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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美-대만 비밀리에 합동군사훈련, 中 전쟁 대비하는 美 - 미국·대만 해군, 최근 서태평양서 비밀리 합동훈련 - 꾸준히 대만에 주둔중인 미군, 공식적으로 41명 파견 - 중국의 대만 위협, 현실화 가능성에 촉각 곤두세우는 美
  • 기사등록 2024-05-15 11:2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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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대만 해군, 최근 서태평양서 비밀리 합동훈련]


미국과 대만 해군이 지난달 서태평양 상에서 비밀리에 합동군사훈련을 벌인 사실이 밝혀져 주목을 끌고 있다. 특히 호위함과 보급함 등 6척이 참가한 제대로 된 군사훈련이었지만 중국을 의식해 ‘우발적 조우’로 포장해 훈련을 진행했다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로이터통신은 14일(현지시간) “지난 4월, 미국과 대만 해군은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했지만 공식적으로는 ‘없던 훈련’으로 정리됐다”면서 “사안의 민감성 때문에 익명을 요청한 소식통 4명은 중국의 군사 위험이 증가하는 가운데 양국 군이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 중 한 소식통은 “훈련은 '계획에 없던 해상 조우'라고 불렸는데, 이는 훈련이 단순히 우연적 만남의 결과라고 양측이 주장하는 암묵적 합의를 가리킨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이어 “이는 마치 내가 식당에서 밥을 먹는데, 당신 역시 우연히 같은 곳에 들러 내가 누군가와 같은 테이블을 함께 쓰고 있을 뿐인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로이터는 이와 관련해 “미국과 대만 사이에는 다양한 인적 교류와 함께 실제적인 군사훈련도 진행되고 있지만 양국간 군사 목적의 움직임에 대해 중국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어서 쓸데없는 마찰을 피하기 위해 조용히 진행되고 있고 또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이번 서태평양에서 진행된 양국간 군사훈련에서도 통신과 급유, 재보급 같은 기본적인 작전을 연습했는데, 여러 날 진행된 이 훈련에 호위함과 보급함을 포함해 양측 해군 함정 모두 6척이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소식통도 “훈련에 다수의 군사 자산이 동원됐다”면서 “두 해군이 수중 표적 탐색을 포함한 다양한 전술 기동도 연습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만 해군은 “해상에서 예기치 않은 시나리오를 처리하고 서로의 개입을 최소화하기 위해 미군이 추진한 '해상에서의 우발적 조우시 신호규칙'(CUES)에 따라 행동한 것”이라는 입장을 로이터에 전했다.


대만 해군은 구체적인 설명은 생략한 채 "종종 다른 국가 함정과 접촉하고 필요에 따라 조우 훈련(encounter drills)들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 국방부는 언급을 거부했다.


로이터는 그러면서 “탕화 대만 해군 참모총장이 지난달 미국을 방문해 양측 해군 협력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중국 외교부는 “미국과 대만 간의 '군사적 결탁'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꾸준히 대만에 주둔중인 미군, 공식적으로 41명 파견]


미국과 대만은 최근 몇 년간 중국이 거의 매일 대만 방공식별구역을 침범하고 대만 인근에서 훈련을 벌이면서 군사적 위협을 확대해 나가자 이에 대응하기 위한 군사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살제로 미군이 대만에 일부 주둔하고 있다는 사실도 공식적으로 확인됐다. 지난 4월 1일 연합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대만 국방부 싱크탱크인 국방안전연구원(INDSR)의 쑤쯔윈 연구원은 최근 외국 매체와 인터뷰에서 “미국 특수부대 그린베레가 대만군 훈련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쑤 연구원은 “그린베레가 대만 육군 항공특전지휘부 산하 101 상륙정찰대대 하이룽 부대의 훈련을 지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린베레는 전 세계 분쟁 지역에 투입돼 게릴라전과 비정규 전투 임무를 수행하는 특수전 전문 요원들로 구성됐다.


쑤 연구원은 “이들 미군이 활동하는 지역은 대만 최전방 도서인 진먼, 마쭈, 펑후 지역과 대만 본섬의 북부 단수이강 하구 등 요충지”라면서 “이러한 내용은 공개 정보를 취합한 것으로, 특히 대만군의 단수이강 하구 배치는 중국군의 수중 침투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다른 군사관계자는 “대만 육군이 특전 부대의 단수이강 하구 주둔을 위한 정비에 들어갔으며, 전시에 수도 타이베이 방어 임무와 적의 '참수 작전'에 대비하기 위한 교량 방어 준비에도 돌입했다”면서 “연례 합동군사훈련인 한광(漢光) 훈련에서 이같은 배치 상황을 점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미 군사 전문 사이트 소프렙(Sofrep)은 “미 특수부대 요원들이 대만 정예부대가 주둔 중인 진먼다오와 다른 대만 부속 섬에 파견될 예정”이라고 보도한 바 있지만, 이에 대해 미군은 “관련 보도가 사실과 다르다”며 부인했다.


