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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공격 흉내만 낸 이스라엘, 중동전쟁 확전 가능성 없다! - 쌍방 주장 엇갈린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 이란, “즉각적 보복 계획 없다" - 이스라엘의 공격 의도, 자존심 세우면서도 확전 경계
  • 기사등록 2024-04-20 05: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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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방 주장 엇갈린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이스라엘이 19일(현지시간) 이란의 보복 공습에 대응해 재보복을 감행했지만 공격을 감행한 당사자인 이스라엘도, 또 공격을 받은 이란 또한 더 이상의 확전을 원치 않는다는 메시지를 노골적으로 내놓으면서 본격적인 중동전으로 확대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영국의 텔레그래프는 19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보복 공습을 시작했으며, 군사 기지 근처에서 폭발이 일어났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정작 이란 당국은 이번 폭발 자체가 이란의 방공 시스템이 활성화된 결과라고 주장하면서 이란에 대한 미사일 공격은 없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분명히 이스라엘이 이란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맞는데 이러한 이란 본토를 겨냥한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을 두고 이스라엘과 이란 쌍방의 말이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핵심은 이스라엘은 분명히 이란을 미사일로 공격했다고 말하고 있지만, 이란은 이렇다 할 공격을 받지 않았다는 취지로 국제사회에 설명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다수의 글로벌 매체들은 이스라엘이 19일(현지시간) 오전 이란 이스파한주에 보복을 했다고 미국 당국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또한 이스라엘 당국자들도 익명으로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공격을 시인했다.


이스파한주는 이란의 핵시설이 있는 도시여서 당연히 큰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미사일이 향한 곳은 정작 핵시설이 있는 곳이 아니라 이스파한 내 비행장 근처인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하면서 확전의 의지는 전혀 없었음을 의미한다. 그저 이란에 대해 보복 공격을 감행했다는 이스라엘 국내용 선전을 위해 체면치레의 공격을 했다는 말과 상통한다.


[이란, “즉각적 보복 계획 없다”]


흥미로운 것은 공격을 당한 이란도 확전 의사가 전혀 없다는 점이다. 실제로 공격을 당한 이란의 행동은 참으로 묘했다. 이란 매체들은 모두 입을 맞춘 듯이 주요 글로벌 미디어들과는 전혀 다른 내용을 보도하고 있다.


이란 국영 프레스TV 등은 “이란 도시에 외국 공격이 전혀 없었고, 미사일 공격도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이스파한의 방공체계가 작동해 드론(무인기)을 요격했다”고 보도했다.


이란 반관영 타스님 통신도 이란내 소식통을 인용해 “여러 드론이 격추되며 이스파한시에 폭음이 들리기는 했지만 이스파한이나 이란의 다른 어떤 곳에도 외국이 공격했다는 보고가 없다”고 보도했다.


심지어 이란 일부에서는 이스라엘군의 초라한 보복을 비꼬는 냉소적인 반응까지 나왔다. 실제로 이란 우주국의 대변인 호세인 달리리안은 엑스(X·옛 트위터)에 “이스라엘이 보낸 드론은 겨우 3대”라면서 “저 사람들은 우리가 자폭드론과 미사일 500발을 쐈다고 하면서 겨우 소형드론 3대로 대응했는데 그것들도 모두 격추됐다”고 주장했다.


이란 국영TV도 “이란에 침투한 이들이 이스파한에서 소형 드론을 날렸다”면서 “공격이 국경 밖이 아닌 자국 내에서 이뤄졌다”면서 이스라엘의 보복성 공격이 아님을 내비쳤다. 이러한 일련의 보도들은 의도적으로 이스라엘의 공격을 폄훼하고 의미 자체를 축소하려는 시도로 여겨진다.


이와 관련해 로이터통신은 “이란의 고위관리가 이스라엘이 이란 땅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을 시작한 지 몇 시간 만에 곧바로 즉각적인 보복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이어 “심지어 이란 고위 관리는 우리는 외부 공격을 받은 적이 없으며 (이번 폭발 사태가) 외부의 공격이 아닌 이란 내부에 침투한 세력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란이 이렇게 이스라엘의 공격에 대해 '아무 공격이 없었다'는 식으로 대응하는 것은 '보복의 악순환'을 우려하는 이란 지도부의 경계심이 반영된 게 아니냐는 분석이 그래서 나오는 것이다.


