국인들의 축하 세례가 이어져야 하나 지금 분위기라면 그렇게 잔치집 행사가 될 것 같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시진핑 주석의 장기집권으로 가는 길목에서 그야말로 중요한 분기점이라 할 수 있는 동계 올림픽 보이콧 문제가 본격화된다면 시진핑 주석의 입지는 엄청난 손상을 입게 될 것이고 이는 시진핑 반대파에게 강력한 검(劍)을 쥐어주는 형국이 될 것이다. 미국은 바로 그러한 중국내 자중지란을 내다보며 장기판의 한 수 한 수를 포석하고 있는 것이다.


만약 대만 문제가 본격적으로 국교 수립 전 단계까지 가면서 중국을 자극하게 된다면 시진핑 주석은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 하나는 미국과 전쟁에 버금가는 날선 공격으로 대응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대만이 실질 점유중인 중국 영토 코 앞의 섬들에 대한 점령 등의 대응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야 장기집권으로 가는 시진핑 주석의 체면이 설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러한 군사적 카드는 역으로 시진핑 주석을 진짜 위태롭게 만들 수도 있다는 점에서 양날의 검이다. 미국은 중국의 그러한 군사적 행동을 염두에 두고 주일미군을 중심으로 꾸준히 중국 인민해방군의 상륙저지 작전과 탈취당했다 하더라도 이를 회복하기 위한 훈련을 해 오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그런 식으로 판이 커져 버린다면 시진핑 주석은 지금의 권좌에서 내려올 수밖에 없는 처지로 몰릴 수 있다.


두 번째 시진핑의 선택 카드가 바로 이것과 연결된다. 대만이 국가로서 인정받는 수준으로 흘러가는데다가 베이징동계올림픽까지 보이콧 상황으로 흘러간다면 시진핑은 아마도 내부의 적들로부터 강력한 퇴진 압박을 받게 될 것이다. 자칫 중국 정권이 흔들리는 최악의 위기 상황으로 몰릴 수도 있다. 아니면 중국내 내분으로 가는 험한 꼴을 당할 수도 있을 것이다.


지금 미국의 대 중국 압박을 통해 미국이 얻고자 하는 첫 번째 카드는 시진핑 주석의 3선 연임 포기다. 그래서 포스트 시진핑 지도자를 중국에 세우면서 중국과의 관계 정상화를 시도하는 것이다.


중국이 힘에 의지한 중국몽 실현을 포기하고 동아시아 국가의 일원으로 세계 경제 질서에 순응하는 나라로의 변신을 이루어 가는 쪽으로 변화시키는 것이 미국의 궁극적 목적이라는 것이다.


미국은 지속적으로 강조한다. 중국(China)과 중국공산당(Chinese Communist Party; CCP, 中國共産黨)을 분리 대응한다는 것이다. 지금 미국이 강력하게 비판하는 것은 중국공산당이지 중국이 아니라는 것이다. 수많은 중국인들을 어렵게 만들기 위해 중국을 압박하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인민들을 어렵게 만드는 중국 공산당 정권의 퇴출을 미국은 바라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이 중국인들이 진짜 인간다운 삶을 누리는 첩경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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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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