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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실종, 실종, 실종... 드러난 중국의 민낯 - 中 출장 갔다 실종된 前인터폴 총재 아내, “중국은 괴물” - “찍히면 사라진다”, 지금도 중국에서 만연한 실종사태 - 공산당에 충성해야만 살아 남을 수 있는 중국
  • 기사등록 2021-11-24 13:48:46
  • 수정 2021-11-24 13:5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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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출장 갔다 실종된 前인터폴 총재 아내, “중국은 괴물”]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 총재의 신분으로 중국에 출장갔다가 실종된 후 나중에서야 중국 당국에 의해 뇌물혐의로 체포된 것이 밝혀진 멍훙웨이(孟宏偉)의 부인이 지난 18일(현지시간) 프랑스 망명 이후 처음으로 언론에 자신의 모습을 공개하면서 남편의 억울함을 호소했다.


멍훙웨이의 부인인 그레이스 멍은 이날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남편의 뇌물수수 사건이 조작된 것”이라며 “정치적 견해 차이가 형사 범죄로 둔갑한 사례”고 주장했다. 그는 또 “자신의 남편이 변화를 추구했기 때문에 숙청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남편이 한때 몸담았던 중국 정부는 나와 나의 아이를 잡아먹는 괴물"이라고 밝혔다.


중국 공안부 부부장 출신인 멍훙웨이는 2016년 11월 중국인으로는 처음 인터폴 총재에 선출됐다. 그는 임기 중이던 2018년 9월 25일 중국으로 출장을 간다면서 인터폴 본부가 있는 프랑스 리옹의 자택을 나간 뒤 갑자기 연락이 두절되면서 실종되었는데, 얼마 뒤 중국 반부패 당국인 국가감찰위원회에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결국 4년의 임기를 절반도 채우지 못하고 인터폴 총재직을 사임한 그는 지난해 1월 뇌물수수 혐의로 징역 13년6개월을 선고받아 복역 중이다.


중국 법원은 그가 2005∼2017년 공안부 당 위원과 부부장, 해경국 국장 등을 지내면서 부당 이득을 챙기고 1446만위안 상당의 금품을 수수했다는 혐의를 인정했다.


멍훙웨이의 급작스런 체포와 실종, 그리고 구속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그 배경에 정치적인 이유가 있다는 것은 이미 정설로 알려져 있다.


멍훙웨이는 2014년 부패혐의로 낙마·수감된 저우융캉(周永康) 전 정치국 상무위원 겸 정법위원회 서기가 발탁한 인물로, 저우융캉이 시진핑의 정적이었다는 점에서 문제가 될 수 있는 인물을 사전에 숙청하는 단계를 거쳤다는 분석이 강하게 제기되었다.


특히 멍훙웨이가 ‘장쩌민(江澤民) 계열’이기도 해 중국 공산당내에 시진핑의 반대편에 있는 유력 인물의 제거를 위한 희생양이 된 것으로 보인다.


멍훙웨이의 부인인 그레이스 멍은 남편이 체포되자 2019년 5월 신변 위협을 이유로 쌍둥이 아들과 함께 프랑스로 망명해 지금도 프랑스 경찰로부터 24시간 신변보호를 받고 있다.


그레이스 멍은 이날 잠적을 끝내고 카메라 앞에 선 이유에 대해 “우리가 코로나19와 함께 사는 법을 아는 것처럼 나는 지난 3년간 (중국) 당국이라는 괴물과 살아가는 법을 배웠다”며 “나는 내 얼굴을 보여주면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전 세계에 알릴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그레이스 멍은 2018년 남편이 베이징 출장을 떠났을 당시 "내 전화를 기다려"라는 문자를 메시지를 전했고 4분 뒤 칼 모양의 이모티콘의 보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남편이 당시 공안부 사무실에서 이런 마지막 문자를 보냈고, 위협을 받고 있다는 뜻으로 이해한다”고 부연했다.


그레이스 멍은 현재 남편의 신변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남편이 체포된 이후 변호사를 통해 중국 당국에 여러 차례 편지를 보냈지만 돌아오는 답장은 없었다”면서 “이제 남편이 살아있는지 조차 확신할 수 없다”고 했다.


인터뷰 도중 그는 "아이들에게 아버지가 없는 것을 원치 않는다”면서 눈물을 보였다. 아울러 “자신의 아이들은 지금도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면 혹시나 아버지가 돌아온 게 아닐까 생각하며 뛰어간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레이스는 "이 사건은 조작됐다“면서 ”정치적 견해가 다르다는 이유로 형사 범죄로 둔갑한 사례“라고 주장했다.


