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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후 리포트] 죽은 기자의 방송, MBC 뉴스데스크 2019-01-31
김정희 whytimes.newsroom@gmail.com
-이글은 전 MBC 시사제작국 박상후 부국장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입니다.


▲ 김경수 지사의 법정구속을 보도한 MBC 뉴스 화면 [MBC]


포털사이트 댓글 조작에 공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경수 경남지사가 법정 구속된 사건을 보도한 MBC뉴스데스크는 그야말로 죽은 기자의 방송이 아닌가 싶다.


사실이라고 해도 특정부분만 부각하는 기법이 두드러졌다. 이 시각 김경수 지사는? 서울구치소 연결 이라는 2번째 꼭지에서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 구속의 유탄이 날아든게 아닌가 생각한다.” “이런 판결이 나서 유감”이라는 김경수 지사의 입장을 그대로 전한다.


김 지사의 말을 그대로 전하긴 했으니 가짜뉴스는 아니겠지만 사상초유로 구속된 전 대법원장이 유탄을 날려 김경수 지사가 구속될까 의아하기만 하다.


▲ 김경수 지사의 법정구속에 대한 MBC 뉴스의 리포트 목록 [MBC/박상후 페이스북]


두 번째 기사의 ‘양승태 유탄’은 5번째 꼭지인 “재판장이 양승태와 특수관계”... 지지자 강력반발을 위한 일종의 떡밥(?)같은 느낌이다. 여기에서는 “판결을 내린 성창호 판사가 법정구속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 비서실 출신”이란 구절과 “법원내 양승태 키즈의 반격”이란 구절이 등장한다.


비서실 근무를 들어 키즈라고 하는 논리라면 필자가 MBC에서 재직할 때 본인 아래 있었던 부원들은 ‘박상후 키즈’인데 이 키즈들 가운데 상당수가 왜 있지도 않은 말을 부풀려 소위정상화위원회에 고발을 하고 해고에 이르도록 하는지 알 수가 없다.


MBC 뉴스데스크에서는 양승태 키즈의 반격이라고 하면서도 성창호 판사가 2018년 박근혜 전태통령의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수수와 공천 개입 혐의 1심 재판에서 8년의 징역형을 선고했으며, 남재준,이병기, 이병호 전 국정원장 등에게 실형을 선고한 사실, 그리고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이화여대 최경희 총장, 김경숙 당시 이대 신산업융합대학장등에 대해서 구속영장을 발부한 사실은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다.


네 번째 꼭지 이례적인 ‘현직단체장’ 법정구속...법원은 왜?와 9번째 꼭지 돌아오지 못한 도지사...도정운영차질 우려의 제목을 보면 김지사가 법정구속 돼 안타깝다는 느낌을 강하게 준다.


네 번째 꼭지에서는 앵커멘트에서 “법원 주변에서는 예상 밖의 이례적인 판결이란 반응이 많습니다”라고 했는데 김지사가 법정 구속돼 잔치국수를 먹는 국민들도 많은 사실을 아는지 나 모르겠다. 또 ‘돌아오지 못한 도지사’는 제목은 1963년 영화의 제목인 ‘돌아오지 않는 해병’을 연상시킨다. 도지사가 돌아오지 못해 도정운영 차질이 우려된다는 이 리포트는 경남MBC가 납품한 리포트로 지방언론이 흔히 말하는 ‘도백’(道伯)을 잃은 지방 관가의 절절한 감성으로 충만했다.


참고로 도백(道伯)은 흔히 지방신문의 논설위원들이 흔히 쓰는 단어다. 도지사라고 하면 되는데 백부 큰아버지를 의미하는 백(伯)이 들어간 도백이란 조선시대를 연상케 하는 용어를 사용하는지 모를 일이다. 또 세금을 지방에서는 혈세(血稅)라고들 많이 한다. 세금은 그저 택스(Tax)인데 혈세는 영어로 블러디 택스(Bloody Tax)인가? 아마도 조선시대에 고혈(膏血)을 짜내는 탐관오리들이 많아 그 트라우마가 21세기 대한민국에도 남아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MBC뉴스데스크는 제목만 봐도 어떻게 기사를 썼는지 훤히 보인다. 시청자의 상식(常識)과는 동떨어진 뉴스를 만드느라 언론노조 소속 기자들은 나름 애쓰고 있다는 느낌이다.

필자는 저런 뉴스를 만들라고 해도 능력이 안 돼 못 만들 것 같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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