여기서 눈여겨볼 것은 불과 2~3년 전만 하더라도 대만에 주둔 중인 미군의 역할이 대만군 훈련을 위한 것이었다면 지금은 아예 대놓고 대만 방어를 위해 주둔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중국 인민해방군이 침투할 수 있는 요충지에 미군이 파견되어 방어 훈련을 시킬 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교관을 중심으로한 단순한 훈련 성격이 아니라 대만군과 함께 군사 요충지 방어에 나서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이는 실질적으로 대만을 향한 중국의 군사적 충돌 가능성에 대해 미국이 심각하게 인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의 대만 위협, 현실화 가능성에 촉각 곤두세우는 美]


미국이 중국에 의한 대만 침공, 또는 심각한 위기 조성 가능성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은 최근 중국 내에서 벌어지는 상황이 경계 단계를 넘어서고 있다고 판단해서다.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은 다름 아닌 시진핑 주석의 입을 통해 직접 확인됐다. 미국의 NBC News는 지난해 12월 20일(현지시간) “지난 11월 15일의 미중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주석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중국이 대만과 중국 본토를 통일할 것이라고 직설적으로 말했다”고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NBC는 전·현직 미국 관리 3명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하면서 “시 주석이 대만 통일 시기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는 입장도 밝혔다”면서 “시 주석은 미·중 양국 관리 10여명씩이 배석한 확대정상회의에서 바이든 대통령에게 중국이 선호하는 것은 무력이 아닌 평화적으로 대만을 차지(take)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시 주석은 또 자신이 '2025년이나 2027년에 대만 점령을 계획하고 있다'는 미군 수뇌부들의 예측을 언급하면서, 바이든 대통령에게 “시기를 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들이 틀렸다”고 말했다고 NBC는 전했다. 그러니까 중국은 대만을 반드시 점령할 것이며, 그 시기는 미국이 예측하는 때가 아닌 본인이 원하는 때에 이뤄질 것임을 예고한 것이다.


NBC 뉴스의 보도 이후, 미국 정계는 시진핑 주석의 대만 통일 야욕을 규탄하면서 중국이 대만을 만약 침공한다면 ‘지옥의 제재’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강력하게 경고하고 나섰다.


미국의소리(VOA)는 지난해 12월 21일(현지시간)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이 NBC 보도 직후, 공화당과 민주당이 중국을 억제하기 위해 초당적으로 협력할 것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그레이엄 의원은 이어 “보도 내용은 불안감 그 이상”이라면서 “중국이 대만을 무력 침공할 경우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공보다 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실 시진핑의 대만 통일 야욕은 이미 오래전부터 거론되어 왔던 것이지만, 미중간 건강한 관계가 중국 경제를 살리는 유일한 방책이라는 점에서, 대만 통일 야욕은 일단 접어두고 오직 경제 살리기에 집중할 것으로 생각했었다.


그러나 시진핑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만약 대만 통일을 위한 침공 등을 단행한다면 자칫 중국이 완전 멸망의 길로 갈 수도 있을 것이지만, 시진핑은 그러한 엄청난 부담에도 불구하고 대만 정복 욕심을 더욱 노골화하고 있는 것이다.


시진핑은 실제로 대만 점령을 감안한 군사적 행동도 서슴치 않고 있다. 지난해 7월 7일에는 시진핑 주석이 대만해협을 관할하는 동부전구사령부를 방문했다. 동부전구는 유사시 대만 침공을 관할하는 부대로, 중국 5대 전역 중 전력 1위이며 군의 해상, 지상, 공습 능력의 대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곳을 방문한 시진핑은 간부들에게 중국 영토 주권과 민족 통합 수호에 대한 의지를 각별히 당부했다. 한마디로 언제든지 대만 침공을 할 만전의 준비를 기하라고 당부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3월 28일, 대만의 자유시보는 “중국군이 총통부 등 대만 주요 시설을 타격 훈련용 모의 표적물로 제작해 활용하고 있다”면서 “중국군 주요 합동 군사 훈련장인 네이멍구 주리허 훈련기지에서 대만 총통부와 외교부 등이 있는 타이베이의 '보아이 특구'를 재현한 모의 표적물들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보아이 특구는 타이베이시 중정구의 총통부를 중심으로 대만 정부 주요 기관이 있는 비공식 행정구역을 말한다.


자유시보는 이어 “중국이 2022년 타클라마칸 사막에 대만 쑤아오 해군 기지를 군사 훈련용 목표물로 지은 이후 약 2년 만에 또다시 비슷한 상황이 포착된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중국은 최근 대대적으로 군사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2027년까지 대만을 무력 통일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존 아퀼리노 미 인도태평양사령관은 지난 3월 20일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제출한 서면 입장에서 “중국은 경제성장 둔화 속에서도 공격적인 군사력 확대와 현대화, 강압적인 '회색 지대' 작전을 계속하고 있다”며 “모든 징후는 중국이 2027년까지 대만을 침공할 준비를 마치라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지시를 이행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아퀼리노 사령관은 “중국의 행동은 중국이 대만을 중국 본토와 무력으로 통일하라는 지시가 내려질 경우, 시 주석이 선호하는 일정을 맞출 수 있는 능력이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기 때문에 미국은 중국의 대만 침공이 코 앞에 다가왔다고 판단해 이를 위한 대비책 마련에 들어간 것이다. 그래서 대만 방어를 위한 무기지원도 대폭 늘리고 또한 미국의 주력 군사력을 인도·태평양 지역에 집중 배치하고 있으며, 동시에 일본. 필리핀, 호주 등과의 합동 군사훈련도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배경에서 미군이 대만에 사실상 실전 배치되어 있으며 그 수는 공식적인 41명 외에도 훨씬 더 많은 인원이 파견되어 있을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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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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