그레이스는 또한 1949년 중국공산당이 집권한 이후 자신의 할아버지는 개인 사업 자산을 몰수당했고, 노동수용소에 수감되기도 했다는 가족사도 전하면서 “역사는 반복되고 있고, 오늘날 중국의 많은 가정이 나와 비슷한 운명에 직면해 있다”고 덧붙였다.


그레이스는 더불어 “오늘날 중국의 부패정도가 매우 심각하며, 부패는 만연돼 있다”고도 했다.


본명이 가오거(高歌)인 그레이스는 “중국 정부 요원들이 자신과 아이들을 납치하려 한 적 있다”고 주장했다.


[“찍히면 사라진다”, 중국의 민낯]


중국은 스스로를 ‘세계 제2의 경제대국’이라 일컫는다. 그러면서 국제사회에서의 중국의 역할도 강조하고 세계 패권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는다. 그런데 그러한 중국에 잘못 보이면 어느샌가 모르게 사라진다. 이것이 중국의 현실이고 중국의 민낯이다.


최근 들어서도 중국내에서 최고의 스타이자 유명인들인 마윈·판빙빙·자오웨이·펑솨이 모두 한때 실종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중국에서의 실종사건들이 이번 펑솨이 사태를 통해 다시 집중 조명을 받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전 인터폴 총재였던 멍훙웨이의 부인의 인터뷰까지 겹치면서 중국이라는 나라의 속살들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펑솨이의 실종


장가오리 전 중국 부총리와 연관되어 곤욕을 치른 펑솨이 사태는 이미 우리 신문도 자세히 분석 보도를 한 바 있고, 이로 인해 내년 2월에 열릴 예정인 베이징 동계올림픽마저도 흔들거릴 정도로 전 세계에 충격을 주었다.


중국 당국이 부랴부랴 펑솨이와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간 30분간 영상 통화를 하도록 주선함으로써 일단 살아있다는 것은 확인되었지만 스포츠계는 그렇다고 펑솨이가 정말로 온전하고 자유롭게 지내고 있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많은 의문점들을 던지고 있다. 아직도 펑솨이의 SNS계정은 닫혀 있고, 중국내 관련 기사들도 전혀 검색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대변인은 "(펑솨이가 바흐위원장과 영상 통화를 했지만) 안전하다고 믿기에는 아직 충분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마윈의 실종


지금은 네덜란드 등을 방문하고 있는 알리바바의 창업자 마윈도 한때 실종상태를 유지했던 적이 있었다. 지난해 10월 공개석상에서 당국의 정책을 비판한 뒤 갑자기 행방이 묘연해졌고, 마윈의 동태를 아는 사람은 전혀 없었다. 그러자 심지어 실종설을 넘어 사망설까지 제기되었었다.


그리고 실종된 후 3개월이 지나서야 화상연설을 통해 모습을 드러냈고, 그로부터 넉달 후에야 항저우의 알리바바 본사를 방문한 것이 확인되었다.


그렇게 서너달 가까이 사라졌던 마윈의 행적을 아는 사람은 아직도 아무도 없다. 그러다가 최근들어 마윈이 홍콩을 통해 유럽으로 건너갔다는 소식이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를 통해 전해졌다. SCMP는 알리바바가 소유하고 있는 언론사다.


SCMP가 마윈의 행적을 보도한 것도 그동안 일고 있었던 실종설에 이어 출국금지설 관련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판빙빙의 실종


또다른 실종사건으로 유명한 사례가 바로 판빙빙이다. 그는 2018년 이중계약에 의한 탈세 파문 이후 갑자기 실종됐다. 심지어 그의 탈세를 폭로한 추이융위안 전 CCTV 토크쇼 사회자도 실종설에 휘말렸다.


나중에 알려진 바로는 판빙빙에 대한 탈세가 폭로된 후 중국 세무당국이 그를 체포해 조사를 했고 결국 판빙빙에 대해 8억8천만 위안(1천500억 원)에 달하는 세금과 벌금을 부과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그러나 판빙빙이 실종 이후 얼굴을 드러낸 것은 거의 8개월만이었다. 역시 그동안의 행적에 대해서는 베일에 가려 있다.


*자오웨이의 실종


지난 8월 말에는 한국에도 널리 알려진 자오웨이에 대한 SNS 검색이 중단되면서 실종되었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중국 당국은 실종 소식이 돌던 바로 그때 자오웨이가 출연했던 드라마 '황제의 딸'과 영화 '적벽대전' 등의 작품 검색 차단과 함께 영상 삭제를 지시했다.