[이스라엘의 공격 의도, 자존심 세우면서도 확전 경계]


이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정작 공격을 감행한 이스라엘의 태도도 분명치 않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해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공격이 이스라엘이 이란 영토를 공격할 수 있다는 신호를 이란에 알리기 위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마디로 언제든지 이란을 공격할 수 있다는 신호만 보낸 것이지 진정으로 이란을 공격해 피해를 입히고 싶지는 않다는 뜻을 내보였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 일간지 예디오스 아로노스는 “이스라엘의 이날 공격이 이란 지도부가 참아낼 수 있고 새로운 긴장악화를 자제할 수 있는 방식으로 이뤄졌다”면서 “누가 이번 공격을 단행했든지간에 그 표적은 추가 교전을 회피하기 위해 이란혁명수비대 공군시설로 설정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도 확전 원하지 않아... “이스라엘 공격 지지·개입 안해”]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에 대해 미국의 태도는 분명했다. 일단 이란 공격 직전 이스라엘의 국방장관이 미국의 국방장관에게 보복 공격을 통보하면서 중동에 불안정을 야기하는 이란의 행위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바이든 대통령도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 직후인 지난 13일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별도로 통화를 했다. 이에 대해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바이든 대통령은 당시 미국은 이란에 대한 이스라엘의 어떤 반격도 반대하며 어떤 작전에도 참여하지 않고 지원하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NBC 방송도 “미국은 이스라엘의 이란 본토에 대한 공격을 지지하지 않았으며, 이란에서 벌어진 이스라엘의 공격에 개입되지 않았음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러한 미국의 태도는 이스라엘이 보복 대응에 나설 경우 중동에서의 전쟁이 확대될 가능성을 우려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한 군 소식통은 폭스뉴스에 “이스라엘의 공격이 제한적이었다”고 전했다. 이러한 일련의 보도내용을 보면 이스라엘이 미국측에 이란에 대한 보복 공격을 통보하면서 확전으로 가지 않을 수준의 공격만 감행할 것이라고 미리 양해를 구한 것이 아닌가 보여진다.


[이스라엘의 자제, 美압박 및 내부 비둘기파 때문]


이스라엘이 이렇게 당초 대대적인 보복을 예고했던 대로 행하지 않고 스스로 자제를 한 것은 일단 미국의 압박이 가장 컸고 내부 비둘기파들의 강경한 태도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의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의 공격을 받은 직후 대대적인 재보복을 경고했지만 우선 미국이 강력하게 반대 의사를 표명했고 서방의 동맹국들 역시 반대하고 나선 것이 큰 부담이 된 것으로 판단된다.


이런 상황에서 내부의 강경 여론이 들끓기는 했지만 비둘기파들은 이스라엘의 재보복 시 이란과의 전면전 위험이 너무 큰 것으로 보고 재보복을 반대해 왔다. 사실 재보복은 이스라엘 국민들 대다수도 원치 않는 방향이었다.


미 중앙정보국(CIA)에 따르면 병력 규모는 이란군이 55만명으로 이스라엘군 17만3천명보다 월등히 많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첨단 무기 수준과 미국 등 동맹국 지원도 고려해야 한다. 이런 중동의 두 강대국이 전면전을 벌이면 모두에게 큰 피해를 줄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네타냐후 총리는 고심을 거듭한 끝에 자존심도 살리면서 동시에 확전은 경계하는 기묘한 공격을 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마크 맥컬리 미 육군 퇴역 소장은 CNN에 “이스라엘이 중요한 핵시설이 있는 이스파한을 겨냥함으로써 이란의 방어를 쉽게 압도할 수 있으니 또다시 자신들을 공격하지 말라는 경고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란에 대한 '계산된 메시지'를 발신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마크 맥컬리 소장은 이어 “이스라엘 전쟁 내각 쪽에 매우 고도의 의사결정 과정이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이스라엘은 보복을 해야 했다. 그러나 동시에 그 보복 안에는 '좋다. 우리는 넘어갈 수 있다. 다시는 그러지 말아라. 다시 그러면 모든 것이 벌어질 수 있다'는 메시지가 담겼다”고 분석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란이 또다른 무력 시위로 대응하기로 결정할 경우를 대비해 이스라엘은 경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그는 조언했다.


존 브레넌 전 CIA 국장도 향후 무력충돌 전망에 대해 “이란 내에서 얼마나 큰 피해가 발생했는지에 따라 많은 것이 달라질 것”이라고 미 NBC 뉴스에 말했다.


존 브레넌 국장은 이어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은 이스파한은 공군기지, 미사일 생산시설 등 목표물이 될만한 것이 많은 곳”이라며 “CIA가 지금 하는 일은 정확한 피해를 확인하고 이란이 어떻게 반응할지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실 이스라엘이 공격한 이란 중부 도시 이스파한은 6일 전 이란이 이스라엘 본토를 겨냥해 미사일과 드론(무인기)을 발사한 장소 중 하나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는 이스라엘이 경고하기에는 딱 좋은 목표 지점이라는 의미다.


중요한 것은 이스라엘이 이란이 공격해 왔던 발사원점을 타격하면서도 정작 가장 중요한 핵심 공격지점에 대한 타격은 피해갔다는 점이다. 아마도 이란 역시 이러한 이스라엘의 공격 태도를 신중하게 판단해 결국 ‘별일 없었던 듯’ 넘어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보인다. 따라서 이번 이란을 향한 이스라엘의 재보복이 중동전으로 확대될 가능성은 상당히 낮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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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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