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오른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EPA 연합뉴스]
뤼터 사무총장은 베를린에서 다가오는 나토 외무장관 회의를 하루 앞두고 개최한 공식 기자회견에서 미군 전력의 대대적인 재편 움직임에 대한 입장을 정리했다. 그는 최근 언론을 통해 발표된 4천 명에서 5천 명 선의 미군 철수 규모를 두고 동맹의 중장기적인 방위 계획을 흔들 만한 성격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미국 측의 병력 운용 및 군사 자산 재배치 과정은 돌발적인 조치가 아니라 사전에 긴밀히 조율된 "체계적 방식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미국 국방부는 유럽 대륙에 상시 혹은 순환 형태로 주둔시키던 여단급 전투 부대의 숫자를 기존 4개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가발하기 이전 수준인 3개로 감축하겠다는 방침을 공식화했다. 아울러 로이터통신 등의 주요 외신 보도에 따르면 미국 행정부는 '나토 전력 모델' 가이드라인을 수정하여 유럽 내 동맹국들에 안보 위기가 발발했을 때 즉각적으로 동원 및 지원할 수 있는 군사력의 전체적인 파이 자체를 줄이는 안을 조만간 통보할 계획이다.
이 날 전해진 조치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번 달 초순을 기점으로 독일 주둔 미군 기지에서 5천 명의 병력을 빼내기로 결정하고, 폴란드 지역으로의 순환 배치 부대 파견 계획을 전격 취소하는 등 유럽 전역을 대상으로 단행 중인 전력 재배치 작업과 궤를 같이한다. 국제 안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미국 정계의 이러한 군사적 움직임이 중동 지역의 군사 갈등에 적극적으로 동참하지 않는 유럽 연합국들을 향한 일종의 안보 보복성 조치가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으며 우려를 표시했다.
그러나 뤼터 사무총장은 이러한 보복성 기류 해석에 동의하지 않았다. 그는 기자단 앞에서 미군의 배치 조정에 대해 "1년 전 시작한 논의다. 유럽이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하고 있는 이유"라며 감정적 대응이 아님을 분명히 조명했다. 미국의 나토 전력 모델 수정 방침에 대해서도 군사 동맹 내부에서 정기적으로 수행하는 "통상적인 절차고 예상한 일"이라고 정리하며 방위 전선에 이상이 없음을 거듭 확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