자오웨이는 아직도 구체적인 행방을 알지 못한다. 단지 해외로 미리 도피해 지금은 프랑스 남부의 유명 와인 산지인 보르도 공항에 있다는 소문들만 무성할 뿐이다.


*종교적 인물의 실종


중국이 국가전복 혐의를 씌우면서 극도로 혐오하는 이가 바로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이다. 그런데 1995년 달라이 라마가 6세 소년을 티베트 불교 2인자인 ‘판첸 라마’로 점찍었다. 티베트 전통에 따라 환생한 판첸 라마를 찾은 것이다.


문제는 달라이 라마가 점찍었던 그 소년은 곧바로 사라졌다. 실종된 것이다. 달라이 라마를 인정하지 않는 중국 당국이 어디론가 데려간 것이었다.


국제 인권 단체가 ‘최연소 정치범’으로 부르며 석방을 요구했지만 중국은 들은 체도 안 했다. 그러다가 무려 20년이나 지난 2015년, 티베트 자치구 설립 50주년을 맞아 중국의 관영매체는 느닷없이 “그 소년이 잘 지내고 있다”면서 “달라이라마 때문에 그 소년이 평범하게 살지 못했다”면서 엉뚱하게 달라이 라마 핑계를 댔다.


*기업인과 정치인들의 잇단 실종


중국 당국에 찍히면 한마디로 그 신변을 장담하지 못한다는 말은 중국내 기업인들이나 정치인들이 어느 순간 사라지는 수많은 예를 통해서도 입증된다.


한때는 중국 경제를 주름잡았던 안팡보험·푸싱그룹·밍톈그룹 등 대기업 총수들도 실종되었다. 이중 일부는 아직도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이들도 있다.


심지어 권력 상층부의 인물도 실종된다. 2019년 권력에서 멀어진 리위안차오 전 국가부주석도 실종후 아직까지도 행방이 묘연하다.


여기에 코로나 발원지 우한 실태를 전했던 시민 기자도 갑자기 실종되었다가 최근 600여일만에 야윈 모습으로 얼굴을 드러냈다.


*중국 인권변호사와 반체제인사들의 실종


중국은 지금도 반체제 인사들에 대한 무차별적인 인신구속과 실종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15년에는 무려 250여명의 중국내 반체제 인사들이 무더기로 실종되는 일이 벌어졌다. 당시 왕취안장 변호사는 1000일 넘게 행방불명 됐다가 비공개 재판을 받고 지난해에서야 출옥했다.


지난해에는 홍콩에서 시진핑의 여성 편력과 관련된 책을 출판하려던 5명도 홍콩에서 실종되었다가 100여일만에 중국에서 소재가 확인됐다.


‘실종’을 경험한 반체제인사는 “검은 커튼이 드리운 방에서 외부와 연락이 두절된 채 용변 보는 것조차 감시당했다”고 증언했다.


[문화대혁명이 돌아 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스스로 제2의 마오쩌둥이 되기를 원한다. 그러면서 지금 중국 사회는 이미 마오쩌둥이 행했던 바로 그 2021년판 문화대혁명을 진행하고 있다.


▲ 시진핑의 문화대혁명 회귀를 지족한 뉴요커


미국의 뉴요커는 이미 지난 2018년에 시진핑(習近平) 주석 아래 중국 공산당의 ‘문화대혁명 회귀설’을 제기한 바 있다. 뉴요커는 시진핑의 문화대혁명 회귀는 한마디로 “국가 이미지보다 중국내 정치적 안정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라는 진단을 내 놓았다.


국내외 이미지보다는 공산당에 대한 ‘인민들의 충성심’이 중요하기 때문에 해외에서 제기하는 인권 문제 지적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중국 공산당 체제에 걸림돌이 된다면 누구라도 인신을 구금하고 외부와의 접촉을 차단시켜 버린다는 것이다.


이렇게 중국은 지금 공산당에 충성하지 아니하면 그 어느 누구도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무시무시한 공포사회가 되어 버렸다. 이렇게 수많은 중국인들의 실종사태는 결국 '찍히면 사라진다'는 공포 통치의 본질을 그대로 보여준다.


이러한 현실을 그대로 담아 한 미국인이 책을 썼다. 제목이 ‘실종 인민공화국’이다. 이것이 지금의 중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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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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